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개조 - 쓰러져 가는 회사라도 강력한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8단계 매뉴얼 CEO의 서재 17
사에쿠사 타다시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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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미는 내가 CEO로 재임한 12년 동안 '회사 개조'라고 할 만큼 대대적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개혁은 커다란 리스크를 동반한다. 잘못된 전략이나 방식으로 접근하면 회사는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되며 자칫하다가 '죽음의 계곡'으로 굴러떨어지기도 한다. 개혁이나 사업 회생을 위해서는 사전에 진단과 전략 수립의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그 '진짜 원인'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어떻게 회사를 회생시켰을까?

 

책의 저자 사에쿠사 타다시는 매출 1조 5천억 ㈜미스미 그룹 현직 CEO로, 1967년 히토쓰바시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미쓰이 석유화학을 거쳐 일본인 최초로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했다. 1975년 스탠퍼드대학교에서 MBA를 취득, 서른세 살 나이에 스미토모화학 자회사의 대표이사로 부임하여 재임 4년 만에 종업원 120명 회사를 300명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보인다. 37세인 1980년에는 오츠카전자의 기업회생 작업에 손을 대 파산 직전의 회사를 3년 만에 완전히 복구시켰다.

 
이후 60억 엔 규모의 벤처캐피털 회사의 사장으로 활동한다. 그리고 41세에 독립, 이때부터 전문적으로 부진한 사업의 재건만을 담당하는 '기업회생전문가(턴어라운드 전문가-turnaround specialist)'로 활동해 일본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이자 최고의 기업회생전문가로 인정받는다. 2002년부터 ㈜미스미 그룹의 CEO로 재직하고 있으며, 당시 매출 6000억 규모를 1조 5천 억 규모로 성장시켰다. 책을 통해 저자의 활약상을 살펴보자.

 

 

 

 

미해결 오리무중 사건의 수사 추적물을 다룬 '형사 콜롬보'는 한 때 인기 시청 프로그램이었다. 콜롬보 형사가 그토록 유능한 해결사가 된 것도 아마 지난 날의 실패나 실수 경험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추측된다. 중요한 증거를 포착하지 못하고 간과해 버린다면 엉뚱한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게 되고, 심지어 구속까지 하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기업의 회생도 무엇이 진짜 원인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그렇다. 현명한 사업가는 자신의 눈 앞에 펼쳐진 질척한 '혼돈' 속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날카롭게 '수수께이 풀이'를 해서 문제점의 본질에 접근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수 없다. 앞서 콜롬보 형사의 추정처럼 사업가 또한 이런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과정 중에 실패 내지는 실수를 범한 경험들이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탁월한 능력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리면 그 회사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도 생긴다. 물론 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사업의 일부를 매각했다고 해서, 살아남은 사원들이 활력을 되찾고 회사의 전투력이 눈에 띄게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왜냐하면, 구조조정을 통해 일시적으로 적자를 줄였을 뿐 조직 내의 업무 방식도 예전 그대로이고, 실적 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전략도 여전히 부재하기 때문이다.

 

미스미의 8가지 약점

 

1. 영업 조직과 사업 조직의 단절

2. 비효율적인 고객센터 운영, 사기 저하

3. 물류를 외주에 의존하여 진화가 더딤

4. 정보시스템도 외주로 약체화, IT 조류에 뒤짐

5. 시너지 없는 다각화 사업

6. 해외 진출 정체

7. 사내의 위기의식 실종

8. 경영 리더가 성장하지 못함

 

따라서, 저자는 인원 감축과 같은 일시적 구조조정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떤 해결책이 필요할까? 이에 그는 '지금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눈을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즉 경영 리더가 명확한 전략을 제시하고 그 전략에 공감한 사원들이 하나로 뭉쳐서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를 한다면 비로소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며, 심지어 '예전의 그 회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몇 배는 더 열정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경험을 수차례 했고, 새로운 전략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의 적극적 참여와 노력이 회사 개혁의 제일 중요한 원칙임을 강조한다.

 

나쁜 습관을 없애고 좋은 습관을 들이는 방법으로는 반복적으로 꾸준하게 실천하는 게 최선이자 최상이다. 회사 경영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살아났다고 자만에 빠져 더 이상 개조에 나서지 않는다면 또 다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미스미 그룹이 오래도록 활력이 넘치는 조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진의 '구호'나 막연한 '정신론'이 아니라 조직이나 전략에 구체적인 '장치'를 담았다. 사내의 시스템을 꾸준히 혁신해 회사의 구성원들이 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택했던 것이다. 그래야만 비대해진 조직에 따라붙는 관료화의 숙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에.

 

 

"위기를 부르지는다고 위기의식이 높아지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이나 일본의 무역 규제 등과 같이 회사가 경영 내외적 여건의 변화로 위기를 느낄 때 통상 기업과 경영자는 위기의식을 갖자고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런데, 회사가 느끼는 '위기'와 사원이 갖는 '위기감'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반비례 관계라 하는 편이 옳다. 예컨대 사원들의 실적이 추락, 위기감이 높아야 할 회사일수록 사내 분위기는 해이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실적이 좋아 위기와는 거리가 먼 듯한 기업일수록 사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위기감을 높이기 위해 최고경영자가 "위기감이 부족해!"라고 소리친다거나, 경영 풍토를 바꾸기 위해 "풍토를 개혁합시다!"라고 외치는 구호 등은 별로 의미가 없다. 즉 사원들을 변화시키려고 "의식을 개혁합시다!"라고 부르짖기만 하는 경영자는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을 스스로 자인하는 셈이다. 

 

저자도 이런 경험을 했던 터라 이후부터는 이런 구호성 언어를 내놓지 않았다. 반면에 회사를 바꾸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먼저 철저한 계산을 통해 전략적인 접근법을 도출하고, 구체적인 행동 방법을 마련해야 하며, 나아가 솔선수범의 자세로 경영자 스스로 선봉에 서서 모든 비난과 저항을 받아낼 각오로 기존의 조직과 가치관을 무너뜨려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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