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를 알면 부의 미래가 보인다
장태민 지음 / 메이트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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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보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는 친절한 금리책이다. 금리가 주식·채권·환율·부동산의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금리와 경제상황에 대한 역학관계의 설명을 넘어 코로나 이후의 초저금리 상황과 '마이너스 금리' 등 미래의 금리시장과 경제 상황을 전망하면서 이에 따른 투자를 제안한다. 



금리는 내일의 부를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의 저자 장태민은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 공인재무분석사)이자 <한국금융신문〉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뒤 조흥은행(신한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서 주식·채권 펀드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또 <한국일보〉에서 사건·사고를 취재하는 기자를 거쳐 언론계에서 주로 경제와 금융 분야를 담당했다. 저서로는 <금리지식이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살아남아야 돈을 번다>, <수철이가 몰랐던 영어>, <한국인이 잘 모르는 영어>, <언제까지 중1 영어나 할 거니?> 등을 집필했다.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었는데, 1장은 돈이 무엇인지, 통화의 종류 등 아주 기본적인 것에 대해 설명하고 2장은 금리의 개념 정리와 함께 금리의 단위 등을 알아본다. 3장은 금리의 구성 원리를, 4장은 금리를 통해 경제의 전망을 그려보며, 5장에서는 금리와 물가의 상관관계를 따져본다. 


이어서 6장에서는 금리와 투자의 관계를, 초저금리 시대에서 어떤 투자를 해야 할지를 설명하고, 7장에서는 금리와 부동산 가격을 다루면서 역대 정부와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금리와 아울러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8장에서는 금리가 기업이나 은행 등 경제 주체들의 경제 활동 결정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개인의 투자활동에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을 짚어준다. 

9장부터 11장까지는 '저금리 시대', '마이너스 금리의 시대'라고 불리는 초저금리 시대의 미래를 전망해보고 그에 따른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추가로 부록에는 코로나 이후의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전망을 덧붙였다. 저자는 금리가 경제의 모든 것과 맞닿아 있는 매듭임을 강조한다. 즉 금리를 안다는 것은 경제 전반을 이해하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의 폭등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 단 3년 만에 서울 아파트 가격이 50% 넘게 폭등했다. 역대 정권 중 최대 상승치다. 다주택자들은 뜻하지 않은 횡재를 누렸지만 무주택자들은 '이번 생애' 서울 중산층의 꿈을 접어야 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현 시점에서 무주택자는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부자가 되긴 어렵다.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해 무주택자들은 점차 강화된 규제책으로 인해 갈수록 유주택자가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에 다주택자들은 강력한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에 힘입어 선제적 투자로 한몫을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금리의 움직임에 둔감했던 무주택자들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우리들 주변엔 늘 금리가 경제를 미리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신용카드는 돈이다(?)


소문난 맛집에서 근사한 외식을 하고 신용카드를 긁었다. 이제 식사대의 처리과정을 추적해보자. 우선 신용카드 회사가 식사대금을 대신 식당에 지급한다. 이후 카드 결제일에 외식비를 청구받고 우리들은 신용카드 회사에 입금한다. 이 시점에 비로소 내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즉 신용카드 그 자체는 돈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신용카드는 무엇일까? 나와 식당 간의 거래를 편리하게 이어주는 수단일 뿐이다. 또 요즘엔 전자화폐가 자주 거론된다. 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결론을 먼저 밝히면 이것도 돈이 아니다. 그저 명칭만 화폐일 뿐이다. 돈으로 불러도 좋을 듯하지만 이는 IC카드 등 전자적인 매체에 돈을 저장하는 수단인 것이다. 돈의 본질을 우리들은 이해해야 한다.

경제기사나 주식관련 정보에 자주 거론되는 '유동성'이라는 말의 의미를 살펴보자. 이는 '필요한 시기에 빠르게 현금으로 바뀔 수 있는 정도'를 뜻한다. 따라서 유동성이 가장 높은 자산은 현금이다. 수시입출식 예금도 유동성이 높은 자산이다. 한 기업이 '흑자도산'을 했다면 이는 장부상에는 이익이지만 현금이 없어서 망했다는 말이다. 


그래서, 유동성은 현금과 가까운 것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돈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돈의 의미와는 차별적이다. 예를들어, 친구들 간에 대화시 "나 요즘 유동성 사정이 안 좋아"라는 식의 표현을 사용할 때 유동성은 돈을 의미하기도 하면서, '현금과 가까워질 수 있는 정도'까지 감안한 말로 이해하는 게 좋다. 


금리는 돈의 가격이다

돈이 없어서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고 가정해보자. 왜 은행은 나에게 돈을 빌려줄까? 은행은 예금형태로 예금자로부터 돈을 빌려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대출형태로 돈을 빌려줌으로써 돈을 버는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출을 하지 않으면 예금자에게서 받은 돈에 대해 이자를 지급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은행은 다른 누군가가 맡긴 예금에 대해 2 %로 돈을 빌렸으니 나에게 대출을 해줄 때는 더 높은 금리를 받아야 돈을 벌 수 있다. 이처럼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가 바로 은행의 주수입원인 것이다. 예금자에게 2%로 빌려서 나에게 3%로 빌려주니 은행은 1%를 챙겨간다. 이 차이가 바로 예대마진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 따위는 없다. 내가 은행에서 100만원을 빌려서 1년 뒤 103만원을 갚으면 3만원의 이자를 낸 셈이다. 즉 3만원이 금리이며, 이자율은 3%가 된다.

그렇다면 대출은 누구에게나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에겐 신용등급이란 게 있다. 개인은 물론이고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신용상태가 매우 나쁘다면 아예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빌려줬다가 떼일까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최하 신용등급자라면 최고의 대출금리를 받고 빌려준다. 사채업자들의 고금리대출과 유사한 케이스다. 사채시장을 노크하는 사람은 신용상태가 불량이라는 사실을 사채업자는 미리 간파하고 있다. 


금리정책과 이에따른 영향들


실물경기가 뜨겁거나 차가울 때는 이를 조절해주는 게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GDP 갭 플러스가 과도할 경우 기준금리를 올려 경기를 식히고, GDP갭 마이너스가 과도할 경우 기준금리를 내려 경기에 활력을 주입하려고 한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성장해야 나라 전체의 파이가 커진다.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금리정책) 그 자체는 한 나라의 경제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겠지만, 나라의 경제가 유연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금리 조정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이 '샤워실의 바보'처럼 즉흥적으로 움직이면서 경제와 금융시장 내 변동성만 키운다고 비난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변경하면 상당한 시간을 두고 경제와 물가에 영향을 준다. 미국 연준이 조절하는 초단기 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는 서서히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초단기 금리가 각종 시장금리,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 환율 등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경제를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현실경제에선 "경제학자는 쓸모없는 존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경제현상에 대한 판단은 경제학자들마다 제각각이며, 심지어 언제나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은 금리를 동결했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어떻게 될까? 미국 달러를 갖고 있으면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원화 약세)한다. 결론적으로 환율은 '상대방이 있는' 게임이며, 그 상대국보다 경제 상황이 좋거나 수출이 잘 되거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때 그 나라 통화는 강해질 수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나 안전자산선호 현상 강화, 남북 갈등 고조와 같은 지정학적 위기 때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돈을 빼서 달러를 마련한 뒤 떠나기 때문에 원화 약세(환율상승)가 연출된다. 또한 한국경제와 중국경제의 연관성이 높아져 있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면 원화도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강남의 아파트가 50억을 하든 100억을 하든 이젠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이미 다른 세상이니까요. 그런데 서울의 모든 지역 아파트 가격이 폭등을 했어요." 


이는 경기도 구리시가 고향으로 서울에서 반전세로 살고있는 유미씨의 발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맞은 초저금리 시대의 갈 곳 없는 자금들이 다시금 아파트 투자로 몰렸던 것이다. 낮은 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은 생산적인 곳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집값 급등을 위한 불쏘시개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금리 차이가 알려주는 신호

채권들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를 보면서 '경기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선 흔히 '장단기 스프레드'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차이로 이해한다. 상황에 따라서 콜 금리(CD91일물 금리)와 3년 만기 국채의 금리 차이를 장단기 스프레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무튼 금리차가 확대되면(장단기 스프레드 확대라고 한다)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미래에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이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이러면 장기 금리가 더 오르게 되는 것이다. 


금리 추가인하가 곤란할 때

양적완화는 기준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어렵고, 인하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울 때 중앙은행이 나서서 직접 채권을 사는 것을 말한다. 중앙은행은 시중의 채권을 사면서 유동성을 공급한다. 즉 연준이 미국 국채나 주택저당증권(MBS)과 같은 채권들을 사면서 시중에 돈을 공급하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일본, 유럽 등 소위 경제 선진국들은 모두 양적완화를 단행한 바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양적완화를 통해 시중에 돈을 공급하면서 자국의 화폐가치를 낮춰 수출 경기 부양까지 노렸다. 이를 두고 시중에선 '통화전쟁' 혹은 '환율전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를 두고 '네 이웃을 거지로 만들어야 내가 살 수 있는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경제는 어려운데, 주가는 급등했다. 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금년 3월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실물경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찾아온 펜데믹이 더욱 경제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이후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주가 회복이 이루어졌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햇고 이 돈이 대거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유동성 장세'라고 한다. 이렇게 초저금리는 무서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부자들이 금리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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