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츠스케일링 - 단숨에 ,거침없이 시장을 제패한 거대 기업들의 비밀
리드 호프먼.크리스 예 지음, 이영래 옮김 / 쌤앤파커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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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주력 제품과 상당한 규모의 확실한 시장, 견고한 유통 채널을 갖출 정도로 성장하면 '스케일업scale-up'이 된다. 이는 수백만, 심지어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회사가 될 기회다. 스타트업이 스케일업으로 가는 가장 빠른 직선 코스는 단연 블리츠스케일링을 통해 초고속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단숨에 경쟁자를 압도하는 비밀병기

 

이 책의 저자 리드 호프먼은 링크드인 설립자이자 실리콘밸리 투자자이다. 그는 스타트업 CEO들이 가장 먼저 만나고 싶어 하는 기업가이자 실리콘밸리 최고의 투자자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인지과학으로 학사 학위를,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장학생으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애플과 후지쯔에서 경험을 쌓다가, 1997년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인 소셜넷을 창업했다. 그 후 페이팔에 합류, 수석부사장을 지냈다. 2003년에는 페이스북보다 한발 앞서 소셜 미디어의 가능성을 보고 비즈니스에 특화된 인맥 서비스를 제공하는 링크드인을 설립해 성공했다.

투자자로서의 안목도 탁월한 그는 벤처 캐피털 회사 그레이록 파트너스의 파트너로서 링크드인,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인스타그램, 징가, 그루폰 등 50여 곳이 넘는 회사에 투자하여 그들의 성공을 견인했다. 실리콘밸리에서 그는 '연결의 왕'이란 별칭으로 불릴 만큼 창업부터 투자, 사업에 필요한 모든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데 탁월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저서로는 <연결하는 인간>, <얼라이언스> 등이 있으며,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공저자 크리스 예는 하이테크 기업을 전문적으로 키워온 실리콘밸리 기업가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상위 15%의 성적으로 제품디자인과 문예창작 학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상위 5%에 드는 성적으로 MBA를 취득한 수재다. 창의성과 경영 능력까지 뛰어난 그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와사비 벤처스를 창업,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하이테크 스타트업에 조언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저서로는 <얼라이언스>가 있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시장에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가 존재했으며,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것도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왔던 현상이다.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은 오히려 이런 혼란한 틈을 비집고 들어가 기존 시장을 파괴함은 물론, 거대 기업들을 물리치고 치열한 경쟁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거머쥐었다.

 

그렇기에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지금이야말로 후발주자로 나선 기업들이 굴지의 선도 기업을 역전해 1등의 자리를 낚아챌 수 있는 유일한 때일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를 감안한다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전광석화처럼 시장을 장악하는 전략이 먹혀들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시장 독점자들의 결정적 성공 전략을 '블리츠스케일링'이라고 정의 내리고, 이런 전략을 통해 급성장한 기업들의 사례를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의했다.

 

 

 

 

블리츠스케일링기습 공격을 의미하는 '블리츠크리그(Blitzkrieg)'규모 확장을 의미하는 '스케일업(scale up)'의 합성어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엄청난 속도로 회사를 키워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선점하는 기업의 고도성장 전략을 의미한다. 시장은 점점 더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전략은 재빨리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경쟁자가 쫓아오기 어려운 초격차를 만드는 것이다.

 

"다가올 기회는 대단히 좁고 빨리 닫힌다."

- 빌 게이츠 

 

비즈니스 전략의 수립

 

모든 기업은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통상적인 방법은 정보를 수집한 다음 예측한 결과에 대해 합리적인 확신이 생길 경우 구체적으로 수립한다. 이게 전형적인 방식이다. 대체로 이런 이론들은 위험을 감수하라고 하지만 그 위험이란 측정하거나 감당할 수 있는 예측된 범위에 한정된다. 또한 이런 기법에는 속도보다 정확성과 효율성을 우선시하라는 함의가 담겨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렇게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접근하다가는 신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거나 기존의 시장을 혼란시킬 경우 힘을 잃게 된다.

 

상식적으로 이해불가한 전략 구사

 

블리츠스케일링의 가장 분명한 요소는 고도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되면 막대한 가치는 물론 장기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스스로 고도성정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고도성장에 대한 목표와 바람은 있어도 이에 필요한 현실적 전략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리츠스케일링 기업들은 주로 승자독식의 시장에서 활동한다. 성장하는 성공적인 기업에 더 큰 위험은 지나치게 천천히 움직여서 경쟁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최초 스케일러 우위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노키아의 사례를 살펴보자. 2007년 노키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성공한 휴대전화 제조회사였지만 이후 애플과 삼성의 맹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2013년 노키아는 적자를 내는 송수화기 사업 부문을 70억 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넘겼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피처폰 자산과 노키아 송수화기 브랜드를 폭스콘과 HMD에 매각했다. 가격은 3억 5000만 달러였다. 2007년 990억 달러에 달했던 노키아의 가치가 무려 99%가 넘는 하락이었다. 그래서 당시 노키아의 결정은 옳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사실상 노키아는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출시된 이후에도 계속 성장 중에 있었다. 2010년 휴대폰 출하량은 1억 400만 대로 정점을 찍었던 것이다. 이후 노키아의 매출은 하락, 2011년엔 안드로이드가, 2012년엔 아이폰이 노키아를 추월했다. 노키아의 경영진이 실제로 마주한 위협을 인식한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품과 시장의 궁합

 

제품과 시장의 궁합이 잘 맞으면 회사는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반면에 맞지 않으면 성장을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난관을 맞게 될 것이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앤드리슨성공적인 스타트업으로 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시장과 제품의 궁합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정의는 이렇게 간단하다.

 

"제품과 시장 궁합이란 좋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이

그 시장에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회사를 시작할 때 제품과 시장 궁합에 대해 반드시 자문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뻔하지 않은 시장의 기회를 발견했는가. 그 기회는 특유의 장점이나 접근법을 가지고 있는가. 그래서 한참 앞서 나갈 때까지 경쟁자들이 찾지 못하는 그런 기회인가. '치열한' 시장에서 이런 기회를 발견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모두에게 뻔히 드러나는 기회라면 성공할 확률은 지극히 낮다.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의 원리를 파악하고 적용하는 일이 힘든 까닭은 비즈니스를 할 때 일반적으로 따르는 규범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노련한 경영자일수록 더욱 힘들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서나 경영대학원에서 또는 스타트업 초기에 작은 규모를 유지하면서 알게 된 모든 것을 내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세심한 기획, 주의 깊은 투자, 공손한 서비스, 엄격하게 통제되는 번 레이트(급여를 지급하고, 임대료를 내는 등 매달 기업이 소모하는 현금의 양)는 내던지고, 빠르게 추정하며 화난 고객과 비효율적인 자본 지출을 무시해야 한다. 왜 이런 위험하고 비직관적인 행동방침을 추구하는가? 바로 속도 때문이다. 위험하고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아주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블리츠스케일링의 목표임을 기억하라.

 

빠른 적응과 개선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창출하려면 블리츠스케일링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또 다른 방법은 가파른 학습곡선을 만들어내는 최초의 기업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율주행차와 같은 일부 기회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더 빨리 스케일링을 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를 학습해야 (머신러닝을 훈련시켜야) 한다. 이는 제품 개선으로 이어져 시장에서 스케일링을 더 쉽게 진전시킬 수 있는 반면, 막 학습을 시작한 경쟁자들은 한참 뒤처지게 된다.

 

넷플릭스스트리밍 비디오 엔터테인먼트의 선두주자다. 이 회사는 가파른 학습곡선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자리에 올랐다. 1997년 넷플릭스가 시작할 때 인터넷 접속을 위한 전화식 모뎀은 고화질 비디오 콘텐츠를 스트리밍하기엔 너무나 느렸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집으로 영화 DVD를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비디오 가게들과 경쟁했다. 이런 과정에서 넷플릭스는 가파른 학습곡선을 만들어야만 했다. 결론은 자체 콘텐츠 개발이었다. 오늘날 명실상부한 선두 위치로 올려 놓았다.

 

멈춰야 할 때

시장이 더는 커지지 않을 만큼 한계에 이르렀을 때 블리츠스케일링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 정점에 이르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이 시장의 한도에 충돌하게 되고 갑자기 속도와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
갑작스러운 성장 둔화 외에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는 일반적인 징후는 내분이다. 지속적인 성장에 익숙해진 관리자와 투자자들은 이 상황에 놓이게 되면 이런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회사가 근본적인 원인을 깨닫지 못하면, 가장 흔한 (그리고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로 CEO나 경영진 또는 양측 모두를 물갈이하는 것이다(보통은 매출 담당 부사장이 공격받기 쉬운데, 그 사람에게 성장 둔화의 책임을 가장 많이 묻기 때문이다). CEO를 교체해서 고속 성장에 다시 불을 붙인 경우가 얼마나 될까?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유일한 사례는 애플의 잡스뿐이다. 잡스가 기다리고 있다면 CEO를 교체해도 좋다. 그렇지 않다면 CEO나 경영진의 교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장에서 장군으로

 

회사의 규모가 작으면 조직이 혁신과 빠른 속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우버의 트래비스 캘러닉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하지만 항상 작은 규모를 유지한다고 혁신과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되도록 피하면서 '언젠가' 한 번 크게 도약해서 변화하겠다고 기다리는 것보다 차라리 여러 번 반복하는 조직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더 낫다. 달리 말해, 그 규모에 맞는 경영전략을 수립하라는 의미이다.

 

래리 페이지 같은 똑똑한 사람도 구글 초기에 이 사실을 배웠다. 그는 경영진 없이 400명 전원이 당시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이던 웨인 로징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하는 운영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실패하면서 그는 당시 CEO이던 에릭 슈밋에게 구글의 현시점에 적합한 조직구조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해적선의 배 자체와 추종자들이 늘어나면, 그들을 함대에 편입시켜 잘 훈련된 해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함대에는 기업가로서 추진력을 가지고 움직이는 강력한 선장들과 중앙집권화된 참모들이 필요하다. 성공하려면 창업자와 조직은 이런 변화를 겪어야 한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이런 변화를 반드시 수반되는 속도로 인해 더 어렵게 만드는 동시에 효율보다 속도에 투자하는 데 내재하는 위험 때문에 더 중요하게 만든다. 

 

 

 

 

시장은 정체와 안주를 응징한다

 

미래가 과거보다 나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에게 블리츠스케일링은 희망이다. 반면에 미래가 과거보다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블리츠스케일링은 공포다. 블리츠스케일링이 기존의 질서를 더 빠르게 전복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공저자들은 블리츠스케일링을 하면서 불편한 것은 그런 미래에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서 참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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