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우리 아이의 직업이 사라진다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이혜령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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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대부분을 '인터넷'이라는 공간 속에서 보낸다는 건 단순히 게임에 중독되거나 온라인에 빠져 있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인이 되어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시대라는 걸 말하는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인터넷 안에 존재하며, 그 안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내 존재를 평가받으며 내가 있을 자리를 보증받는 기분을 느낍니다. 이제는 인터넷 세계에서 개인이 신용과 공감을 얻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진화하는 AI 세상에 걸맞는 인재로 키우려면

 

저자 후지하라 가즈히로세상에 넘쳐나는 정답주의, 전례주의, 안일주의를 부수고 정체된 교육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하는 교육자이자 저술가다. 자신이 직접 고안한 '세상 수업'을 통해 사회에서 필요한 '진짜 공부'를 가르치면서 일본 전역에 교육 개혁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도쿄 첫 민간인 출신 교장으로 부임해 폐교 위기의 와다중학교를 5년 동안 일본 최고의 학교로 바꿔놓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쿄대학교를 졸업한 뒤 리쿠르트에서 도쿄 영업총괄 부장, 신규 사업 부장, 펠로우 등을 역임하며 25년 동안 승승장구하다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교육을 만들기 위해 교육 개혁의 선봉에 섰으며, 저서로 <마흔, 버려야 할 것과 붙잡아야 할 것들>, <인생의 마지막 교과서>, <우리 학교가 달라졌어요>, <사람의 마음을 여는 열쇠>, <인생의 흐름을 바꾼다> 등이 있다. <닛케이 비즈니스>에서 8년 동안 서평을 집필하고 있으며, 누적 청강자 20만 명이 넘는 인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자율주행버스가 도로를 달리고 있고, 거리에서 쉽게 AI 로봇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세계 최고의 AI 기술을 보유한 나라다. 기술의 변화가 피부로 와 닿는 만큼, 교육 혁신의 필요성도 그만큼 간절하다. 일본에서 혁신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치조 고등학교의 교장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AI 세상의 학교'를 이끌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바뀐 세상에 맞춤한 '현실적인' 교육이 무엇이고 '미래형 인재'가 될 방법은 무엇인지 상세하게 안내한다.

 

 

 

 

정답이 없는 시대에 필요한 능력

 

1+2=3 같은 연산 문제나 미적분을 푸는 능력은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찾아내는 힘이다. 이는 정보처리능력에 해당한다. 반면에 정답이 없거나 또는 여럿인 문제를 해결하는 힘은 정보편집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제나 기업계에서는 이를 '문제해결능력'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OECD에서는 이를 놓고 교육정책의 표준화를 위해 이렇게 표현한다.

 

"일상의 지식을 얻는 것은, 디지털화 혹은 외주화가 되는 시대이므로 자기 자신의 사고방식, 창조성, 판적 사고가 문제해결이나 판단의 열쇠가 된다"

 

그렇다. 앞으로의 세상은 타인과의 협업이나 팀워크를 통한 협동 방식의 일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해진다. 그래서 무엇보다 타인과의 협동을 위한 '의사소통능력', 스스로 생각하며 시행착오를 거치는 '사고력 및 문제해결능력'이 중요하다. 이에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자들은 향후 다가오는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다음 세 가지라고 강조한다.

 

정보 및 의사소통능력

사고력 및 문제해결능력

대인관계 및 자기주도력

 

 

입사 시험에서도 정보편집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논술이나 입사 시험에서는 정보편집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을 많이 출제한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 본사에서 출제되었던 유명한 문제를 소개한다. "스쿨버스가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버스에 골프공을 가득 채운다면 몇 개나 들어갈까요?" 이 문제를 받아들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재빨리 버스 내부의 면적을 계산해서 골프공이 몇 개 들어가는지 빠른 시간에 산출할 것이다.

 

하지만 구글이 원하는 답은 이게 아니다. 그들은 면접자의 정보편집능력이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를 보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기발하면서도 재치 있는 답변들이 많았다고 한다. "스쿨버스에는 아이들이 타고 있습니다. 공을 넣는다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장난으로 다시 밖으로 던져질 테죠. 정답은 '하나도 넣을 수 없다' 입니다!", 이런 답변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는 대부분 '정답주의'에 사로잡혀 있어서 문제를 만나면 자신도 모르게 정답을 찾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문제처럼 정답이 없는데도 말이다. 이는 다분히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정답주의'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자녀 대부분도 학교의 이런 주입식 교육에 길들여져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정답을 찾으려는 경향에 빠지게 된다.  

 

정답에 가까운 의견은 무엇보다 재미가 없으며, 뇌를 활성화시키지도 못합니다. 브레인스토밍이 작동되지 않는 것이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정답에 가까운 의견은 쉽게 말해 이미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 정도가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1만 개 정도의 회사가 시도했을 것이고 그중 300개 정도의 회사가 시행착오를 거친 후 실패했을 것이다. 몇 군데 회사에서 성공했다면 벌써 상품화되었을 터이다. 따라서 논의에서 조금은 벗어난 의견을 마음껏 내보면서 정답주의 모드에서 뇌를 해방시킬 필요가 있다.

 

 

'놀이'와 '전략성'이 정보편집능력의 열쇠

 

정보편집능력은 정보처리능력과 달리 공부만 해서는 기를 수 없다. 다각도로 생각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놀이'라는 방식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다시 말해 정보처리능력과 정보편집능력과의 관계에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을 통해 배우는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을 통해 배우는가 하는 차이가 있다. 정답이 있는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과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 바로 그 차이 때문이다.

 

놀이 안에서는 예상 밖의 상황이 수없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 돌발 상황에 바로 대처해야 한다. 갑자기 놀이 인원이 부족해지거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거나, 도구가 갖춰지지 않았거나, 갑자기 비가 내리는 등의 작은 사건에 일일이 대처할 수 있는 풍부한 학습 기회가 놀이 속에는 존재한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집에서 블록 쌓기를 하며 놀고 있는 어린 자녀들을 살펴보면 이런 장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정답이 없는 상황이며 납득할 수 있는 해답을 끌어내는 힘, 즉 정보편집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고용가능성

 

많은 사람들이 직업을 찾기 위해 다양한 능력을 갖추려고 한다. 그렇다면 정작 조직의 인사부장은 어떤 인물을 찾고 싶어 할까? '내가 무엇을 갖출지'를 생각할 때 '인사부장 롤플레이'를 해보면 좀 더 쉬울 것이다. 즉 만약 우리들이 인사부장이라면 어떤 기준으로 채용을 할까? 대부분의 처리 업무가 AI로봇으로 대체된 시대라면 말이다.

 

이렇게 롤플레이를 하다보면 중요한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사람에게 믿음과 공감을 주며 일하기 위해서는 '크레딧(신임)'을 축적하는 것이 핵심이란 사실이다. 이는 이미 많이 들었거나 책을 통해 배워서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비단 조직의 채용에서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장사를 하거나, 창업을 하거나, 디자인 공예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에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90세 시대의 라이프 디자인, 희소성 있는 존재로 만들라

 

어떻게 해야 자신을 희소성 있는 존재로 만들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 가지 커리어를 5~10년씩 경험해 각각 희소성을 획득하고, 그것을 곱셈하면 100만 명 중 1명의 존재가 된다. 100만 명 중 1명이라 함은 올림픽 메달리스트급에 맞먹는 희귀한 존재이다. 동세대에 단 한 사람만 존재하므로 '고용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 반드시 돈을 잘 버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먼저 어느 한 분야에 집중해서 일하면서 100명 중 1명이 되는 희소성을 확보하자. 그런 후 다른 분야에서 다시 일하며 100명 중 1명이 되는 희소성을 또 하나 확보한다. 이럴 경우 둘을 곱셈하면 1만 명 중 1명에 해당하는 희소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를 이루는 시기는 대체로 이삼십대일 것이다. 이런 식으로 희소성을 계속 달성한다면 바로 100만분의 1에 가까운 확률이 될 것이다.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사무직은 소멸한다

 

시대의 변화는 불필요한 직업의 소멸을 촉발한다. 이미 지난 역사가 이를 증명한다. 세무사, 번역가, 과학자, 증권 애널리스트 등 부모 세대에서는 전문직으로 통하던 이런 업무들이 대거 기계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따라서 우리들의 자녀들은 이제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바로 '고용될 수 있는 힘'인 것이다.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들에게 이 책의 필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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