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이야기 - 50년 기업을 경영한
이재신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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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쓴 목적은 청년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고자 하는 강한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지 청년의 희망직업이 공무원, 교사 등으로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 이유가 사명감이나 자기실현이나 적성보다는 '안정'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 아쉽고 우려된다. 사업가나 사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이면에는 기업가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와 좋지 않은 인식이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가를 지탱할 수 있는 기업이 없다면, 아무리 땅덩어리가 넓고 관광자원이 많아도 허약 체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청년들은 서비스업이나 관리에 집중하기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 '머리말' 중에서

 

 

청년들이여, 사업에 도전하라

 

책의 저자 이재신은 현재 부국티엔씨(주)와 펌텍코리아(주)의 오너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상경대를 졸업하고 1969년 부국티엔씨(주)를 설립하여 차별화된 자체 기술력과 연구개발(R&D)로 50년 경영역사를 이루었다. 설립 초기부터 의약품 및 화장품 산업의 중요성과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하여 신제품을 개발함으로써 관련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인화경영(人和經營)'을 중심으로 100년 기업을 위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2017년 말)에 의하면, 한국의 사업자 등록 수는 420만 개가 넘는다. 이 중에서 50년 넘게 장수하는 기업은 불과 1,629개로 1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0.38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1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을 넘는데, 한국은 평균 10년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 경제 상황 하에선 3년 버티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이에 저자는 국가의 백년 대계를 고민하면서 미래의 성장 동력은 청년들에 있음을 인식하고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자 한다.

 

이 세상에 평탄한 인생은 없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저자도 회사를 경영하면서 네 차례나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당시의 크고 작은 난관들을 이겨내었기에 오히려 회사는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렇다.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 모두는 성장하면서 몸에 최소 한 두가지의 상처를 남긴다. 이른바 훈장인 셈이다. 이런 훈장의 기억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유익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책은 총 11개 파트로 구성되었는데, 살펴보면 기업가의 역할, 강소기업의 중요성, 경영의 기준, 진정한 리더십, 화장품 용기 산업, 경영원칙, 기업의 사회적 책임, 청년들을 위한 충고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중에서 나는 저자가 경영하는 회사의 사업이야기, 진정한 리더십, 경영의 기준과 원칙, 청년들에게 바라는 저자의 소망 등을 중심으로 서평을 쓰고자 한다.

 

 

 

 

기업가로서의 발을 내딛다

 

1969년, 당시 저자는 대학 졸업후 대기업의 기획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때는 국내 화장품자재산업계의 태동기였다. 27살의 저자는 물감용 튜브를 만들어보라는 지인의 권유로 자기 사업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생산한 제품은 주로 연고, 그림물감, 생활용품에 쓰이는 것이었는데, 납을 주원료로 사용함에 따라 사용자가 중독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거리를 해결하려고 연구한 끝에 튜브 용기를 알루미늄으로 대체했다. 1971년, 국내에 알루미늄 용기가 최초로 생산된 시기였다. 물론 유럽에선 이미 생산되고 있는 제품이었다. 이 제푸의 생산 덕분에 그는 제약회사와 화장품 업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제약업계에선 그의 제품을 인정하면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생산 물량의 80퍼센트는 여기로 납품되었다. 부국금속(주)는 성장의 기회를 얻었다.

 

이후 알루미늄 튜브 용기의 재료인 알루미늄 스러그 생산, 알루미늄 스프레이 캔 생산, 폴리에틸렌(PE) 튜브 생산, 기능성 화장품 용기 생산, 라미네이트 튜브 생산으로 성장을 거듭해 나갈 수 있었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는 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중장년층의 대량해고로 인해 구직자들은 아직도 일할 수 있는 연령대임을 강조하려고 흰 머리카락을 염색하는 풍조가 일어남에 따라 염모제를 담는 알루미늄 튜브나 포리에틸렌 튜브의 주문량이 쇄도했다.

 

 

리더십이란?

 

경영자의 시야는 임직원의 그것과는 격이 달라야 한다. 즉, 더 멀리, 더 높이, 나아가서 더 깊이 볼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의 경영은 마치 망망대해에 높은 파도가 넘실대고 폭풍우가 몰아치는 그런 환경에서 일엽편주를 항해하는 것과 견줄 수 있다. 대체로 사람들은 자신의 직간접 경험과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의 사이즈, 그리고 이해도에 따라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달리 말하자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아닌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수용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에 경영자는 항상 바람직한 운영을 위해 새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조직구성원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확실하게 재점검해야 한다. 그리고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이런 태세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유비무환 정신이 발동되어야 한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 때에 빛을 발한다. 회사의 위기는 일반적으로 과도한 부채와 부도 또는 소비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을 안기는 제품 등으로 인해 찾아온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여건이 개선되거나 회복될 수 있겠지만, 임직원과 채권단, 그리고 주된 거래처 등에 치명적인 불신을 안긴다면 이는 아무리 시간이 경과해도 신뢰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항해를 잘하고자 한다면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하면 경영자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직원들에게도 신뢰감을 줄 수 있다. 역으로 준비가 치밀하지 못하면 실패라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결국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프로젝트의 크기가 아니라 리더의 크기이다. 배를 조종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항로를 정하는 것은 리더이다. 뱃길을 잘 알고 항해를 할 줄 아는 리더는 구성원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갈 수 있다.(88쪽)

 

세종의 리더십

 

겸손한 자세로 사람들을 대했다

백성의 입장에서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들었다

무례한 사람도 받아들이고 용서했다

 

 

경영의 원칙

 

품질이 곧 신뢰

잘하는 것에 집중

안주의 퇴보의 지름길

타이밍의 중요성

인화경영

건강한 기업

 

저자의 이름 재신在信을 풀이하면, '믿음이 있다'는 뜻이 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이름에 걸맞는 책임을 지려고 늘 스스로를 채찍질해왔다. 이에 품질 제일주의를 표방하는 기업을 만들자는 원칙을 세웠던 것이다. 도전정신은 양면의 칼날과 같다. 잘되면 성공이지만 실패하면 망할 수도 있음을 내포하고 있으므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만 실패확률을 더욱 낮출 수 있는 것이기에 문어발식으로 떠벌리기보다는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원칙을 가졌던 것이다.

 

또 지나친 욕심은 화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지나칠 정도로 안전제일주의를 표방하면서 현실에 안주한다면 미래가 없다는 것을 넘어 아예 퇴보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프로야구 경기를 시청하다보면 초반부터 11점이나 앞서가던 팀이 안정적인 운영을 한답시고 투수진을 바꾸고 주력선수를 후보로 대체했다가 막판에 오히려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경영도 바로 이런 것이다.

 

경영에 있어서 가장 경계해야 할 말이 바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는법, 당대에 형성되는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제때에 충족시켜야 한다. 사업 아이템을 선정도 마찬가지이다. 때에 맞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이야말로 성공이 보장되는 셈이다. 기업경영에서 타이밍은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타이밍을 맞추려면 시장흐름에 대한 예측능력이 필요하다.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잘 보고 있으면 앞으로 어떤 제품이 언제쯤 필요할지를 알게 된다. 길목을 미리 막고 물고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미래지향적 사고를 통한 예측능력과 선견지명이 있으면 적절한 시기가 보이게 마련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시대흐름을 정확히 꿰뚫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타이밍을 잘 맞춘다면 이미 절반은 성공을 거둔 것과 같다.(203쪽)

 

 

청년사업가의 조건

 

실패를 두려워하라

철저하게 준비하라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라

너무 쉽게 성공을 이야기하지 말라

고유의 가치를 인정하라

제조업에 투자하라

 

 

취직 대신에 창업은 곤란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속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융통성을 가르치는 말이 아니라 눈가림이나 속임수에 불과한 임기응변을 미화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50년 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체득한 저자의 경영 철학을 접하면서 나는 신뢰와 노력이라는 두 가지 주제어에 방점을 찍고 싶다. 경영자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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