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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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거의 모든 나라의 정부가 경제학 오류의 일부를 받아들여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즉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경제학 오류에 영향을 받지 않은 국가는 없다. 경제학의 오류, 특히 그 오류의 근거가 되는 중심 논리를 상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경제학을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 '초판 서문'중에서

 

 

미국의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경제학 도서

 

책의 저자 헨리 해즐릿은 자유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언론인이다. 그는 10대 시절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편집장의 비서로 일을 시작하면서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21세 때 첫 책 <과학으로 생각하기>를 펴냈다. 1920년대 초에는 〈뉴욕 이브닝 메일〉의 경제란 담당 기자로, 전후 수십 년 동안에는 〈뉴욕 선〉(1925~1929), 〈더 네이션〉 (1930~1933)의 문학 편집자로 일했다.

 

1946년 출간한 이 책은 지금도 미국 경제학도들이 탐독하는 스테디셀러로서, 수요와 공급 등 다양한 경제법칙을 쉽게 설명하면서 경제현상을 분석하여 대중에게 자유시장 경제원리를 널리 알렸다. 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경제학 문외한도 짧은 시간에 경제학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경제학의 오류

 

나쁜 경제학자는 눈앞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좋은 경제학자는 간접적이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고려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제안된 정책의 직접적인 결과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더 장기적이고 간접적인 결과까지도 포함해서 연구한다. 나쁜 경제학자는 주어진 정책의 효과가 특정 집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만 집중하지만, 좋은 경제학자는 정책의 효과가 다수의 집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차이점은 아주 명백하다. 특정 경제정책이 다수에게 미치는 단기부터 장기까지의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노력은 좋은 경제학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다. 누구나 눈앞의 즐거움만 추구하다가 자신의 인생에 재앙을 초래한 경험이 있을 수 잇다. 전설 속의 인물로 방탕아인 돈 후안은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를 온갖 위험으로 내몬다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나태하고 낭비벽이 심한 사람은 결국엔 가난으로 귀결됨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  

정부 대출은 생산성을 저하시킨다


정부 대출을 해야 한다는 제안은 B는 보지만 A를 잊어버리자는 제안이다. 그 제안은 혜택을 받는 사람에게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혜택으로 인해 자기가 얻을 수 있던 것을 얻지 못한 사람은 간과한다. 자본이 투여된 프로젝트에는 관심을 갖지만, 정부 관여로 자본을 빼앗긴 프로젝트는 잊는다. 한 집단이 받는 즉각적인 이익은 보지만, 다른 집단이 입는 손실과 지역사회 전체의 순손실은 간과한다.


민간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정부의 대출보증은 직접적인 정부 대출 사례보다 확연하게 드러나 보이지는 않지만, 거의 그만큼 강력하다. 정부의 대출보증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출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는 실물자본이며, 눈앞에 보이는 B를 돕기 위해 정체불명의 A를 희생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잊는다.  

 

공무원은 '구매력'이 아니라 '유용성'으로 평가된다

 

정말로 필요한 경찰관, 소방관, 환경미화원, 보건소 의사, 판사, 검찰, 행정 관료 등은 누구 못지않게 중요하고 생산적인 서비스를 수행한다. 이들은 민간산업이 법과 질서의 보호를 받으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존재의 타당성은 서비스의 유용성에 있는 것이지, 공공 급여를 받음으로써 얻게 된 '구매력'에 있지 않다.

이 '구매력' 주장은 진지하게 생각할수록 기이하다. 이는 당신을 괴롭히는 사기꾼이나 도둑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그가 당신의 돈을 가져가면 그는 더 많은 구매력을 얻는다. 그는 술집, 식당, 나이트클럽, 재단사 그리고 아마도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을 지원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출이 하나의 직업을 만들어낸다면, 당신은 딱 그만큼의 직업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만큼 더 적은 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공무원들의 지출로 제공되는 일자리만큼 납세자들은 일자리를 덜 제공하는 셈이다. 도둑에게 돈을 빼앗겼을 때, 그 대가로 당신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당신의 돈이 불필요한 공무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으로 쓰일 때, 정확히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불필요한 공무원들이 그저 느긋한 게으름뱅이일 뿐이라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그러나 오늘날 그들은 바쁘게 생산을 방해하고 붕괴하는 활동적인 개혁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우리들은 현 정권의 실패한 경제정책인 '소주성'으로 인해 현 경제 상황이 핍박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 적폐 청산, 경제 민주화 등의 프레임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된 개혁이 실은 우리 경제를 다 망쳐놓고 말았다. 그럼에도 이 실패를 책임지려는 사람도 없다. 이 정책을 밀어붙였던 장하성 실장은 책임론이 대두되자 슬그머니 비전문분야인 중국대사로 전보 발령을 받았다.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는 호의호식하고 있다. 

 

사양산업과 성장하는 산업


성장하는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양산업이 사라지도록 허용하는 것은 역동적인 경제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사양산업이 성장하는 산업에 제공돼야 할 노동력과 자본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수만 가지의 서로 다른 상품과 서비스의 생산량을 정확히 결정하는 엄청나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이렇듯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가격체계뿐이다. 이 당황스러운 방정식은 가격, 이익, 비용 체계에 의해 거의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가격체계는 어떤 관료 집단보다도 이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 소비자가 매일 자신의 수요를 결정하고 선택하는 시스템으로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반면 관료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좋다고 생각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관료들 자신에게 유익한 결정을 내린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월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기업의 건전한 활동에 개입, 부당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지킬 박사이거나 하이드이거나

우리 모두는 다양한 경제적 역할을 수행한다. 즉 생산자, 납세자, 소비자 등이다. 스스로 옹호하는 정책은 현재 자신이 처해 있는 특정한 측면에 달려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때로는 지킬 박사이고 때로는 하이드이기 때문이다. 생산자로서는 (주로 자신의 서비스나 제품을 생각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원하고, 소비자로서는 (다른 생산물에 지급해야 하는 것만 생각하며) 가격상한제를 원한다. 

 

소비자로서 보조금을 옹호하거나 묵인할 수 있다. 납세자로서 보조금 지급을 원망할 것이다. 각 개인은 정치적 세력을 움직여서 자기 제품의 가격 상승(자신의 제품에 사용되는 원재료의 가격인상은 억제하면서)을 이루는 동시에 소비자로서 다른 제품의 가격통제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압도적 다수는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적으로 가격을 통제해서 이익을 얻는다면 그만큼의 손실이 있어야 하며, 가격통제로 고용과 생산이 저하되고 방해를 받기 때문에 이익보다 훨씬 더 많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강화할수록 악영향만 커진다

 

예를 들어 주간 40시간 노동에 106달러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최저임금법이 제정된다면, 이정도의 급여를 지급할 만한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람은 고용주가 채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 법의 시행으로 노동자는 실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최저임금법 때문에 발생된 실업 문제를 해결하고자 통상 구제 프로그램이 발동된다. 즉 정부가 보조금이라는 구제책을 가동한다.


이러한 결과는 노동자를 위한 정부의 구호금이 106달러 미만일 경우 계속해서 이어진다. 하지만 구호금을 이보다 높이면 다른 면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만약 우리가 구제금으로 106달러를 제안한다면, 이는 일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일한 만큼 돈을 제공하는 셈이 된다. 이는 모든 사람이 임금과 구호금액의 차이만큼만 벌려고 일하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구호금이 106달러라면 110달러의 급여를 받는 노동자는 사실상 4달러를 벌기 위해서 일하라는 요구를 받는 셈이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106달라는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구호금은 위장된 실업수당인 셈이다. 어쩌면 최저임금이 실업률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아닐까?

 

인플레이션은 최악의 세금이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더 많은 돈을 소유하고 있으면, 그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구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두 배의 돈을 갖고 잇으면 두 배의 물건을 살 수 있고, 세 배를 갖고 있으면 세 배의 물건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명백한 오류다. 즉 화폐의 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하게 되면 그 구매력 또한 비례적으로 감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부의 무분별한 통화량 증가 정책으로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하려고 한 푸대의 돈을 짊어지고 가는 그런 꼴불견이 발생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이션은 가장 지불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최악의 세금 형태인데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평등하게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면(이미 살펴봤듯 결코 사실이 아니다), 인플레이션은 빵과 우유 등 생필품에도 다이아몬드나 모피 같은 사치품과 동일한 세율을 부여하는 균등판매세(falt sales tax) 같은 역할을 한다. 혹은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의 소득에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는 균등소득세(flat income tax)로 여길 수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개인의 지출뿐 아니라 저축계좌와 생명보험에도 부과되는 세금이다. 사실, 인플레이션은 가난한 사람이 부자들만큼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균등자본과세(flat capital levy)이다.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초래하는 영향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보통 가난한 사람이 부유층보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더 무거운 세금을 적용받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투기적인 부동산이나 골드바 등 실질자산 구입으로 자신들을 보호할 동등한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인플레이션은 국세청이 통제불가능한 종류의 세금인 것이다. 

 

공공사업 때문에 누적된 부채를 상환하려면 정부는 반드시 지출하는 금액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두어야 한다. 이로 인해 부채를 상환하는 동안에는 일자리가 창출되기 보다는 더 많이 파괴된다. 또한 이때 요구되는 세금, 즉 더 높은 세율의 세금은 단순하게 구내력을 빼았는 것뿐만 아니라 생산 동기를 약화 내지는 파괴시켜서 국가의 총자산과 국민소득을 감소시킨다. 

 

지금 우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현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한 무분별한 복지 지출은 결국 거둬들인 세금으로 시중에 통화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정작 국민들, 특히 빈곤층이 체감하는 생필품의 구매력은 크게 저하될 것이기에. 왜 지금 자영업자들의 줄도산이 이어질까? 이는 국내 경제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막혀있어서다. 진정한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져야 국가의 경제가 되살아나는 법이다.

 

 

경제학을 알아야 내 앞길을 개척할 수 있다

 

이밖에도 책은 '깨진 유리창', '기계화와 자동화', '노동조합', '정ㅂ부의 가격통제'등 총 24가지의 경제정책을 조목조목 따져본다. 이면에 감춰진 그 진실의 민낯이 드러나는 순간, 왜 정부는 경제 원리를 왜곡하고 선의를 가장한 채 국민들을 현혹하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경제가 궁금한 모든 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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