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문학의 거목이었던 스웨덴 작가 헤닝 만켈은 <발란더 시리즈>의 저자로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 67세의 일기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다수의 범죄이야기와 희곡, 청소년 소설 시리즈를 발표하며 작가적 명성을 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사회 운동가로서 그의 남다른 삶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자신의 또 다른 고향으로 삼아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극단을 꾸리고, 기아와 질병, 정치적 불의와 억압, 인종차별과 내전으로 고통 받는 아프리카 대륙의 산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정치적, 사회적 투쟁을 선도한 투사로서의 면모는 많은 유럽인들에게 귀감이 되었습니다. 작가로서,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정의를 무기로 굴복하지 않았던 그의 삶은 그의 유고집 <사람으로 산다는 것>을 통해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을 글쓰기로 이끈 것은 무엇입니까?

 

나의 아버지는 늘 책읽기를 권했고 나는 그에 충실히 따랐습니다어린 시절부터 상당히 많은 책을 읽었습니다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편이었고상상이 생존의 기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주 빠르게 익혔습니다상상의 힘이 현실과 대등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고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합니다.

여섯 살 때 나의 할머니는 내게 읽기를 가르친 이후 여전히 단어를 쓰거나 문장을 만들고이야기를 전달할 때의 그 놀라운 감정을 매번 환기하곤 합니다내가 맨 처음에 쓴 것은 로빈슨 크루소를 한 페이지로 요약한 것이었습니다안타깝게도 그 이상의 것을 해내지는 못했지만 그 순간이 바로 내가 작가가 된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토록 많은 독자들이 당신의 작품을 좋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해서그리고 그 속에서 끓임 없이 변화하는 사람들을 묘사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나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로써 글을 씁니다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근본적으로 실존적인 질문들입니다인간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내가 사는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하는 것들 말이죠내가 쓰는 모든 것은 어떻든 그것에 관한 것입니다.

 

창작의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디에서 얻습니까또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십니까?

 

나는 도처에서 영감을 얻습니다특히 책을 많이 읽습니다나는 일에 상당히 몰두하는 스타일이고 글을 쓸 때는 극단적인 엄격함을 유지합니다창작자로서 나는 항상 스스로를 몰아 부칩니다그래서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풍경이나 느낌을 수집하는 것이 나의 휴식이 되어버렸습니다그것은 마치 빈 보트에 물이 차올라 보트가 침몰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보트를 다시 비워야 할 때와 마찬가지 일입니다




형사 발란더의 인기요인은 무엇입니까?

 

발란더는 매우 인간적인 캐릭터입니다그는 유능한 탐정이지만 약점이 많습니다당뇨병으로 고생하고 인간관계도 취약합니다자기 일에 몰두하지만 스스로 옳은 일을 하는지아닌지 여전히 의심하고 있습니다그리고 종종 미스터리와 동떨어진 또 다른 곳을 갈망합니다그저 우리 모두가 때때로 그러는 것처럼 말이죠.

 

발란더 시리즈를 쓰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또 커트 발란더라는 인물은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발란더 시리즈의 아이디어는 1980년대 스웨덴의 인종차별에 대해서 쓰려던 것에서 기인합니다인종차별은 내게 있어 하나의 범죄이고범죄 소설을 쓴다는 것이 내게는 매우 자연스럽게 여겨졌습니다나는 커트 발란더의 이름을 전화번호부에서 골랐습니다글을 쓸 때 항상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현실은 점점 피상적이고 폭력적으로 되어 가고 있습니다우리 주변에 널린 폭력과 그것이 주는 영향을 발란더를 통해 반추하고자 했으나 현실은 언제나 시를 능가합니다.

  

당신은 커트 발란더와 많이 닮았습니까?

 

우리는 음악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고 둘 다 자신의 일에 엄격한 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발란더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만내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가공의 인물이니 상관은 없습니다.

 


당신의 문학적 롤모델이 있습니까있다면 누구입니까?

 

아우그스트 스린드버그존 르 카레고대 그리스 희극 등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맥베스를 예로 들자면현존하는 최고의 범죄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프리카와 스웨덴 양국에서 살 생각을 했습니까어디가 좀 더 집처럼 느껴집니까?

 

아프리카와 유럽 사이를 오가던 삶은 나에게 균형 잡힌 관점과 거리를 주었고나를 좀 더 나은 유럽인이 되게 해준 것 같습니다스웨덴의 꽁꽁 얼어붙은 땅과 모잠비크의 불모의 땅은 각각 스웨덴의 추운 겨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의 메마른 열기까지 각인시킵니다양쪽 다 나의 집입니다그러나 나는 항상 유럽인일 것입니다.

 

범죄소설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나는 무엇인가 배우기 위해 책을 읽습니다나는 비평적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책을 선호합니다좋은 범죄이야기는 범죄에 대해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범죄를 해결해야 합니다범죄 이야기가 반영하는 문화의 심리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는 거죠.

 

아프리카에 살며일하는 것은 어떻습니까특히 가혹한 빈곤과 HIV와 AIDS에 관련된 최근 상황을 고려한다면...

 

나는 매일 곤궁함과 비참함을 봅니다그러나 또한 기쁨을 보고 웃음소리를 듣습니다사람들은 스톡홀름 거리에서보다 마푸토 길거리에서 더욱 웃습니다마치 서양은 신용과 지불 사이에서 웃음을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웃음이 아프리카인을 여전히 지탱해줍니다극단 <아베니다>와의 작업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도전이었습니다.

가장 빈곤한 나라에서 연극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그곳에는 상상력이 있고 거기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가난하다고 해서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상상력을 발휘해야만 합니다아프리카의 빈곤문제문맹과 HIV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사회에 도움을 청했을 때 그들의 냉소에 좌절을 맛보기도 했습니다그러나 나는 모두를 도울 수 없지만 작은 도움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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