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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퀀트투자의 법칙 - 월가에서 15년간 6조 원을 굴린 퀀트 전문가의 투자 비법
영주 닐슨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5월
평점 :
절판
최근 세계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 스타일은 퀀터멘털(또는 퀀티멘털)이다. 이는 알고리즘을 이용한 투자법인 퀀티터티브와 기존 스타 매니저들이 수익을 내는 방법을 일컬을 때 약간 혼동해서 쓰던 펀더멘털을 합친 단어다. 퀀터멘털은 기존 방법을 쓰던 투자자들이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의 도움에 기반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펀드매니저도 인간이다. 따라서 때로는 이성적인 판단이 말해주는 것 이상으로 사랑에 빠지는 종목이 있을 수 있다. 반대로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히 좋은 투자일 수 있다고 이야기해주더라도 흔히 말하는 직감 때문에 투자를 회피하기도 한다. 퀀터멘털은 이렇게 감성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막아줄 수 있다. 그리고 세계 투자자들은 퀀터멘털 방법이 개인투자자에게까지 전파될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예측한다. 이런 점에서 퀀트투자를 하지 않는 개인투자자도 퀀트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프롤로그' 중에서
투자 실패는 흔들리는 마음 탓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금융시장의 트렌드는 수학과 통계에 기반해 투자 모델을 만들고 금융시장 변화를 예측해 인간의 심리가 투자에 끼어드는 위험을 방지하는 퀀트투자로 바뀌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거쳐 컴퓨터 알고리즘을 설계해 투자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퀀트투자는 근거 없는 소문이나 정보에 흔들리기 쉬운 인간의 심리가 투자에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는 단점을 차단하며 미리 정해놓은 규칙과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의 저자 영주 닐슨은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에서 금융학 강의를 하고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15년 상반기까지 뉴욕의 헤지펀드 퀀타비움의 최고투자책임자로 활동했다. 또한 2012년 상반기까지 미국 씨티그룹 뉴욕에서 G10 채권 퀀트 트레이딩 대표를 지냈으며, JP모건과 월스트리트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베어스턴스 뉴욕 본사에서 매니징 디렉터로 채권 퀀트 트레이딩 프랍 데스트를 이끌었다. 그전에는 블랙록(전 바클레이스 글로벌 인베이터)에서 시장 분석을 통한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리서치 오피서로 활동했고, 알리안츠 자산운용의 퀀트투자 리서치 헤드를 역임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퀀트투자법을 통해 6조 원 이상의 펀드를 운용하면서 글로벌 투자에 대한 자신만의 안목과 노하우를 쌓음으로써 월스트리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겸 트레이더 경력과 함께 다양한 프로페셔널 논문도 발표했다. 2000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권위 있는 컨퍼런스인 'THE GLOBAL DERIVATIVE CONFERENCE'와 'RISK CONFERENCE' 등에 참석하여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경영대학원에서 금융공학을 위한 통계학을 강의했다.
이밖에도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주간조선>과 <주간동아>에 '영주 닐슨의 월스트리트 리포트', '영주닐슨의 글로벌 경제 읽기' 등의 칼럼을 연재했다. 2016년 5월 삼성 사장단에 '금융환경 변화와 글로벌 금융사들의 경쟁 전략'을 주제로 강연하여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 받았다. 저서로는 <서울에서 월스트리트로>, <글로벌 투자 전쟁>,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 투자의 법칙> 등이 있다.
수많은 투자자에게 영감을 준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의 저자이기도 한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1906~1999년)는 이미 '투자는 심리게임'이라고 자신의 책을 통해 이를 갈파한 바가 있다. 이는 인간의 심리적 한계로 인해 시장의 분위기에 휩쓸려 스스로의 투자철학과 기준을 지켜내지 못함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전통적인 금융경제학은 장기간에 걸쳐 부를 쌓을 수 있는 효율적인 투자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의 단점은 인간의 심리적 나약함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간을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으로 전제하면서 시시때때로 그에 알맞는 투자법을 사용한다고까지 말한다. 더구나 인간의 감정이 모두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통 금융경제학은 감정이 의사결정과정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간주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스마트한 투자자들은 감정이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행동재무학, 행동경제학이 이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모든 것을 숫자로 밀한다
정성적定性的 분석의 반대어인 정량적定量的 분석은 숫자에 따라 결론을 도출한다. 이처럼 정량적 분석, 즉 숫자로 투자하는 것을 '퀀트투자'라고 말한다. 이런 투자를 하는 사람은 펀드멘탈, 시장가격, 거래량 등의 정보를 데이터로 분석해서 알고리즘을 만든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의사결정을 거쳐 또 다른 알고리즘을 이용해 자동 매수와 매도에 나선다.
여기서 알고리즘이란 무엇인가 궁금할 수 있을 것이다. 2016년 3월, 세기적 바둑 대결이 있었다. 한국의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인 알파고 간에 승부를 펼쳐 알파고가 4승1패로 승리했다. 당시 알파고가 사용한 바득 대결법이 바로 알고리즘에 의한 것이었다. 즉 수많은 바둑 대결(기보 棋譜)을 데이터로 입력하여 인간의 착수에 대해 가장 효과적으로 응수할 수 있는 자동 시스템이다. 이처럼 컴퓨터가 인간이 할 일을 대신하는 게 바로 '퀀트투자'다.
퀀트투자의 3가지 기본적 이론
포트폴리오 이론
자본자산가격 결정 모델
블랙-숄즈 옵션가격 결정 모델
레스토랑 경영자 댄 호튼
2016년 8월, <파이낸셜 타임스〉는 레스토랑 실란트로 창립자 댄 호튼 이야기를 소개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수학을 공부한 그는 낮에는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밤에는 집에서 책과 인터넷으로 금융과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 인터뷰에서 그의 아내는 퀀트들이 많이 쓰는 프로그램 언어 파이선을 배우는 남편에게 미쳤다고 말했을 정도였음을 피력했다.
그렇게 그는 자발적으로 DIY 퀀트를 시작했고 인터뷰 당시 8,000달러 정도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그에게는 수익뿐 아니라 매일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에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는 것도 중요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DIY 퀀트를 했다. 퀀트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백테스팅이 가능한 엔진과 금융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곳에 가면 수학자, 물리학자, 공학자 그리고 댄 호튼 같은 레스토랑 경영자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펀딩을 크라우드 소싱하듯 테크놀로지와 퀀트를 크라우드 소싱하는 플랫폼이다.
성공적인 퀀트를 위한 요소
퀀트매니저가 성공적인 퀀트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려면 다음의 4가지 요소를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첫째,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를 흔히 알파 모델이라고 하며 수익률은 벤치마크 대비 초과수익률이어야 한다. 벤치마크 수익률은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성취할 수 있는 수익률이기 때문이다.
자본자산가격 결정 모델(CAPM)에서는 모든 자산의 수익률을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과 여기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가를 나타내는 베타로 결정했다. 이처럼 시장에 따라 결정하는 것을 베타, 시장과 관련이 없는 나머지 부분을 알파라 한다. 보통 전체 시장을 나타내는 지수를 벤치마크로 써서 초과수익률을 내는 까닭에 알파 모델이라는 이름이 붙은 듯하다.
둘째, 리스크 모델로 각각의 자산이 얼마나 많은 리스크 팩터에 노출되어 있고, 서로 다른 자산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측정한다. 셋째, 알파와 리스크를 합쳐 가장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넷째, 포트폴리오를 실제로 어떻게 실현할지, 즉 어떤 방법으로 자산을 사고팔며 트레이딩할 것인지 프로세스를 마련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가장 강력하게 대처하려면
과거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들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투자철학과 동물적인 투자감각 등을 활용하여 남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두곤 했다. 하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펀드매니저가 사사로운 감정에 휩싸일 경우 이성적인 투자에 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에 들어서는 인간의 개인적 심리를 배제하고 철저히 숫자에 입각한 컴퓨터의 알고리즘 방식으로 투자에 나선다. 이것이 바로 퀀트투자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