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창업 방랑기 - 3년 78개국이 알려준 돈의 달고 쓰고 짠맛
정윤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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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실패의 연속이다. 내 여행 또한 실패와 거절의 연속이었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대박 성과를 낸 경험은 드물다. 수많은 실수와 실패로 가득 차 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만난 특별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 여행은 채워졌다. 분명 올해에도 수많은 실패들이 나를 기다릴 것이다. 이뤄가는 과정은 나를 실연에 빠지게 하고 낙담하게 할 것이지만 그럼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 '프롤로그' 중에서

 

 

세계 78개국 창업 방랑기

 

이 책의 저자 정윤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재료공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창업학을 공부했다. 해외 마케팅 회사에 입사해 창업 여행의 기초가 되는 지식을 체득했다. 퇴사 후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광고 플랫폼, 청소년에게 창업교육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모델로 창업한 바 있다. 책의 내용은 3년 2개월 동안 78개국 여행을 하며 해외창업을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한 모험담을 담고 있다. 여행 후 현재는 직장인과 청소년들에게 여행과 창업 강의를 하며 남미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 삶의 매 순간 사상가처럼 생각하고 혁명가처럼 행동하며 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돈의 단맛, 돈의 쓴맛, 돈의 짠맛 순으로 이어진다. 저자가 3년 2개월 동안 멕시코, 페루, 인도, 이집트, 브라질, 아르헨티나, 영국, 모로코, 베트남 등 여러 나라를 돌며 해외창업을 위한 정보를 얻고자 방랑길에 오른 모험담을 담고 있다. 말하자면 여행 중에서 발견한 물건이나 음식 등이 한국에서 대박 조짐이 보인다고 생각이 들면 여지없이 이를 실제로 창업에 연결했던 것이다.

 

저자의 창업 성공과 실패담을 살펴보면, 중국 도매시장에서 한눈에 혹해 국내로 주문해버린 잠자리 장난감 3천 개는 여전히 처치가 곤란한 재고로 남아 있고(실패), 콜롬비아 슬럼가인 메데인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어 민박집 사장님이 돼보기도 하고(성공), 브라질에서 유명 브랜드의 신발을 블로그로 주문받아 해외 직구를 했고(성공), 베트남에서 현지인 동업자를 구해 컵 빙수 가게를 차릴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실패). 이럴지라도 신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서 더욱 정은 간다. 왜냐하면 평범한 우리들이 대부분이기에.

 

 

 

 

잠자리 장난감

 

시장을 보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중국 칭다오 시장에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철사 뭉치 제품이 있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거짓말을 보태면 100가지 모양으로 변했다. 꽃도 되었다가 항아리도 되고 접으면 납작해지고 이러한 수많은 변형을 판매자가 예술에 가깝게 시연한다. 놀라운 건 한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시연하는 손보다 더 빠르게 설명을 한다. 거리의 예술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반면, 그 옆의 철사 공예 상인은 '너 때문에 하루가 망쳤다해'라는 표정을 짓고 있다.

 

중국엔 수백 개의 도매시장이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이우, 광저우, 선전이다.  이곳은 특정 구역이 아니라 시 전체가 거대한 도매시장이다. 한번 가본다면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구매자가 몰려든다. 저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이우 도매시장을 찾아갔다. 한국에서 제품 판매를 지원해줄 파트너의 요청이 있어서다. 3일 안에 한국에서 팔 수 있을 만한 제품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적은 예산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아이디어가 번득이는 제품을 한참 찾던 중, 갑자기 그의 시선에 들어온 상품이 있었다. 사람들이 한 손에 잠자리 같은 장난감을 들고 나오더니 날리기 시작햇다. 파닥파닥하는 소리가 재미있고 날아가는 모양이 나비 같기도 잠자리 같기도 했다. 구매자의 시선을 끌고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마침 어린이날이 다가오고 있었다. 동일 제품이 인터넷 상에서 2천원에서 1만원 사이에서 거래가 형성되고 있었다. 1기당 10위안(약 1500원)에 가격흥정을 해서 총 3천기 물량을 주문했다. 그러나, 전량을 팔기로 한 업체가 제품을 받아보더니 1천기만 받겠다고 해서 2천기는 재고로 방안에 수북히 쌓이고 말았다.

 

 

 

콜롬비아 메데인 갱스터 민박 

 

분명 해외 창업은 국내 창업보다 더 힘들고 어렵다. 그럼에도 왜 나는 해외 창업을 하고 싶은 것일까? 콜롬비아 메데인에서 머물 때 그곳 야경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래서 이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당장 이 생각을 구체화시키려고 방안을 강구했다. 게스트 하우스를 열기로 결심했다. 이틀 정도 동네를 뒤져 임대를 구하는 집을 발견했다.

 

친구의 통역 덕분에 산토도밍고 케이블카 정류장 정면에 있는 집을 구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초역세권이었다. 고객용 침대 두 개를 만들고 분위기용 물고기등을 달았다. 숙소가 완성되었다. 블로그에 '메데인 갱스터 민박'으로 등록했다. 고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월세 13만 원에다 집기 투자비 등을 합쳐 초기 투자금 40만원으로 대박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베트남 빙수 사업

 

완벽히 준비된 창업은 없다. 물론 창업 전에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한 사전활동은 필요하다. 하지만 성공한 분들을 봐도 모든 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시작한 경우도 많다. 완벽한 대비보단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변화할 자세가 필요하다.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베트남에서 컵 빙수를 팔기오 결정했다. 한 명은 한국인, 도 다른 한 명은 베트남 현지인이었다. 서로의 지분은 공평하게 3분의 1씩 갖기로 했다.

 

하지만 각자의 맡은 일은 달랐다. 저자와 한국인 파트너는 창업 비용을 책임지고, 베트남 파트너는 판매 및 운영을 맡기로 했다. 창업비용 6백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실패할지라도 투자비 이상의 경험이 쌓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이 쉽게 술술 풀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다른 문화권 사람과 함께 일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문화의 차이가 서로의 신뢰에 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사업에서 빠지기로 결심했다. 신뢰가 무너지면서 감정이 이성을 허물어뜨린 탓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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