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를 영원한 순간의 현현으로 보여준 클로델의 생각을 따라가며, 그 의미를 좀 더 확장시켜 보고자 합니다. 아름다움과 시간의 관계, 암묵적으로는 아름다움과 죽음의 관계에 접근해 보는 것입니다. 우선, 죽음이 삶의 질서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자연현상으로서 삶에 속하는 일부분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 삶을 성장과 쇄신을 내포하는 삶으로 만들려면, 죽음은 필요한 것이기보다는 불가피한 구성요소입니다. 이미 언급했듯, 시간의 과정 안에서 매 순간을 유일하게 만드는 것은 죽음을 예견하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삶의 유일성에 기여합니다. 악은 비정상적이며 비극적인 경우에, 그중에서도 타락하고 부패한 방법으로 죽음을 이용하는 데 있습니다. 후자는 특히 삶의 이치를 벗어납니다. 삶의 이치 자체를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인간의 지속입니다. 여기서 일부러 '시간'이란 말 대신 '지속'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시간이 기계적인 흐름, 그 안에 집요하게 따라붙는 상실이나 망각을 떠올리게 한다면, 지속은 체험하고 꿈꾸는 것들이 유기적인 현재를 구성하는 질적인 연속을 암시합니다. 이 '지속'이라는 용어는 물론 베르그송에게서 빌려온 것입니다.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왜곡의 우려가 있지만, 이 철학자의 사상을 이렇게 요약해봅시다.  우리가 외부적으로 흐르는 시간의 압박을 견디고 있을 때, 우리의 내밀한 의식에서는 기억의 도움으로 체험과 상상, 지식에 속하는 요소들이 시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단절과 공백, 괴리를 초월하는 유기적 지속을 형성합니다. 지 지속의 구성 요소는 연대기를 무시하고 늘 현재에 집중하며, 일종의 '동시성'안에 존재합니다. 실재로 현재는 언제나 과거와 미래에 열려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음표가 축적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음표가 앞선 음표에서 흘러나와 다음에 오는 음표를 물들이는 한 선율의 이미지입니다. 지속은 또한 그 내면에서 각각의 구셩 요소가 다른 구성 요소들로 각인되며, 자신의 흔적을 다른 요소들에게 전사하는 과정을 수행합니다... 

  

 

 

 

 

 

 

  

프랑수아 쳉은 [아름다움에 대한 절대적 욕망]에서 총 5장으로 구성된 각 장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칸트와 메를로 퐁티, 베르그송에 이르는 서양정신의 장대한 지적 탐험과 공자,노자, 장자에 이르는 도가와 유가의 동양사상의 핵심개념들을 매우 수월하고 감성적인 언어로 풀어 내려간다.

동, 서양의 회화와 음악에 깊은 조예가 있던 작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중국 문인화의 전통의 교차점을 찾아내는 등 서양 정신과 동양적 마음의 교감과 합일을 철학자, 시인, 음악가, 화가들, 작가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 보들레르, 폴 클로델, 세잔, 중국 당송의 시인과 화가 등의 작품과 사유를 통해 섬세하고 부드럽게 펼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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