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 허스트베트의 작품을 여덟 권째 출간한다. 소설 네 권, 에세이 네 권으로, 이번 책 에로스를 위한 청원은 네 번째 에세이다


허스트베트의 글 스타일, 예술에 대한 지식, 정신분석·철학 등을 아우르며 주제를 펼쳐나가는 그 심도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독서의 기쁨을 기대할 만한 책이다


문장 자체의 아름다움, 단어를 선택하고 사건을 묘사하는 방식의 정교함, 감정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매혹적인 도발이 변함없이 제 자리를 빛내며 우리를 끌어당긴다.



에로스를 위한 청원에는 총 12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역시나 주제가 다양하다. 한 개인과 그를 만든 장소, 나와 타인, 욕망과 에로스, 개인적이면서 몰개성적인 말들, 여성과 남성에 관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 경계를, 그 모호한 사이를 깊이 바라보고 있는 시리 허스트베트를 만나게 된다. 그곳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모든 것의 경계이고, 그 개념들을 가장 예술적인 방식으로 표현해내는 허스트베트가 바라본 사이.

 

글의 주제가 자신이 성장했던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의 시골이든, 복장도착증이든, 아니면 유명 작가의 소설이든, 인문학자이자 소설가인 허스트베트의 에세이는 어느 것도 쉽게 지나칠 수 없다. 그녀는 늘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을 보고, 그곳에 드리운 빛의 이면을 바라본다. 이 책에서도 역시 가벼운 터치와 완벽한 명료함으로 그녀는 문학과 삶 둘 다를 가리는 문화적 편견을 벗겨내고, 작가라는 존재들에게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다중인격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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