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에 태어난 일렉트릭기타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상징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보다 더 위대하고 더 넓게 퍼진 현대의 아이콘은 드물다. 일렉트릭기타의 대중적 기호는 자유위험노골적인 쾌락을 상징한다. 또한 뮤지션들에게는 예술적 기교와 반항을 의미한다. 발명한 사람들의 야망은 수수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생각해낸 악기는 근사한 외양에 범용성이 넓어서 우리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더 큰 소리를 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으로 시작해서 일군의 혁신자들과 사회 부적응자들이 어떻게 발상을 혁명적으로 전환시켜 창조적 아웃사이더들의 목소리가 되었는지, 그리고 일렉트릭기타 100년의 역사를 만든 사람들(발명가들, 신화로 만든 사람들, 사기꾼들, 천재들)이 그들이 만들고 연주한 악기만큼이나 다양하고 독창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일렉트릭기타의 장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렉트리기타 100년의 문화사


일렉트릭기타는 음악적 혁신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것은 연예 산업과 정치예술경제, 그 밖에 우리의 문화적 삶을 구성하는 여러 측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일렉트릭기타의 초창기 인기는 인종 통합의 대의를 알리는 데 작지만 틀림없이 중요한 기여를 했다.

 

1960년대 반문화의 상징이 되어 베트남전쟁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고, 요란한 금속성 소리로 성 평등을 향한 혁명과 진전을 몰아붙였다. 그 곡선형 윤곽과 전자 부품들은 기타 제작자들이 본격적으로 작업하던 무렵인 20세기 중반 산업과 자동차, 건축, 가정용품, 패션 디자인에서 일어난 모더니즘 운동과 보조를 같이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소리는 현대와 포스트모던 시대의 대중문화에 뿌리 깊게 각인되었다. 일렉트릭기타의 특징적인 모습들은 우리가 20세기를 지나 오늘날의 디지털 세상으로 들어서기까지 모습을 보여주는 지도인 셈이다.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그야말로 역동적이었던 20세기의 사회와 문화의 흐름까지 전반적으로 굽어볼 수 있다. 악기의 역사를 문화적 맥락에서 이토록 짜임새 있게 서술한 책은 보기 드물다.


최초의 일렉트리기타 발명가들


일렉트릭기타의 역사는 지금도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깁슨과 펜더라는 두 왕가의 대결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악기의 발달에 이들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한 다른 제작자들이 많았다. 발명가 조지 브리드가 최초의 일렉트릭기타 디자인 특허를 얻은 것이 1890, 최초의 상업적 일렉트릭기타가 출시된 것이 1928~9년 사이다. 특히 1920년대 초 미국 텍사스 시골을 떠나 여섯 줄의 악기를 숙달한 솜씨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리라는 희망을 갖고 할리우드에 정착한 조지 비첨이 없었다면 일렉트릭기타는 결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상용화된 최초의 일렉트릭기타 “Frying Pan,” (RO-PAT-IN A-25)


일렉트릭기타가 발돋움하는 데 조지 비첨 같은 기술의 마법사가 필요했다면, 일렉트릭기타가 의미와 목적을 갖기 위해서는 찰리 크리스천 같은 천재 예술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어느 단계에서는 연주자로서의 필요와 공학자의 상상력을 겸비하여 일렉트릭기타의 영역을 새롭게 확장시킨 레스 폴이라는 선수도 필요했다. 그들은 무한한 열정으로 연구와 개발에 몰두했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들의 악기를 팝 문화의 중심에 서게 했다.


일렉트릭기타의 미래


지난 60년 동안 록 음악은 일렉트릭기타의 진화에 핵심적인 동력 역할을 했고, 기타도 마찬가지로 록 음악의 진화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70년대 이후, 디스코, , 힙합, 신스팝, 테크노, EDM 등 이런저런 형식의 전자음악이 등장할 때마다 일렉트릭기타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말들이 있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음악업계뿐만 아니라 음악 소비와 감상 문화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변화로 인해 일렉트릭기타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예측이 분분하지만, 이 책의 두 저자는 일렉기타가 조만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컴퓨터 기술이 모든 것을 대체한다고 해도 인간의 살갗으로 철제 현을 눌러서 온갖 미묘하고 표현적인 톤의 변화들을 끌어내는 일렉트릭기타의 매력은 독보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여전히 떨어질 줄 모르는 빈티지기타에 대한 수요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하나의 음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고 분자 구조를 바꿀 수 있다니 얼마나 위력적인가. 하나의 음이 벼랑 끝에 몰린 사람을 구하고, 연인들을 하나로 만들고, 생명을 만들고, 전쟁을 끝내고, 기쁨과 슬픔의 눈물을 동시에 흘리게 만든다. 이것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한다. 나는 기타에 선을 꽂을 때마다 여섯 현에서 그런 음을 끌어내려고 애쓴다. 그러기 위해 모든 노래에서 진실하고 정직하고 올곧은 마음을 유지하려고 애쓴다. <굉음의 혁명>은 모든 페이지에서 이런 미덕을 보인다. (카를로스 산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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