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이 글로 변화되는 신비로운 용광로를 제대로 포착해냈다'


1991년생. 피에르 아드리앙은 '참신하고 열정적인 첫 책' 파졸리니의 길2016년에 프랑스의 유수 문학상 중에 하나인 되마고 상과 아카데미 프랑세즈가 주는 프랑수아-모리악 상을 수상한다. '고통이 글로 변화되는 신비로운 용광로를 제대로 포착해냈다'라는 호평과 더불어 새로운 작가의 발견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어느 문학 전문 기자는 파졸리니의 길은 청년들의 심장 속에서 문학이 죽지 않았다는 걸 입증해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이는 이 작품이 지닌 가능성이자 더불어 우리 젊은 독자들에게도 소중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로 다가온다.

 

청춘, 파졸리니라는 별을 따라 삶의 규칙을 발견하다.



스물세 살의 프랑스 대학생인 피에르 아드리앙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매혹적인 작가,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의 흔적을 좇아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파졸리니의 모든 작품을 읽었고 그에 대해서라면 공부를 꽤나 많이 했다고 자부하는데 뭔가 충분치 않아서다. 파졸리니의 의미심장한 순간들을 머금은 땅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싶고, 그래야만 파졸리니에 대한 자신의 퍼즐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20151월 한겨울, 아드리앙은 소형 피아트로 파졸리니가 어린 시절부터 10년쯤을 살았던 알프스 남부 시골 마을 프리울리, 시인 에즈라 파운드를 만나러 갔던 베네치아, 어머니와 함께 이주해서 죽을 때까지 산 로마를 여행한다. 파졸리니가 살해된,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그 죽음의 해변, 오스티아도 여정에 포함된다.

 

특히 로마는 곳곳에 파졸리니의 흔적이 배어있는 곳이라 보다 섬세한 탐색을 해야 하지만, 그는 로마면 충분하다는 주변인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파졸리니의 삶과 책의 세계가 뒤섞여 있는프리울리에 더 마음이 끌린다. 그렇게, 그의 작품의 배경이 된 곳들을 여행하고 그를 아는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이탈리아 정치사회의 고발했던 파졸리니. 소비사회와 부르주아 집단의 위선과 폭력성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치열한 저항, 종교와 권력의 지배 아래 순응하는 대중과의 싸움, 텔레비전과 물신화의 욕망으로 자기 삶조차 잃고 마는 현대적 삶에 대한 그의 집요한 염려는 그가 죽은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파졸리니의 흔적을 따라가면서 아드리앙은 그와 나란히 걷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40년 전 그의 울림이 지금 21세기 청춘에게 여전히 유효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평행의 길'에서 우리는 피에르 아드리앙과 피에르 파졸리니, '피에르'의 감정이 하나로 포개지는 것을 목도한다.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파졸리니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여행기이자, 그의 몸속으로 파고드는 듯한 취재이고, ‘영혼의 안내자를 찾아 나선 탐색이기도 하다. 영화감독으로서의 파졸리니뿐만 아니라,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불행한 사랑을 시와 소설과 그림과 편지에 열정적으로 담아냈던 작가파졸리니가 새롭게 다가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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