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책
니나 게오르게 지음, 김인순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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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 니나 게오르게는 1973년 독일 빌레펠트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중퇴한 후 1992년부터 독일의 유명 매체 <함부르커 아벤트블라트>, <디 벨트>, <디 차이트> 등에서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칼럼니스트, 경찰 기자로 일하며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논픽션을 쓸 때는 앤 웨스트ANNE WEST, 스릴러는 니나 크레이머NINA KRAMER, 형사 추리 소설은 장 바뇰JEAN BAGNOL이라는 각기 다른 필명을 사용한다.

 

2013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종이약국>이 150만 부 이상 판매되고 전 세계 37개 언어로 번역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떠올랐다. 2012년과 2013년에 독일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델리아DELIA 상과 글라우저GLAUSER 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들며 26권의 책을 썼다. 2019년 유럽작가연합회EWC 회장을 맡아 작가들의 국제적 권리 신장을 위해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당신을 사랑해. 당신을 원해. 영원히, 아니 그 이상으로.

지금 생에서뿐만 아니라 다음 생에서도"

 

이야기의 주인공 헨리 스키너는 종군 기자였다. 그는 종횡무진 전쟁터를 누비던 시절에 만난 한 여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샘을 만나러 가는 중이다. 불행하게도 도중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 즉 코마coma에 빠지고 만다. 여기서 '코마'란 그리스어로 '깊은 잠'을 의미한다. 따라서 눈치 빠른 독자는 벌서 이 소설이 향후 전개될 줄거리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충격적인 사고 장면에서 시작한다. 사고를 당한 주인공 헨리가 깊은 잠 속에 빠져서 꾸는 꿈, 그리고 상실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살아남은 이들 간의 과거와 현재가 헤어졌다 만나기를 반복한다. 운명의 장난이었는지, 불시의 사고였는지 헨리가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그의 아들 샘은 1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아빠를 만나지만 그저 병상에 누워 있는 채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그리고 아빠의 옛 연인이었지만 끝내 자신의 사랑을 거부당했다고 믿는 에디와 다른 병동에서 아빠처럼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해 있는 또래의 여자아이 매디를 만난다.

 

깊은 잠에서 깨어날 가능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 헨리를 곁에 둔 채, 아들 샘과 아빠의 연인 에디는 아빠에 관한, 옛 연인에 관한 이야기들을 조금씩 꺼내놓는다. 에디는 아름다웠지만 가슴 아팠던 아빠 헨리와의 기억을 샘에게 털어놓는다. 타인의 영혼을 들여다볼 줄 아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샘은 아빠와 자신이 첫눈에 반한 발레리나 매디의 깊고 어두운 꿈속을 유영하며 어느덧 경계가 희미해진 두 세계에서 상처의 이면을, 상실의 바깥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작품은 죽음의 문턱에 다다른 주인공 헨리의 존재를 통해 상처받은 기억투성이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깊고 섬세하게 그려낸다. 끝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 마음속으로만 품고 결코 말하지 못했던 언어들, 수많은 아픈 기억의 조각들이 마치 깊숙히 감춰 놓은 일기장을 펼칠 때처럼 제 모습을 드러낸다. 마침내 헨리가 숨겨두었던 사랑과 헌신의 마지막 조각들이 퍼즐을 완성한다.

 

"그런 일이 있단다, 샘. 그런 일이 있어. 사랑은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 오로지 자기 자신하고 싸우고 늘 패배한단다. 하지만 때로는 반대일 수도 있어. 네가 어떤 사람을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자주 생각할 수 있어. 또는 네가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것보다 그 사람이 너를 더 좋아하든지. 사랑은 미련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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