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세계 경제 위기가 시작됐다 - 다가올 경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는 법
미야자키 마사히로.다무라 히데오 지음, 박재영 옮김, 안유화 감수 / 센시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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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경제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중국발 인플레이션으로인한 세계 경제 위기가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현실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감수자(안유화 교수)의 글' 중에서

 

 

중국발 경제위기는 현실화될 것인가?

 
책의 저자 미야자키 마사히로
평론가 겸 작가로 1982년 <또 하나의 자원 전쟁>으로 논단에 데뷔했다. 중국 전문가로 유명하며, 중국 전역에 걸쳐 독자적인 취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저서로는 <AI 감시사회, 중국의 공황>, <미·중 무역 전쟁으로 시작된 중국의 파멸> 등이 있으며, 공저자인 다무라 히데오는 종합일간지 편집위원 겸 논설위원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사 미국 워싱턴 특파원, 미국 아시아재단 상급 회원, 홍콩 지국장, 일본경제연구센터 서양연구회 좌장(겸임) 등을 역임했다. 일본 내의 중국 전문가로, 현재 저널과 단행본을 오가며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저서로는 <검증 미·중 무역 전쟁>, <세계는 이렇게 움직인다> 등이 있다.

 

1978년 개혁, 개방을 시작한 후 불과 40 년만에 중국은 세계 G2국가로 급부상했다.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을 계기로 외국 자본과 국제 시장,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가공 무역으로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오늘의 발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특유의 '국가 자본주의'의 발전 모델에 제동을 걸기 시작하면서 중국은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비록 중국이 엄청나게 큰 내수 시장을 갖고 있지만, 이 역시 막대한 외수에서 유발된 내수가 대부분이었기에 외수가 죽으면 내수의 절반은 소멸한다. 사실상 국제무역 가치사슬에 연계되지 않는 한 중국 경제의 미래에 남은 것은 먹구름뿐이다. 분명 중국은 정치와 경제에 있어서 중대한 기로에 서 있고, 역사는 2020년을 하나의 큰 변곡점의 해로 기억할 것이다. 

 

 

 

 

사실 중국은 2016년부터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서 건실한 경제 성장을 이뤄보고자 계속해서 부채 축소 정책(deleveraging)을 펴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의 관세 부과로 중국 경제가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기 시작하자 방향을 급선회해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완화로 무너져가는 경제를 일으키려 했고, 2018년에는 가까스로 6.6%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중국 경제의 리스크는 미·중 무역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중국 정치 개혁의 부재에서 비롯된 내부 요인이 더욱 큰 문제다. 특히 빈부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호구 제도, 국진민퇴 國進民退전략, 토지 수용, 법치 부재 및 국유 기업의 부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극복 가능하나 장기적, 지속적으로는 발전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하이테크 쟁탈전에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세력은 GAFA(구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며, 이에 대항하는 중국 세력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로 이들의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도 곧 '그레이트 게임'이 새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AI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주)그레이트 게임: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중앙아시아의 패권을 차지하려고 대영제국과 러시아제국 사이에 벌인 냉전을 말함


"2018년 10월 4일, 미국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에서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연설은 마치 선전포고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11월에 열릴 APEC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할 수 없다는 미국과 중국의 태도 등을 보면서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이 싸움은 오래가겠다'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GAFA는 중국과의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싶어 합니다. 말하자면 트럼프 정권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거죠. 월스트리트도 대중 통상 확대파입니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는 트럼프 정권에 대해 반대를 넘어 방해를 하고 있어요."- 미야자키 마사히로



 

중국의 버블은 규모가 얼마나 될까?

 

중국의 GDP는 13조 8,000억 달러(약 1경 6,300조 원)로 일본의 세 배라고 한다. 그런데, 중국의 GDP 통계는 30퍼센트 정도 늘려서 잡는다고 이해하는 게 이미 상식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금액은 말도 안돼는 금액이다. 또한 국유 기업의 채무가 13조 8,700억 달러(약 1경 6,400조 원) 정도라고 하는데, 이또한 믿을 수 없다. 국유 은행의 불량 채권과 민간 은행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system)과 국채, 채권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한 이재상품에 대한 외상도 있을 것이다.

 

가장 큰 것은 부동산 버블로, 주택 융자 채무가 43조 2,000억 달러(약 5경 1,270조 원) 정도라고 한다. 중국은 최근 들어 분양한 아파트의 22퍼센트가 실제로는 빈집이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팔리지 않은 빈집인지, 팔렸지만 아직 입주를 안 한 건지 그 점은 명확하지 않다.

 

금융공황은 이미 시작되었다.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 등을 통해 외국에서 외화를 벌어 금융을 팽창시키는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해왔다. 최근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미·중 무역 전쟁의 영향이 아직은 미반영된 것임에도 하지만 그전부터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주춤해졌고, 해외로의 자본 유출이 심해졌다. 위안화가 중국 내에서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탓에 해외로부터 빚은 늘고 외환보유고는 감소하면서 마이너스인 상태이다.

 

미·중 무역전쟁과 상관없이 중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그 와중에 트럼프 정권의 대중 제재 관세의 중압감이 중국의 산업계를 덮쳐누른 것이다. 중국 경제는 중국 내에서 돈이 움직이지 않을 때 붕괴 될 것이다. 부채 규모는 확실히 커서 기업과 가계의 채무 합계가 GDP 대비 2.5배가 넘었다. 돈이 움직이지 않는 계기는 자산 버블 붕괴가 금융기관의 경영 파탄으로 이어질 때 생길 것이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발생했던 그때처럼 말이다.

"이미 금융공황은 시작되었어요. 그걸 트럼프가 시작한 미·중 무역 전쟁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미·중 무역전쟁과 상관없이 중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가 표면화되었고, 그 와중에 트럼프 정권의 대중 제재 관세의 중압감이 중국의 산업계를 덮쳐누른 것입니다. 군사적으로도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5G 통신 기술은 미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야입니다. 중국에게 5G 주도권을 빼앗기면 끝장인 거예요." - 다무라 히데오

 

핵폭탄급 경제위기가 온다 

 

중국은 이미 자멸하고 있다. 시진핑은 '중국몽'이나 '중화민족의 부흥'을 표어로 내걸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제2의 마오쩌둥이 되고 싶은 게 아닐까 싶다. '무엇을 할까' 하는 비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결코 패권국가가 될 수 있는 실력과 구조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지금껏 팽창일로로 지나치게 부풀리기만 했던 버블이 이제 터지고 있는 중이다.

 

만약 이런 상황의 중국에 외국 자본이 들어오지 않고, 무역 흑자도 없고, 기술적으로도 더 이상 진전이 없고,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들이 파산하고, 은행의 불량 채권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중국 버블은 전면 붕괴되고 말것이다. 그렇다면 이 현상은 과연 중국만의 문제로 끝날까? 

 

미국 경제는 전례 없던 호황이라고 하지만 조금 이상해졌다.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달러가 유입되는 상황으로, 주식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다. 이에 따라 미 재무성 고위 관료는 중국의 금융시장 붕괴가 가장 무섭다고 말한다. 비록 상하이 주식이 하락해도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 예외적인 경우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전야제처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확대되었음을 가르킨다. 

 

아무튼 상하이 시장이 무너지면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버블 붕괴 규모는 헤아릴 수 없다는 리스크에 봉착할 것이다. 중국의 통계는 신뢰성이 극히 낮기에 그 여파는 리먼 브라더스의 수준을 훨씬 초월할 것이라고 재무성 간부는 말한다. 채무의 규모만 보더라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건 금융 경제 문제다. IS(투자-저축) 균형 이론에 따른 거시 경제학의 항등식과는 다르다. 항등식에 따르면 경제는 소비와 투자와 순수출이 있으면 돌아간다. 미국의 제재 관세로 수출이 약간 감소하더라도 소비와 투자가 빈틈없으면 경제는 일단 성장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 투자와 소비를 뒷받침하는 것이 금융이기 때문에 금융 구조가 잘못되면 돈의 흐름이 끊겨서 전체 경제가 무너진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중 간의 무역 분쟁은 글로벌 무역 구도를 크게 변화시킨다. 무역 분쟁 속에서 중국은 수입과 수출이 모두 증가했지만 미국은 모두 감소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수출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국가는 미중 무역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 외에 일본과 한국이라는 사실이다.

 

무역 전쟁으로 한국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미중 양국 간의 마찰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한국 기업들은 반드시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기업은 크게 두 가지 측면, 즉 하나는 중국에 대한 투자 여부이고, 또 하나는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의 탈중국 시장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

 

삼성과 현대자동차는 중국 공장을 폐쇄했는데, 중국에서의 시장 점유율 하락과 수익 악화가 한몫했다. 실적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동남아시아로 이전한다고 해서 결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삼성을 비롯해 롯데마트의 철수,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부진은 모두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의 흐름을 시시각각 읽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갖추어야 할 것은 미래 산업의 흐름을 읽고, 이를 주도하는 능력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빠른 탈출전략 대신에 중국 내 해당 산업 영역에서의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4차 산업 영역에서의 지적재산권 선점 전략을 구사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더불어 미래 산업 경쟁의 중심지인 중국 시장을 선도해나가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런 노력도 없이 중국 시장에서 하다가 잘 안되면 베트남으로 가고, 베트남 시장에서 부진하면 인도로 옮겨가는 기러기형 산업 이전 전략은 이제 더 이상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중국발 경제위기가 우리들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인 셈이다. 중국의 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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