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시대 월급쟁이 재테크
우용표 지음 / 센시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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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테크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는 ‘회색 코뿔소’라는 말이 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쓰는 ‘검은 백조’라는 말과는 달리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파하는 위험요인을 뜻하는 단어다. 코뿔소가 회색이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저게 코뿔소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하는 동안 어느새 코뿔소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 앞에 와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인플레이션이 바로 이런 모양새다. 작년 상황으로 시계를 되돌려보자. 2022년 봄, 갑자기 미국에서 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였다. 이유는 높아진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다. ‘잠시 그런 조치가 필요하겠지’ 정도로 받아들였는데, 그해 여름이 되자 이 놈의 코뿔소가 우리 눈 앞에 떡하고 나타났었다.


우리가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불편한 마음을 숨길 수 없는데, 이는 아프리카의 짐바브웨 때문이다. 이 나라의 물가 상승률이 수만 %까지 치솟아 식료품을 사려고 돈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다니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라는 말이 있듯이, 인플레이션을 공포로만 여겨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는가.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직장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선 재테크를 기피할 수 없는 모릇이니 이를 무서워 하고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책은 초보 투자자들을 위해 기본적인 내용을, 또 투자 경험자들에겐 공감을 느길 수 있는 내용들을 수록하고 있다. 총 7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2장에선 거시적 시각에서 현 상태의 인식과 이데 대비할 준비 등을 살펴보고, 3장에선 소득을 어덯게 다변화해서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지를 소개한다.


이어서 4장에선 주식과 ETF를 정리했으며. 5장에선 부동산 투자를, 6장에선 보험을 각각 다룬다. 마지막으로 7장에선 금, 달러, 원유 등 원자재 투자에 대해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책을 끝까지 따라가면 결국 무술영화에서처럼 하산해도 좋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기회다


요즈음 유행하는 단어가 ‘중꺾마!’이다. 이는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이다. 책의 저자도 재테크엔 분명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 주식투자 격언 중 ‘공포심에 투자하라’는 유명한 말과 일맥상통하다.


내가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서서 큰 돈을 벌었던 IMF 시절로 되돌아가보자. 1997년 당시 갑자기 불어닥친 환란換亂(외환위기)로 인해 나라가 망한다는 얘기까지 시중에 떠돌았다. 상장회사의 재무를 총괄하는 나에게 여러 펀드매니저들이 투자설명회를 요청해왔다. 그래서 일정을 잡고 회사 소강당에서 설명회를 가졌다. 이때 펀드매니저들은 자신들의 펀드에 담긴 회사 주식을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내가 한 말은,


“앉아서 죽으나 싸우다 죽으나 죽는 건 마찬가지다. 어떤 선택을 하시겠는가?”


장롱 속에서 잠자는 금붙이를 국가에 기부하는 그런 열성 때문에 곧 망한다던 대한민국 경제는 예정보다 훨씬 일찍 IMF를 졸업해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은 깜놀하고 말았다. 이 시기에 헐값으로 사들인 주식과 아파트들은 이후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미국이 조만간 망한다던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 때도 마찬가지였다. 난 ‘미국이 왜 망하냐?’며 여름철에 가족들과 함께 스페인으로 자유여행을 떠났다.


월급을 채굴하자


인플레이션 시대에 직장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월급 관리’다. 이는 꾸준하게 월급을 수령하는 것과 함께 소비와 지출을 줄여 저축을 늘리는 행위를 말한다. 왜 이를 강조하는가 하면 국내외 경제 상황이 극도로 악화될 경우, 기업들은 통상 인적 구조 조정에 돌입해서 인건비 지출을 최소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직장인들은 월급을 아껴야 한다. 왜냐하면, 고물가로 인해 생필품의 구입비용이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물론 이 때에도 투자 수익이 확실하다면 이를 포기하면 안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소보다 적게 지출한 돈만큼 수익이 발생한 것과 동일한 셈이다. 월급을 채굴한다는 의미는 바로 이것이다. 생각만 바꾸면 된다. 감소한 지출은 즉 수익이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주식


책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어떤 기준으로 주식 종목을 선정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공부한 끝에 예쁜 종목을 정했다면 한꺼번에 매수하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사두라고 조언한다. 해당 종목이 나중에 오르면 매수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실제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아! 옛날이여’를 노래하게 된다. 예전 시세가 생각나서 결코 매수하지 못한다. 내 경험상 이런 직장 후배들이 많았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선 뭐라고 그럴까?


인플레이션은 기본적으로 주식투자엔 악재로 작용한다. 대부분 하락세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할 만한 종목은 뭘까? 책은 유가 상승 수혜주, 강달러 수혜주, 금리 인상 실망주 등의 설명을 통해 투자 대상 종목을 구분하는 법을 알려준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부동산


인플레이션은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래서 고물가 현상도 발생하는 셈이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아이로니한 일이 벌어진다. 왜 그럴까?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즉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도 오르고, 그 여파로 부동산 시장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동산담보대출을 안고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은 점차 많아지는 대출이자의 감당이 어려워지기 시작한다. 물론 소득이 많은 사람들은 당연히 예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실질 소득이 전보다 줄어들었음을 인지함에 따라 높은 대출금리를 안고 당해 아파트의 소유권을 유지하는 게 여간 벅차지 않을 것이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매도를 결심한다. 이런 현상이 부동산 가격을 끌어내리는 이유이다.




책은 하락과 상승에 대해 이유와 함께 1주택자와 무주택자의 부동산 전략을 각각 설명한다. 또 대출이자가 올랐을 때 직장인의 대처법, 지금은 하락 중이지만 더 빠른 회복세를 보일 유망 지역은 어디인지도 설명한다.


인플레이션 시대의 보험


명목 임금에 비해 실질 임금이 줄어들고 고물가에 압박받게 되는 인플레이션 시대는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마치 보릿고개를 마주한 춘궁기처럼 일단 봄이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 즉 10원 짜리 한 푼도 허투로 소비해선 안 된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이제 보험을 리모델링해야 한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고 나쁜 주인만 있듯이 세상에 나쁜 보험도 없다며 어떤 것을 남기고 어떤 것을 없앨지, 지금 내게 맞는 보험으로 다시 세팅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인플레이션 파고를 넘어라


이밖에도 마지막 장에선 직장인이 할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으로 금, 달러, 국제유가를 소개하며 상품별 투자 방법을 설명한다. 힘에 겨운 인플레이션 시대에 오히려 재테크의 기초를 단단히 한다면 좋은 시절이 찾아왔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는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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