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독서 경험 속에는 그 사람의 과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기억은 재구성되는 것이며, 과거를 사진처럼 정확하게 재생할 수 있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일지도 모릅니다. 사진조차 그런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게코스키도 사진처럼 세밀한 기억력을 자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실제로 그 책을 읽었던 것인지 의문을 품습니다. 물론 그는 이 책을 쓰면서 언급한 책들을 다시 읽는 작업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진짜로 읽었다고 믿은 책을 실제로는 안 읽은 경우도 있고,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여긴 책의 내용이 기억과는 전혀 다르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현재가 과거에 의해 만들어지듯이, 우리는 현재 안에서 과거를 만든다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독서 경험까지 재구성하는 셈이죠. 우리는 현재 경험하는 바에 따라 지나온 삶에 대한 가닥과 감정을 취하여 그것으로 이야기와 테마와 삽화를 만듭니다. 곧, 과거에 내가 읽은 책은 과거의 나, 더 나아가 현재의 나를 아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이란 그래서 오묘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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