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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경제학 ㅣ 100개의 명언으로 보는 시리즈
댄 스미스 지음, 김민주.이엽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경제학은 최근 몇 년 동안 나쁜 평가를 받아왔다. 유명한 역사학자이자 에세이 작가인 토머스 칼라일이 경제학을 '우울한 학문'이라고 비난한 이후로 '우울한 학문'은 경제학의 꼬리표가 되었다. 경제학의 여러 면 중에서 특히 그가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부분은 " '수요와 공급'으로 우주의 비밀"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경제학은 매우 복잡하고 감정적인 인간의 행동을 차갑고 냉정한 이론들로 분석하는 무미건조한 환원주의적 학문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놀랍도록 생기가 넘치는 학문이다. - '서문' 중에서
경제학은 오랜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해왔는가?
책의 저자 댄 스미스는 작가 겸 편집자로서 30권이 넘는 책을 썼으며 20개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처럼 생각하기HOW TO THINK LIKE~> 시리즈 가운데 10권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50가지 중요한 순간의 철학PHILOSOPHY IN 50 MILESTONE MOMENTS>, <돈의 거의 모든 것THE BOOK OF MONEY>, <초짜들을 위한 짧고 쉬운 지식의 역사THE LITTLE BOOK OF BIG IDEAS>도 썼다.
저자는 고대 철학자들, 근현대 경제학자들을 포함한 정치인, 작가, 역사학자, 문화비평가, 종교인 등의 말과 생각을 인용해 노자에서부터 노암 촘스키까지 100개의 인용문들로 경제학의 전반적 개요를 제공한다. 물론 이 인용문들로 경제학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경제학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보여준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와 데이비드 리카도를 포함해, 19세기의 칼 마르크스와 존 메이너드 케인스 그리고 밀턴 프리드먼 등의 말까지 우리들은 한꺼번에 살펴볼 수 있다. 즉 100개의 인용문들이 얼마나 진실하고 정확한지를 보여주기보다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논쟁들이 많았는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제학은 인간의 일상생활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 앨프리드 마셜(1890)
과도한 욕망보다 큰 참사는 없다
노자는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는 개인과 사회는 기필코 파멸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믿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충족시켜야 할 욕심도 있고 때때로 욕망은 긍정적인 힘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노자는 무엇이든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맹목적인 굶주림을 경고하면서 "넉넉함을 아는 사람은 항상 넉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욕망을 걷어낼 수만 있다면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검소하면 능히 넓어질 수 있고,
감히 천하에 앞서지 않으면 능히 우두머리로서의 그릇이 될 수 있다"
절제의 숭고함, 즉 욕망을 억누르면 행복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한 노자의 철학은 부처의 가르침(지나친 욕심은 모든 불행의 근원이다)부터 힌두교의 가르침까지 동양철학에 큰 울림을 주었고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공동의 노력으로 모두에게 넉넉함을 안겨줄 수 있다는 그의 가르침은 당연히 현대 중국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쳐서 20세기 중반 이후 중국 공산당 이념을 뒷받침해왔다.
재산은 개인의 소유가 확실히 더 낫다
플라톤은 재산의 공유제를 주장했지만, 이에 반해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의 소유권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즉 사유재산 축적이 가능할 때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더 열심히 하려는 의욕을 보이며, 그 때문에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견해는 18세기 애덤 스미스를 포함한 현대 경제이론 선구자들의 이론적 밑거름이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의 본성엔 이기심이 있으므로 공유제는 이런 이기심을 없앨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 인간의 이기심을 제거하는 것은 개인의 자기표현과 자아실현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이 너그러워지고 친절해지기 위해서는 사유재산이 필수적이며, 고결한 삶을 영위하는 데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임을 강조하는 아리스토텔레스는 사유재산 그 자체로도 행복감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도 배양시켜준다고 본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수준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
- 세계인권선언(1948년)
모두가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고, 모두가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이자 세계적인 주식투자가인 워런 버핏, 그는 2018년 기준 약 90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유명 자선사업가인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등과 함께 절반 이상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권유하는 '기부선언'이라는 캠페인(2009년)을 시작하기도 했다.
위의 인용문은 버핏이 '월스트리트에서 부자가 되는 비밀'이라고 했다. 저평가주식을 찾는 것이 올바른 주식투자법임을 강조하는 그는 군중심리를 항상 경계했다. 어떤 상황에도 침착한 그는 회사의 가치를 풍문이 아니라 숫자로 분석하는 능력으로 상상하기도 힘든 부를 거머쥘 수 있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멋진 말을 남겼다.
"단기적으로 볼 때 시장은 인기대회지만 장기적으로는 저울이다"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위선적인 행위도 주저하지 않는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머스 피케티는 <21세기 자본>이란 책을 저술 발표함으로써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물려받은 돈old money'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민주주의 그리고 정의와는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20세기 후반 이후 불평등이 증가하는 현상을 근거로 삼은 그의 주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산업화 국가들이 불평등 수준을 감소시킨다고 말한 쿠즈네츠 곡선 같은 정통적인 경제학 이론과는 반대된다.
그는 상속받은 재산에 가혹할 정도의 세금을 부과하고 고소득자들에 대한 세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독창적인 결과물로써 재산을 축적하는 사람보다 부유한 집에서 태어나 부를 세습받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도덕성의 훼손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누진세를 통해 이런 상황을 바꿀수 있음을 말한다.
부의 집중은 권력의 집중을 낳는다
미국의 유명 철학자 노암 촘스키에 의하면 '아메리칸 드림'의 이상향, 즉 가난하게 태어났지만 부지런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은 근본적으로 훼손되었다. 1940년대와 1950년대 평균적인 미국 노동자는 집과 차를 사고 상대적으로 안락한 삶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오늘날의 젊은 세대들은 개인적인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경제적 지위의 상승을 꿈꿀 수 없게 되었다. 촘스키는 이것이 "사람들의 의지에 전적으로 반대되는 사회경제적 정책이 30년 넘게 지속된 결과"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