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이제는 콘텐츠다 - ‘장사의 神’ 김유진의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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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고객들이 다 알아주겠지. 걱정 마"
아니, 여러분은 걱정해야만 한다. 여러분이 신호를 보내지 않으면 고객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을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미안할 것도 없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그 무딘 자극들 속에서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망설일 틈이 없다. 머뭇거리는 사이 경쟁자의 칼날이 고객을 자극한다. 그리고 반응을 얻어간다. - '프롤로그' 중에서

 

 

콘텐츠 없이 장사 하겠다구요?

 

책의 저자 김유진은 1994년부터 25년간 음식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해왔고,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 및 자문 위원으로 전국을 누비며 1,000여 곳의 외식업체, 300만 명의 관련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 식음료 총괄 컨설턴트를 지냈으며, 〈찾아라! 맛있는 TV〉, 〈이영돈의 먹거리 X 파일〉, 〈생생정보통〉, 〈굿모닝 대한민국〉등에서 검증단과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가 2016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장사는 전략이다>는 전국 외식업 종사자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침체되어 있는 외식산업에 신선하고 자극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9년 현재 '장전 김유진 아카데미'(서울, 대전, 대구, 광주)를 운영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이 지원하는 자영업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신한소호 사관학교''성공 두드림 아카데미'에서 대표 강사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이제는 '장사 좀 한다는 사장님들'의 장사 전략 교과서로 굳건히 자리매김한 <장사는 전략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메뉴와 기발한 홍보 아이디어, 남들이 하지 않는 서비스를 과감하게 실행하는 고수들을 찾아 소개한 <한국형 장사의 神> 등이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가게들이 생멸生滅한다. 그만큼 장사는 레드오션이다.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사이, 라이벌은 기술 점수, 예술 점수, 감동 점수 등 마구마구 득점을 이어갈 것이다. 상대적으로 우리들은 또 그만큼 뒤처진다. 저자가 이 책에서 디테일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들의 매장과 비즈니스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부품과 단계에서 디테일이 살아야 한다. 시퍼래진 칼날 같은 차별화를 갖추지 못하면 고객의 뇌에서 사라지고 만다. 날카롭고 예리해서 딱 한 번 찔리는 것만으로 "어이쿠!", "와우!", "으악!" 등의 감탄사와 비명이 나올 수 있도록 무시무시한 자극을 만들자. 

 

 

 

 

온도는 향香과 직결된다

 

저자가 가르치는 수업 때마다 늘 강조하는 사진이 있다. 겨울철 신메뉴로 개발한 요리 사진에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나 연기가 없다. 심각한 문제를 넘어 그냥 넘기면 절대로 안 되는 생사가 달린 문제다. 온도를 체감할 수 없는 이미지는 고객을 내쫓는다. 아니, 아예 내 집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으름장을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여기서 연기나 김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렇다. 바로 온도다. 

 

그런데 이미지에서 온도를 느낄 수 없다면? 그것도 음식 사진에서 온도를 느낄 수 없다면 뇌는 이에 관심을 두지도 거래하려 들지도 않는다. 당연히 구매를 지시하지 않는다. 그래서 수업 시간마다 강조하는 것이 '제발 사진에서 온도를 보여주세요'다. 뜨끈뜨끈한 당면이 들어 있다면 그 장면에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와야 마땅하다. 불고기, 갈비, 빈대떡 다 마찬가지다. 전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온도는 향과 직결된다. 즉 음식의 온도를 보여주어야 고객이 향을 느낄 수 있다. 아래 두 사진은 분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어느 쪽 사진에서 음식의 향기가 느껴지는가? 그렇다. 시각적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장면에서 우리들은 그 향내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온도가 없으면 향이 없고, 향이 없으면 맛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밥 말고 콘텐츠를 팔아라

 

맛이 전부가 아니다. 맛은 기본이고 그 밖의 모든 상징이나 콘텐츠로 기억된다. 상호는 정확히 기억 못하지만, "왜 거기 있잖아. 시장통 골목 안의 곱창전골 파는 집~!" 이랬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맛으로 기억된다면 "왜 거기 있잖아. 곱이 유난히 고소하고 국물이 칼칼하고 진득했던 전골집~!"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 실제로 식당을 기억하는 데 미각은 아주 일부만 영향을 미친다. 그보다는 현관 앞의 커다란 조형물, 유난히 친절했던 발렛파킹 직원, 대기실에 놓인 게임기, 긴 생머리의 여주인장, 샹들리에가 번쩍이는 룸, 벽에 붙은 수족관, 등받이가 높은 소파, 12가지 반찬, 찬합에 내주는 장아찌와 젓갈, 직원들이 허리에 찬 집게와 가위, 불판의 온도를 재는 레이저 온도계 등이 더 깊이 각인된다. 콘텐츠다.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하다.

 

"밥을 팔지 말고 콘텐츠를 팝시다"

 

콘텐츠란 무엇인가? 쉽게 말해 자신의 가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바로 콘텐츠다. 이걸 표현하는 데 나만의 스타일이나 색깔을 입히면 금상첨화다. 무도 그냥 무가 아니다. 우량아처럼 통통한 무, 육수를 만드는 정수기, 새로 바꾼 사각접시, 비오는 날 매장 앞의 가로수, 에어컨 청소, 직원 회식, 만석, 대기 등등.

 

자신의 가게가 다른 집보다 우월하다는 걸 은연중에 쓱 내비치고 싶은데 경쟁자와 똑같아서는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나의 가게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에 나의 생각과 색깔을 입히자. 이것이 바로 콘셉트이고 곧 콘텐츠다. 가게를 찾을 모든 고객과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드러내고자 하는 자신만의 생각이 콘텐츠에 담기는 것이다.

 

 

나만의 최초를 만들어라

 

고객은 2등을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최초를 만들어내면 1등하기 쉽다. 흔하지 않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면 고객들은 이런 기억을 오래 간직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같은 메뉴임에도 원조를 찾는 게 아닐까. 소비자들은 어떤 메뉴를 먹고서 대금을 지급할 때 조금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자신의 선택에 후회감이 생기지 않으므로 추후 기회가 되면 또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저자는 우리들에게 '더블 테크+넘버+플레이팅'을 조합한다면 또 다른 원조를 충분히 만드러낼 수 있다고 권한다. 더블 테크란 말 그대로 두 가지 이상의 기술을 의미한다. 냄비를 사더라도 홑 바닥보다는 이중 바닥을 선호하고, 면도기를 고를 때도 홑 날보다는 이중 날, 삼중 날을 선택하고, 유산균도 장까지 무사히 도달하도록 이중 코팅된 것을 사는 것처럼 말이다. 

 

고갯을 설득하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는 숫자다. 이 숫자는 크면 클수록 디테일하면 디테일할수록 파워가 세진다. 예를 들어, 3분 카레, 60년 전통 평양냉면, 매일 새벽 4시 반에 끓이는 육수 등은 괜히 폼 잡으려고 동원하는 숫자가 아니다. 이 숫자는 뇌에 기준점을 잡아준다는 사실이다. 매일 새벽 4시 반에 끓이는 육수에 고객은 깊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된다. 마지막으로 '플레이팅'은 음식을 담는 그릇을 뜻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우린 이미 이를 알고 있다.

 

 

짜장면 위에 복어튀김 

 

 

진정한 친절

 

"친절은 남의 고통을 없애주는 일이다"
인간이 느끼는 고통은 여러 가지다.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모두 고통을 느낀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고통은 후회다. 잘못된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면 자기 허벅지를 100번쯤 꼬집고 싶을 정도로 아파진다. 후회 말고도 크게 고통을 느끼는 또 하나의 순간은 내가 가진 돈을 지불할 때다. 입이 쓰다. 뇌가 오그라드는 것 같다. 그래서 신용카드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지불에는 고통이 따른다.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신체적 아픔에 반응하는 뇌 부위가 현찰을 지불할 때도 똑같이 반응한다고 한다. 이처럼 돈을 지불하는 행위만으로도 고통을 느끼는데 손해까지 봤다면? 고객은 다 안다. 이전의 경험들을 바탕으로 내가 지불하는 금액이 합당한지를 매 순간 의심한다. 그리고 확인한다. 옆집은 커피를 시키면 수제 쿠키를 내주는데 내 집에서는 그런 서비스가 없다? 그럼 2배쯤 아파진다. 지난번 회식했던 고깃집에서는 다음 날 감사하다고 스타벅스 커피 쿠폰을 보내왔는데 내 집에서는 입을 싹 씻는다? 경쟁자들은 마일리지도 적립해주는데 우리는 카운터에서 누룽지 사탕으로 때운다? 아, 이러면 심각해진다. 고통 정도가 아니라 고객의 뇌에서 쥐가 날지도 모를 일이다.

 

 

전략을 디테일하게 짜면 고객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후회하지도 않고, 무척이나 친절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후 당연하게 재구매를 위해 가게를 찾게 된다. 그렇다. 이제는 고객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없이 보여줄 그런 장치들을 모두 찾아보자. 인사말, 일회용 앞치마, 생수병, 2개의 숟가락, 시그니처 메뉴 등은 기본이고, 어떤 재료로 누가 어떻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

 

 

'왜'라고 세 번 물어라

 

첫째, "왜 매출이 오르지 않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전 단계를 뒤져야 찾을 수 있다.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하게 "맛이 없어서", "불친절해서", "꼭 가야 할 이유가 없어서" 등 이런 식은 곤란하다.


매출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손님이 없어서'다. 손님이 주기적으로 오면 웬만해선 매출이 줄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손님이 오지 않을까?" 두 번째 '왜'가 시작된다. 왜? 도대체 왜? 다른 집에 비해서 혜택을 주지 못하니까. 무슨 혜택? 고객은 같은 가격이면 권위나 서비스, 친절, 푸짐함, 분위기, 마일리지 등으로 가득 찬 집을 선택한다. 시간과 돈을 낭비해가면서까지 어설픈 주인장을 응원하러 갈 여유가 고객에게는 없다.


반복한다. 고객은 아마추어에게 너그럽지 못하다. 그렇다면 "왜 우리 집은 고객에게 혜택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세 번째 '왜'다. 고객이 원하는 것도 모르고, 또 겉으로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지만 끊임없이 계산하기 때문이다. 대출금, 임대료, 보증금, 식재료, 인건비… 그러니 도저히 새롭고, 놀랍고, 다시 찾을 재미를 줄 수 있는 무기를 더 내놓을 수 없는 것이다. 칼국수나 곰탕에는 김치 두 종류, 백반에는 6~7찬, 삼겹살집에서는 고기, 상추, 명이, 파절이, 찌개, 젓갈. 이것보다 더 주고 싶지만 뇌에서 말린다. 그러다 큰일 난다고. 헌데 이 녀석이 다른 매장에 가면 180도 바뀐다.


"아이고 달랑 김치만 주고 말어? 청계산 가보니 보리밥도 내주던데. 열무김치랑 비벼먹으라고"


당연한 거 아니냐고? 남들도 다 나처럼 준다고? 그러니 3년 안에 85%가 문을 닫는 것이다. 이제는 당연한 걸 지킬 때가 아니다. 고객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해야 할 타이밍이 왔다. 고객들이 지불하는 금액보다 작은 가치를 돌려드리면 당신은 반드시 머릿속에서 하얗게 지워진다. 굳이 당신의 식당이 아니어도 갈 곳은 차고 넘치니까.

 

 

일상이 콘텐츠다

 

요즈음 TV를 켜면 요리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매우 높아졌다. 왜냐하면 이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현 위치를 고수하겠다고 사일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현상 유지도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 고객은 자극에 반응한다. 그래서 저자는 비가 올 것처럼 흐린 날엔 김치전 부치는 동영상이라고 올리라고 주문한다. 일상의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하는 장사는 분명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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