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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다 - 한국가전산업의 전설, 강국창 회장
강국창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6월
평점 :
이 책은 이런 나를 자랑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포기가 빠른 지금 이 시대, 실패 앞에 두려워하는 지금의 세대들과 끄트머리를 함께하고 있는 선배러서, 내가 느낀 인생의 정의, 행복의 정의,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주어 그들이 다시 일어서고 도전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던지는 메세지다. - '프롤로그' 중에서
누구나 금수저가 될 수 있다
책의 저자 강국창은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으로 1943년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에서 7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태백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태백에서 어린시절과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1961년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에 합격하여 상경했다. 1965년 대학을 졸업하고, 1967년에는 육군 소위(ROTC 3기)로 전역했다. 이후 전공을 살려 동신화학(주)과 동남샤프공업(주) 등의 가전회사를 다니다가 1976년 성신화학을 창업했고, 1983년에는 동국전자(주)를 설립하여 30여 년이 넘는 동안 최고 경영자로 전자회사를 이끌어 왔다.
이에 멈추지 않고 왕성한 열정을 앞세운 그는 2000년 제주도에 수산 양식장을 지어 수산업에 뛰어 들었고, 2011년에는 스프링데일 골프&리조트를 개장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도 힘썼다. 현재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경영 일선에서 새로운 도전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으며, 꾸준한 운동과 사회 봉사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는 열정적인 경영인이다.
총 5개 파트(세움, 배움, 채움과 비움, 돋움과 닿음, 나눔)로 구성된 이 책은 냉장고 도어 개스킷 등 가전부품에 들어가는 주요 성능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제조 기업 동국성신(주) 강국창 회장의 도전과 응전을 담고 있다. 즉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에서 전형적인 흙수저로 태어난 한 소년이 승승장구하는 제조업체의 성공 경영인으로서 금수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삶은 우리가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의 합계가 아니라
무엇을 절실히 바라며 살아왔느냐의 합계다"
세움
실패라는 얼굴은 어느날 갑자기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렇다. 실패가 찾아옴을 미리 안다면 어느 누가 실패를 하겠는가 말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실패란 갑자기 찾아온 손님처럼 보여지지만 사실은 사전에 예고편을 여러 차례 보여 준다. 단지, 이를 알아 차리지 못했을 뿐이다. 이를 우리들은 '징후徵候'라고 말한다.
소위 '개천에서 용 난다'는 스토리를 쓴 이 책의 주인공인 저자도 갑자기 찾아온 부도에 사복형사의 눈을 피해 몸을 숨겨야 했고, 회사 재정 담당자의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야속하기만 했다. 실패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 대부분 이러하다. 초기에는 실패의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기에 그 탓을 모두 외부로 돌린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감성이 이성으로 바뀌고, 스스로의 내면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저자도 독점 상품의 개발 성공에 심취한 나머지 교만에 빠져 너무 일찍 포도주를 들이킨 셈이었다. 무한 경쟁을 벌이는 기업의 세계에서 성공의 기쁨이란 잠시 누리는 것이지 영원히 계속된다고 여기는 것은 착각일 뿐이었다. 후속 상품의 개발 의지도 느슨해지고, 실패를 대비한 플랜B도 구축하지 않은 채 지나친 욕심만 앞세워 무리하게 기업확장에 나섰기 때문에 부도 사태를 맞은 것이다. 남을 탓할 일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저자는 깨달음을 통해 이렇게 말한다.
"누구나 실패를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실패는 하기 마련인데, 중요한 건 실패 자체가 아니다. 실패했을 때 주저앉느냐 일어서느냐가 그 사람의 미래와 행복을 좌우한다. 주저앉는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무기력함이다.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서려면 본능을 이기는 의지가 필요하다. 다시 일어설 때 잡고 설 버팀목이 있으면 그 인생은 최고가 된다" (35쪽)
배움
흙수저가 금수저로 바뀌려면 뭔가 자극을 통한 변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때의 자극이란 바로 '배움'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배움의 과정은 '대충'이 있을 수 없다. 진지한 자세를 견지하며 진정한 갈망과 절실함이 충일할 때 비로소 그 꽃을 피운다. 저자 또한 "배움을 향한 정성스러운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행운이라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승진할 기회, 평생 동반자를 얻을 기회, 큰 돈을 벌 기회 등등. 그렇다면 이런 기회는 찾는다고 잡을 수 있는 걸까? 이에 대해 저자는 우리들에게 "기회는 개개인의 삶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즉, 기회라는 것이 공중에 둥둥 떠다녀서 우리가 그걸 하나씩 붙잡는 게 아니다. 개개인이 살아가면서 겪는 인생의 사건들 사이에 여러 가지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기회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이처럼 기회는 어느 특정인에게 독점적으로 제공되거나 주어지는 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는 특징을 지녔다. 지금도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수저 타령'만 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셈이다.
탄광촌의 아이들이 대부분 광업소에 취직, 광부가 되는 길을 택했다. 사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불문율 같은 것이었다. 저자도 다른 애들처럼 탄광촌의 유일 학교인 태백공업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그의 꿈은 광업소 취직이 아니라 대학교에 진학, 더 많은 공부를 해서 더 큰 기회를 만나고 싶었다. 다행스럽게 교육에 관한 한 너그러웠던 부모님과 운좋게 강원산업에서 인재를 양성한다는 후원 정책 덕분에 그 꿈을 현실에 옮길 수 있었다. 그는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에 합격했다.
돋움과 닿음
성공이라는 기회를 잡으려면 스스로의 인생 목적과 삶의 방향성을 먼저 설정해야 한다. 뚜렷한 방향이 없다면 마치 배가 망망대해를 떠다는 것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높이 오르고 싶다면 발돋움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돋움과 닿음을 설정한 끝에 비로소 자신의 인생 표지판이 분명해지고 또렷해지는 것이다.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다. 이는 지나침이 심하면 오히려 안 함만도 못하다는 뜻이다. 바로 '견제와 균형'을 제대로 하라는 말이기도 하다. 기업 현장도 그렇다. 여러 부서의 힘이 톱니바퀴 물리듯 잘 돌아가야 원하는 목적과 목표에 이를 수 있는 법이다. 따라서, 모든 부서가 골고루 동반 성장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특정 부서나 부문에만 힘이 쏠린다면 결코 회사나 조직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더 높은 곳으로 발돋움하려는 회사를 추구하는 경영인이라면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할 과제이다.
갈수록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아 기업이 도태되지 않으려면 '창의력'이 더욱 요구된다 하겠다. 지구라는 행성의 중생대를 지배했던 큰 덩치의 공룡이 일시에 절멸한 것도 결국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었던 것처럼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도 반드시 도태되고 만다. 변화하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하나의 방법을 고집하면 문제가 생긴다. 즉 한 우물을 파더라도 변화에 적응하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다.
"저는 전형적인 흙수저 인생입니다. 탄광촌 출신의 돈도 빽도 없는 뼛속가지 흙수저 인생이엇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를 흙수저라 부르는 사람도 없고, 제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마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