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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은 당신처럼 공부하지 않았다
김도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12월
평점 :
사람들이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뭘가? 한 방송 매체가 '내 인생에서 후회되는 일'이라는 주제로 사람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부모님께 효도할 걸', '술 어지간히 먹을 걸', '돈 좀 아껴 쓸 걸' 등 수많은 후회가 나왔는데, 그중 1위가 무엇인지 아는가? 10대부터 40대까지 남녀가 공통으로 꼽은 가장 후회되는 일 1위는 바로 '공부 좀 할 걸'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수능 만점자 30인의 진짜 공부법
책의 저자 김도윤은 (주)나우잉 교육컨설팅사 대표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동기부여 전문가이다. 그는 '스물네 살 지방대 입학, 서른 살 늦깎이 졸업생'이란 꼬리표를 '공모전 17관왕', '고용노동부 청년 멘토', '대한민국 국민대표 61인', '대한민국 인재상(대통령상)',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타이틀로 바꾼 근성의 청년으로 공부에 대한 갈증과 끈질기게 덤벼들어 해내고 말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 탓에 대학 입학 후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의 즐거움을 깨우친 다음부터는 지금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체화하며 공부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홍보회사 플레시먼힐러드코리아를 거쳐 교육컨설팅사 ㈜나우잉을 창업했으며, 현재는 창의성, 프레젠테이션, 동기부여 등을 주제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KT&G는 물론 경북대, 전북대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다. 저서로 <날개가 없다 그래서 뛰는 거다>,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기획에서 기획을 덜어내라>, <최후의 몰입> 등이 있다.
대한민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라면 거의 대부분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통과의례를 치룬다. 이는 바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다. 1994학년도부터 2018학년도까지 응시생만 총 1,839만 명이다. 대한민국의 인구가 약 5,000만 명이라고 보았을 때 35% 정도가 이에 해당하는 엄청난 숫자다. 한 해 평균 지원자는 대략 60만 명이라고 한다. 모든 시험에서 만점이란 실로 어려운 일이다. 25년 동안 수능 만점자는 전국적으로 201명 뿐이라고 한다.
총 2부('1등에게는 위기를 돌파할 습관이 있다', '공부 맥락과 디테일이 차이를 만든다')로 구성된 이 책은 수능 만점자 30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부를 재미있게, 심지어 잘할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즉 1년 여에 걸쳐 130여 가지가 넘는 질문을 하며, 동기부여, 목표설정, 수능과 내신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심층 인터뷰했기 때문이다.

왜 공부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스스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가장 좋은 답은 '자신의 꿈'이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꿈은 순수하고 그 힘이 강하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도 추진력이 세기 때문이다. 그래하만 힘들어도 인내하면서 계속 밀어붙일 수가 있다. 따라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이루고 싶은 일이 바로 그런 꿈이 된다.
그러나 꿈이 있으면 좋겠지만 만약에 꿈이 없더라도 중요한 것은 명확한 목표의 설정이다. 물론 꿈과 목표는 다르다. 꿈은 실현하고픈 이상이기에 당장은 막연할 수 있지만 목표는 눈에 보이는 도달 지점이다. 그래서 공부를 지속적으로 하려면 반드시 목표가 있어야 한다. 서울대 심리학과 강상훈 학생의 목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학과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었다.
"전 심리학과에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별로 원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공부했던 거 같아요. 학교라도 좋아야지, 부모님이 원하지 않는 과를 간다고 해도 허락해주실 거 같았거든요"
나는 친구 따라 공부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대표 포털 사이트를 만든 네이버의 이해진 대표와 다음의 이재웅 대표는 어린 시절 같은 아파트에 살았다고 한다. 또 이해진 대표와 최대 게임사 넥슨의 김정주 대표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 때 기숙사 룸메이트였다고 한다. 심지어 이해진 대표는 카카오톡 김범수 의장과 삼성SDS 입사 동기로 알려져 있다. 이걸 우연으로 봐야 할까, 운명이라고 해야 할까? 주변의 친구들은 나의 학업에 분명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 경영학과 이충영 학생은 친구들이 자신의 롤모델, 즉 닮고 싶은 대상이자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저 같은 경우 공부하는 데 친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특히 공부 방법이나 태도를 많이 배웠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방법을 이해시키려고 설명을 하지만, 친구들은 직접 몸으로 보여주니까요. 작게는 문제 풀이 방법을 알려주고, 크게는 공부 시간과 공부 습관을 보여주죠. 열심히 하는 친구의 성실한 태도나 효과적인 공부 방법을 배우고 싶다거나, 잘하는 친구처럼 되고 싶다는 목표가 공부를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해요"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다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엉덩이 힘으로 한다"
어렸을 적부터 공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절망할 필요도 없지만, 만점자들이 치열하게 노력해왔던 시간을 거저 얹으려고도 하지 말자. 공부 습관은 '언제 시작했느냐'보다 '얼마나 오랫동안 노력하고 유지했는지'가 핵심이다. 우리가 부러워하던 만점자들 또한 타고난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두고 공부에 몰두해왔다는 사실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더 희망적이다. 지금부터라도 장기적으로 보고 시간을 들여 노력하면 결과를 바꿀 수 있으니 말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김승덕 학생의 말을 들어 보자.
“어떻게 하면 성적을 빨리 올릴 수 있냐고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질문할 때가 많아요. 그때마다 항상 강조하는 것은 단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반드시 해야 하는 얼마만큼의 노력과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거거든요. 절대적인 노력의 양이 채워지지 않으면 성과를 얻을 수 없어요.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보다 하루에 1시간 공부를 덜 했다고 해봐요. 그 1시간이 모여서 3년이 지났다고 하면요? 그러면 두 사람 사이에 1,000시간의 격차가 벌어지잖아요. 그 격차를 좁히려면 하루 24시간 꼬박 매일 공부만 한다고 했을 때 무려 42일이나 해야 하거든요. 따라잡을 수 없는 간격인 셈이죠. 하루 1시간이 만들어낸 차이가 이렇게 어마어마할 수 있다는 게 놀랍지 않아요? 내가 남들보다 하루에 1시간씩 공부를 덜 했다면, 그 1,000시간을 따라잡기 위해서 1,000시간 이상의 노력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1시간이라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렇게 벌어진 시간과 그 시간에 만들어낸 기본기가 나중에 압도적인 차이를 만들거든요"
내신 때문에 특목고를 피하지 마라
분위기가 매우 중요하다. 만점자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가 학업 분위기이다. 이는 공부를 지속할 수 있게 해주고, 곧 공부 습관으로 연결된다. 유명 대학교에 입학하는 학생들을 많이 배출하는 학교에 가보면 이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쉬는 시간에도 결코 쉬지 않고, 복습과 예습을 하는 면학 분위기를 목격할 수 있다. 자신의 주변에 모두 열심히 하는 학생들뿐이라면 쉬고 싶어서 쉴 수가 없다. 전국 6대 자사고 중 하나인 상산고를 졸업한 김승덕 학생의 이야기다.
"무조건 특목고를 가는 게 좋아요. 제가 간 고등학교에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왔었고, 그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거든요. 제가 고3 때 야자를 하다가 공부하기 너무 싫어서 복도에서 친구 3명과 잠깐 장난을 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딱 뒤를 돌아봤는데, 창문 안으로 보이는 교실 풍경에 놀랐어요. 단 한 명도 졸지 않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그런 걸 보면서 '아, 내가 지금 자만했구나' 깨달았죠. '저 친구들 저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나도 얼른 들어가서 공부해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갈 때가 되게 많았어요"
핵심은 공부의 질이다
공부 습관에는 동기부여부터 시간관리, 체력관리, 감정관리 등 공부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습관화해야 한다. 고등학교 3학년의 수험 생활은 체력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그러자면 자투리 시간에 잘 쉬고, 잠을 자야 하는 시간에 충분히 자는 게 더 효과적이다. 이런 기본적인 휴식을 게을리한다면 정작 공부해야 할 순간에 공부를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원유석 학생도 이런 얘기를 한다.
"저희 학교가 고3 때 아침에 자습 시간을 줬었는데 애들이 정말 많이 자더라고요. 절반 이상이 잤거든요. 그렇게 된 이유가 애들이 공부를 안 해서가 아니라 저녁 늦게까지 공부를 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이 오전 시간을 활용할 생각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침에도 공부를 많이 할 수 있거든요. 결국 시간은 똑같은데 밤늦게까지 공부하면 오전 시간은 시간대로 못 쓰고 내 몸만 힘들잖아요. 그래서 밤에 공부하고 낮에 자는 게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정말 공부하기 싫을 때, 공부를 잊어라
공부가 너무 하기 싫을 때는 잠시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책상에 왜 앉아 있는지도 모르고, 공부에 집중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면 필요한 것은 휴식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다면 잠깐 쉬고 나면 재충전이 되어서 다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잇을 것이다. 만점자들도 고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수험 생활을 어떻게든 버틴 것이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김유진 학생은 재수까지 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했던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포기하면 나중에도 포기할 것 같아서 전부를 걸었어요. 음악을 하든, 체육을 하든, 공부를 하든 모든 게 본질은 다르지 않잖아요. 못하는 상태에서 잘하기 위해서 갈고 닦는 그 과정은 대부분 비슷하잖아요. 지금 포기하지 않아야, 나중에도 포기하지 않을 거 같았어요"
교과서만 공부하지 않는다
사교육의 정보도 유용하다. 수많은 학원과 유명한 강사의 인강만 무턱대고 늘릴 것이 아니라 우선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출문제나 EBS 교재부터 분석해보는 것이 좋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나 변형된 사설 문제가 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학원의 도움을 받아도 늦지 않다. 그래야 진짜 내 공부를 할 수 있고 성적도 오른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하형철 학생은 그런 점에서 사교육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스스로 교과서를 이해하고, 뭐가 중요한지를 판단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이런 수고로움을 사교육이 대신 해주니 그런 점은 좋죠. 중하위권이나 중상위권에 있는 친구들을 상위권으로 올려주는 데는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최상위권에 도달하려면 결국 자기 노력이 필요해요"
쉽게 암기하는 방법
사실 암기법엔 특별함이 없다. 특별한 방법이라기보다 평범한 방법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과정'에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암기의 경우 요령을 피우기보다 정공법으로 맞선 것이다. 즉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쓰고'를 반복하면서 안 외워지는 부분을 외워지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1등들의 암기법이었다. 연세대학교 의예과 최동욱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저는 같은 내용을 네 번 반복해서 봤어요. 고2 때 어떤 영어 단어를 외웠다고 해도, 고2 겨울방학 때, 고3 3월 모의고사 때, 6월 모의고사 때, 9월 모의고사 때 다시 봤어요. 그러면 외워지더라고요. 한번 외웠다고 자만하지 않고 자기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수능은 기출문제에 답이 있다
시험을 볼 때 출제 의도를 아는 게 중요하다. '왜 이 문제를 냈나?'에서 그 '왜'에 대해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절대로 시험을 잘 볼 수 없다. 출제자의 의도를 모르고 시험 문제를 자구 틀리는 이유는 출제자의 의도를 읽으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해서다. 이런 출제 의도를 잘 파악하려면 평소 기출문제를 풀 때 문제를 분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하형철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출제 의도를 파악하려면 문제를 풀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니라, 그 문제를 분석해야 해요. 우리는 보통 틀린 문제만 보고 넘어가기 급급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맞은 문제도 이걸 어떻게 맞혔는지 알아야 해요. 예를 들어 '다음 보기에서 옳지 않은 것을 찾으시오'라고 묻는 문제를 푸는데, 그 근거를 지문에서 찾잖아요. 왜 정답인지, 저건 왜 정답이 아닌지, 지문의 어떤 부분에서 그 근거를 찾았는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해요. 이런 분석 없이는 문제를 잘 풀 수 없어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방법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 정작 시험에서 지나치게 긴장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이런 학생들에게 어른들은 '과거운이 없어서'라고 위로해준다. 물론 아무리 담대한 생각을 해도 긴장하지 않을 수는 없다. 왜냐하면 수능은 단 한 번의 기회이니까 말이다. 만점자들은 공부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신감이 시험 당일에 긴장감을 뒤어넘게 했다고 말한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최규원 학생도 이런 경험을 얘기한다.
"수험생에게 가장 힘든 것은 내가 이만큼 노력했는데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하면 어떡하지? 이런 불안감이거든요. 저도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무너지는 제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무서웠어요. 그런데 그런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에요. 실력이요. 자기 실력에 대한 확신이 그 두려움을 이기게 해줘요. 그런 확신과 실력을 가지려면 오랫동안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요. 노력하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아무리 긴장하더라도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공부는 겸손한 태도로 최대한 노력하고, 시험장에서는 자신감이 가득 찬 상태로 보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