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리더십 - 대한민국 CEO를 위한 건배사
정성식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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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함께 가성비가 요구되는 시대다. 투입되는 에너지보다 훨씬 더 많은 효과를 기대한다. 빠른 시간 안에 원하는 것을 모두 얻길 바란다. 다른 말로 하면 효율이다. '회의를 오래 하는 사람이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효율을 따져본 결과다. TV 광고가 30초를 넘지 않는 것도 효율 때문이다. 30초가 지나면 시청자는 곧바로 채널을 돌려버린다. 30초는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다. 그래서 30초 리더십이 있는 건배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건배사, 짧지만 강렬해야

 

책의 저자 정성식은 경제 전문 1등 채널 한국경제TV에서 16년 동안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해 온 프로듀서이다. '어디서든 주체적이면 그곳에 진리가 있다'는 뜻의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을 생활신조로 삼고 있는 그는 무엇이든 생각으로 머물지 않고 행동에 옮기는 그야말로 욕심쟁이다. 경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많은 CEO, 리더들과 소통한 결과 국내 최초로 '기업가정신 콘서트'를 공동 기획해 기업가정신을 널리 알리고 대중화하는 데 공헌하기도 했다. 문화 트렌드에도 관심을 가지며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넓혀왔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주목받고 있는 가상 현실을 연구하는 언론인 모임 '한국VR미디어협회'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한국경제TV에서 장중 생방송을 총괄하는 제작부장으로 근무하면서 국제적인 경제 이슈와 국내 증시 현황을 알기 쉽고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슈와 트렌드를 분석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재테크를 주제로 한 <최고의 FP를 꿈꿔라>, 1인 가구와 그들을 중심으로 한 솔로이코노미를 재미있게 다룬 <즐거운 왕따 나홀로 경제학>등이 있다.

 

건배사는 칭찬하고 격려하며 위로하는 힘이 있고, 용기와 지혜도 준다. 30초 정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 속에는 꼭 귀담아들어 봄직한 내용이 있다. 그렇기에 건배사를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집중한다. 30초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성공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철학과 지혜, 인문학적인 세계가 담겨 있다.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술잔을 들고 있기 때문에 짧을 수밖에 없는 것이 건배사다. 짧고 강렬한 건배사가 요구되고 그것을 준비한 사람이 더 환영받는다. 이것이 건배사를 30초 리더십이라고 하는 이유이다.

 

 

 

 

져주는 사람이 되라

 

"당신멋져"

당하고/나고/지게 살되 가끔은/주자

 

이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가치 있는 것이 져주는 것이다. '지다'는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의미이므로 실패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런데, '지다'를 살짝 바꿔서 '져주다'로 고치면 그 의미가 확 달라진다. 즉 상대를 배려하는 양보의 마음을 담고 있다. 이는 자가 자신이 주도적으로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므로 '관용'으로 승화된다.

 

지는 사람에서 져주는 사람이 될 때 세상을 더 크게 보는 진정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 져주는 것은 남을 위한 행동이기에 앞서 나를 위한 것이다. 져줌으로써 나를 비우고 새로운 것을 채움으로써 더 발전할 수 있다. 조상들이 훌륭한 인물을 두고 '그릇이 크다'고 말한 것도 담기보다는 비우는 것에 더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다. 비운다는 것은 곧 더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의 그릇은 어떠한가? 오늘도 담긴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엇인가를 꼭 붙잡고 있는가? 오늘은 당신의 그릇을 비우고 당당하게 져주자. 결국 당신의 빈 그릇에 더 많은 것이 채워질 것이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지게 살되 가끔은 져주자. 그래서 멋진 구호가 완성된다. "당. 신. 멋. 져."

 

 

적중이지適中而止

 

이는 성군 세종대왕의 술자리 전략이다. 세종대왕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 인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업적을 이뤘다. <태종실록>을 보면 아버지 태종은 세종에 대해 "술은 마시지만 중간에 적당히 그치는 절제력이 있다適中而止"고 말하며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그의 성품을 칭찬했다.

 

재위에 오른 세종은 국정 운영에 있어서도 신하들의 의견에 무조건 따르거나 무조건 밀어붙이지도 않고 적당한 시간과 간격을 두어 모두가 만족하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적중이지'의 정신으로 한쪽으로의 쏠림 없이 합리적인 결과를 마련했던 세종은 그래서 우리 역사상 최고의 리더이자 성군으로 칭송받고 있다.

 

"두주불사斗酒不辭보다는 적중이지適中而止"

 

 

축배의 노래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길을 잘못 든 여자'라는 뜻으로, 매춘부 비올레타와 상류층 남자 알프레도 간의 운명적 사랑을 다루었다. 한국에서는 1948년 명동 시공관에서 <춘희椿姬>(동백 아가씨)라는 제목으로 초연이 올랐다고 한다. '마시자, 마시자'라는 구호로 강렬하게 시작하는 '축배의 노래'는 이 오페라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이다. '사랑은 덧없는 것이고, 쾌락보다는 진실한 사랑이다'라는 외침과 '순간의 쾌락이 모든 것'이라는 상반된 입장은 주인공들의 엇갈린 운명을 암시한다.

 

파리 상류사회의 이중적인 모습과 그릇된 윤리관을 비판한 <리 트라비아타>는 동시대 이야기를 비판적으로 다루었다는 이유로 구설에 오르자 이야기 속 배경을 백 년 전으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아름다움의 허상과 신분 차별, 그리고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은 이 오페라는 그래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건배사는 30초의 마술

 

"아싸가오리!"

끼고

랑하며

슴에

래 남는

더를 위하여

 

30초 리더십으로 부를 수 있는 건배사는 마음을 두드릴 수 있어야 한다. 건배사를 듣고 마음의 두드림을 느낀 사람들은 생각을 바꾸고, 태도와 행동까지 변화할 수 있다. 행동의 변화는 운명까지 바꿀 수 있으니 건배사의 나비효과다. 마술과 건배사는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을 두드린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건배사는 30초의 마술이다. 

 

 

귀에 듣기 좋은 건배사는 술자리가 끝나면 곧 잊혀지지만,

마음을 두드린 건배사는 오래도록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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