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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심리법칙 - 우리는 왜 가끔 미친 짓을 하는 걸까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평점 :
멜랑콜리는 원래 질병의 이름이다. 그리스어의 ‘검다’는 뜻의 멜랑melan과 ‘담즙’을 뜻하는 ‘콜레’의 합성어로 체액 중에서 흑담즙이 과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스어로는 ‘멜랑콜리아’라고 불렀다. - ‘프롤로그’ 중에서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행동이 느리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늘 음울한 표정을 지니고 있다. 처음엔 의학용어로 사용되던 ‘멜랑콜리’는 서서히 인간의 감정 중 ‘우울’이나 ‘비애’를 대신하는 용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니 멜랑콜리는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언어의 칼에 베어 눈물을 흘리고, 타인의 시선이 내리꽂는 창에 찔려 피를 흘려도 우리는 왜 갑자기 내 안의 모든 감정이 스러져 일어나지 못하는지, 어둡고 깊은 우울의 바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지 알지 못한다. 설사 은연중에 발견했다 해도 섣불리 치료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잠재의식의 등장
‘세상에 우연한 일은 없으며, 단지 우연을 가장한 일만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모든 일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말실수를 하거나 지각을 하거나 물건을 깨뜨리는 등의 작은 실수 역시 각각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실수를 부르는 결정적 단서와 그 다양성은 모두 ‘잠재의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인지-행동’ 전술
우울증이라는 요괴를 처단할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인지-행동’ 전술이다. 이는 인지주의와 행동주의가 결합한 콜라보인 셈인데, 고장 난 ‘중앙처리장치’를 고치거나 ‘습관성 무력증’을 깨뜨릴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에 매우 강력하다.
‘중앙처리장치’를 고치는 3단계
1단계 ~ 현재 상태를 기록하라
2단계 ~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라
3단계 ~ 중앙처리장치를 수리하라
중앙처리장치를 수리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그곳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부터 인식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무엇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글로 써보는 것이다. 통상 우울증 치료사는 환자에게 슬프거나 우울할 때 자신의 기분을 꼼꼼하게 기록하라고 지시한다.
평소 일상생활의 감정적인 문제를 해결할 때도 이와 똑같이 하면 효과적이다. 가령 나에게 언짢은 일이 생기면 곧바로 펜을 들어 그것에 관해 써두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것을 단서로 삼아 마음이 불편했던 원인을 제대로 알아내서 문제를 해결한다.
이제는 행동 전술을 살펴보자. 혹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안 좋은 일들을 많이 경험하고 수차례 거부를 당해서 자신도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감을 느끼며 기회가 오더라도 노력하지 않는 것이 습관성 무력증이라고 한다면, 이를 완전히 뒤집어서 새로운 가설을 만들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이다. 즉, 끊임없이 긍정적인 경험을 하고 수차례 건설적인 확신을 얻으면, 때때로 좌절이 엄습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후의 삶을 낙관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설에 동의한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가 제창한 학설이 바로 그 유명한 ‘강화强化 이론’이다. 이 이론의 핵심은 좋든 나쁘든 간에 자신을 여러 차례 강화시키면, 어떤 행동에도 통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기
불면증 자체는 잠이 부족하다는 의미이지, 잠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잠을 전혀 자지 않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어떤 사람이 40시간 정도를 자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몸은 몇 초 혹은 이보다 좀 더 긴 시간 동안 ‘마이크로 수면’ 상태에 빠진다.
그렇다면 수면의 ‘신호총’은 왜 고장 나는 것일까? 심리적 압박감, 환경, 약물 등의 요인을 제외하고, 일부 불면증 환자들은 체온 조절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증세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잠이 들면 약간의 한기寒氣를 느끼는데, 알다시피 그것은 잠이 들면서 체온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체온이 도통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아서 한밤중까지 피로를 느낀다. 마치 어두운 밤의 횃불처럼 체온이 ‘수면 신호총’을 불태워 버리는 것이다.
‘상황으로 인한 우울함’과 ‘죽음을 앞둔 우울함’
‘상황으로 인한 우울함’을 겪는 환자는 비교적 강한 소통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는 시간을 가지고 소통하려는 상대방의 열정과 적당한 대화방식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
그와 달리 ‘죽음을 앞둔 우울함’을 겪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영혼의 교류’다. 그래서 그들은 늘 조용하게 지내며, 말이 아예 필요 없거나 아니면 아주 최소한의 말만 필요하다. 그들에게는 가볍게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따뜻하게 어루만지거나 가만히 옆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지나치게 안부를 묻거나 그들을 기분 좋게 띄우려고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그들의 생각을 어지럽혀서 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죽음, 가장 ‘진실한’ 순간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진정으로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다음 1초가 인생의 마지막 1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진짜로 죽음이 찾아와 그 끔찍한 실체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자.
만약 평생토록 죽음의 공포에 시달리기 싫다면, 또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인생에서 후회스러웠던 일들을 떠올리기 싫다면 무엇을 더 기다리는가? 지금 바로 여기, 이곳, 그리고 당신의 삶을 열심히 살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