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의 작가 알베르 카뮈가 사망한지 5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프랑스 사회 곳곳에 살아있는 듯하다. 미셸 옹프리(프랑스 극좌파 철학자)에서부터 니콜라 사르코지까지 누구나 할 것 없이 카뮈를 이야기한다. 지금 프랑스 사회는 마치 21세기 도덕의식의 상징처럼 카뮈를 대하고 있다. - Observateur, 2009.8


 
 2010년 1월4일, 최연소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자 자유인의 표상처럼 여겨지는 카뮈의 사후 50주기를 맞은 프랑스 사회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으로부터 촉발된 논쟁의 거센 물결로 출렁거리고 있습니다. 
 
카뮈의 작품을 읽는 사람은 누구나 그와 악수를 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고 했던가?
지난 2009년 겨울, 프랑스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비문화적인 대통령으로 꼽히는 사르코지 대통령도 카뮈의 작품을 읽고 난 후 자신이"왜 알제리에   태어나지 않았는지 후회스럽다”고 까지 말하며 카뮈를 프랑스 위인들을 안치해놓은'팡테옹’으로 이전하자는 제안을 하고 나섰습니다.
 모든 면에서 카뮈와는 극단적 대비를 이루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러한 제안을 추락한 지지도를 만회하려는 정치적 술수로 여기는 언론의 집중포화 속에서 카뮈의 딸, 카트린이 팡테옹 이전을 지지하면서 논쟁에 불을 지폈지요.


 
 (카트린 카뮈)
엘리제 궁으로 초대를 받은 카뮈의 딸 카트린(작가)은 50년이 지나도록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문제를 유일하게 사르코지가 관심을 드러낸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내가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나는 아주 미미한 존재처럼 느껴진다. 단지 나는 아버지를 비롯해서 매우 가난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법한 의심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청소부였던 내 할머니에게 아버지의 ‘팡테옹’ 이전은 어떤 영광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힘든 인생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언어와 관점을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발언했던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 그것은 매우 아름다운 상징이다.”             
- Observateur, 2009.11. 카트린 카뮈(카뮈의 딸)

이에 카뮈의 아들인 장 카뮈는 그의 아버지 스스로가 ‘영원성, 그것은 미래가 없는 관념’이라고 표현했던 것을 예로 들며 팡테옹 이전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에 심한 우려를 느낀다”,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잊혀지는 ‘팡테옹’, 영원을 믿고 세워진 마을인 ‘팡테옹’. 나는 카뮈를 루르마랭의 태양아래 놓아두어야 한다고 믿는다. 맹목적인 느낌이 들지라도 아버지의 마지막 거처에서 그를 빼내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 journal du Dimanche, 2009.11 장 카뮈(카뮈의 아들)

알베르 카뮈는 평소 자동차 사고로 죽는 것만큼 부조리한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 그 자신이 부조리한 죽음을 맞았습니다. 2010년 프랑스 사회는 또 다시 부조리한 상황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들은 반대하고 딸은 찬성하는 이 부조리. 가장 우파적인 대통령이 먼저 들고 나선 카뮈의 이전 문제. 죽어서도 여전히 문제적 인간. 알베르 카뮈.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과 북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치적 관계 개선과 마르세이유의 유럽연합 문화수도 지정을 목표로 2013년 카뮈 탄생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카뮈와 지중해’라는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 연극과 오페라 등 그에게 헌사하는 각종 행사와 더불어 프랑스 정부는 카뮈의 팡테옹 이전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것이라는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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