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혼자 있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트레제게 | 2010-07-04 |


우리는 혼자 있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면 혼자 있는 법을 배워라!



 

우리는 얼마 전 유명 연예인의 자살을 목도하였다. 베르테르의 효과처럼 몇 해 전 부터 계속된 이러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한 원인이 우울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그는 왜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했을까. 외로움과 고독은 인간 누구나가 안고 살아가는 존재로 아무리 거부하고 뿌리치려 해도 내 안에서 밀쳐내지 못하는 내면의 심리학적 요소에서 파생된다. 수없이 많은 물리적, 정신적 좌절과 함께 동반하는 고독은 인간 집단에서의 이탈에 대한 관습적 공포로부터 기인하여 고독과 공포라는 밀접한 관계로 발전, 늘 반사적으로 인간의 뇌리에 각인되어 왔다. 즉, 고독의 순간이 찾아오면 이런 종류의 공포심이 발현하는 것이다.

 

나는 왜 사는가? 나는 무슨 존재 가치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가? 이와 같은 스스로에 대한 물음은 나를 진일보시켜 현재의 삶을 의식하며 살아가려는 인간의 본능이다.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혹은 자신의 결핍을 보충하려 창조와 발명을 거듭하는 것도, 안전과 행복의 추구를 위해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련의 행위들에 필요한 것이 바로 고독이다. 현대 문명에서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오염, 가정의 붕괴, 과학이 아니라 바로 고독이라는 사실은 오늘날 심각하게 대두되는 문제로 공포 중에서도 다른 사람으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한 공포, 자의든 타의든 타인과의 이격에서 비롯된 공포가 고독의 공포라고 뭇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고독의 순간에 우리는 자주 나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대면하게 된다. 남들에게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하거나 남들과 다르다고 느끼는 것이다. 무력감, 제 삶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생각, 상황에 끌려가고 있다는 느낌, 때로는 죄책감, 후회, 수치심, 자신감 상실에도 시달리기도 한다. 이처럼 고독의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다준다. 보통 고독의 순간은 우리가 혼자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찾아오기 때문이다. p.63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고독으로 고통받고 외롭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많고 즐긴다는 사람은 쉽게 찾아보기가 어렵다. 살면서 고독과 싸워본 일이, 즐겨본 일이 있는가. 융은 프로이트와 학문적으로 결별한 후 자신에 대해 끝없는 몰입과 침잠을 통해 '심리적 원형'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학설을 정립하였고 스티븐 호킹은 루게릭병으로 말미암은 신체적 유폐가 자신에 대한 몰입을 가능케 했으며 궁극적으로 그의 이론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줬다. 고독이라는 시간이 천재적인 강렬한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이런 사실을 나열했을 때, 우리는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희생과 고통을 치러야 이뤄낼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반사적으로 느끼는 회피와 고통의 의식으로 고독을 모면하려는 의식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생에서 겪게 되는 온갖 일들을 별 무리 없이 받아들이고 그것을 내면화하려면 고독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고독은 피해 갈 수 없는 것이며 오히려 고독을 회피하는 것은 나 자신을 회피하는 것임을 [고독의 심리학]에서는 재차 강조하고 있다. 고독을 통해 현실과 대면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내적인 성찰과 성숙한 삶을 살아가는 길, 어쩌면 고독이라는 일련의 과정들이 사색과 성찰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책 소개에서도 표현되어 있듯이 [고독의 심리학]은 심리적 고독감을 극복하는 실천 지침서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기존 허상을 쫓는 심리학 치유의 책과는 다르게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구체적이다. 논문과 같이 이론 위주의 책을 접하는 독자들이 흔히 느낄 수 있는 지루하고 상투적인 논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고독에 대한 필수불가결한 심리학 차원의 간단하고 필수적인 이론들이 오히려 생소함과 무지함을 일깨운다. 특히 제3장 [나를 발견하고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즐거움]의 현실과 실용과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단연 돋보이는 부분이다.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죽음은 그 어느 하나 나락으로 떨어질 때 모든 것이 극단으로 치닫는 위태로운 외줄타기의 일직선 상에 존재하는 요소로만 알았다. '가장'이란 이유로 힘들어도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 앓는 '가면 우울증'을 지닌 현대인, 외로움 탓에 고통 받고 감당하기 어려운 시기에 늘상 찾아오는 고독. 결국 우리는 혼자 있는 방법, 고독과 함께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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