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6000만원 2 - 저평가 우량주를 알아보는 안목 허영만의 6000만원 2
허영만 지음 / 가디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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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저 허영만은 나이 일흔 넘어 겁 없이 주식투자에 도전했습니다. 첫 투자금 3000만 원은 다섯 분 고수의 도움을 받은 덕분에 다행히 얼마간 수익을 남겼습니다. 무모한 자신감으로 이번에는 종잣돈을 6000만 원으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 치열하게(?) 돈을 까먹으며 실전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왕초보 주식투자자 허영만, 여의도 타자를 만나다

 

책의 저자 허영만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인데, 1974년 공식 데뷔한 이후 <각시탈>, <오! 한강>, <아스팔트 사나이>, <비트>, <미스터Q>, <날아라 슈퍼보드>, <타짜>, <식객> 등 수많은 화제작을 그리며 만화계의 중심에서 인기를 누렸다. 그의 만화는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로 제작되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40여 년이 넘는 동안 한순간도 만화계의 중심에서 멀어지지 않았던 그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식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 많이 벌어서 인생을 여유 있게 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자신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아니다. 주식투자를 한다는 것은 좋은 기업을 키우는 경제 주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돈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주식 초보 허영만이 돈 잃고, 돈 버는 걸 보면서 이 마약 같은 주식을 같이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크게 2부로 구성된 책은 두 사람의 고수를 만나 이들의 투자법을 우리들에게 알기쉽게 만화로 그려냈다. 한 사람은 밸런스투자아카데미의 대표인 이정윤 고수, 다른 한 사람은 대구시에 거주하면서 재야 고수로 알려진 손명완 세광무역 대표다.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세무회계다. 이정윤은 이 세무사로 통하는 세무회계법인의 대표이며, 손명완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회사에 취직해서 경리회계 실무를 담당했던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이정윤의 삼박자 투자법

 

주식 고수로 평가받으려면 떠도는 소문만으로는 안 된다. 이제 수많은 투자자들이 그동안 가짜 고수들의 민낯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공신력이 없는 사람을 고수로 평하지 않는다. 대체로 한 종목을 5% 이상 소유해 지분 공시까지 한 주식농부 박영옥 같은 '슈퍼 개미'라든가 또는 증권 유관기관에서 시행한 투자 대회에서 상위 입상한 경력이 있어야 비로소 공신력이 있다고 여긴다.

 

흥미로운 것은 자신이 특정 종목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떳떳하게 밝히는 사람은 장기 투자자이며, 소위 투자 대회에서 입상한 사람들은 단기 투자자이다. 한국에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기록한 투자자가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정윤 고수는 이 둘을 모두 기록했기에 자타가 공인하는 공신력 있는 고수로 통한다. 즉 키움증권 실전투자대회에서 4년 연속 수상(2013~2016년)했고, 샘표식품을 5% 이상 보유한 주식투자자이다.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26살에 공군에 입대해서 28살에 병장 신분으로 결혼한 그는 양가 모두 독실한 불교 집안인 탓에 아홉수를 피하다 보니 군 제대를 곧 앞두고 상견례를 거쳐서 해를 넘기지 않고 결혼식에 이르렀다고 한다. 아홉수는 핑계이고 아마도 아내와 빨리 결혼하고 싶어서일 것이다. 상견례에서 어느 회사에 다니냐고 묻는 처가의 친척분 질문에 '군인'이라고 답변하자 장교인 줄로 착각했다는 일화가 너무도 웃긴다. 월급이 고작 12,000원인 그에게 곧 제대하면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큰소리로 "부자가 되고 싶다"고 외쳤다고 한다.

 

그는 어릴 적부터 미래의 꿈이 그 흔한 대통령이나 선생님이 아니라 그저 부자였다. 집안이 부자도 아니었기에 부자가 되려는 시도를 했다. 그 첫 번째가 겜블러 시도였다. <타짜>를 수없이 반복해서 봤다고 한다. 또 경마도 해봤지만, 모두 도박은 부자가 되는 방법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이후 주식 공부에 집중, 군 복무 기간에 100만 원을 모아 주식 계좌를 개설, 주식 거래를 해보았다. 99년 2월 제대 후,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다. 김대중 정부 시잘, 코스닥 시장이 열리면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2002년 캐나다로 유학, 2004년 귀국한 후 "니 아부지 뭐 하시노?"에 대한 답변을 위해 세무사 공부에 매진, 자격증을 취득해서 세무사 사무실을 개업했다. 그는 제도권에서 활동하려면 남 보기에 그럴싸한 간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다른 세무사 사무실은 세무사 업무가 주업이고, 주식투자는 부업일텐데 그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주식투자가 주업이었고, 세무사 일은 부업이었다.

 

사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남기'이다. 그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는 감각이 남달랐고, 학습을 통해 위험을 피하는 방법을 배워나갔다. 주식시장은 상승장과 하락장을 순환하는 특징을 지녔다. 그래서 운이 좋은 사람은 상승장에 뛰어들어 잠간 만에 두세 배 돈을 벌기도 한다. 이때 착각하는 게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서 벌었다고 생각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하락장을 만나 번 돈은 물론이고 가진 집까지 날리는 주식투자자가 많다. 그래서 이정윤은 공부를 통해 자산의 재산을 지키기로 작심하고, 차트 공부도 하고 많은책을 읽었다.

 

 

 

 

주식투자의 핵심은 '종목 고르기'다. 그는 투자 분석을 세 가지, 즉 가치, 차트, 재료를 동시에 해서 투자할 종목을 찾는다. 왜냐하면, 재무제표만 분석해서 저평가우량주를 골라도 수년 동안 그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있으므로 이를 우량주라고 할 순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은행주를 발굴해서 장기보유했지만 3년 동안 시세의 변화가 없음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미인을 고르듯이 삼박자를 다 갖춘 종목을 고른다. 이를 '삼박자 투자법'이라고 명명한다.

   

"주가는 가치가 저평가되었기 때문에 오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매수 주문을 넣을 때 오른다"

 

주식투자 성공 법칙(이정윤의 8T)

 

1. 당신의 유형을 알아라

2. 당신의 투자기간을 결정하라

3. 매매 개념을 이해하라

4, 통찰력을 갖고 선택과 집중을 하라

5. 시장의 흐름을 읽어라

6. 나만의 기법을 개발하라

7. 반복해서 훈련하라

8. 시도하라 그리고 또 시도하라

 

 

 

대구의 현인 손명완

 

세계적인 주식투자자 워렌 버핏'오마하의 현인'이라고 부른다. 대구에서 무역업을 하면서 재야 고수로 이름을 알린 손명완 고수에게 붙여진 이름도 '대구의 현인'이다. 허영만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주식은 흐름에 맞춰서 매매를 하는 기라요'라고 사투리 섞인 말을 하면서 예전과 달리 요즘은 자신이 직접 수시로 매매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이므로 빠르게 종목을 갈아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과거엔 투자종목의 가치를 분석한 후 저평가된 종목을 투자하는 방식이 통했지만, 이젠 가치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강변한다.

 

증권회사를 통하지 않고도 모바일로 주문을 내는 매매방식을 택하면 수수료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조금만 올라도 이익이 나는 구조이다. 따라서, 단타족이 판을 치는 형세라는 것이다. 즉 데이 트레이딩을 잘하면 월 1000만 원, 2000만 원을 벌 수 잇는 그런 시장구조다. 반면에 가치를 보고 장기투자를 하면 이런 수익을 결코 올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좋고 저평가된 종목이라도 시세 상승이 어려운 '은행주는 절대로 사지 마세요'라면서 그 이유를 설명한다. 주가는 콘크리트에 발 박아 놓은 것처럼 움직이지 않고 기껏 배당금이 3~4%인 게 은행주의 특징이다. 여기에 투자할 바엔 그냥 은행에 예금으로 넣어두면 되지 뭣 때문에 은행주를 사놓고 노심초사하느냐는 것이다.

 

 

 

 

그의 주식투자 행로는 부침이 심하다. IMF 때 섬유회사 경리로 근무하던 시절(31실) 돈 좀 벌어 보겠다고 주식에 나섰다가 2000만 원이 1주일 만에 깡통이 되고 말아서 집을 나와 '원룸' 생활을 하다가 돈을 다시 모아 8000만 원으로 다시 주식투자를 햇는데, 미국 무역센터 테러 사고 발생으로 다시 폭망하고 말았다고 한다.

 

이후 원사의 마진이 50%임에 착안, 40살에 모은 돈 3000만 원으로 회사를 차렸다. 그는 원사를 먼저 구매한 뒤에 판매에 나서는 전략을 취햇다. 적은 자본을 운용, 원사를 조금씩 사고팔다가 전국의 원사 공장을 뒤져서 많은 양을 싼 가격으로 구매, 이를 집중적으로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에 공급했다. 첫해에 12억 매출에 10% 마진을 벌었으며, 4년째는 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때 번 돈의 일부를 주식에 투자, 큰 돈을 벌엇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박살나고 말았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었다. 코스피 지수가 970포인트까지 하락했을 때 대출까지 받아가면서 주식을 계속 매수했다. 2009년에 100억을 챙길 수 잇었다.    

 

"잡주는 잡초처럼 생명력이 강하다"

 

그는 매도보다는 매수에 더욱 신경을 쓴다. 사업을 하며 실물경제 감각을 익힌 터라 뉴스에서 힌트를 얻고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소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했다. 뉴스에 나온 소식이 앞으로 다른 업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미리 내다보고 투자하는 것이다. 그는 소기업이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하고, 그 주식이 더 잘 오르는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실물경제를 꿰고 있는 그의 인터뷰에 귀를 기울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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