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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교양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엮음 / 노마드 / 2019년 9월
평점 :
정보와 지식은 모자라면 불편하고 답답하지만 너무 넘쳐도 탈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골라내기도 힘들고, 넘치는 정보와 지식이 모두 유용한 것도 아니다. 어찌보면 전혀 쓸모없는 허접스런 것들도 있고, 정확성과 사실성이 모호한 것, 서로 견해와 해석이 엇갈리는 것, 불확실한 것, 이른바 '가짜뉴스'까지 판쳐서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 '책머리에' 중에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을 배우자
책의 저자 김대웅(엮음)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나와 문예진흥원 심의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등을 지냈다. 지금은 충무아트홀 갤러리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영어잡학사전>, <커피를 마시는 도시>, <그리스 신화 속 7여신이 알려주는 나의 미래>, <제대로 알면 더 재미있는 인문교양 174> 등이 있으며, 편역서로 <배꼽티를 입은 문화>, <반 룬의 세계사 여행>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마르크스 전기>(1, 2), <마르크스 엥겔스 주택문제와 토지국유화>, <마르크스 엥겔스 문학예술론>, <가족, 사유재산, 국가의 기원>, <루카치 사상과 생애>, <영화 음악의 이해>, <무대 뒤의 오페라>, <패션의 유혹>(공역), <여신들로 본 그리스 로마 신화>, <상식과 교양으로 읽는 영어 이야기> 등이 있다.
책은 총 9장에 걸쳐서 가볍지만 제법 쓸 만한 74가지의 지식을 담고 있다. 즉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갖가지 담론들, 알아두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지식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특히 교과서적 지식이나 일반상식 수준을 넘어서 꼭 알아둬야 할 만한 전문지식들을 구체적으로 자세하고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
인류 진화의 원동력
인류는 획기적인 진화과정을 통해 동물계의 가장 상층부에 군림할 수 있었다. 즉 직립보행, 도구의 사용, 뇌용량의 커다란 증가, 수렵과 채집, 사라진 체모體毛, 언어 사용, 불의 사용, 끊임없는 이동 등이 인류 진화의 핵심 요소들이다. 이러한 핵심적인 진화를 초래한 원동력은 놀랍게도 인류만의 독특한 짝짓기 때문이었다.
보충해서 설명하자면, 인류는 두 발로 직립보행이 가능해짐에 따라 남녀가 서로 마주 볼 수 있었다. 이에 그동안 눈에 잘 띄지 않던 남자의 성기가 뚜렷하게 보였으며, 여자는 후배위後背位 자세로 교미할 때 남자의 시선을 끌었던 엉덩이가 안 보이게 되자, 엉덩이 모양과 비슷하게 큰 유방을 갖도록 진화했으며, 입술은 마치 음부를 옆으로 눕힌 모습과 비슷해졌다.
나아가서 여자는 등을 바닥에 눕힌 자세로 남자가 자신의 몸 위로 올라 짝짓기를 하는 정상위正常位 자세가 비로소 가능해졌다. 이는 매우 큰 의미를 지녔다. 남녀가 성행위를 할 때 얼굴을 가까이 맞대고 밀착하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이 크게 높아졌고, 서로의 섬세한 애무행위가 성적 충동을 더욱 자극할 수 있었다. 뇌용량의 획기적인 증가로 인해 여타 동물들과는 달리 자의식自意識을 갖게 돼 짝짓기에서만 얻을 수 있는 놀라운 '쾌감'을 인지하게 됐다.
이는 정말 대단한 체험이었던 것이다. 모든 동물의 짝짓기는 후손을 만들어 종족을 계승하고 보존하려는 성본능 행위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인류는 쾌감의 체험으로 생식과는 분리된 짝짓기, 오직 쾌감을 얻기 위한 상시적인 짝짓기가 가능해졌다. 또한 그에 따라 짝짓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성적 욕구가 더욱 높아졌다.
남자와 여자의 쇼핑 패턴은 왜 다를까?
아내와 함께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 들리면 나는 항상 아내의 쇼핑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나에게 필요한 스니커즈나 면도날 등을 구매하는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릴 필요가 없지만, 아내의 경우는 나와 영 딴 판이다. 이젠 찬바람이 불어온다면서 스카프를 마련하려고 매장마다 들러서 일일이 확인해보고 구매한다. 이제 쇼핑이 끝났나보다 생각하는 순간, 세일 안내가 고지된 의류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려 이것저것 살펴본다. 그런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매장에 들러 식품코너에서 반짝 세일이 없는지를 확인한다. 도대체 왜 이런 차이를 보일까? 책은 목표지향과 방향지향이라는 습성을 통해 이를 비교한다.
약 200만 년 전, 인류는 호모 에렉투스에 이르러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마침내 인류로서의 제 모습을 갖췄다. 이들은 수렵과 채집으로 먹거리를 해결했다. 남자들은 사냥으로 고기를 확보했고, 여자들은 열매와 뿌리, 견과류 따위의 식물성 먹거리를 확보했다. 그래서 사냥에 나선 남자들은 멧돼지나 토끼 따위의 사냥감을 발견하면 그 목표물을 줄기차게 뒤쫓아 기어코 포획해야만 했다. 오직 목표물에만 집중한다.
반면에 여자들은 식물성 먹거리를 구하려고 어느 곳에 열매나 견과류가 많은지 사방을 두루두루 잘 살펴봐야 했으며, 이곳저곳을 찾아다녀야 했다. 그리고 한번 열매나 견과류가 풍부한 장소를 찾아내면 그 장소를 기억해둬야 지속적으로 먹거리를 얻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남자는 목표지향적이고 여자는 방향지향적인 습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인류 조상의 이런 습성은 유전자로 후손에 그대로 전달된 것이다.
외계에는 과연 E. T.가 존재할까?
외계인의 존재 여부에 대한 '설'은 지금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존재할까?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외계에는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단언했다. 호킹 박사 외에도 거의 모든 우주과학자들 또한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지적 생명체란 지구인들처럼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어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계획할 수 있는 생명체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우주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커서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많은 항성과 행성들이 존재한다. 행성들 중에서 기후를 비롯한 갖가지 환경이 지구와 비슷하다고 판단되는 행성만 하더라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따라서, 지구인처럼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아직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추측이긴 하지만 누구도 이를 단정적으로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계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할지라도 지구인들과 우연히 조우하거나 의도적인 접촉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먼저 행성 간의 거리가 너무 멀다. 우주 공간은 그 크기가 무한대다. 태양계를 벗어나면 아무리 가까운 행성도 빛의 속도로 수백수천, 아니 수만 광년 또는 그 이상 가야 한다. 현 수준의 지구 과학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거리다.
한편, 지적 생명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고도의 문명을 지닌 생명체가 왜 아직까지 그들의 존재를 우리 지구인들에게 알리지 않는가라는 의문점을 제기한다. 지구 문명이 그들에 비해 워낙 열악해서 아예 무시하는 것일까? 아니면 갑자기 발생한 재앙으로 인해 모두 멸망해 버린 것일까? 지구라는 행성도 수차례의 대멸종이 있었던 것처럼, 고도의 문명을 지닌 외계 생명체도 문명의 폐단으로 인해 멸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아래 사진을 보라. 이렇게 큰 기하학 도형을 고대 지구인이 그릴 수 있었을까? 여전히 흥미로운 이슈로 남는다.
인간의 기억은 믿을 만한가?
'기억記憶'이란 과거에 체험하고 경험하고 목격한 것, 습득한 지식 등을 머릿속에 새겨두어 보존하거나 되살려 생각해내는 것이다. 뇌가 획득한 온갖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는 것이 바로 기억이다. 신비롭게도 인간의 뇌에 저장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사고思考, 판단, 결정, 선택이 가능하고 학습과 예상과 상상(추론) 등이 가능하다.
한편, 뇌는 기억하는 기능과 함께 '망각忘却'의 기능도 동시에 함께있다. 망각은 기억의 반대되는 행위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어떤 일이나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망각은 문제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 망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거나 자기 나름으로 대수롭지 않았던 잡다한 기억들을 잊어버리게 하고, 낡은 지식이나 정보를 잊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학습할 수 있게 하며, 고통스런 경험도 차츰 잊어버려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기억과 망각이 조화를 이루어야 우리의 정신 건강에 좋은 법이다.
기억과 망각에 대한 개인차, 질병, 심리, 편견 등 다양한 요인들이 우리의 기억에 영향을 미친다. 거기다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는 습성도 기억의 정확성을 그르친다. 또한 기억은 저마다의 지적 수준, 신분과 지위, 학력, 직업, 환경, 성별 등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그에 따라 체험과 경험도 다르고 기억하는 정보와 지식도 큰 차이가 있다. 아울러 기억하려는 정보의 수준과 가치, 뇌에 저장된 정보량도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한 기억을 되살릴 때 그 판단과 관점과 수준에도 큰 차이를 가져온다.
따라서 우리의 기억에는 객관적 정확성보다 개인에 따라 오류와 착오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결국 인간의 기억은 결코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그처럼 부정확한 우리의 기억이 어떤 사실이나 진실을 얼마든지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주관적 진실은 자기중심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항 것들만 지적하거나 강조함으로써 팩트를 오도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진실은 의도적인 왜곡인 셈이다. 요즘 친여권 인사들이 남발하는 '가짜뉴스'가 바로 인위적 진실인 것이다.
알면 도움되는 교양 지식들
이밖에도 책은 '인류의 진화는 호모 사피엔스에서 끝나는 것일까', ' 여자는 왜 남자보다 털이 적을까', '결혼제도는 마침내 사라질 것인가', '한민족은 단일민족이 아니다', '유대인은 왜 그렇게 미움을 살까', '인간성은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성공의 가장 큰 요소는 노력일까, 운일까', '불평등은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인가', '정의는 결국 이기는가', '비만과 요요현상', '팬티의 역사' 등 우리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내용들이 많다. 스스로 지식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가진 분이라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