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가 좀 숫자에 약해서 - 편안한 회사 생활을 위해 알아야 할 숫자의 모든 것
윤정용 지음 / 앳워크 / 2018년 10월
평점 :
저는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라고 부르짖으며 대기업, 관공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회계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회계를 누구나 쉽고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적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직장인에게 숫자 자신감을 만들어 주다
이 책의 저자 윤정용은 타고난 '숫자싫어증' 환자였다. 숫자가 무서워 숫자 업무가 전혀 없는 팀에 지원했으나 재무팀에 배치 받고 험난한 광야 생활을 했다. 신입사원 시절 숫자 관련 실수로 시말서를 쓰고, 선배에게 창고로 끌려가 된통 혼나는 일이 다반사였다. 맨땅에 머리를 박으며 숫자를 배웠고, 그 험난한 세월 덕분에 숫자 자신감은 기본이고 숫자를 내 몸처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었다.
주위의 권유로 회계 강의를 시작했는데, 회계 포기자들의 ‘입덕 강연으로 입소문이 나며 마이크임팩트스쿨 최고의 인기 강사가 되었다. <회계 완전 초보자〉를 위한 강의는 '쉽고 재미있으며, 당장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름 높다. 이를 바탕으로 쓴 <직장인이여 회계하라>는 회계 기초 문턱에서 좌절한 직장인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경제경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또한 신세계, CJ, 현대, 카카오, 롯데 등 유수 기업에서 회계 기초 교육을 진행하며, 멀티캠퍼스와 마이크임팩트스쿨에서 전임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직장인들에게 회계의 즐거움을 전파하는 '윤정용연구소'를 이끌며, 숫자가 무섭고 회계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 활동, 강의, 글쓰기에 전심을 다하고 있다.
숫자싫어증은 무엇인가?
숫자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산수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탓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제공했던 숫자이니 어쩌면 싫어하는 게 당연한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숫자가 있는 글은 읽기도 싫고, 계산은 더구나 싫다. 나아가 숫자와 관련된 업무는 피히려고만 한다. 이것이 바로 '숫자싫어증'인데, 이런 증세를 보이는 직장인들이 많다.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 본 경험이 있는가? 겁이 많은 사람은 롤러코스터를 좋아할 리 없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한 번 타보기만 하면 두려움은 서서히 사라지고, 오히려 희열을 느낄 것이다. 숫자싫어증도 마찬가지다. 숫자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 실수할 것 같고, 틀리면 바보 취급당할 것 같아서 숫자와 관련된 일들을 회피하다 보면 점점 더 숫자에 무뎌지고 무감각해진다.
그렇다. 해보지도 않고 미리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어리석음이다. 따라서, 숫자와 관련된 업무가 어려울 것이란 편견은 버려라. 어릴 적에 배우 사칙연산, 즉 '더하기 빼기 나누기 곱하기'만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그러므로 숫자에 대한 두려움을 접고 용기를 내면 새로운 즐거움이 기다리는 법이다.
계산기는 구시대 유물이 아니다
계산이 틀린 보고서를 받은 상급자들은 이를 다시 작성해서 보고하라고 하급자에게 지시를 내린다. 이에 대해 부하 직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틀린 걸 발견했으니 이를 감안해서 읽으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에서다. 어찌 뱁새가 봉황의 뜻을 알리요? 기본적으로 보고서 상의 계산이 틀렸다면 이 보고서의 신뢰도는 크게 실추된 셈이다. 그래서 업무가 많고 시간에 쫓기는 상급자들은 대부분 보고서의 재작성을 지시하는 거다.
계산을 잘 하는 방법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자는 "반드시 계산기를 사용하라"고 답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즈음 젊은이들은 전자계산기를 마치 천연기념물 같은 구시대의 유물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에 계산앱이 있는데, 왜 번거롭게 사이즈도 큰 이런 전자계산기를 들고 다니냐고 반문한다. 이럴 때 호통치는 유명 배우의 목소리가 있다.
"니들이 계산을 알어?"
물론 계산기가 없어도 PC에서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복잡한 계산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계산기의 사용을 권하는 이유는 그것만의 매력이 때문에서다. 아마도 꼼꼼하게 차근차근 숫자 패드를 두드리는 그런 자세가 실수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저자는 계산기를 이렇게 정의한다. "실용성과 홍보를 겸비한 사무실의 비밀병기"라고 말이다.
엑셀은 숫자 데이터 관리에 최적화된 계산 프로그램
처음 엑셀을 실행한다면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수백 개의 빈 칸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엑셀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프레젠테이션 자료도 만들고, 심지어 그림까지 그려야 한다. 처음엔 서툴겠지만 계속 활용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엑셀 없인 못 산다"고 노래를 할 정도가 될 것이다.
또 엑셀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회사가 숫자의 무한도전을 받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숫자의 도전에서 이기려면 데이터 관리가 필수적인데, 데이터 관리에 최적화된 계산 프로그램이 바로 엑셀이기 때문이다. 워드프로세서가 단순히 텍스트 입력을 위한 것이라면, 엑셀은 방대한 숫자 데이터를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계산기로 일일이 계산하면 하루 종일 걸릴 계산을 엑셀은 10분 만에 끝낼 수도 있다.
따라서 숫자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엑셀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이런 엑셀도 맹신하지 말라. 계산이 틀릴 수도 있다. 엑셀은 결코 실수하지 않지만 인긴은 실수를 하기 때문이다. 계산식을 빠뜨렸다거나, 키보드를 잘못 눌러서 잘못된 값이 입력되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 산출되는 결과치는 의도와는 달리 틀리게 나오게 된다. 따라서, 엑셀을 종료하기 전에 산출 수식이 잘 입력되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마치 '꺼진 불도 다시 보라' 는 말 처럼 말이다.
수익과 이익
수익과 이익은 같은 말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를 혼동한다. 어쨌든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니요"다. 비슷한 개념도 아니고 완전히 다른 것이다. 즉 수익은 번 돈이고, 이익은 수익에서 비용을 뺀 남은 돈이다. 예를 들어, TV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를 소개할 때 다음과 같이 말한다면 어디가 더 대박집일까?
"오늘도 하루 1000만 원 수익이 났습니다"
"오늘도 하루 1000만 원 이익이 났습니다"
정답은 바로 후자後者이다. 전자前者에선 1000만 원 수익을 내기 위해 들어간 비용이 계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매출액이라는 얘기가 된다. 후자는 비용을 빼고 남은 돈이 1000만 원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수익과 이익은 완전히 다르니 헷갈리지 말자. 이뿐만 아니라 아래의 개념도 잘 구분해야 한다.
매출총이익: 매출액-매출원가
영업이익: 매출총이익-판매,관리비
당기순이익: 영업이익+영업외수익-영업외비용-법인세
AR: 매출채권
AP: 매입채무
ERP: 전사적 자원관리
BEP: 손익분기점
ROI: 투자수익률
KPI: 중요업무평가지표
연말정산, 13월의 월급
연말정산이란 직장인이 매월 수령하는 월급에서 대략적인 근로소득세를 납부했지만, 최종적으로 연간소득합계액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를 정산하는 절차다. 이때 세금을 더 많이 납부했다면 돌려받고, 적게 냈다면 추가로 더 내야 할 것이다. 돌려받는 것을 환급이라하고, 추가로 납부하는 것을 추징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환급을 기대하므로 이를 '13월의 월급'이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1월에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지만 실제는 2월까지 연말정산이 가능하다. 추가할 사항이 있다면 2월까지 관련 서류를 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연말정산 경정청구다.
그런데 이를 진행하려고 해도 늦어서 눈치도 보이고, 또 회사에 알리고 싶지 않은 사항이 있을 수 있다. 만약 3월에 누락한 걸 찾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럴 땐 국세청 홈택스의 '경정청구 자동작성 서비스'를 이용해서 직접 신고하면 된다. 홈택스를 처음 사용하면 어려울 수 있으니, 가까운 세무서에 방문해서 경정청구를 쉽게 진행해 볼 수 있다.
세무서에 과세표준 및 세액의 경정 청구서, 근로소득원천징수 영수증, 소득공제 관련 증빙서류 등을 제출하면 된다. 이때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세금신고를 대신 해주는 곳이 있다. 세무사사무소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세무서와 세무사사무소를 혼동하는데, 세무서는 우리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세무공무원들이 친절하고 깔끔하게 처리해주니 마음 편하게 방문하면 된다.
증빙과 비용처리
비용처리를 할 때 정말 돈을 썼는지, 무엇에 쓴 건지 증명하는 것이 바로 증빙이다. 따라서, 증빙이 없다면 비용처리를 할 수 없다. 증빙이 있어야 비용처리를 할 수 있고, 비용인정을 받아야 나중에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선 매출만큼 중요한 게 세금이다. 직장인들에게 13번째 월급인 연말정산이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회사의 영업을 위해 돈을 썼다면 영수증을 꼭 챙겨야 한다. 대표적인 영수증이 세금계산서이다. 우리들이 평소 세금계산서를 볼 일이 없는 것은 세금계산서와 무관한 거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세금계산서를 보기 싫어도 자주 보게 된다. 세금계산서는 쉽게 말해서 회사와 회사가 거래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종의 회사용 영수증이다.
숫자실수는 다반사
보고서 작성할 때 단위를 잘못 적어서 상급자에게 혼난 경험이 없나요? 도시락 16개 주문을 61개로 주문해서 일주일 내내 도시락만 먹었다는 사람도 있다. 발주할 때 0 하나를 더 붙여서 재고 떠안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도 재료를 주문할 때 비슷한 실수를 한다. 시리얼 1개 주문할 것을 10개로 주문해서 박스 채로 배달이 온다. 아마도 이 사람은 매일 아침 시리얼을 씹으며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할 것이다. 따라서, 주문한 뒤 발주내역을 꼭 확인하고, 매니저에게도 주문내역을 보내서 다시 확인하는 더블체크를 하면 좋다.
숫자를 취급할 때 실수하지 않으려면 두 번 세 번 확인해야 한다. 자신이 없다면 동료의 도움을 받아서 더블체크하라. 이미 결재가 승인되었더라도 실수가 있었다면 바로 상사에게 알려서 정정해야 한다. 숨기려고 하다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 똑같은 실수를 두 번 세 번 하는 것은 실수가 아니라 고의다.
분식회계, 나라를 망친다
분식회계를 하는 목적은 기업의 이익을 부풀리고 실적을 포장해 우량기업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남에게 예쁘게 보이려는 화장과 같다. 그래서 주식상장을 앞두고 있거나,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야 하거나, 인수합병 시 기업의 가치를 높여 비싸게 팔아먹어야 할 때 저지르는 게 바로 분식회계다. 반대로 역분식회계를 하는 이유는 기업의 이익을 깎아 부실기업으로 보이기 위해서이다. 어느 사장이 자기 회사를 부실기업처럼 꾸미고 싶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있다. 왜 이렇게 할까? 세금을 덜 내고 싶거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싶거나, 또는 임금 인상을 안 해주려는 사장님들이 역분식회계를 한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
'직장생활의 반이 숫자다!'
직직장생활에서 숫자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숫자에 매몰되면 자칫하다가 숫자놀음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숫자놀음의 함정이란 사람은 사라지고 수치와 숫자만 남는 것이다. 숫자를 더하고 빼는 것은 참 쉽지만, 사람은 다르다. 잭 웰치가 이끌었던 GE는 미국 시가총액 1위이자 세계 최대의 기업이었다.
잭 웰치는 성과가 낮은 사람들을 매년 해고해 10만 명 이상의 직원들을 내보냈다. 사람들은 그를 경영의 신으로 칭송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떤가? 현재의 GE는 111년 만에 미국의 대표주가지수인 다우지수에서 퇴출당했다. 사람은 사라지고 수치와 숫자만 존재했던 기업문화의 결과다. 우리가 숫자를 이용할 때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숫자와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