-
-
노화의 역행 - 노화를 거스르는 최신 노화과학 활용법
베스 베넷 지음, 성세희 옮김 / 레몬한스푼 / 2023년 2월
평점 :
노화老化란 성숙의 다음 단계로, 시간이 갈수록 비가역적非可逆的으로 나빠져 만성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 과정이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의학의 발전으로 노화 기전機轉에 대한 연구결과가 속속 밝혀지면서 노화를 지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개인의 노력으로 조절 및 역전시키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 ‘추천사’ 중에서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에서는 노화에 맞서는 ‘안티에이징’ 전략과 ‘제로사이언스’로 불리는 노화과학의 현주소를 소개하며, 2장에서는 진화론을 포함해 노화의 원인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이론들을 살펴보고, 3장에서는 노화 과정의 일반적인 메커니즘을 소개한다.
4~8장은 피부, 근육, 골격, 심혈관, 뇌 등 신체를 이루는 시스템들을 둘러보고, 노화가 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다. 노화가 이 시스템들을 변형시키는 방법과 그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관련 논문들도 요약하여 소개한다. 또 노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되돌리는 최신 치료법과 의약품이 있다면 그 작용법과 예상되는 부작용도 살펴본다. 노화학자들의 노력으로 신체의 노화에 영향을 주는 유전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각 유전자를 소개하고 그 역할도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은 9장과 10장에서는 우리가 노화 과정을 늦추거나 되돌리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저자는 탄탄한 과학 지식과 정보에 기반을 둔 실천 가능한 해법으로 행동과 생활습관 개선 및 화학적 조정 방법을 제안한다.
만약 노화 과정에서 세포와 분자 속에 생기는 변화들을 밝혀낼 수 있다면, 그 변화들을 ‘고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접근이다. 이에 규명 중에 있는 새로운 연구들도 소개하면서, 규명되면 노화로 인한 과정들을 고치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흥미로운 새 연구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바로 노화와 관련된 일부 변화들을 되돌리거나 늦추는 것이다.
또 우리 몸의 놀라운 재생 능력이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 비록 나이가 들면서 재생 능력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이에 대한 감상적인 생각보다는 우리가 할 일은 이 능력이 지속되도록 격려하고 연장시키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건강수명 늘리기
의약과 의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들의 기대수명이 점점 길어지면서 이젠 우리들의 관심이 건강한 신체적 노후에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는 바로 건강한 수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마디로 만성질환 없이 건강한 신체로 오래 장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건강수명이란 노화에 관련된 어휘 목록에 새로 추가된 개념으로, 일상활동과 자립 생활을 하는 동안 질병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게 사는 햇수를 의미한다. 많은 과학자가 항노화(안티에이징)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이런 전략 대부분의 목표는 수명 자체를 연장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수명을 늘리는 것이다.
미토콘드리아의 장애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성이 높아질수록 수명이 늘어난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에너지 발전소로, 마치 동력 발전소처럼 음식물 연료를 받아서 더 작은 화학물질로 쪼개고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에서 전기가 방출되는 것처럼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방출되고 특별히 ‘아데노신 3인산’ATP라 불리는 다른 화합물로 저장된다.
말하자면 ATP는 필요시에 사용하는 화폐처럼 일반적인 에너지 통화인 셈이다. 즉 에너지가 필요할 때마다 세포는 ATP를 사용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은행처럼 모든 종류의 에너지 통화를 각 세포가 사용하는 화폐로 교환해준다. 이때 일종의 환전 수수료같은 비용이 발생한다.
신체의 모든 화학 반응에 ATP가 사용되기 때문에 ATP가 없으면 생명이 지속되지 않는다. 어떤 순간이든 우리는 세포 전체에 산재해 있는 이 물질을 1g 가량 사용한다. 반복해서 사용되고 재생되기 때문에 하루에 사용하는 량은 무려 45kg이 넘는다. 미토콘드리아는 이같은 마법을 해결코자 우리가 호흡하는 산소를 사용한다.
이 산소는 프리라디칼 또는 활성산소로 바뀐다. 활성산소는 산화라는 과정을 통해 DNA를 포함한 세포 기반을 손상시킨다. 활성산소는 면역 시스템을 통해 염증 물질이라 불리는 또 다른 해로운 물질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활성산소도 좋은 면은 있다.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세포의 다른 부분에 알려주는 신호 역할을 한다. 우리 세포는 당연히 활성산소 수치를 알려주기 위해 보안장치를 갖고 있다. 이는 집 밖에 동작 감지기를 달아놓은 것과 비슷하다.
미토콘드리아에는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수많은 세포막이 있다. 그리고 에너지 처리라는 역할 때문에 주변에서 사용되는 산소도 많다. 이처럼 산화될 기회가 많다. 종에 다라 세포막의 유형이 다른데, 산화에 더 취약한 세포막들이 있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더 많은 활성산소를 배출하여 더 많은 노화 관련 질병들을 야기한다. 망가진 미토콘드리아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노쇠한 세포를 만들어내고, 주변 조직으로 그 손상이 번질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장애는 당뇨병 및 암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퇴행성 장애 등 연령 관련 질환들에서 발견된다. 실제로 노화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점진적 쇠퇴다. 이는 세포 전체, 결국 그 사람의 건강과 웰빙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세포 노화를 감소시키는 방법
세포가 늙고 DNA 손상이 일어나면 세포 분열 계획은 멈추더라도 성장 계획은 줄어들지 않고 계속된다는 아주 흥미로운 가설이 새로 등장했다. 세포가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유전자가 내부 기능을 조절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명령이 약화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몸집이 커진 세포가 악화되기 시작하고, 그렇게 노화에 들어서게 된다.
세포는 재생을 멈추면 죽도록 설정되아 있지만, 가끔은 이런 운명을 벗어나기도 한다. 이렇게 남은 노화세포는 주변 세포에게 영향을 끼치는 화학 혼합물을 배출한다. 염증과 마찬가지로 노화세포 내의 변화는 상황에 따라 이롭기도 또는 해롭기도 하다. 일례로 노화 단계에 들어서면 암의 진전도 억제한다.
하루 한 알 아스피린
노화세포가 배출하는 많은 화합물은 염증을 유발한다. 이 물질은 주변 세포에도 손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듯하다. 그래서 세포 노화 효과를 감소시키려는 방법은 바로 ‘소염제’ 사용이다. 아스피린 요법의 장단점은 책의 후반부 10장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세놀리틱스’라는 약물의 발견
다른 방법으론 노화세포들을 표적 살인 또는 표적 제거하는 새로운 약물이 발견되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노화세포와 연관된 상황을 연기하고 방지하거나 또는 되돌리는 희망적인 임상실험을 거치는 중이라고 한다.
혈액 여과 방법
노화세포가 새로운 혈관의 생성을 활성화 할 수 있다. 언뜻 새로운 피가 생성되면 좋은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어린이라면 또는 성인이라면 피의 생성이 좋은 것이지만, 더 많은 산소를 끌어오고 더 많은 활성산소를 배출함으로써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마치 온도조절장치가 고장 난 보일러처럼, 새로운 피의 생성이라는 과정이 억제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았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노화세포는 분열 한계에 도달했음에도 내부 성장 활동은 지속되기 때문에 주변 세포에 유해한 물질도 생성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88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던 아버지 얘기로 서평을 끝내려 한다. 오래전 설날 연휴에 본가에 들렀더니 아버님께서 허리 통증이 심하다길래 인근 종합병원에서 진찰과 상담을 받길 권하면서 종종 걸음으로 상경했었다.
이후 담당 의사가 보호자로 등록된 나에게 연락이 왔다. 통증 부위의 사진을 찍어 판독한 결과, 허리뼈의 일부가 함몰된 탓이라며 간단한 시술(수술이 아님)로 완치가 가능하다며 시술해도 되겠냐는 문의였다.
난 당연히 이에 응하고 재차 아버님에게 통화를 돌려 간단한 시술이므로 별 통증 없이 치료가 가능하므로 오늘 중 입원 수속을 마치도록 권했다. 퇴원 예정 시점인 주말에 퇴원 수속을 받고자 병원으로 갔더니 담당 의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서 시술한 뼈조각에서 암세포 발견이 의심되므로 최종 결론 때까지 퇴원시기를 늦추자는 제안이었다. 메우 적절한 판단이라 이를 수용하고 여전히 허리통증이 있다는 아버님께 좀 더 있다가 퇴원하자고 설득시켰다.
최종 결론이 났다. 결국 암이었다. 이후 전신 촬영을 통해 암 발병 부위를 점검했는데, 이미 전신에 널리 퍼져 있는 상태인 다발성 암으로 확인되었다. 담당 의사는 이 정도라면 평소 환자는 심한 통증을 호소했을텐데 그런 기미가 없었냐고 묻길래 아버님은 노인대학원에도 열심히 다니시고 평소처럼 술담배도 즐기는 건강체질이었다고 답변했다.
노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기에 암 제거 수술은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병원의 판단에 따라 연명 치료차 계속 입원해 계시다가 3개월도 못 채우고 병원에서 운명하셨다. 담당 의사는 나이가 든 상태에서 암이 발병했지만 본인이 통증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암이 전신으로 전이된 듯하다며 오히려 노화가 이런 현상을 만든 것 같다고 소견을 밝히며 과거였다면 노화에 의한 자연사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했다.
줄기세포에 의한 치료
줄기세포는 어떤 유전적 프로그램도 실행되지 않는 세포다. 끝없이 분열할 수 있고 그래서 다른 유형의 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우리 몸의 전구前驅세포다. 이는 뼈, 근육, 연골, 특정 유형 세포 등이 될 수 있기에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당뇨병, 암 등 많은 질병을 치료할 가능성이 있다.
배아 줄기세포~ 초기 세포는 모두 배아 줄기세포, 모든 종류의 세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만능 줄기세포라고 부른다. 모든 종류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많은 배아를 죽여야 하는 윤리적인 문제와 치료받는 이의 면역 시스템 거부 반응이라는 문제점이 있다.
성체 줄기세포~ 특정 장기나 조직 안에서 세포를 복원하고 교체하기 위해서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는 조직과 장기 속에 들어 있다.
퇴행 과정을 치료하기 위해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것을 재생의학이라고 한다. 골절, 심한 화상, 시력 감퇴, 난청, 심장 이상, 마모된 관절, 신경 손상, 파킨슨병의 뇌세포 소실, 그리고 다른 상황들이 재생의학을 통해 치료된다는 것이 실험실에서 입증되었다. 방광과 기도처럼 덜 복잡한 장기들은 환자의 세포로부터 만들어져 성공적으로 이식되었다.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
모든 사람들은 건강한 노년을 꿈꾼다. 하지만 이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과학적 방법을 별로 알지 못한다. 이 책의 화두가 바로 노화老化인데, 저자는 친절한 해석을 통해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여러 현상들, 즉 주름살, 검버섯, 노안老眼, 골다공증 등이 왜 발생하는지는 물론이고 인간의 염원이기도 한 건강수명의 연장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