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000년대 후반부터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그 지역의 태양광 풍력 발전사업을 지원함으로써 실업률과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여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유럽, 일본의 다국적기업들이 WTO 규정(내국민 대우)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중재재판부가 기업들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이 성공적인 정책은 애석하게도 몇년 만에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비슷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인도정부는 홍수로 불시 큰 피해를 입은 우타라칸드주 지역의 재건을 위해서 그곳에서 생산된 태양광에너지에 보조금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미국 기업에 제소를 당했다. 우리나라에 서도 자동차 탄소배출을 경감하기 위한 제도를 기껏 만들어놓고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발목이 잡혀 시행해보지 못하고 폐기한 예가 있다. 정부의 손발에 재갈이 물려 있는 이런 현실은 간과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19)

둘째, 경제적으로도 동학농민혁명이 주는 가르침이 적지 않아 보인다. 현대사회는 화폐 중심의 신용경제를 절대적인 것으로 신봉하고, 대규모 산업만을 과잉 발달시키는 데 혈안이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양극화와 자본집중을 불러일으켜 민생에는 도리어 큰 피해를 준다. 더구나 우리에게 익숙한 제국주의적 무역거래는 소수의 강대국의 편에서는 유익하더라도, 대다수 약소국의 처지에서는 영원한 빈곤의 원인이 될 뿐이다. 만약 우리에게 그런 깨달음과 성찰이 있다면, ‘유무상자(有無 相資)하는 것이 삶의 원칙이라는 동학의 가르침을 존중하는 것이 옳겠다

 

(41)

넷째, 무엇보다도 해월의 사상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 세계보다 더 실질적으로 현실을 규정하는 세계가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세계가 있다. 그것은 바로 생명의 세계이다. 생명과 의식이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보다 더 근원적 실재라고 할 수 있다. 또하나, 물리적 세계보다 더 실질적으로 현실을 규정하는 힘은 바로감정이다. 사람을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힘이 감정이기 때문이다. 해월의 동학철학은 바로 그 감정에 집중한다. 감정의 세계를 떠나서 한울님을 섬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자기의 감정을 돌보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고서 한울님을 섬긴다고 할 수가 없다.

 

(54)

원래 ˝농업은 자유무역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했던 나라는 미국이다. 1951년에 미국은 농업조정법을 발동하여 네덜란드 유제품 수입을 금지했는데, 가트로부터 위법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은 내국법에 따라 외국 농산물 수입을 제한하는 일은 원천적으로 가트 규범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결국 면제 인정을 받아냈다. 그런데 1970년대에 들어서자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의 농업규모가 커졌던 것이다. 농산물 수출을 늘려서 엄청난 규모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를 줄이는 일이 급선무가 됐다(우루과이 협상이 시작된 1986년 미국의 농업지 원 예산은 250억 달러로, 1982년보다 6배 증가해 있었다) 그래서 미국은농산물 자유무역이라는 통상원칙을 새로 정립했다 1988년 처음으로 유전자조작식품(GMO) 판매를 승인한 미국으로서는 이를 자유롭게 팔 수 있는 세계 농산물 시장도 절실했다.

 

(69)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의 인식 속에서세계화는 세계의 여러 나라들이 서로 더 많이 의지하게 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본질적으로 권력관계를 일컫는 것이다. 이 힘은 특정 국가들에제재를 부과하는 행위를 통해서도 행사되지만, ‘세계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른 나라들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도 행사된다. 이러한 권력 행사야말로 제국주의의 특징이다. 세계화된 자본의 패권을 만들어내는세계화가 그런 것처럼, ‘제재‘ 역시 가차 없는 제국주의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증상인 것이다. 즉 이른바탈세계화세계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완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81-82)

그러나 지난 30 COP 중심의 국제사회 공조는 성공하지 못했다. 파리협약 이후 지구 평균기온은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기후재난과 그 피해도 전례 없는 증가일로를 걷고 있다. 유럽연합 산하 연구 소인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에 따르면 2023 7월부터 2024 8월까지 14개월간 지구 평균기온은 1.5°C를 훌쩍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22년 한 해에만 7조 달러, 한화로 9,600조 원이 넘는 금액이 화석 연료에 투자되었다. 국제사회는 1990년대부터 온실 가스감축을 위한 국제 공조를 본격화했으나 산업화 이전부터 1990년까지 누적 탄소배출량보다 1991년 이후의 탄소배출량이 훨씬 많다. 기후에 관한 국제 공조체제가 만들어진 이후 탄소배출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는 점은 COP의 역할에 대해 의 문을 갖게 만든다.

 

(104)

자연성이 되살아나도록 낙동강을 흐르게 하면 여러가지 변화가 동반될 것이다. 녹조문제 해결은 기본이고, 평균 6m 이상이던 수심이 낮아지면서 지금 마치 호수와 같은 단조로운 구조가 습지, 모래톱과 낮은 물길이 있는 다양한 형태의 구조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 다양한 생명이 깃들 수 있게 된다. 온갖 동식물, 다양한 저서생물들과 곤충들이 자리를 잡고 온전한 생태계가 복구되면서 강이 원래 가진 뭇 생명들의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수질이 맑아져 우리는 안전하고 건강한 식수를 얻게 되고, 녹조 독이 없는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먹게 되고, 녹조 독이 없는 맑은 공기를 마시게 될 것이다.

 

(141)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공식품의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의햇반사태는 결국 수입쌀 운용 정책이 대기업의 배를 불리는 데 이용되었다는 걸 보여줬다. 실제 2022 CJ제일 제당은 국내산 쌀을 사용하는 대신 수입쌀로햇반을 출시한다. 원재료의 가격은 3분의 1로 낮아졌지만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였다. 2022년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진 내용이다. 만약 우리도 일본처럼 수입된 40t의 쌀이 사료용으로 사용되었다면 지금의 논란은 있을 수 없다. 기후위기 시대에남는 쌀운운하며 이런 시간 낭비는 하지 않을 것이었다. 세계 평균 곡물자급률은 102%를 휠씬 상회하고, 선진국인 호주 270%, 캐나다 195%, 미국은 130%이며, 우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던 일본도 30%가 넘어갈 정도로 국제적으로 식량주권을 위해 힘을 쏟는 시대에, 정작 우리 정부는 주식인 쌀의 감축을 농민들에게 강제하고 있다.

 

(144)

일반적으로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쌀을 시장에서 격리할 때, 농가가 보유한 쌀을 가장 먼저 매입해왔다. 박근혜 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원칙이 무너진 것은 2024년이 처음이다. 정부는 그동안 네 차례 격리 발표를 했지만, 농민들의 나락은 단 한 차례도 매입하지 않았다. 그나마 정부에 팔면 조금 나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농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반면, 과거에는 농민들의 나락이 매입된 후에야 팔 수 있었던 유통업자들이 정부 매입곡을 독점하게 됐다. 정부가 농가의 경영 안정을 우선시하던 매입 방식(원칙)을 버리고, 유통업자들만 이익을 내는 방식으로 변경했다는 뜻이다. 상식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 구곡 매입까지 강행하면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공공비축미 매입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비상시를 대비해 4t의 가루쌀을 공공비축미로 매입할 계획이다. 비상시를 대비하는 쌀은 언제든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밥쌀이어야 한다. 그런데도 기업들이 가공을 한 뒤에야 사용할 수 있는 쌀을 공공비축비로서 무려 4t이나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물량의 8%에 해당한다. 참으로 이상하다.

 

(149)

어렵고 복잡한 애기가 아니다. 서울 강남에는 전봇대도 찾아보기 어렵지만 농촌의 산과 들에는 765kV, 500kV, 345kv 초고압 송전탑들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 송전탑은 그 지역 수요를 위해서가 아니라 수도권 도시지역과 큰 공장들로 전기를 보내기 위한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원전 10(10GW) 분량의 전력이 필요하다. 일부는 천연가스(LNG)발전소를 인근에 건설해 조달한다지만, 대부분의 전력은 동해안 원전과 서해안 풍력-태양광에서 생산된 전기로 조달할 계획이다. 그러자면 동해안에서 경기도까지, 서남해안에서 경기도까지 초고압 송전선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그 피해와 부담은 농어촌의 몫이다

 

(201)

위 대화들은 김 여사의직접 운용이 아니라 권오수, 이정필, 김기현, 민태균 등 주가조작 세력들과 내통한 정황이다. DM 대주주와 BP가 실무선수들과의 유기적 협력 아래 돈잔치를 한 것! DM 주가조작은 (객관적) 검찰 공소장 기준, 3년간(2009. 12.~2012. 12.) DM 임직원, 주가조작팀,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들이 91개 실명(김건희 포함)의 계좌 157개를 동원, 101건의 통정매매 및 가장매매와 3,083건의 실제 거래(총 거래가액 650억 원)를 통해 2,000원대 후반의 주가를 8,000 원대까지 끌어올린 경제범죄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011 12 월까지만 쳐도 검건희( 14)와 최은순(9)은 총 23억 원을 벌었다

 

(216-217)

만약 폭력을 인류문명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라고 규정한다면, 그리하여 그 상태를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면, 문명이란 것을 구태여 동물 세계와 구별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폭력에 의지하지 않고도 살 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폭력 또는 폭력적인 상황을 얼마큼 줄이느냐가 인간됨의 척 도라고 말할 수 있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과 복잡한 경제구조 따위 는 문명의 부산물일 뿐 인간됨의 수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나는 뉴욕 월가의 증권맨이 아프리카 부시번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순수 인간적 관점에서 본다면 현대인이 밀림의 원시 부족보다 더 비인간적인 경우가 많다. 핵가방을 손에 들고 세계인을 협박하는 강대국의 통치자가 들판의 늑대보다 나은 점이 뭐가 있을까? 폭력수단을 많 이 가지고 있는 국가일수록 야만적이다. 우리는 그런 나라를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하지만 이는 엄청난 착각이자 오해이다. 이제부터 선진국을 구별하는 기준은 바뀌어야 한다. 새로운 기준은 당연히 비폭력이다(또하나의 기준이 있는데 그것은 다음에 밝히겠다). 생명평화사상은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 어떤 경우에도 비폭력을 지지한다. 비폭력적 접근 만이 문명을 인간답게 만든다

 

(252)

민주주의는 여전히 미성숙 단계입니다. 대의제와 양당제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이해하는 한 주권자 시민의 존엄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선거와 다수결, 주권 위임으로 대표되는 민주정은 사실 과두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정치가 소수 엘리트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권모술수로 전락한 것입니다. 이들에게 10, 20년 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호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 인류가 직면한 진 짜 위기는 환경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라고 갈파한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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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24-12-27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해저HVDC‘라는 이름으로 이미 올봄부터 전남 바다부터 인천 앞바다를 거쳐 서울로 가는 ‘바다밑 송전선‘ 삽질을 합니다. 해상풍력태양광이 지자체에 일자리를 베푸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아마 몇몇 업체와 전남 정치꾼 밥그릇은 엄청나게 살찌울 테지요. 생태환경 문제가 생태환경 잡지에 안 실린 지는 이미 오랜 일이라고 느끼는 바입니다.

http://kwangju.co.kr/article.php?aid=1701687600761355004
2023년 12월에 확정이고
2024년 1-2월 무렵부터 삽질을 했다고 하는...
그러나 언론사도 환경단체도 입을 다무는 8조 원짜리 사업을
해상국립공원 바다를 파헤쳐서 하지요.

bookholic 2024-12-28 22:23   좋아요 0 | URL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어떻게 하면 해결이 될까요...ㅠㅠ 걱정이네요.
 
파운데이션의 서막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6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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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파운데이션 시리즈 6 <파운데이션의 서막>을 이야기할게. 6권은 파운데이션 프리퀄이라고 볼 수 있단다. 5권의 이야기는 주인공 트레비스가 지구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 관한 이야기였잖아. 그 때가 시간적으로 보면 1권에서 해리 셀던이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약 500년이 지난 시점이었지. 그런데 6권에서는 시간의 수레바퀴를 다시 500년 전으로 돌려서 이야기를 시작한단다.

해리 셀던이 어떻게 우주의 미래를 예측하여 파운데이션 프로젝트를 할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이야기란다. 해리 셀던이 1권 초반부에서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가끔 영상을 통해서 등장하였는데 6 <파운데이션의 서막>에서는 32살 풋풋한 시절로 나온단다. 아빠가 그 동안 좀 바빠서 독서 편지가 밀려서 바로 이야기를 시작할게.

 

1.

해리 셀던이 32살이던 시절, 우주 제국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로, 2300만 개 행성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전체 인구는 약 1000조라고 했어상상이 가지 않는 세상이구나. 해리 셀던의 고향은 헬리콘이라는 행성이었고, 해리 셀던은 우주 제국의 수도 행성인 트랜터 행성에서 열리는 수학자 총회에 참석해서 수학적 기법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어. 그것을 본 우주 제국의 데머즐 총리는 해리 셀던을 초대하여 당시 황제였던 클레온 1세와 만남을 주선했단다.

클레온 1세도 당시 나이가 해리 셀던과 같은 32살이었어. 클레온 1세는 황제라는 자리가 언제 암살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자리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해리 셀던의 예전을 통해 황제 자리를 굳건히 하려는 마음이 있었어. 그래서 해리 셀던을 만나게 된 거야. 하지만 해리 셀던은 솔직하게 이야기하였단다. 자신의 연구 결과는 예언이 아니고 수학적 모델로 미래를 예측한 것이라서 측정 인물에 대한 미래를 알고 없고, 자신의 예측한 것도 틀릴 수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어. 별 성과 없이 황제와 헤어져 나와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휴민이라는 기자가 찾아왔단다. 휴민은 데이즐 총리가 해리를 이용하려고 추격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괴한들의 습격을 받게 되었고, 휴민과 해리가 그들과 싸워 제압하고 도망갔단다.

휴민은 해리에서 설득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수학 연구를 계속 하라고 했어. 해리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마치 가스라이팅을 당한 듯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휴민은 해리를 우주 제국의 정부의 추격으로부터 안전한 스트릴링 대학으로 데리고 갔단다. 그 대학 안에서는 정부가 함부로 진입을 할 수 없었어. 그리고 휴민은 해리를 도와줄 사람으로 역사학자 도스 베나빌리 교수를 소개해주었어. 그렇게 연구를 시작했지만 몇 개월 동안 뚜렷한 성과는 없었단다.

어느날 해리는 스트릴링 대학의 기상학자들과 함께 트랜터 행성의 지붕 위에 갔단다. 기상학도 어찌 보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니 그들과 함께 가면 뭔가 도움이 될까 하고 간 것이야. 그런데 트랜터 지붕 위에서 다른 일행들과 헤어져 혼자 동떨어져 있다가 제트기의 추격을 받아 숨겨 되었고,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은 모두 철수하고 혼자 지붕 위에 남게 되었어. 밤이 되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도스가 여기저기 도움을 청하여 해리를 구출할 수 있었어. 이 사건은 여전히 누군가 해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어.

휴민이 찾아와 도스와 함께 어떻게 할지 논의했단다. 그들은 더 안전하면서 역사 기록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마이코겐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어. 휴민이 아미코겐 지역의 지도자 태양정복자14에세 이야기를 해서 정식 초대를 받을 수 있었어. 마이코겐 사람들의 이름은 보통명사와 숫자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이했단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대머리였어. 외부 사람들도 마이코겐 지역에 오면 대머리를 해야 했는데, 머리 깎는 대신 대머리 분장을 하였단다. 소나기43, 소나기45의 도움으로 마이코겐 지역을 탐방하였고, 오래된 행성이자 인류 기원인 지구에 관한 책도 빌렸는데, 지루하기 짝이 없는 그 책에 지구에 대한 내용도 거의 없었어.

마이코겐 지역 내에 세크리도리엄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고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사원으로 지구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어. 그리고 2만년 전에 만들어진 로봇이 아직도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그 로봇에 대한 정체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그러나 그곳에도 큰 성과를 얻지 못했고, 본의 아니게 마이코겐 법을 어기게 되었고, 태양정복자14에게 처벌을 받을 뻔했단다. 이번에도 휴민이 다시 나타나 문제점을 해결해주었어. 휴민은 기자라고 하지만 아는 사람도 많고, 능력이 대단한 사람인 것 같았어.

 

2.

이번에는 휴민의 소개로 다알 구역에서 일반 집에서 기거를 하면서 지구에 대해 조사를 해보기로 했어. 그래서 다알 구역의 티살버라는 사람에서 세 들어 지내게 되었단다. 열저장소에 갔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유고 애머릴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수학적 재능이 있지만 공부할 기회가 없어서 정식 공부를 하지 못한 사람이었어. 해리는 그의 능력을 알아보고, 헬리콘 행성의 대학을 소개해 주기로 약속했단다. 유고는 지구에 대해 알고 있다는 리타 어머니를 소개해 주었어. 그런데 리타 어머니가 빈민가 위험 지역에 있어서 티살버 등이 그곳에 가는 것을 만류했단다. 하지만 해리와 도스는 빈민가에 가서 리타 어머니를 만났고, 돌아오는 길을 알려준 꼬마 레이치와 친해졌단다. 그들이 빈민가를 오가는 것에 불만을 가진 티살버 부인이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이 와서 조사하게 되자, 해리와 도스는 그곳을 떠나 와이 지역을 도망을 갔단다.

와이 지역은 와이의 시장인 마닉스 4세가 그들을 잘 대접해 주었단다. 마닉스4세는 너무 늙어서 그의 딸 라쉘르가 권력을 잡고 있었는데, 그 라쉘르가 해리 일행들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 그런데 알고 보니 라쉘르도 해리가 미래 예측을 한다는 것을 알고 그를 자신의 권력 차지에 예측하려고 했단다. 그뿐만 아니라 우주 제국을 붕괴시키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었어. 그러니 라쉘르는 해리에게 그렇게 예언해 달라고 했어. 그렇게 되면 자신의 계획은 더 지지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야. 그런데 와이 지역 내부 구데카가 일어나게 되었고, 이를 진압하기 위해 제국 군대까지 투입하게 되었단다. 라쉘르는 해리가 적에게 넘어가 이용당하게 되면 자신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생각에 해를 죽이려고 했는데, 정확한 타이밍에 휴민이 나타나서 해리를 구해주었단다.

이게 벌써 몇 번째인가? 휴민은 어떻게 적재적소에 나타나 해리를 도와줄 수 있을까? 그런데 뜻밖에 일이 발생한단다. 라쉘르가 휴민을 보고 데머즐 총리라고 했어.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그러니까 데머즐은 지금까지 신분을 숨긴 채 해리에게 접근하여 미래를 예측하도록 유도한 것이란다. 해리 셀던은 데머즐과 이야기를 하면서 이상함을 느꼈어. 데머즐, 그러니까 휴민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해리는 데머즐이 사람이 아닌 로봇일 거라고 확신했어. 그리고 계속된 질문에 데머즐은 자신이 로봇이 맞다고 했어. R. 다닐 올리바가 자신의 정식이름이라고 했단다. 다닐 올리바? 아빠가 기억력이 좋지는 않지만 그 이름이 살짝 기억이 났단다. 파운데이션 5권에서 트레비스가 지구를 찾아 갔다가 달의 지하에 살고 있는 로봇을 만나게 되는데

그 로봇의 이름이 다닐 올리바였잖아. 이렇게 소설은 이어지게 되는 것이었구나.

<파운데이션의 서막>은 이렇게 끝을 맺었단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해리 셀던이 미래 예측을 연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고 그것에 큰 공을 세운 것이 바로 다닐 올리바라는 로봇이고 그 로봇은 나중에 달의 지하에서 트레비스를 오게 이끌게 한 그 로봇이었어. 책의 두께에 비해 줄거리를 짧게 이야기했는데, 그래도 중요한 이야기는 다 한 것 같구나. , 이제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한 권 남았구나. 긴 시리즈가 잘 마무리되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할게.

 

PS,

책의 첫 문장: 하품 나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클레온 황제는 말했다.

책의 끝 문장: “한 번 더 해 주세요,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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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7)

사람들이 얼마나 특별히 그를 존경하는지 알아보려면 거리에서 안톤을 잠시만 지켜보면 된다. 모두가 그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모두가 그와 악수를 나눈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정말로 교과서적으로 신을 믿는 삶, 그 위대한 삶의 비밀을 핏속에 가진 자의 힘을 나는 안톤에게서 명확히 보았다. 확실히 가장 가난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모든 것을 하는, 낡은 코트 차림에 이 단순하고 걱정 없는 남자는 자기 땅을 순시하는 지주처럼 여유롭고 다정하게 동네 곳곳을 돌아다녔다. 그는 누구의 집에든 들어갈 수 있었고 어떤 자리에든 앉을 수 있었으며, 오직 최소한의 것만 원했기에 그에게는 모든 것이 허락되었다. 나는 안톤이 가진 힘의 비밀을 곧바로 이해했다. 돈이 아니라 사람을 위해 일했기에 모두가 그를 존경했다.

 

(22)

나는 종종 완톤을 생각한다. 그토록 큰 도움을 내게 준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항상 고마운 마음이 든다. 때떄로 사소하고 어리석은 돈 걱정이 들 때면 나는 당장 단 하루에 필요한 것 이상을 원하지 않아 늘 여유롭고 태평하게 살 수 있는 이 남자를 떠올린다. 허름한 옷차람의 그를 여러 차례 보았다. 그는 늘 한결같이 쾌활하고 태평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모든 사람이 이런 상호 신뢰의 비결를 배운다면 경찰도 법원도 교도소도 돈도 필요 없을 거라고. 필요한 만큼만 대가를 받고 능력이 닿는 한 힘껏 돕는 이 청년처럼 들어가 산다면, 부조리가 반복되어 사회 문제가 되는 우리의 복잡한 경제 시스템도 어쩌면 해결될지 모른다.

 

(32-33)

그 중요한 순간에 그를 저버리고 만 것은 공감 부족이나 무관심, 못된 의도가 아니었다. 가장 필요할 때 올바른 말을 못하게 막는 것은 많은 경우 용기 부족인 것 같다.

패배나 굴욕의 수치심으로 영혼을 다친 사람에게 다가가는 일이 절대 쉽지 않음을 잘 알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나는 누군가를 돕고 싶은 작품 첫 번째 충동의 주저 없이 순종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공감의 말과 행위는 도움이 가장 절실한 순간에만 참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44)

그 후로 내가 돈을 무시했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터다. 돈이 줄 수 있는 즐거움과 자극을 나는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모든 방문객에게 하듯이, 나는 돈에도 모든 문을 활짝 열어둔다. 하지만 돈은 방문객 그 이상은 아니다. 나는 돈의 주인이 아니고, 돈이 내 삶의 지배자가 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그날의 경험을 통해 나는 지울 수 없는 교훈을 배웠다. 우리는 진정한 안전은 가진 재산에 잊지 않고 우리가 누구고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달렸다

 

 

(60)

자연의 의지는 연속성이기 때문이다. 자연은 어떤 중단도 용납하지 않는다. 자연은 사람들 일부가 무참히 파괴되더라도, 나머지 사람들은 끈기 있게 인내하며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길 요구한다. 우리가 때떄로 시대에 무관심해 보인다면, 그것은 자기 피조물의 고통에 무관심한 자연의 잘못이다. 그리고 무너져가는 세계의 폐허를 재생 계속 노려보는 대신 더 나은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려고 노력할 때 뒤로서 우리는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명령에 순종하게 된다

 

(61)

우리의 심장은 너무 작아서 일정량 이상의 불행을 감당하지 못한다

 

(74-75)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30, 한 시간, 한 시간 반이 지나도 끝나지 않았다. 그는 내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거기 있다는 사실조차 완전히 잊었고, 나는 그런 모습에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받았다. 그는 자기가 초대한 손님이 뒤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고, 낮인지 밤인지조차 몰랐으며, 시간도 장소도 잊었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작품과 그 너머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그가 성취하고자 했던 더 높고 더 진실한 형태만 응시했다. 그의 육중한 몸이 가볍게 움직였고, 어떤 깨달음이 흡사 술에 취한 듯한 그의 존재를 감쌌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인식하지 못한 채, 마치 천지창조 첫날의 신처럼 홀로 창조 작업에 전념했다. 시간과 공간과 세상을 그토록 완벽하게 잊을 수 있다니, 젊은 나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큰 충격이었다. 그 한 시간에 나는 세상의 모든 예술과 성과의 궁극적 비밀을 확실히 이해했다. 그것은 바로 집중이었다. 크든 작든 어떤 작업이든, 수행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너무 자주 수백 가지 사소한 일에 분산되고 쪼개지는 의지를 진정으로 원하는 한 한 가지에 집중하는 영혼의 결단이 있어야만, 오직 그런 결단력으로만 진정으로 일할 수 있다. 손님에 대한 무례일 수도 있지만, 그는 나를 완전히 잊었고, 그렇게 나는 없는 사람처럼 위대한 대가 뒤에 숨을 죽이고 주변의 대리석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 한 시간에, 나는 지금까지 내게 없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완벽을 향한 의지로 모든 것을 잊는 열정! 크든 작든 자기 일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사람만이 그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 다른 마법은 없다. 나는 그 한 시간에 이것을 깨달았다.

 

(101)

침묵, 뚫을 수 없는 침묵, 끝없는 침묵, 끔찍한 침묵. 나는 그 침묵을 밤에도 낮에도 듣는다.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로 내 귀와 영혼을 가득 채운다. 그것은 어떤 소음보다 견디기 힘들고 천둥보다, 사이렌의 울부짖음보다, 폭발음보다 더 끔찍하다. 그것은 비명이나 흐느낌보다 더 신경을 찢고 더 슬프다. 수백만 사람이 이 침묵 속에서 억압받고 있음을 나는 매 순간 깨닫는다. 그것은 고독의 정적과 전혀 다르다. , 호수, 숲에 정적이 흐르면, 마치 풍경이 휴식하고 꿈꾸기 위해 숨을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정적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나를 괴롭히고 억압하는 이 침묵은 인위적이다. 강제, 명령, 강요된 위협적 침묵, 공포의 침묵이다. 거짓으로 직조된 거대한 장막 아래에서 나는 생매장 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필사적인 몸부림을 본다. 나는 이 침묵 뒤에서 재갈이 물리고 입이 틀어막힌 수백만 목소리에 굴욕과 분노를 인식하고 느낀다. 그들의 침묵이 내 귀를 찢고, 밤낮으로 내 영혼을 때린다

 

(118)

우리는 밝은 대낮에 별을 보지 못하듯, 삶의 신성한 가치가 살아 있을 때는 그것을 망각하고, 삶이 평온할 때는 삶의 가치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영원한 별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하늘에 떠 있는지 알려면 먼저 어두워져야 합니다

 

(130-131)

오늘날 히틀러가 전 세계에 강요하려는 이 모든 계획은, 너무나 진짜 같은 허구의 인물, 하르트로트에 의해 고안되었다. 우리는 세계 지배의 꿈이 독일 국민의 무의식 속에 이미 늘 존재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에 빠진다. 히틀러는 그것을 발명하지 않았다. 블라스코 이바녜스가 25년 전에 하르트로트의 입을 빌려 예언했던 것이 그의 광기를 통해 실현되었을 뿐이다. 고립된 몇몇의 개인이 사악한 꿈에 불가했던 것이 이제는 수백만의 소망이 되었고 세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가 되었다. 플라스코 이바녜스의 소설은, 작가가 정치학 교수보다 당대와 미래를 더 잘 이해한다는 것은 다시 한 번 더 보여주었다

 

(139-140)

그는 자살하기 직전이 1942년 초 브라질 페트로폴리스에서 자신을 방문한 동료 이민자 작가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장 무의미한 파괴가 벌어지고 있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끌려가는 것을 알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숨을 쉬고 자고 먹을 수 있겠습니까? 창작은 뭔가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가장 악의적인 파괴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뭔가를 만들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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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2-23 09: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음을 후벼파면서도 웅장해지게 만드는 문장들이 너무 많죠~~~

모든 문장들을 다 기억하고 싶어요!

bookholic 2024-12-24 10:31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모든 글들이 모두 밑줄감^^
더 오랫동안 글을 썼으면 좋았을 텐데요...
 
걸작의 탄생 - 2014 제5회 김만중문학상 금상 수상작
조완선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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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이야기할 책은 조완선 님의 <걸작의 탄생>이라는 책이란다. 오래 전에 조완선 님의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고 두어 권을 더 읽었던 기억이 나는구나. 조완선 님의 한 작품을 추천해 보라고 하면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이라고 하겠구나. 오랜 만에 조완선 님의 책을 읽었어.

이 책 <걸작의 탄생>은 오래 전에 사두었던 것인데 얼마 전에 책장 정리하다가 보여서 잠깐 읽어보았는데,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아빠가 좋아하는 허균과 박지원이더구나. 너희들에게 여러 번 이야기를 했지만 아빠는 특히 허균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 책이 급궁금해졌어. 허균과 연암은 살았던 시대가 달랐는데 어떻게 연결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단다. 그럼 바로 이야기를 해줄게.

 

1.

이 소설은 연암 박지원과 교산 허균의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이어진단다. 주된 줄거리를 이야기하자면 허균은 자신보다 100년 앞서 살았던 홍길동의 행적을 추적하고, 박지원은 자신보다 200년 앞서 살았던 허균이 남겼다고 하는 책을 추적하는 이야기란다. 아참, 이 이야기는 유명한 역사 인물이 주인공이지만, 허구라는 점은 명심하렴.

어느날 책쾌 조열이 박지원을 찾아왔단다. 책쾌는 조선시대 활동했던 책장수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구나. 부안에서 허균이 <홍길동 전>과 관련되어 쓴 책을 구했다는 내용이야. 먼저 서문만 필사해서 가지고 와서 박지원에게 건네주었고 책은 보름 후에 가져다 주겠다고 했어. 그런데 보름이 지나도 조열이 오지 않자, 박지원은 조열의 동료 책쾌를 찾아갔는데 조열이 죽었다는 뜻밖의 소식을 들었단다.

조열이 이야기했던 책은 <교산 기행>이라는 책으로 허균이 홍길동의 행적을 추적하여 겪은 일을 적은 기행문이라고 했어. 박지원은 조열의 죽음을 파헤치지도 하고, 사라진 <교산 기행>의 행적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단다. 다른 책쾌들의 소문에 의하면 문경에 살고 있는 책쾌 차기중이 죽였다고 했어. 박지원은 조열의 동료 책쾌 마종사와 함께 문경에 갔단다. 박지원과 마종사는 차기중의 뒤를 밟는데, 또 다른 책쾌인 박만득이라는 사람도 죽었단다.

박지원은 차기중을 잡아 문초하자 그는 자신이 조열과 박만득을 자신이 죽였다고 시인했으나, 그도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서 죽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 하지만 차기중은 입을 굳게 다물었단다. 박지원은 그를 미끼로 해서 배후 인물을 잡으려고 그를 풀어주었단다.

….

그런데 얼마 후 차기중도 피살된 채 발견되었단다. 화재 사고로 위장되었지만 피살된 거야. 차기중에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 곳이 혜국사라는 절이라서 그곳에 가서 주지 스님인 중운 스님을 만나 보았단다. 중운 스님은 그리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어. 연암은 몇 장 발견된 <교산 기행>의 필사지에서 허균이 변산에 간 사실을 알게 되어 변산으로 가서 다시 허균의 행적을 쫓게 된단다.

 

2.

이번에는 허균의 이야기를 해볼게. 허균은 부안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있었는데, 홍길동이 참수되었다는 100년 전 문서 기록을 보게 되었어. 그동안 홍길동이 참수되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문서가 나오자 진위가 의심스러웠지. 허균이 이 사실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홍길동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하기로 했단다. 홍길동의 고향인 전남 장성에 먼저 가 보았어. 홍길동이 죽은 지(또는 사라진 지) 100년이 되었지만 고향에서는 아직도 홍길동을 기리는 제사를 지내고 있었단다.

홍길동 고향에서 조사를 마치고 허균은 홍길동이 마지막으로 활동했다고 하는 주흘산이 있는 문경으로 갔어. 홍길동의 본거지로 알려진 곳을 들러보다가 관가에 붙들려 잡혀 들어가게 되었어. 홍길동이 죽은 지(또는 사라진 지)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홍길동을 따르는 무리들이 있어 관가에서는 이들을 체포하고 있었는데 허균도 그런 무리로 여기고 체포한 것이란다. 다행히 문경 현감이 허균의 친구 염기철이어라서 금방 풀려났단다.

허균은 문경에서 홍길동의 행적을 조사했어. 허균은 홍길동의 묘지가 있다고 하는 것에 가 보았는데 그곳에서 최방원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최방원으로부터 그 묘지는 가짜 묘라는 이야기를 들었어. 경신년 홍길동은 잠적하게 되자, 관가에서는 책임을 무마하기 위해 가짜 홍길동을 잡아 참수했다는 거야. 홍길동이 잠적한 이후에 홍길동 후손들이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무사태평한 남쪽 섬으로 데리고 간다는 소문이 있었어. 계속 조사를 하던 허균은 괴한의 습격을 받아 정신을 일고 깨어나보니 혜국사라는 절이었고 그곳에는 봉추거사라는 사람과 스님들이 있었단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 허균의 스승 손곡 이달의 이름이 나와서 허균이 자신의 스승이라고 하자 그들은 허균을 풀어주었단다.

봉추거사가 허균에게 서찰 한 통을 주는데 그 속에는 온통 수수께끼 같은 글만 적혀 있었고 허균은 그 글 속의 수수께끼를 풀어내어 그들이 변산 반도로 간다는 것을 알아내었단다. 허균은 그 길로 변산 반도로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정말 얼마 뒤에 그들이 나타났단다. 허균은 봉추거사와 다시 만나고, 봉추거사는 일행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떠났단다. <홍길동 전>을 너희들도 읽었으니 봉추거사가 어디로 가는 것인지 알겠지? <홍길동 전>에서 홍길동이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세운 나라 율도국이겠구나. 지은이 조완선 님은 <홍길동 전> 안의 이야기까지 끌어와서 이 소설을 완성한 것 같구나.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조완선 님의 원픽은 아직 <외규장각 장서의 비밀>로 해야겠구나. 이번에 읽은 <걸작의 탄생>은 책장은 금방금방 넘어가긴 했는데, 뭐랄까? 심심하다고나 할까? 아무튼 몇 프로 부족한 재미였단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한바탕 소낙비라도 뿌리려나.

책의 끝 문장: 샛노란 달덩이 위에서 허생이 배시시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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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8)

이 대목에서 이낙선의 5.16혁명 데모는 대질이 이루어졌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강영훈 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증언한다.

군이 정치에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육사생도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그런 짓은 쿠데타의 경우에도 금기로 되어야 한다. 그 당시 육사 출신 대위 몇 사람과 내가 대질했다는 말이 있는 모양이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4년제 육사 출신 셋을 복도에서 만났는데 그중의 하나가 전두환이었다. 하지만 내가 육본에 갔던 그날, 같은 11기 출신이라 해도 김성진(80년대 체신부장관) 등과 같은 장교는 지지 데모에 반대했고, 관망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이다.”

 

(105)

4대 중앙정보부장은 김형욱이었다. 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증발해 지금까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조차 확정되지 않은 인물. 누군가에 의해 영원히 제거됐을 것이라는 추측만 김형욱의 운명은 박정희 정권의 영욕을 상징하는 듯하다. 김형욱의 별명은 뚝심의 돈까스였다. 이 별명은 남재희 정치부 기자가 지어준 것이다.

 

(376)

71 12 6일 대통령 박정희는 돌연 국가비상사태라는 것을 선포했다. 특별담화 형식으로 발표된 비상사태는 북의 위협을 빗대 체제 강화를 꾀한, 말하자면 제1차 유신이었다.

놀랍게도 이는 헌법적 근거가 박약한 것이었다. 청와대측은 궁색한 나머지 당시 대통령 취임선서의 나는 국가를 보위하고…’라는 구절에 비상사태 선포의 근거가 있다고 우겼다.

 

(629)

정보부가 캔 미량의 석유는 유리병에 담겨 청와대에 올려졌다. 박 대통령은 너무 기쁜 나머지 국무회의 때 유리병에 담긴 원유를 탁자 위 재떨이에 붓고 불을 붙여보였다.

그러나 경제성이 없는 석유였다.

애당초 비서실장 김정렴과 오원철 등은 탐사가 끝날 때까지 발표 않는 게 좋겠습니다고 건의했다. 박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 노다지를 기대하고 정치적 효과에 사로잡힌 듯 그것을 발표해 버렸다.

희망이 크게 부풀면 절망도 깊다.

보통 한두 구멍 뚫다 마는 석유 시추는 포항에서는 무려 12구멍이나 시추되었다. ‘석유 원년(元年)’이니 하는 성급한 기대는 무참히 깨져갔다. 그리고 탐사 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방대한 토지를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어 놔 90년대까지도 민원의 대상이 되었다.

 

(646~647)

그 무렵 박 대통령은 추가적인 미군 철수에 맞서 핵무기 개발을 꿈꾸고 작전지휘권을 지렛대 삼아 대미흥정을 벌였다. 그의 비공개 어록.

미국 사람들은 작전권 이양 문제에 신경과민이다. 주한미군이 적어도 현수준을 유지하면 미군이 지휘관이 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주한미군 수가 현수준 이하로 감축되면 다시 작전지휘권 문제를 협의하겠다. 여기에 대해 미국 측은 못마땅해 가고 있고 답변이 없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자기 나라 군대를 몇 명 없고 장군만 몇 있다든지 하는데 남의 나라 60만인데 4만밖에 안 되는 미군이 지휘관을 갖고 있는 것도 이상한 상태 아닌가.

그러나 전쟁이 나면 해공군과 병참지원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6.25 때부터 이날 이때까지 작전지휘권을 미군한테 맡겨온 것이다. 이 문제는 휴정협정하고도 아무 관계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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