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용설명서 - 내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 방법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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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각박하니 누군가 소리 내어 울어도 관심을 갖는 이가 드문 세상이 되었습니다. 근심, 걱정이 많아서 불면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얘기를 하고 싶었고 저도 불면증에 시달리기에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썼습니다. 우리가 괴로운 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내 생각의 함정, 내 마음의 함정에서 스스로 걸어 나와야 합니다. 내 자유와 행복을 누가 훔쳐갔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인생, 재미없으면 비극입니다. 기쁨과 고통도 행복과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를 빌어봅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타인의 시선을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되라

 

이 책의 저자 김홍신은 장편소설 <인간시장>으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 소설가가 되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그는,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8년 연속 의정평가 1등 국회의원(제15, 16대)'으로 소신과 열정의 삶을 펼쳤다. 이후 정치판을 물러나 건국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며 집필활동에 복귀했다.

 

197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인간시장>, <칼날 위의 전쟁>, <바람 바람 바람>, <내륙풍>, <난장판>, <풍객>, <대곡> 등으로 대한민국에 소설 폭풍을 일으키며 한국소설문학상, 소설문학작품상을 수상했고,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높이는 대하역사소설 <김홍신의 대발해>(전10권)를 발표해 통일문화대상과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2015년 장편소설 <단 한 번의 사랑>으로 한국문학상을 수상했고, 2017년 장편소설 <바람으로 그린 그림>을 발표하며 상처를 끌어안는 사랑의 향기를 전했다. 

 

그 외에도 <삼국지>, <수호지> 등의 중국고전 평역서와 <인생견문록>, <인생사용설명서>, <인생사용설명서 두 번째 이야기>, <그게 뭐 어쨌다고?>, <인생을 맛있게 사는 지혜>, <발끝으로 오래 설 수 없고 큰 걸음으로 오래 걷지 못하네> 등의 에세이를 포함해 130여 권의 책을 출간하면서 신념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공평함을 제공했다. 하루라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늘 불공평하다고 투덜거린다. 왜 그럴까? 이를테면 좋은 부모를 만나 출발선에서부터 커다란 차이를 느끼기에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커다란 차이라는 게 받아들이는 사람의 그릇이 크고 작으냐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 경기에 견주곤 한다. 처음 출발은 동일한 선에서 출발한다. 아니 등급별로 다른 선에서 출발한다고 하는 게 옳은 말일 것이다. 그런데, 결승선 테이프를 끊는 것을 생각해보자. 처음에 앞서 나간 사람이 항상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 시간이란 처음엔 우리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서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 김홍신은 하루하루의 사용이 의미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1년 중의 1월 1일은 모두 동일하게 시작하지만 12월 31일에 맞이하는 그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이다. 책은 1년 365일의 하루하루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말하자면 작가 김홍신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365가지의 방법인 셈이다. 그는 인생의 출발이 불공평하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먼 미래를 향한 자신의 목표에로 한걸므씩 내딛기를 권하고 있다.      

 

 

한 발짝 더

 

집안의 몰락, 굶주림, 전학, 대학입시 네 번 실패, 또 한 번 집안의 몰락, 휴학, 소설 응모 6년 연속 낙방.... 죽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며 겨우겨우 살아있었던 내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서늘할 때가 있다. 그런 슬픔, 좌절, 실패, 고통, 절망이 한 땀 한 땀 꿰어져 나를 성장시켰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의 아픔이 소설 쓰기에는 참 소중한 원자재였다. - 82쪽에서

 

이 글을 읽다보니 나의 성장사와 닮은 점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적 나는 매우 부유한 집에서 자랐다. 철없이 개망나니처럼 놀던 나에게 첫 번째 찾아온 시련은 국민학교 6학년 때 어느 날 귀가했더니 커다란 집의 세간살이에는 온통 차압딱지 일색이었다.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체가 도산하면서 채권자들이 자신의 채권 권리를 행사한 것이었다. 그날 저녁 늦게 나는 작은 이모의 손에 이끌려 가족들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그렇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꽃이 없는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에는 이런 시련들이 있다. 한참 뒤에 성장해서 자신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면 힘들었던 그 시련이 바로 인생 수업이었음을 알게 된다. 만약에 그때의 어려움에 무릎을 꿇고 대충 건성건성 살면서 시간만 보냈다면 후회의 눈물을 삼켜야만 할 것이다. 자신의 앞에 놓인 장애물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래야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맷집이 생겨 재산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모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위해서 앞으로 한 발짝 더 내딛어야 한다.

 

 

바지런한 영혼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사람은 심장이 뛰고 숨을 쉰다. 그러나 그것은 생물학적 자율신경계의 움직임이지 사람다운 구체적 행위는 아니다. 시계는 멈추어도 24시간이라는 틀이 있어서 하루에 두 번은 맞지만 사람은 틀에 짜여진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기에 멈추면 탈이 난다. 편안한 삶 속에는 성장이 없다. 뭔가를 시도한다는 것은 실패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이 천하를 흔들거나 호령하기 마련이다. - 83쪽에서

 

놀지 않고 하는 일에 꾸준한 사람들을 바지런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아먹는다든가 처마 밑의 바위가 빗물로 인해 구멍이 난다는 등의 얘기를 통해 어릴 적부터 '근면근면'의 중요성을 배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멈추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죽은 뒤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혼은 바지런해야 빛난다.

 

 

딛고 일어나면 기회

 

어렸을 때 강물이나 저수지 같은 곳에서 헤엄쳐본 적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바닥이 깊어져 허우적거리다가 물을 마셔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발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있다가 바닥에 닿는 순간 힘차게 바닥을 차고 솟구쳐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 179쪽에서

 

특히,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들은 이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헤엄치다가 지치면 두 발로 서면 될 정도로 얕은 물이어서 늘 자신만만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갑자기 깊은 웅덩이가 생겨 두 발이 푹 빠지게 되면 일순간 겁을 먹고 허우적거리기 쉽다. 하지만 이때 몸이 물 속으로 빠지더라도 곧 두 발로 박차고 위로 올라온 경험을 해본 사람은 오히려 이후부터는 더욱 자신감이 생겨 물에서 헤엄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바닥은 드러눕거나 주저앉는 자리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바닥을 박차고 일어나는 곳임을 맘 속 깊이 명심해야 한다. 즉 바닥은 위기임에 틀림없지만 내딛고 위로 오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들 인생사에는 여러 차례 바닥으로 추락하는 좌절을 경험하게 된다. 그럼에도 딛고 일어나면 반전의 기회가 되지만 누워버리면 눈물과 고통만 안겨준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실험대상들을 연구한 결과를 토대로 바닥을 딛고 튀어오르는 '회복탄력성'이 큰 사람들이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말한다.

 

 

확대해 보기

 

한 잡지사에서 보낸 편지에서 참 기기묘묘한 모양을 가진 갖가지 보석 사진을 보고 내가 모르는 보석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진 설명을 읽어보니 그것은 보석이 아니라 모래를 250배 확대한 사진이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우리 마음에 드는 것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눈에 보이고 내 마음에 드는 것만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경우가 너무 흔하다. - 214쪽에서

 

우리들의 삶 속엔 이렇게 어리석음으로 가득찬 행동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얼마전 신문 기사 속에서 사기 전력의 다단계업자 출신이 지방 항공사의 회장 행세를 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비상장주식의 판매로 피해를 입힌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에 들어갔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다. 사기도 그렇다. 겉모습의 화려함에만 빠진다면 결국 그들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     

 

사람의 마음을 1백 배 정도 확대해보면 세상에 싫어할 사람도 미워할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어쩌면 좋은 사람이 천하에 가득 넘치고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나를 확대해서 남을 기쁘게 하고 남을 확대해서 내 보석으로 삼는 사람이 현자賢者이다"라고 말이다.

 

 

"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내 삶을 사랑하는 발걸음을 한걸음씩 내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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