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렇게 살 건가요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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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상에 태어나, 왜 하필 고통을 당하며 살아야 하는 거야. 찰나 속에 잠시 흩날렸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먼지와 같은 삶일진대, 왜 이토록 애를 태워가며 아등바등 살아야만 되는 거지? 그 어떤 부귀영화도 일장춘몽에 지나지 않는 덧없는 한세상이고, 결국 너나 나나 다 늙고 병들어 죽고 마는 부질없는 인생인데, 왜 이렇게 악다구니를 쓰면서 살아야 하는 건지……. - '긴 서막' 중에서

 

 

삶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이 책의 저자 한효신은 경영컨설턴트, 작가, 경영학 박사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한 후 대기업과 컨설팅업체에서 두루 근무했고, 현재는 <마음의 지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바르고, 현명하고, 품격있는 사리분별과 가치판단을 위한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강구(講究)하여, 널리 전파하고 서로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는 일이 연구소의 핵심 과업이다. 주요 저서로는 <실패 DNA 비밀>, <마음을 적시는 가시밭길> 등이 있다.

 

책은 총 16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부귀영화를 누리며 즐겁게 사는 것, 하고 싶은 일 실컷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것, 양심에 거리낌 없이 올바르게 사는 것, 세상에 기여하고 인간애를 실천하는 것, 신을 믿고 그 가르침을 받들며 따르는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잘 사는 삶에 대한 해답'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마음의 지혜'를 안겨주는 스토리텔링 형식의 인생경영 에세이다.

 

우리들은 현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컨설팅 상대, 지도자, 스승과 선생 등을 멘토라고 말한다. 이 말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오디세우스의 친구 '멘토르'에서 유래되었다. 그는 트로이전쟁에 참전한 오디세우가 20년 넘도록 귀향을 못하는 처지에 이르자 오디세우스의 아들을 돌보며 가르쳤던 것이다. 이렇게 현명하고 성실한 조언자 또는 스승을 대변하는 말이 되었다. 이 책이 바로 이런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부부간의 사랑

 

로마의 신 중에 부부싸움을 해결해 주는 '비리프라카'라는 여신이 있다. 이 여신은 부부가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자기주장을 펴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토록 한다. 이후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배우자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저절로 누그러져 두 사람이 다정히 손을 잡고 신전을 나오게 된다. 결국 부부간 원활한 소통은 이해, 용서, 화해, 평화 등을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부부간의 사랑에 돈과 밤일은 큰 힘을 발휘한다. 이런 유머가 있다. 사실상 유머라기보다는 현실임을 알아야 한다. 남편이 돈을 벌지도 못하는 주제에 밤일까지 못 하면 설사가상雪上加霜, 돈은 못 벌지만 밤일 하나만은 끝내주면 천만다행千萬多幸, 돈은 아주 잘 버는데 밤에 사내구실을 못하면 유명무실有名無實, 돈도 잘 벌고 잠자리도 즐겁게 해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라 한다.

개인 심리학의 창시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진정한 사랑이란 상대를 구속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고, 상대가 행복하다면 그 모습을 순순히 축복해 주는 것이라 했다. 어느 한쪽에서 상대를 구속하려 들면 결국 사랑은 깨지고 말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설픈 풋사랑이 아니라 농익은 사랑이라면, 상대가 자신을 구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허용할 때 한 차원 높은 사랑을 가슴 절절히 느끼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삶의 형태, 그리고 성공인생

 

온전한 성공인생이라 치부하기 위해서는 가치 있는 삶, 보람 있는 삶, 즐거운 삶 등 3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 '가치 있는 삶'은 이웃, 사회, 국가 나아가 인류를 위해 얼마나 기여했느냐를 뜻한다. 이는 객관적 실적에 대해 그 공적(公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보람 있는 삶'은 남이 인정해 주든 말든 주관적인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즐거운 삶'은 기쁘고 유쾌하고 평안한 인생살이를 뜻한다.

 

대개는 '좋아하는 것'을 할 때 즐거워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잘하는 것'을 할 때 가치 있는 삶을 구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난 기질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잘하는 것이 함께 일치하는 사람일수록 성공의 가능성은 물론이고, 남보다 행복해질 가능성도 훨씬 크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베풀고 봉사하는 삶

 

흔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성숙되고 세련된 인품에서 생겨난다고 한다. 그런 인품을 가리켜 '고매한 덕망(德望)'이라 부른다. 모름지기 고매한 덕망은 5가지 덕목이 상호 융합 작용하여 발현된다. 이는 일정한 공식으로 표현될 수 있는바, '고매한 덕망= 정직한 처신(신뢰) x 공손한 예의범절(겸손) x 따뜻한 마음(배려) x 올바른 사리분별(식견) x 대의 우선(절제)' 형태이다. 

 

이 공식에서 5가지 덕목 각각을 100점 만점으로 하는데, 고매한 덕망의 총점은 각 항목의 점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곱하기라는 사실이다. 더구나 독특한 채점 방식은 과락이 있다. 즉 40점 미만의 낙제점은 '영점zero'으로 처리한다. 따라서 5가지 항목 중 하나라도 낙제점을 받는다면 고매한 덕망의 총점도 당연히 '영점'이 된다.

 

가치 있는 인생의 본질적 의미는 세상에 기여하고 보탬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인데, 이중 제일 으뜸은 '베풀고 봉사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잇다. 남을 돕는 선한 일을 베풀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몸엔 활력이 넘친다.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인데,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의 분비 때문임이 밝혀졌다. 이는 마라토너들이 긴거리를 완주하고 결승테이프를 통과하는 순간 느끼는 감정과 흡사한 것으로 정신의학적 용어 '헬퍼스 하이'라고 부른다. 비슷한 개념으로 남을 돕는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 변화를 의미하는 '마더 테레사 효과'도 있다. 

 

 

"진정으로 값지고 멋진 인생은 '감동적 삶'이라는 걸 명심해야 돼.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녹이고 사로잡는 지성과 교양, 인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거야" 



신비한 마음의 세계

 

남녀가 짝으로 인연을 맺게 되면 '사랑의 행복감'이라는 선물이 주어지면서 기쁨을 만끽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 기간이 짧아도 너무 짧다는 것이다. 이내 행복의 신기루는 사라지고 회한과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만다. 누구라도 사랑의 즐거움보다 더 많이 더 크게 번뇌와 상처 그리고 고통을 받게 된다. 이를테면 집착, 무관심, 괄시, 홀대, 학대, 외도, 변태, 중독, 폭언, 싸움, 폭력 심지어 살인까지 행해지면서, 질투, 시기, 미움, 원망, 증오, 원통, 분노, 혐오, 배신감, 실망, 슬픔, 서러움 등이 쌓이고 쌓여 마음이 멍들고 영혼이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신은 인간에게 다른 동물과는 비교 자체가 말도 안 될 만큼 신비한 '마음(생각·감정·정신·의지)의 세계'를 안겨주었다. 예컨대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하고, 시간을 인지 관리하고, 미래를 대비 삶을 설계하고, 기록을 토대로 학습하고, 양심과 도덕을 느끼고, 남에게 조건 없이 베풀고, 문화예술을 탐미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자유의지로 도전하고, 신의 존재를 찾는 등 고도의 정신과 풍요로운 감성을 누리도록 선물을 주었다.

 

 

인간의 신성한 책무를 다하자 

 

노자는 이 세상을 일컬어 '천하신기 불가위야(天下神器 不可爲也: 천하는 신비로운 그릇으로서 인간의 생각으로는 감히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라 했다. 이토록 오묘한 세상에 태어난 것은 맹귀부목盲龜浮木의 귀한 인연이자 놀라운 기적이다. 이렇게 주어진 소중한 인생이기에, 한번 살아 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고, 오로지 자기만이 해야 할 일이 있고, 누구든지 삶의 기쁨과 희열을 맛볼 수 있는 축복이라 믿는다. 따라서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인연에 감사하고, 결코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면서, 나름의 삶의 보람을 찾아, 한평생 열과 성을 다해 살아가야 하는 게 우리 인간의 신성한 책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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