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스페이스 - 과부하에서 벗어나 성과를 극대화하는 멈춤의 기술
줄리엣 펀트 지음, 안기순 옮김 / 알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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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스페이스는 하루 중 하던 일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곰곰이 생각하고, 계획하고, 창조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다. 화이트 스페이스라는 용어는 어떤 일정도 적혀있지 않은 달력의 하얀 여백을 보며, 그 텅 빈 작은 공간이 생각의 흐름, 마음의 평화, 놀라운 창의력을 선물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탄생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총 3부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 줄리엣 펀트와 팀원들이 오랫동안 실시한 고객 설문 조사, 연구, 관찰을 포함해 여러 해에 걸친 교육과 테스트를 종합한 결과물이다. 바쁜 일상 이면의 ‘숨은 비용’을 측정하는 방법, 전략적 멈춤, 즉 화이트 스페이스를 확보하는 4가지 방법을 포함한 중요 개념들을 살펴보려 한다.


또 적용 가능한 3가지 도구를 소개한다.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고 언제든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단순화’ 질문, 언제 ‘예’라고 대답하고 언제 ‘아니요’라고 대답할지 원활하고 명료하게 결정하도록 돕는 ‘모래시계 ’전략, 이메일로 인한 스트레스와 업무 방해 요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도록 돕는 ‘옐로 리스트’가 그것이다.


1부(탐욕의 문화)에선 바삐 돌아가는 삶에서 놓치고 있는 요소, 즉 일을 더욱 쉽고 만족스럽게 수행하게 해줄 요소를 살펴보고, 이런 요소를 갖추고 있자 못하는 이유를 따져본다.


2부(화이트 스페이스로 향하는 길)에선 우리를 바쁜 생활에 옭아매는 세력과 우리를 잘못된 인식에서 해방시킬 정신적 습관을 익히는 진보적인 접근방식을 살펴본다.


3부(원칙 적용하기)에서는 작업 흐름, 팀 내 의사소통, 회의, 이메일, 기업 문화, 워라벨을 향상시키는 도구를 알아보고 그 사용법을 살펴본다.


단속적인 변화와 조치


기업들이 직원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면서 단속적이고 근거 없는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움직임은 쉽게 역풍을 불러온다. 당신 회사만 보더라도 아주 일반적인 예로 금요일에 회의를 금지하거나, 이메일 에티켓 수업을 실시하거나, 발표용 슬라이드의 수를 줄이거나, 포스터로 작성하기에는 멋있지만 일관성 있게 통합되지 않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규칙이나 슬로건들을 발표했을 것이다.


이와같은 단속적인 변화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금요일에 회의를 금지하는 규칙을 정했다 치자. 첫 달에는 모두 충실하게 지킨다. 두 번째 달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낮은 목소리로 토를 달기 시작한다. “금요일이라는 것은 알지만 정말 만나서 의논해야 합니다.” 세 번째 달에는 금요일에 회의를 금지한다는 규칙이 떠난 먼지 풀풀 날리는 폐허 속에서 콧방귀를 뀌며 버젓이 금요일에 회의를 한다.


이러한 페턴은 실패보다 더 좋지 않은 상황을 초래한다.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박테리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바쁨에 맞선 싸움에서 공개적으로 패배할 때마다 결코 바쁨을 누를 수 없다는 믿음이 강건해진다. 싸우려 해봤자 헛수고라고 스스로 입증하는 계기가 될 뿐더러 이때 생긴 체념이 이러한 믿음을 굳힌다.


쐐기


쐐기는 두 활동 사이에 끼워 넣는 짧은 화이트 스페이스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쐐기가 없다면 서로 이어졌을 행동이나 사건을 ‘분리’하는 용도로 쓰인다. 쐐기는 생각하거나 계획을 세우거나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짬을 제공한다. 또 쐐기는 다재다능하다. 누구나 활용할 수 있으며 민첩하고 강력하게 작동한다. 쐐기를 팀에 적용하면 획기적으로 스트레스 수위를 낮추고 의사소통 효율과 응집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무를 시작하고 이메일을 확인하기 전에 쐐기를 끼워 넣어 오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불필요한 회의에 참석을 요청받고 별생각 없이 승낙하기 전에 생각할 시간을 갖고 자신에게 필요한 회의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정중하게 거절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피드백을 받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기 전에 잠시 멈춰서 성장ㅇㄹ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재정비한 후 좀 더 자세한 저오를 알려달라고 상대방에게 차분하게 부탁할 수 있다.


탁월함이라는 도둑


탁월함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이 지점에서 길을 잃기 십상이다. 부서 대항 소프트볼 시합을 알리는 사내 전단과 같은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고객에게 제출하는 최종 제안서까지 모든 업무에 똑같이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싶어 한다. 탁월함에 관한 다음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당신도 그런 사람일 수 있다.


탁월함에 치우치는 사람들은 디테일을 실행하는 자신들의 능력이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소비할 수 있는 탁월함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망각한다. 금화를 담고 끈으로 입구를 묶은 스웨이드 가죽 주머니를 허리춤에 매달고 있다고 치자. 자그마한 주머니에 담긴 금화들이 하루에 쓸 수 있는 탁월함이다. 금화는 무한정 샘솟지 않는다. 손에 닿은 물건마다 사려고 한다면 금화는 곧 바닥날 것이다. 이렇듯 자원은 유한하다.


위임과 미루기


우리는 내가 ‘6주 망상(Six-Week Delusion)’이라고 이름 붙인 사고 착오를 근거로 해서 ‘참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이따금씩 미룬다. 예를 들어 판매업체로부터 세 번째 만나자는 요청을 받으면 “지금은 가능하지 않지만 8월(약 6주 후)에는 만날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일정이 꽉 차 있는 현재와 비교했을 때, 미래의 일정표는 전부 비어있으므로 8월에 만나는 것은 상당히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4월 말 시점에서도 약 6주 후인 6월 중순은 똑같이 여유 있어 보였지만 어쨌거나 일정으로 채워졌다. 따라서 미래의 시간은 현재 시점에서 비어 있더라도 예외 없이 일정으로 채워질 것이다.


이제 8월이 되었다. 시간에 쫓기기는 마찬가지다. 고객은 부담스러운 요구를 하면서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해주기를 기다린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당신의 어깨를 내리누른다.


시간 간격을 두고 이메일을 확인하라


이메일 관리 횟수 줄이기를 성공하려면 ‘확인(checking)’과 ‘처리(processing)’의 중요한 차이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확인은 새 이메일을 받고 열람하는 행동이다. 처리는 이미 확인했지만 받은 메일함에 여전히 들어 있는 이메일을 분류하고, 조치를 취하고, 삭제하는 실질적인 작업이다. 이때 처리는 심술궂은 이복형제 같다.


이메일을 확인할 때는 가능성 가득한 유혹적인 짜릿함과 새로움이 저돌적으로 폭발한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이메일까지도 실제로 확인 단계에선 짜릿한 흥분을 선사한다. 하지만 처리하는 일은 섭씨 30도가 넘는 더운 날 잔디를 깎는 것과 같다.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드는 가혹한 작업이므로, 매력적인 상대인 확인보다 모든 면에서 흥미가 떨어진다.


효과적인 회의


직장인이라면 회의 시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사전에 예고된 회의 일정도 그럴진대 갑자기 호출식으로 불러내는 그런 회의에 대해선 짜증을 불러 일으킨다. 이미 회의장에 들어서는 소환자들의 반응은 입에서 흘러 나온다. “도대체 뭐 야?”, “바쁜 시간에 말이야!” 등등. 심지어 욕까지 내뱉는게 일반적인 모습니다. 또 참석해야 하는 회의 건수기 많아진다면 아예 강력한 거부 모드로 바뀌기도 한다.


책은 효과적인 회의에 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지라고 주문한다. 지루함을 제거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휴대하고 기기의 화면을 바라보며 시간을 떼우다 보면 ‘나는 왜 지루함을 느낄까?’, ‘괜히 참석한 걸까?’, ‘불참을 말하기가 겁났을까?’ 등의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전자 기기를 만지지 않는다면 더욱 뚜렷하개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는데 실속이 없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머릿속으로 SBH(여기 있으면 안 돼)라는 메세지를 반복하라. 자, 이 대목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자. ‘나는 회의 초대를 거정하려 할 때 정확히 무엇이 두려운가? ’


나에겐 일정이 잡혀 있지 않은 빈 시간이

매일 필요하고,

누구나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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