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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과학 교과서 뛰어넘기 2 - 과학적 상상력과 문제해결력을 높여주는 ㅣ 해냄 통합교과 시리즈
신영준 외 지음 / 해냄 / 2020년 1월
평점 :
청소년들을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시키기 위해 신설된 '통합과학' 교과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으로 구분되어 있던 과학 과목을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통합적 시각을 길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류가 자연을 이용, 변화시킨 내용
이 책의 공저자인 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신영준 교수와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김호성(화학), 박창용(지구과학), 오현선(생명과학), 이세연(물리학) 교사 등은 실제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통합과학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토론과 토의, 탐구활동 등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한 통합과학 교과는 많은 배경지식을 요구한다. 이에 교과서에는 실리지 않았던,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실생활 이야기를 담아 수업 참여와 논술에 유용한 폭넓은 과학 교양을 쌓을 수 있도록 했는데, 총 4장에 걸쳐 지구의 탄생부터 기후 변화, 신재생 에너지 개발까지 다룬다.
생활 속의 산화 환원 반응
반딧불이가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듯이, 우리도 일상생활 속 여러 분야에서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 사용하는 철가루가 들어 있는 손난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기 위해 바르는 염색약, 범죄 현장에서 과학 수사관이 범인의 혈흔을 찾기 위해 이용하는 루미놀 반응, 축제 분위기를 화려하게 만들기 위해 밤하늘에 쏘아 올린 불꽃놀이용 폭죽, 바다나 산악 지역에서 조난자를 찾기 위해 쏘는 조명탄 등이 산화 환원 반응을 이용한 사례들이다.
손난로에 들어 있는 철가루가 산소와 만나 산화 철Ⅲ가 되는 과정에서 열이 발생한다. 과학 수사관들은 루미놀 용액을 이용하여 핏자국을 찾아내는데, 루미놀 용액에는 과산화 수소가 혼합되어 있다. 혈액의 헤모글로빈 속 철 이온이 과산화 수소에서 산소를 떼어내고, 이렇게 떨어진 산소가 루미놀 용액을 산화시켜 푸른색 빛을 낸다. 염색약에 들어 있는 과산화 수소는 머리카락의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켜 머리카락을 탈색시킨다.
중국 진시황 무덤 속에서 발견된 병마용兵馬俑은 맨처음 화려하게 채색된 상태였다. 그러나 인간이 발굴하면서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산화 반응이 일어난 탓에 색이 일부 변색 또는 탈색되었던 것이다. 우리 선조들의 자랑스런 예술품인 고려청자에 드러나는 비취색은 유약이나 흙에 포함된 산화 철이 공기가 차단된 가마에서 일산화탄소와 반응, 산화 환원 반응하여 나타난 색이다.
항생제 내성 세균의 출현
항생제 내성 세균이란 돌연변이로 생겨난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세균으로서, 항생제가 있는 환경에서 방해를 받지 않고 오히려 증식할 수 있다. 항생제가 없는 환경이라면 항생제 내성은 생존에 필수적인 형질이 아니기 때문에 거의 없으며, 혹 있다할지라도 매우 약하다.
그러나 항생제가 지속적으로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항생제 내성 세균이 항생제 내성이 없는 세균보다 생존에 훨씬 유리하다. 그래서 자연 선택되어 더 많은 자손을 남기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항생제 내성 세균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다. 여기서 내성耐性이란 '이겨낼 수 있는 성질' 을 뜻한다.
2017년 11월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북한의 한 병사가 귀순한 사건이 있었다. 오청성 병사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총상을 입어 두 차례에 걸쳐 대수술을 했지만 이를 집도했던 병원측에서는 당초 세균성 질병인 폐렴이 심해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에서 항생제 치료를 많이 받지 않은 덕분에 항생제 투약 효과가 무척 좋았고 폐렴 증세가 놀랍도록 빠르게 호전되었다. 그는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환경에서 살았기 때문에 항생제 내성 세균의 비율이 낮아 치료 효과가 높았던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선진국처럼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어떤 강력한 항생제에도 내성을 가지는 슈퍼박테리아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는 수퍼박테리아를 막을 항생제는 없다고 경고했다
먹이 사슬은 왜 무한정 길어지지 않을까?
먹이 그물 안에 있는 먹이 사슬은 몇 단계나 될까? 아래의 먹이 사슬 그림에서 먹이 관계를 따라 세어보면 알 수 있듯이, 다섯 단계 또는 그보다 더 적게 이어져 있다. 먹이 사슬은 왜 이렇게 짧을까?
생물학자들은 두 가지 가설을 내놓았다. 첫째는 에너지 가설이다. 먹이 사슬을 통해 전달되는 에너지는 상위 영양 단계로 약 10% 정도만 전달된다. 100kg 정도의 생산자는 초식 동물 생물량의 10kg를 지탱할 수 있고, 육식 동물 생물량의 1kg만을 지탱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먹이 사슬 단계는 무한히 이어질 수 없다. 광합성 생산력이 높은 서식지에는 에너지 양이 많을 테니 더 긴 단계의 먹이 사슬이 가능할 것이다.
둘째로 먹이 사슬의 동물은 상위 단계로 갈수록 몸집이 커지는 경향 때문이라는 가설이다. 물론 기생 생물은 예외이다. 육식 동물은 한입에 넣을 수 있는 먹이의 크기에 한계가 있다. 둥둥 떠다니며 수많은 크릴 새우를 먹는 고래 같은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대체로 몸집이 큰 육식 동물은 매우 작은 먹이들로는 생존할 수 없다. 작은 동물로는 육식 동물들이 필요한 먹이의 양을 주어진 시간에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핵발전이 나아갈 미래는?
핵발전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신재생 에너지가 화석 연료를 대체하여 전기를 공급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화력 발전소를 실질적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핵발전소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핵반응이 열을 발생시키는 과정에서 이산화 탄소를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핵발전에 반대하는 진영이 주장하는 주된 문제는 방사성 폐기물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이다. 특히 방사선 중 고에너지 전자기파인 감마선은 투과력이 좋아 인체의 세포를 변형시키거나 파괴하여 암 같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이고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그런데 발전 과정에서 생겨나는 방사성 폐기물들은 수천 년 동안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는 방사능을 가지며, 안전하게 폐기하기가 어렵다.
또한 핵분열이라는 과정이 이산화 탄소를 만들어내지 않고 핵발전이 무탄소 에너지 생산 방식이기는 하지만, 우라늄을 광산에서 캐낼 때와 반응로 안에서 사용될 연료봉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산화 탄소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