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리샹란(1920~2014)은 만주국을 대표하는 스타였다. 영화배우와 가수로서 만주국을 넘어 중국과 조선,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각지에 명성을 떨쳤다. 1930년대 후반부터 1945년 사이에 동아시아에서 가장 유명했던 여성 스타라면 조선의 최승희와 만주국의 리샹란을 꼽게 된다. 최승희 후원회에는 여운형과 마해송, 후일 노벨문학상을 받게 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 등 유명인들도 속해 있었지만, 그래봐야 이들은 권력 없는 문인이었다. 그에 비해 리샹란의 후원자들은 만주국의 실세들이었다. 그녀를 키운 건 일본 제국주의였다. 마치 푸이가 그랬던 것처럼.

 

(31)

역사적 책임에 관한 오랜 고민들이 깃털처럼 가벼운 그 말들 속에서 증발했다. 리샹란, 아니 야마구치 요시코와 그의 동료들은 아무리 사과해도 아물 수 없는 편법을 추진했다고 비판받았다. 지금은 한국 대통령이 나서서 일본에게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손을 젓고 있다. (역사의) 전진이나 후퇴와 같은 거칠고 자의적인 표현은 가급적 삼가려고 한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써야만 한다.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많이.

 

(43-44)

일본의 정치학자 쿠마가이 나오코는 일본인들이 전쟁에 대해 두 단계에 걸쳐 상이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후에는 한 가지만 선택적으로 기억되었다고 지적한다. 초기 단계의 전쟁 기억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광스러운 승리를 자랑스러워하는 대일본제국에 대한 이야기들로 구성된다. 최종 단계의 전쟁 기억은 일본인 개인들이 겪어야 했던 모든 고난과 고통들에 대한 일화들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에게서 전쟁 기억은 후자로 귀결됐다. 무조건항복과 도쿄전범재판으로 전쟁이 범죄화되자, 일본인들은 전쟁 전반부의 영광스러운 군사적 전진의 기억을 묻어버린 채 전쟁 후반부의 고통스러운 경험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33-134)

<나비부인>은 예술의 이름을 빌려 동양 여성에 대한 서양 남성의 성적 환상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이탈리아 사람 푸치니가 어쩌다 미국 장교와 일본 여성 사이의 사랑을 오페라 소재로 삼게 됐을까? 전기에 따르면 코벤트가든에서 <토스카> 초연을 보기 위해 런던에 머물던 1900 6월 무렵, <나비부인, 일본의 비극>이라는 단막극을 보게 된 것이 계기였다. 미국 해군 장교가 일본에 파견 나와 게이샤를 아내로 두고 자식까지 낳지만, 진짜아내와 결혼하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였다. 영어가 짧은 푸치니였지만 바로 이 이야기다 싶을 정도로 인상이 강렬했던 모양이다. 푸치만 그랬던 게 아니다. “당시 서양 세계는 이 이야기에 미친 듯 열광했다.”

 

(141)

베트남전쟁은 20세기의 가장 부도덕한 전쟁 중 하나였다. 크리스처럼 잠시 베트남에 온 미국의 시각으로는 이 전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베트남전쟁은 30여 년에 걸친 두 차례의 인도차이나전쟁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때만 그 모습이 온전히 드러난다.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인도차이나(오늘날의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에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일본군이 진주한다. 나치의 괴뢰 비시프랑스 정부의 지시를 받은 프랑스군은 전투에 없이 일본군의 온순한 포로가 됐다. 종전 후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베트남 남부에는 영국군이, 북부에는 중국군이 진주한다. 영국군은 일본군의 무장을 해제한 다음 프랑스군에게 다시 무기를 쥐여준다. 프랑스는 베트남을 다시 식민지로 지배하겠다고 선언한다.

 

(144)

2012 3 29, 미국의 베트남전쟁 개입 50년 경과를 기념하는 연설에서 당시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이렇게 전쟁을 미화했다. “베트남전쟁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피부색 그리고 종교적 신념을 지닌 채, 매우 힘겨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함께 의무를 다했던 이들의 이야기다. 온 나라 구석구석에서 사랑하는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따뜻한 가족의 품을 떠나야 했던 미국인들의 이야기다.” 권투 영웅 무하마드 알리처럼 부도덕한 전쟁에 끌려가길 거부하며 감옥행을 택했던 수많은 이들, 반전운동에 나섰던 수많은 미국인 대중의 분노를 생략하는 화법이다. 미군의 총칼에 죽은 베트남인에 대해 침묵하는 화법이다.

 

(242)

방송은 끊겨도 신문은 쉬지 않았다. 베를린과 계속 통화를 했다. 수화기 너머로 손기정이 1위로 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 왔다.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다. 새벽 1시께 다시 광화문에 사람이 모였다. 점점 더 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마침내 새벽 2시께, 동아일보 사옥 2층 창으로 여자 아나운서가 나타났다. “손기정 선수가 일착으로 골인해 우승했습니다.” 사람들은 잠시 멍했다. 이윽고 펄펄 뛰며 소리를 질렀다. “만세, 만세, 손기정 군 만세!” 잠시 후 제2보가 전해졌다. “다시 베를린에서 온 소식입니다. 손기정 군이 2시간 29 12초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였고 남승룡 군도 3위로 들어왔습니다.” 사람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손기정 만세”, “남승룡 만세소리를 질렀다. 함성은 어느새 조선 만세로 바뀌고 있었다. 온 조선이 함께 환호하고 울었다.

 

(265)

우리가 알고 있는 독일의 모습,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책임지며, 그 역사를 학교에서 철저히 가르치고 숨은 나치를 끝까지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독일의 모습은 1970년대와 1980년를 거치며 우여곡절 끝에 성립한 것이다. 하지만 그조차도 아직 끝이 아니었다.

 

(274-275)

아카테는 뮤지컬을 보고 울었다. 다른 가족들도 속상해했다. 무대에 오른 냉정한 남자는 아빠가 아니었다. 뮤지컬과 영화는 아름다웠지만 진실은 아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우리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마리아는 가족 이야기의 판권을 9000달러라는 헐값에 독일 영화사에 팔았고, 영화사는 다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제작사에 판권을 팔았다. 그리고 영화로 이어졌다. 가족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통제할 수 없게 됐고, 기억을 빼앗긴 느낌이었다고 90세가 다 된 아가테는 한탄한다.

 

(302)

님 웨일즈와의 인터뷰 말미에 장지락은 강경하기만 했던 지난날의 자신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옳은 것과 그른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존재하는모든 것은 옳은 것이 아닐까? … 진리라고 생각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기가 틀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 나름의 신념과 오류를 지닌 채 행복하게 죽도록 내버려두어라. 근본적인 질문으로 타인의 영혼을 괴롭히지 말라.”

적과의 싸움에 목숨 건 혁명가들이 동지가 밀정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몸서리를 쳤다. 의혹과 믿음 사이에서 흔들렸다.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한 독립혁명의 길에서 증오가 자랐다. 미움이 서로를, 스스로를 파괴하기 일수였다. 사방이 캄캄한데 어쨌든 나아가야 했다. 싸우고 사랑하고 실패하고 반성하는 수밖에 없었다. 별 없이 걷는 법을 배워야 했다. 상처 입은 채 서로 연루될 수밖에 없었다. 그 걸음을 생각하다 보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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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듀 - 경성 제일 끽다점
박서련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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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박서련 님의 역사 소설을 한 권 읽었단다. 오늘 이전까지 박서련 님의 소설을 세 권 읽었는데, 가장 재미있고 인상 깊은 소설은 가장 처음 읽었던 <체공녀 강주룡>이라는 작품이었단다. 박서련 님의 <체공녀 강주룡>을 다행히 처음에 읽어서 박서련 님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었던 것 같아. 그런데 박서련 님의 최애 작품이 오늘로 좀 바뀔 것 같구나. 이번에 읽는 <카카듀>라는 소설이 <체공녀 강주룡>보다 더 좋았단다.

<카카듀>는 일제 시대 실제 있었던 끽다점 카카듀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단다. 끽다점이라고 하면 오늘날 카페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은 마신다는 뜻을 가진 한자어로 만끽(滿喫)하라고 할 때 그 자란다. 끽다점의 는 예상했겠지만 차 다()란다. 아빠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책 소개를 읽지 않아서 카카듀라는 끽다점만 실제 있었던 것이고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박서련 님께서 허구로 만든 인물들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재미있게 책을 다 읽고 나서 책 뒤편에 실린 작가 후기를 보고 나서야 소설 속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실존했던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소설 속 까메오로 등장하는 라운규, 박헌영, 김구 등의 실존인물은 재미를 위해서 출연시킨 것이고, 주인공인 이경손과 현앨리스는 허구 인물이라고 생각했었단다. 그런데 주인공들도 모두 실존 인물이라는 거야. 특히 현앨리스의 경우는 약간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책을 덮고 검색을 해 보았더니 아주 낯익은 사진 한 장이 검색되었단다. 아빠의 좋지 못한 기억력이지만 이 사진은 분명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본 것 같았어. 일제시대 낭만 가득한 젊은이들이 많이 등장하는 민태기 님의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에서 본 것 것은 생각이 들어 그 책을 찾아 책장을 휘리릭 뒤져보았단다. 역시나그 책에 현앨리스 사진이 있었단다. 민태기 님의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에 현앨리스와 카카듀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었어.

아빠의 기억력에 또 한번 좌절이구나. 아빠가 재미있게 본 책에서 나왔던 내용인데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니그나마 사진을 검색했을 때 기억이 난 것에 대해 조금은 위안을 삼아야겠구나. 이번에는 꼭 잊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현앨리스에 대한 또 다른 책 정병준 님의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라는 책도 주문했단다. 이 책도 읽어서 이번에는 꼭 기억하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그럼 소설 <카카듀>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1.

주인공 이경손. 때는 1920년 경성. 만세 운동이 일어난 이후 엄마 나이 뻘 되는 사촌누나는 목사였던 매형이 만세 운동에 연루되어서 심한 옥살이를 하고 나왔단다. 감옥에서 나온 사촌누나는 매형을 찾아 나선다고 아이들 여덟 명을 데리고 상해로 가기로 했단다. 이때 어린 아이들을 경성역까지 데려다 주는 일에 경손도 도와주었단다. 사촌 누나의 첫째 딸 미옥은 촌수로는 경손보다 항렬이 하나 낮아 조카이긴 한데 나이는 경손보다 한 살 많았어. 경손은 미옥과 함께 어린 조카들을 경성역까지 데리고 가서 배웅을 해주었단다. 그렇게 사촌 누나 식구들은 모두 상해로 떠났어.

시간은 흘러 6년이 지났어. 경손은 그 6년 동안 예술학교에 들어가서 영화를 배우고 영화 감독이 되어 영화도 한 편 찍기도 했어. 비록 성공하지는 못 했지만… 6년이 지난 시점에도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관부연락선을 촬영하기 위해 부산까지 내려왔단다. 경손이 부산에 내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단다. 예전에 부산에서 조선 키네마라는 영화사에서 처음 영화 일을 시작했었지. 그곳에서 라운규도 만나 친하게 지냈단다.

그런 부산에 이번에는 혼자 촬영하려고 내려고 온 거야.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조카 미옥을 만났어. 경성역에서 헤어지고 6년 만에 처음으로 본 거야. 처음에는 못 알아봤는데, 미옥이 먼저 아는 척을 했단다. 미옥은 포와, 그러니까 하와이에 가는 길이라고 했어. 하와이는 미옥의 고향이었어. 사촌 누나와 매형은 결혼하고 하와이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첫째 아이 미옥을 낳았다고 했어. 미옥은 하와이에서 태어난 첫 번째 한국 아이였다고 하는구나. 미옥은 하와이에서 태어나서 미국 이름도 있었대. 앨리스. 지난 6년 동안 미옥은 결혼도 했고 이혼도 했다고 했어. 지금은 임신한 상태인데, 아기를 낳으려고 하와이에 간다고 했단다. 가족들이 지금은 모두 하와이 있다면서그렇게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경손은 다시 경성으로 돌아왔단다.

경손이 지금 준비하고 있는 영화는 <춘희>라는 영화였어. 남자 주인공이자 투자자인 정기탁은 여자 주인공을 맡은 김일송을 반대했단다. 김일송이 독립운동을 했던 이력이 있어서 반대를 했어. 그러면서 오디션을 다시 한번 하자고 했어. 그래서 오디션을 했는데 역시나 눈에 띠는 이는 없었단다. 딱 한 사람 노래를 잘하는 이음전이라는 사람이 있었대. 이음전은 나중에 이애리수로 이름을 바꾸고 엄청 유명한 가수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 이 이야기가 왜 들어가 있나 했더니, 이애리수가 실존 인물이라서 그랬던 거구나. 이름을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아서 찾아보니 <황성옛터> 등 꽤나 유명한 노래를 부른 유명한 가수더구나.

..

아무튼 그렇게 오디션을 하고 있을 때 미옥 아니 앨리스가 찾아왔단다. 부산에서 헤어진 지 1년쯤 되었을 때야. 아이는 하와이에 있는 가족들에 맡기고 혼자 귀국했다고 했어. 그러고는 자신은 경성에서 자리를 잡겠다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했어. 그러면서 끽다점을 같이 차리자고 했단다. 끽다점의 이름은 카카듀라고 했는데 이것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단막 희곡의 제목 초록 앵무새(Der grune Kakadu)에서 따온 것이야. 프랑스 혁명 당시 혁명가들이 찾는 식당이자 연극을 하는 내용의 희곡이었어. 초록 앵무새는 그 식당 이름이기도 했대.

..

카카듀는 관훈동 이성용 의원의 건물 1층에 세를 냈단다. 카카듀를 오픈하는데 필요한 돈은 앨리스가 댔어. 그렇게 끽다점을 열었지만 손님은 거의 없었어. 2층에서 병원을 하는 이성용 의원이 가끔 찾아오고 이경손의 지인들이 가끔 오고이경손과 앨리는 개업 피로회를 열자고 했어. 개업 피로회는 개업식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영화 포스터를 모아서 전람회 형식으로 하자고 했어. 이경손은 신문기자인 친구에게 부탁해서 카카듀 개업 피로회 겸 전람회를 신문 광고에 내게 했단다.

개업 피로회는 대성공이었어. 피로회 이틀 동안 문전성시를 이루었어. 이경손의 문학동인들, 영화계 인사들이 많이 왔단다. 이경손이 피로회 때 번 돈으로 카카듀에서 사용할 유성기를 사려고 했으나, 앨리스가 이미 몇 달치 월세를 미리 냈다고 했어. 앨리스의 생각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 유성기를 못 산 아쉬움이 살짝 있었지만

이경손은 영화 일도 계속 하는데 영화 쪽은 계속 흥행 실패를 거듭했단다. 카카듀는 경손의 지인들이 주고객이었고 그럭저럭 할 만했어. 이경손은 앨리스와 친척 관계인 것을 비밀로 하기로 해서, 다른 이들은 둘이 사귀는 사이로 오해하기도 했단다.

12월이 되었어. 2층의 이성용이 병원 일을 두만 두고 사라셨단다. 병원에는 다른 의사가 들어와서 문을 열었어. 그래도 오가며 인사도 하고 카카듀의 주인인데 아무 말도 없이 사라지다니

 

2.

성탄절이 다가오자 앨리스는 카카듀에서 성탄절 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단다. 지인들을 초대해서 성탄절 파티를 밤새 했어. 밤새고 아침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경손은 경찰에 체포되어 경찰서에 끌려 갔단다. 그리고 이유는 알려주지 않고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맞았어. 다시 정신을 들었을 때는 경찰서가 아닌 카카듀 안이었어. 나이는 앨리스가 한 살 많았지만 촌수도 경손이 아저씨 뻘이라서 늘 아저씨라고 깍듯이 높임말을 쓰던 앨리스가 갑자기 반말을 했단다. 당황한 경손. 앨리스는 지금까지 가면을 쓰고 있었던 거야. 앨리스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앨리스의 이야기를 해줄게. 앨리스의 아버지, 그러니까 경손의 사촌 매형은 현순이라는 목사였어. 나중에 검색해보니 현순은 독립운동가로 활동하셨던 분이었단다. 앞서 앨리스의 아버지가 3.1운동에 연루되어 상하이에 가셨다고 했잖아. 현순은 상하이로 가서 다른 나라들에게 조선의 독립을 승인해달라는 문서를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어. 현순은 목사 이전에 역관으로 일해서 영어, 일본어, 중국어에 모두 능통했단다. 현순은 그런 외국어 실력으로 임시정부에서는 외무부에서 일하고 박헌영, 김단야, 임원근 등이 현순을 잘 따르고 했대. 앨리스도 박헌영, 김단야, 임권근 등과 교류를 하다 보니 공산주의 사상, 콤뮤니즘 사상에 빠지게 되었다는구나.

앨리스는 일본 유학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정준이라는 유학생을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딸도 낳았단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준은 완전 사기꾼이었어. 고향에는 어린 아이지만 정혼자도 있다고 했어. 정준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일본정부의 공무원이 되기도 했어. 독립운동가의 딸이자 자신도 독립운동을 하는 앨리스는 남편이 친일파라는 것을 알고 큰 배신감을 느끼고 그 집에서 나와 버렸단다.

현순은 앨리스에게 찾아와 자신의 일을 도와달라고 해서 앨리스도 본격적으로 독립운동을 시작했단다. 그 즈음 가족들 모두 하와이에 가서 해외교포들의 독립운동에 앞장섰단다. 앨리스는 하와이, 국내, 중국을 오가면서 정보원 역할을 했어. 그러던 중 남편 정준으로부터 딸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단다. 앨리스도 마음 약한 어머니였던 거야. 딸이 위독하다는 말에 정준을 찾아갔어. 하지만 이미 딸은 몇 년 전에 죽었다고 하더구나. 정준이 앨리스를 불러들이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야. 그런데 남녀 사이는 예측 불허. 어찌하다 정준의 아이를 또 임신하게 되었단다. 하지만 친일파 정준과 더 이상 함께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이혼을 하게 된 거란다. 그리고 하와이로 다시 가던 길에 부산에서 이경손을 만났던 거야.

몇 년 뒤에 다시 경성에 온 이유는 독립운동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함이었어. 이런 사실을 경손에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지. 카카듀를 이성용의 건물 1층에 세를 둔 것도 이유가 있었어. 이성용도 상해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경성에 왔던 거야. 앨리스와 이성용은 이미 알고 있던 사이였지. 카카듀를 통해 정보를 주고 받고 독립운동 후원금 조달처로 이용했어. 개업 피로회 때 벌어들인 돈도 월세로 낸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 후원금으로 보낸 것이었어. 최근에 일본 경찰이 이런 사실을 포착한 것이야. 그런데 앨리스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직접 신문하지 못하고 경손을 대신 체포해서 구타를 한 것이었어. 일종의 경고라고 볼 수 있지. 앨리스의 정체도 드러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앨리스는 상해로 가기로 했단다. 경손도 같이 가려고 했으나 천진까지 갔다가 다시 경성으로 돌아왔단다. 경손은 다시 영화 일을 했고 여전히 흥행 실패를 했단다.

몇 년 후 상해에 있던 정기탁, 예전에 영화 춘희를 같이 작업했던 사람, 기억나니? 그 정기탁이 상해에 있었는데 경손을 상해에 초청했어. 그래서 경손은 영화인으로 상해에 갔단다. 상해에서도 영화를 두 편 찍기도 했는데 이번에도 흥행은 좋지 않았어. 영화를 그만 두어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네. 어느날 이성용이 찾아와서 경손을 누군가에게 데리고 갔어. 경손은 앨리스에게 데리고 가는 줄 알았으나 그 사람은 다름 아닌 김구였어. 김구는 3.1운동 기념식에 연극을 하나 하려고 하는데 연출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어.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러 왔단다.

경손은 두리번거리며 앨리스를 찾아보았어. 그리고 앨리스를 보았단다. 앨리스도 경손을 보았으나 도망을 갔단다. 왜 그랬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경손이 뒤쫓아가면서 앨리스는 불렀지만 끝내 대답하지 않고 멀리서 바라만 보고 다시 갈 길을 갔단다. 그것이 앨리스와 마지막 만남이었어.

경손은 나중에 태국을 거쳐 홍콩으로 가려고 했는데 태국에서 정착하게 되었어. 영화 일은 그만두고 무역일을 했어. 태국에서 태국 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들도 낳고 그랬어. 나중에 이성용이 태국에 와서 앨리스의 소식을 전해주었단다. 앨리는 미국 본토에서 대학 공부를 마치고 해방 이후 다시 우리나라에 와서 미군정에서 통역을 했대. 그런데 공산주의 이력 때문에 추방을 당했고 한국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평양으로 갔다고 하더구나. 그 이후 소식이 끊겼다고 했어. 언젠가는 앨리스를 다시 만날 날을 기대했지만, 경손은 다시는 앨리스를 만나지 못했다는구나.

….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매력적인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는데 그들이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더 좋았단다.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현앨리스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생각될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졌어. 지은이 박서련 님이 각색을 했을 수도 있지만, 작가의 말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을 근거했다고 하는구나.

이경손은 나중에 <무성영화 시대의 자전>이라는 글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을 적었다고 했대. 아빠가 현앨리스에 대해서 더 알기 위해서 <현앨리스와 그의 시대>를 샀다고 했잖아. 그 책에는 1928년부터 29년 사이 현앨리스의 행적이 나오지 않는다고 했어. 그 시절이 바로 현앨리스가 카카듀를 운영하던 시기였던 거야. 박서련 님은 그렇게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하신 것 같구나. 아무튼 이 소설을 통해서 암울한 일제 시대에도 뜨거운 가슴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젊은이들도 있었고, 더 뜨거운 가슴으로 독립운동을 하던 젊은이도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새삼 알게 알게 되어 좋았단다. 지은이 박서련 님은 여러 장르의 소설을 쓰시는데 틈틈이 역사소설을 통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분들을 알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란다. 이 책은 너희들도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좋겠구나. 주변 사람들에도 추천을 해야겠구나.

오늘은 그럼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나는 예술을 믿는다.

책의 끝 문장: 이것이 나에게 일어날 모든 일의 가장 불가해한 요약이다


한편 나는, 특이나 당시의 나는 구식이든지 신식이든지의 형식을 떠나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하여도 비관적인 인식을 품고 있었다. 작품으로는 모든 장면과 대사에서 열렬한 사랑을 웅변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은 사랑을 진정으로 믿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이란 일종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서…… 돈을 훔친 자도 사랑 때문, 사람을 납치하여 죽인 자도 사랑 때문, 사기 치고 배신하고 강제로 간음하고 교묘히 미치게 하는 등의 온갖 악행이 모두 사랑을 근거로 할 수 있는데, 한때는 인륜을 저버리게 할 만큼 막강하였던 동기가 별안간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기도 하는 조화를 과연 어떻게 보아야 옳은가. - P54

옛말에 초상난 절에 중은 많다고 하였던가. 그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후일 이 망국의 수도에 이렇게도 많은 예술가가 날 줄을 미리 내다보았을까. 수도라고 해도 기껏해야 인구 20만 안팎에다 토지 대부분이 날것으로 남아 있는 열악하고 초라한 도시. 그러한 경성에서 수많은 젊은이가 예술가연하고 있었다. 그들 전부는 아닐지라도 몇몇은 필연 거짓되이 예술가 시늉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리란 의심을 해봄 직했다. 때로 내게는 경성 전체가, 나아가 조선 전체가 거짓의 전당처럼 느껴졌다. 가엾게도 스스로가 거짓이라는 것을 모르는 젊은 예술가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예술가가 아닌 자신을 예술가라 믿으며 살아가는 어릿광대의 노릇. - P102

탈이란 즉 가면, 마스크, 얼굴 위에 얼굴. 그것의 사용은 본디부터 극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중세까지는 배우들이 얼굴을 드러내는 일이 드물었다고 하지 않는가. 가면이 역할의 은유가 아니라 역할 그 자체였던 시대를 지나, 인본주의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배우들은 가면을 벗었을 것이다. 그때에는 그것이 극의 혁명이었을 것이다. 구극이 기껏 벗어던진 가면을 신극이 다시 한번 집어 들게 된 것은 그것을 언제든 벗을 수 있게 되어서다. 과거에는 가면을 벗는 것이 금기였으나 오늘날 가면을 쓰는 것은 금기가 아니며, 한때의 금기마저 연출의 한 소도구로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오늘날의 신극. 또한, 이러한 예술적 시도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조선 천지에 나 정도밖에는 없지 않나 하는 자부에 나는 심취해 있었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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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3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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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파운데이션 시리즈 3 <2파운데이션>을 이야기해줄게. 3권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3권에서는 제2파운데이션에 관한 이야기란다. 2권에서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찾으려는 노력들을 하다가 심리학자 에블링 미스가 그 위치를 찾았으나, 뮬이 위치를 알면 재앙이 다가올 것을 예상한 베이타가 에블링 미스를 죽이면서 2권이 끝났지오늘은 그 이후 진행되는 3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뮬은 제1파운데이션을 점령하게 된단다. 오랫동안 차근차근 제국의 기틀을 마련하던 제1파운데이션이 너무 허망하게 뮬에게 정복당하게 되었구나. 칼간 행성의 근거지를 둔 뮬은 은하제국의 제1시민이란 직책으로 불렀단다. 뮬은 상대방의 마음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잖아.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뮬에 전향을 하게 되었어. 그 중에 2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프리처 대위도 뮬에 전향을 하여 충성을 맹세했단다. 이후 한 프리처 대위는 대령으로 진군하였단다. 2파운데이션의 위치에 대한 논란은 사람마다 의견이 분분했는데 한 프리처는 제2파운데이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갖고 있었어. 뮬은 한 프리처를 진급시키는 등 신임하고 있었지만, 전향자는 정신적으로 나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 그래서 전향하지 않은, 칼간 행성 출신 중에 유능한 이를 신하로 만들려고 했는데 그 중에 베일 채니스라는 사람이 있었단다. 뮬은 여전히 제2파운데이션이 있다고 믿었어. 뮬은 한 프리처와 베일 채니스에게 제2파운데이션을 찾으라는 임무를 주었단다. 그래서 프리처와 채니스는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 우주로 떠났단다.

2파운데이션에 대한 정보는 그 옛날 해리 셀던이 이야기한 우주의 끝에 세웠다는 것이 전부였어. 채니스는 제2파운데이션의 유력한 후보군으로 타젠데 왕국을 생각하고 있었어. 그래서 채니스와 프리처는 타젠데 왕국의 로셈 행성으로 갔단다. 로셈 행성은 농업을 주로 하는 행성으로 예전에는 독립적인 행성이었으나 타젠데 왕국에 점령을 당하게 되었어. 그들의 도착을 이미 알고 있던 로셈 행성의 총독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어. 프리처는 채니스와 함께 생활하다 보니 채니스가 제2파운데이션의 첩자라고 확신해서 체포를 하려고 했으나 채니스는 아니라고 항변을 했단다. 그 소식을 들은 뮬은 그들을 뒤쫓아 와서 뮬이 채니스의 두뇌를 확인해 보았단다. 뮬은 상대방의 감정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상대방의 머릿속도 살펴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보구나.

채니스의 머릿속을 읽어 보니 로셈 행성이 제2파운데이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러다 제2파운데이션의 제2발언자가 로셈 행성에 도착을 해서 뮬과 감정 격돌을 하게 되는데 제2발언자가 뮬을 이긴 것 같았어. 뮬보다 더 강력한 자가 제2파운데이션에 있었나 보구나. 그뿐만 아니라 채니스는 한낱 미끼에 지나지 않았어. 채니스에게는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가 로셈 행성이라고 알려주어 뮬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하게 한 것도 사전에 계획한 것이었단다. 채니스의 두뇌를 읽고 뮬이 로셈 행성으로 오게 유인한 거야. 그 사이 뮬이 없는 칼간 행성에서 반란을 일으키도록 조정을 했단다. 뮬은 뒤늦게 절망하여 프리처와 칼간 행성으로 귀환을 했지만, 칼간 행성은 이미 반란자들에 의해 무너지고 말았어. 그렇게 뮬의 권력은 5년만에 끝이 나고 말았단다.

 

1.

뮬이 죽고 또 한 세대가 지났단다. 2파운데이션은 여전히 알려진 바 없고 뮬이 죽은 이후 더욱 정체를 드러나지 않고 있었어. 아르카디 다렐이라는 소녀가 있었단다. 아르카디는 2권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베이타의 손녀딸이자 다렐 박사의 딸이란다. 아르카디는 어렸을 때부터 소설가가 꿈이었고 호기심 많고 똑똑한 14살 소녀였단다. 아르카디의 아빠 다렐 박사는 제1파운데이션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사람으로 제2파운데이션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어. 그는 동료 펠리스 앤서와 회의를 하면서 제2파운데이션의 정보를 수집하러 칼간 행성에 있는 뮬의 궁전에 사람을 보내려고 하는데 이에 적합한 사람으로 친구이자 도서관사서인 호르미 먼을 생각했어. 왜냐하면 호르미 먼은 뮬에 대한 최고 전문가였거든. 2파운데이션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뮬이었기 때문에 뮬에 대해 연구를 하다 보면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나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

호르미 먼도 그들의 계획에 동의하여 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칼간 행성의 뮬의 궁전으로 가기로 했어. 진짜 임무는 숨기고 여행가는 것처럼 칼간 행성으로 떠나기로 했단다. 그런데 먼이 타고 있던 우주선에 아르카디가 몰래 탔단다. 호기심 많은 아르카디가 다렐 박사의 회의를 몰래 듣고 있었어. 우주선을 다시 돌아오게 할 수도 없없어. 다렐 박사는 딸이 동행하게 된 것을 오히려 좋게 생각했어. 먼에게는 아르카디를 조카라고 말하라고 했어. 조카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고 하면 먼에 대한 감시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르카디가 똑똑하니까 먼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어. 먼은 칼간 행성에 도착해서 군주인 푸치 스테틴과 그의 아내 칼리아를 만났단다. 도서관 사서와 학자로만 살았던 먼에게 이번 임무는 너무 큰 임무였던 것 같아. 긴장을 해서 군주 앞에서 어버버하면서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아르카디가 영리하게 이야기를 해서 뮬의 궁전에 들어갈 수 허가를 받았단다. 하지만 2주 동안 뮬의 궁전에서 자료를 찾아보았지만 먼은 특별한 것을 찾지 못했어.

그런데 푸치는 갑자기 아르카디를 자신의 부인으로 삼으려는 생각을 했어. 이걸 알게 된 칼리아는 아르카디를 도망치게 도와주었단다. 얼떨결에 칼간 행성에서 떠나게 된 아르카디는 고향인 터미너스로 가지 않고, 2파운데이션을 찾아 떠나려고 했단다. 먼은 뮬의 궁전에서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아르카디는 뭔가 찾은 것 같았어. 아르카디는 제2파운데이션을 찾아 길을 떠났어. 그런데 아르카디의 도망을 알게 된 푸치는 칼간 군인들을 보내 아르카디를 추격하게 되었어. 아르카디는 프림 팔버라는 상인을 만나게 되는데 프림 팔버가 칼간 군인들의 추격을 따돌렸단다. 아르카디는 트랜터에 도착을 했단다. 트랜터 기억나지? 은하제국의 수도였던 곳. 아르카디가 도착했을 때 트랜터는 옛제국 수도의 모습은 사라지고 폐허의 모습이었어. 이젠 주로 농업을 주로 하는 행성이 되었단다.

 

2.

칼간 행성의 군주 푸치 스테틴은 파운데이션에 전쟁을 일으켰지만 전쟁은 터미너스의 승리가 끝이 난단다. 전쟁이 끝나고 호르미 먼도 돌아왔어. 다렐 박사는 프림 팔버라는 상인으로부터 딸 아르카디는 트랜터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해 들었단다. 다렐 박사는 호르미 먼으로 칼간 행성에서 연구한 내용을 들었어. 호르미 먼은 제2파운데이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어. 하지만 먼은 칼간 행성에서 두뇌를 조정 당한 것이란다. 어느날 딸 아르카디의 메시지가 도착했어. 우주는 둥글고, 둥근 원의 끝은 없다. 또는 시작점이 끝이 된다고 하면서 터미너스 행성에 우주의 끝이라고 하면 또 다른 끝도 터미너스 행성이라고 했단다. 그러니까 제2파운데이션이 터미너스에 있다고 한 거야.

다렐 박사는 딸의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을 했단다. 그리고 앤서가 제2파운데이션의 일원인 것을 알게 되어 그를 공격하여 제압했단다. 앤서는 자신이 제2파운데이션의 일원이 맞다고 하고, 터미너스에 제2파운데이션이 있는 것도 맞다고 했어. 2파운데이션의 일원은 50명 정도의 소규모라는 것도 밝혀졌단다. 50명은 모두 정체가 밝혀져서 체포되었단다. (체포되어 처형되었는지 아빠의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구나.) 아무튼 제2파운데이션 조직이 모두 체포되면서 제2파운데이션은 사라지게 되었단다.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제1파우데이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 것이란다. 하지만 이 또한 제2파운데이션의 전략이었단다. 자꾸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와 정체를 캐려고 하자 이렇게 가짜 정체를 드러내고 사라지게 해서 관심을 끊게 만들려고 이런 짓을 벌인 것이란다. 50여 명의 제2파운데이션 일원들의 머릿속에도 그렇게 학습되어 있어 머릿속을 살펴보아도 그런 내용 밖에 없게 했단다. 그렇다면 제2파운데이션은 아직 존재하는 것인가. 그렇단다. 2파운데이션은 트랜터 행성에 어딘가에 몰래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었단다. 그리고 제2파운데이션의 리더인 제1발언자는 다름 아닌 아르카디를 도와주었던 상인 행세를 하고 있는 프림 팔버였단다. 아르카디를 도와주었던 것도 가짜 제2파운데이션 작전의 일환이었어. 그렇게 제2파운데이션의 정체와 제1발언자의 정체를 독자에게만 공개하면서 파운데이션 3권은 끝이 났단다.

….

2파운데이션의 정체에 대한 반전이 이어지면서 소설이 끝이 나긴 했는데 왜 제1파운데이션과 제2파운데이션은 적대 관계가 된 것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들이 적대적인 이유가 소설 속에 나왔을 텐데 아빠가 제대로 캐치를 못한 것 같구나. 해리 셀던이 1000년 셀던 프로젝트를 짤 때 두 개의 파운데이션을 건설한다고 한 것은 이해가 되는데 두 개의 파운데이션이 서로 협력 관계가 아니고 왜 적대 관계가 된 것인지 잘 이해가 안 가는구나. 그걸 찾으려고 다시 읽을 수도 없고앞으로 남은 시리즈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유추해 봐야겠구나.

SF 소설은 그 세계관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관과 달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좀 있어서 정리해서 이야기해주기 쉽지 않더구나. 아빠가 이야기한 부분의 앞뒤가 잘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해 바란다. 아빠의 한계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1은하제국은 수십만 년 동안 계속되었다.

책의 끝 문장: 그런데 지금은 제1발언자, 프림 팔버의 혈색 좋고 두루뭉실한 얼굴에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말이란 원래 인간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불완전하게 습득한 수단이다. 마음 상태를 나타내는 소리를 조합하고 추상적인 소리를 짜 맞추는 방법으로 의사를 소통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건 마음에 담긴 미묘한 감정을 목구멍에서 거칠게 흘러나온 신호로 타락시키는, 둔감하고 부적절하고 꼴사나운 수단이기도 했다. - P143

"인류 대다수는 자연과학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고, 이로 인해 인류는 실체적이고 가시적인 혜택을 얻죠. 선천적으로 정신과학과 깊숙한 연관이 있어서 인간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불러오는 이익은 아주 오래가지만, 더 추상적이고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더 나이가 이런 방향성, 정신이 최고로 발달한 사람이 지도하는 방식은 자비로운 독재자를 낳아 종국적으로 특권층을 만들어 내는 쪽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많은 사람의 반발을 사기 때문에 인류 대부분을 짐승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안정을 취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발전은 우리와 안 맞으니 피해야 합니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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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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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 만에 중국 작가 위화 소설을 읽었단다. 오래 전에 <허삼관 매혈기> <살아간다는 것>을 재미있게 읽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형제(3)>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이 책은 아빠의 취향이 아니었단다. 당시 쓴 독후감을 다시 읽어보니 공감 가지 않을 정도의 막장 스토리라고 평했더구나..  그 소설을 읽은 연도를 보니 2009년이었어. 그 이후 위화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니 정말 오랜만이구나. 세월도 참 빠르기도 하지.

이번에 읽은 소설의 제목은 <원청> 그런데 책 소개를 보니, 위화가 이번 소설을 8년만에 내 놓은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 동안 인터넷 서점에서 위화의 책에 눈에 띠지 않은 이유가 있었구나. <원청>의 원제를 보면 한자로 文城 으로 되어 있는데, 중국식 발음 그대로 <원청>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 같구나. 소설 원청은 소설 속 주요 인물의 고향이자 주인공이 그곳을 찾아가게 되는 그런 지명이었단다. 하지만 그곳은 실제 있는 곳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이따가 이야기해줄게.

책 두께가 두껍지만 지은이 위화의 필력은 여전히 책장을 금방 넘기게 하는 힘이 있구나. 이번 소설은 <형제>의 실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단다. <허삼관 매혈기>를 처음 읽었을 때의 그런 느낌마저 들었단다. 소설 <원청>은 청나라가 망해가고 중화민국이 시작하는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단다. 그렇다고 역사 소설은 아니고, 사랑 이야기, 사람 이야기,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구나. 책이 두껍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구나. 오늘은 독서 편지가 좀 길어줘도 양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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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허 북쪽 마을에 린샹푸라는 사람이 있었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5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 큰집의 주인의 되었단다. 집사 텐다 가족들이 린샹푸를 도와주었단다. 어느 날 그 집에 아창과 샤오메이 남매가 경성에 가는 길에 들렀단다. 샤오메이가 병에 걸려 아창만 먼저 길을 떠났고, 샤오메이는 린샹푸에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단다. 샤오메이는 린샹푸의 집에 머물면서 베틀 짜기를 하면서 린샹푸의 일을 도와주었단다. 그러다가 린샹푸와 샤오메이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샤오메이는 몸이 다 낳아도 린샹푸의 집에서 함께 지냈어.

그런데 어느날 샤오메이가 사라졌단다. 집에 보관하고 있던 금화 절반 정도도 사라졌어. 린샹푸는 샤오메이가 금화를 훔쳐 도망간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린샹푸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단다. 몇 달 뒤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불쑥 샤오메이가 돌아왔단다. 린샹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어. 린샹푸는 샤오메이가 다시 온 것에 대해 고마워했고 금화도 절반만 가져간 것에 샤오메이를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 완전 럭키비키로구나. 이제는 영원히 같이 살 생각만 했지. 그런데 샤오메이는 딸을 출산하고 얼마 뒤에 또 사라지고 말았어. 이번에는 금화도 안 가지고 몸만 떠났단다.

이번에는 집에서 앉아서 기다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어. 린샹푸는 갓난 딸을 데리고 샤오메이를 찾으러 남쪽으로 갔단다. 샤오메이와 아창이 처음 집에 왔을 때 멀고 먼 남쪽의 원청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했거든. 그래서 무작정 원청이라는 곳을 찾아 길을 떠났단다. 집은 집사 텐다와 그의 가족들에게 맡기고 길을 떠났어.

린샹푸는 우여곡절 끝에 시진이라는 마을까지 왔어. 그런데 그곳 사람들에게 원청이란 곳을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몰랐단다. 린샹푸는 시진 사람들이 쓰는 말을 들어보니 샤오메이와 아창이 쓰는 말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 이곳에 샤오메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진에 머물면서 샤오메이를 찾아 보기로 했단다. 가장 힘든 일은 어린 딸의 젖을 먹이는 것이었어. 여기저기 아기 우는 소리가 나는 집이 있으면 무조건 들어가서 부탁해서 딸에게 젖을 먹이곤 했단다. 그래서 딸 이름도 백 개의 집의 뜻이라는 바이자라고 지었어. 날마다 잘 곳을 찾아 다니고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린샹푸는 천융량, 리메이롄 부부를 만나게 되었어. 천융량과 리메이롄 부부는 린샹푸와 딸을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도와주었어.

린샹푸는 고맙기 때문에 예전에 배운 목공 기술로 천융량의 집을 여기저기 고쳐 주었단다. 솜씨가 아주 좋았어. 이웃에서도 도움을 요청해서 이웃의 집도 고쳐주었단다. 린샹푸의 목공 솜씨가 소문나면서 여기저기 집을 고쳐주게 되었고, 일손이 부족하니까 천융량이 옆에서 도와주기 시작했단다. 그들은 목공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단다. 그들의 사업이 잘 되어 돈도 많이 벌게 되어 집도 새로 지었단다. 두 채 지어 린샹푸와 천융량 한 채씩 갖게 되었어. 딸 린바이자는 천융량의 아들들인 천야오우와 천야오원과 함께 남매처럼 친하게 지냈단다. 리에미롄은 린바이자를 딸처럼 사랑했단다. 시진에 자리잡은 린샹푸는 틈틈이 계속 샤오메이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단다.


2.

세월이 흘러 10년이 흘렀어. 린바이자는 어느덧 십대 소녀가 되었어. 린샹푸는 예전부터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시진 상인회 회장인 구이민의 아들 구퉁녠과 린바이자를 약혼시켰단다. 아버지 구이민이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인사인 것과 달리 구퉁녠은 어려서부터 여자를 밝히고 성격이 아주 더러운 사람이었어. 이 혼인이 깨지길 빌었단다. 약혼식을 하기로 했는데 약혼식을 앞두고 토비들이 린바이자를 납치했어. 토비란 무기로 무장한 불법 폭력 단체인데 도적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메이롄은 아들들에게 빨리 쫓아가서 린바이자 대신 인질로 끌려가라고 했어. 착한 아들들도 엄마의 말대로 토비를 찾아가 자신의 몸값이 더 비싸다면서 린바이자 대신 자기를 데려가라고 했단다. 그렇게 해서 천야오우가 토비에게 끌려가고 린바이자는 풀려났단다. 잔치 준비를 하던 린샹푸와 천융량도 이 소식을 듣고 돌아왔지만 이미 천야오우는 토비에게 끌려갔단다. 그들이 원한 돈을 가지고 약속장소에 갔지만 때마침 북양군이 공격해서 토비를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북양군은 청나라 말기 중화민국 최초 현대식 군대였는데 군기도 제대로 안 잡혀 있었고 민간인들을 마구 공격해서 민간인들 입장에서는 토비나 북양군이나 모두 피해야 할 대상이었단다. 그리고 또 하나의 군대 국민혁명군이 있었어. 북양군과 국민혁명군은 교전 중이었단다.  아빠가 중국 현대사에 대해서 잘 몰라서 북양군과 국민혁명군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두 세력이 서로 반대 진영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 정도만 알아도 이야기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어렵지 않단다. 좀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되겠지만 지금은 일단 패스.

북양군이 시진에 온다는 소식에 전해지자 시진 사람들은 피난 갈 준비를 했단다. 그런데 오히려 피난 가다가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는 사고가 일어났어. 상인회 회장인 구이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어. 피난 가지 말고 북양군을 잘 대접하자고 했어. 그렇다면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이 도박은 성공이었어. 한 가지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잘 해결되었고 북양군이 머무는 동안 먹을 거리와 잠자리를 잘 제공해주어 그들은 며칠 머물다 이동했단다.

...

북양군이 물러나자 다시 토비들의 협박편지가 날라왔어. 이번에는 편지뿐만 아니라 귀도 같이 왔단다. 이번에는 천융량이 직접 돈을 들도 가겠다고 했어. 린샹푸도 같이 가겠다고 했어. 자신의 딸 대신 잡혀간 천야오우를 구하는 일이니까 말이야. 한편 토비에 잡혀간 천야오우는 한쪽 귀를 잘리는 등 곤경에 빠지게 되었지만 다행히 착한 토비와 그의 어머니가 보살펴 주어 몸이 회복되었고 탈출하여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단다. 구이민은 토비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민병단을 조직했단다.

….

어려서 남매처럼 지내던 천야오우와 린바이자. 커 가면서 서로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가족들이 보고 말았단다. 린바이자는 이미 약혼한 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그냥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천융량은 천야오루에게 매질을 하며 혼냈단다. 그리고 천융량은 린샹푸와 이 일을 두고 의논을 했고, 천융량은 자신의 가족들이 완무당으로 이사가겠다고 했단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웃으로 지내던 천융량과 린샹푸는 헤어졌고, 린샹푸는 완무당에 있는 자신의 땅을 천융량에게 주었단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게 인위적으로 떨어뜨렸다고 꺼지겠는가. 이사를 가서도 천야오우는 날마다 몰래 찾아와 린바이자를 만났단다. 이 사실도 금방 린샹푸가 알게 되었고, 린샹푸는 린바이자를 상하이로 유학 보냈단다. 안타까운 연인들이구나.


3.

토비 무리 중에 장도끼가 이끄는 무리가 있었어. 장도끼는 무척 잔인하여 내키지 않으면 무조건 죽였어. 그런 장도끼 무리가 시진을 공격해 왔단다. 민병단이 장도끼 무리들을 잘 막아내어 장도끼 무리는 도망을 갔지만, 민병단원들도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았단다. 민병단을 이끌었던 주보충 단장도 죽고 말았어. 그래서 이후 구이민이 직접 민병단을 맡았어. 시진에서 물러난 장도끼는 이번에는 완무당에서 가서 약탈을 했단다. 그리고 장도끼는 구이민을 납치해서 몸값으로 총기를 요구했단다. 시진 사람들은 구이민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총기를 모아 장도끼에게 주기로 했단다. 그 일을 린샹푸가 하기로 했는데, 이 일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단다. 린샹푸는 어쩌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신상 정리까지 했어. 린샹푸의 예상대로 장도끼는 무기만 빼앗고 린샹푸도 죽였단다.

….

리메이롄은 토비에게 잡혀온 이가 구이민이라는 것을 알고 남편 천융량에게 이야기를 하고 천융량은 장도끼 일행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구이민을 구출해서 시진으로 돌아왔단다. 시진에 온 천융량은 린샹푸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고 사람들을 모아 복수하러 길을 떠났단다. 천융량 일행은 장도끼 일행을 만나 싸움을 벌였어. 예전에 천야오우를 구해준 착한 토비가 이제는 우리 편이 되어 장도끼와 싸웠는데, 그만 죽고 말았어. 하지만 장도끼에게도 눈에 상처를 입혀 장도끼는 장님이 되었어. 장님이 된 장도끼는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버려졌단다. 나중에 천융량이 찾아가 시원하게 복수를 했단다.

구이민도 장도끼에 잡혔다가 구출되었을 때는 거의 폐인이었어. 구출되어 집에 돌아와 몸이 회복되고 나서 그 간의 일을 듣게 되었지. 고민하다가 상하이에서 공부하고 있는 린바이자에게도 연락을 했단다. 어느날 텐다 오형제가 시진에 찾아왔단다. 텐다 기억나지? 린상푸의 집사였잖아. 텐다 오형제가 시진에 찾아온 이유는 린샹푸의 편지를 받고 찾아온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는 길에 큰 형이자 집사인 텐다가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구이민은 텐다 형제들을 잘 대접했고 린샹푸와 텐다를 위한 관을 두 짝 만들었어. 그리고 텐다의 동생들이 고향에 갈 수 있게 도와주었단다. 그런데 텐다의 동생들은 린샹푸와 텐다의 관을 가지고 다시 고향으로 향했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린샹푸가 너무 허망하게 죽은 것 같구나. 그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샤오메이는 결국 만나지도 못하고도대체 샤오메이는 어디로 간 것인가?


4.

지금부터는 샤오메이의 이야기를 해줄게. 어떤 사연이 있던 것인지 지은이는 소설 뒤편에 <또 하나의 이야기>라는 챕터에서 샤오메이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샤오메이는 완무당 시리촌이라는 곳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단다. 어렸을 때 아창의 집으로 민며느리로 들어갔어. 아창의 집은 아창의 엄마가 최고 권력자였단다. 아창의 아버지도 어렸을 때 데릴사위로 그 집에 들어온 거야. 결혼을 전제로 어렸을 때부터 시댁에 들어가 살게 된 샤오메이는 강압적인 시어머니에게 주눅이 들어 지냈어.

6년 뒤에 정식으로 아창과 결혼을 하게 되었어. 2년 뒤에 집에 혼자 있을 때 막냇동생이 울면서 찾아왔어. 형의 결혼자금을 소매치기 당했다면서 말이야. 그래서 샤오메이는 동생에게 돈을 주었는데 나중에 시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격분을 한 거야. 그리고 징계로 두 달간 처가에 가 있으라고 했어. 음 그 당시에 결혼한 며느리를 처가로 보내는 것이 징계였겠지만 오늘날에는 상일 것 같구나..^^ 어려움에 빠진 동생을 도와준 것인데 징계를 하면 안 된다고 시아버지와 남편 아창이 어머니를 만류했어. 그런데 그것이 시어머니를 더 화나게 했단다. 아예 시댁에서 내쫓아버렸어.

그렇게 샤오메이는 친정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샤오메이가 떠나고 아창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았어. 그러다가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무작정 가출을 하고 샤오메이 집에 왔단다. 샤오메이 집에서는 시어머니가 다시 샤오메이를 데리러 오라고 한 줄 알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창과 샤오메이를 보냈단다. 그런데 아창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샤오메이와 집이 아닌 상하이로 갔단다. 아창이 가지고 온 돈을 가지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사고 싶은 것 사는 등 신문물을 즐겼단다.

돈이 거의 다 떨어지게 되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아창은 이모부가 도와주실 거라면서 경성에 가자고 했어. 그렇게 경성에 가다가 린상푸의 집에 머무르게 된 거야. 그리고 그들은 둘 사이를 남매라고 거짓말을 했어. 그런데 아창은 경성에 가도 이모부가 어디에 사시는지 모르고 이모부의 이름도 모르기 때문에 못 찾을 것 같다고 했어. 그러면서 아창은 린상푸의 돈을 훔치자고 하고 자신은 먼저 역참에 가서 기다리겠다면서 샤오메이가 돈을 훔쳐 오기로 했단다.

샤오메이가 돈을 훔치는 것이 쉽지 않았고 5개월 동안 린샹푸의 집에 머물게 되었지.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일도 일어난 거야. 그만 린샹푸를 사랑하게 된 거지. 하지만 자신의 아창의 아내라는 것을 다시 상기하고 금화를 훔쳐서 린상푸의 집을 도망쳤단다. 아창을 다시 만난 샤오메이, 그제서야 린샹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들은 다시 남쪽 자신의 고향으로 가게 되었는데, 샤오메이는 죄책감이 들어서 아이라도 린샹푸에게 전해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린샹푸의 집에 온 것이란다. 린샹푸의 딸을 낳고 다시 떠나 아창과 만나고 그들은 시진에 있는 시댁에 왔단다. 집에 도착하니 일 년 전에 이미 시어미니는 돌아가시고, 시아버지도 병환 중이었어. 얼마 못 가 시아버지도 돌아가셨단다. 아창과 샤오메이는 그렇게 그 집의 주인이 되었어.

….

얼마 후 린샹푸가 어린 딸을 데리고 시진에 왔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어. 아창은 금화 훔친 것 때문에 쫓아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샤오메이는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어. 그런데 시진에 며칠째 폭설이 내렸단다. 성황각에서 눈 그만 내리게 하는 천제를 지내는 행사가 열렸어. 샤오메이는 아창에게 천제에 참석하자고 했어. 샤오메이는 폭설을 멈추게 해달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빌려고 했어. 샤오메이는 딸과 린샹푸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 하늘에 용서를 빌었고, 둘의 행복을 기원했단다. 다음 생애는 함께 하겠다고 다짐을 했단다.

아창이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했지만 샤오메이는 그곳에서 계속 기도를 했단다. 갑작스런 추워진 날씨에 계속 기도만 하던 사람들이 동사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단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샤오메이와 아창도 포함되어 있었어. 그곳에 사실 린샹푸도 있었지만 눈 덮여 죽은 이들 중에 샤오메이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단다. 죽은 사람들 중에는 시신을 찾아가지 않는 연고 없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구이민은 그런 사람들은 장례를 치러 주고 시산이라는 곳에 묘를 안치해 주었단다.

다시 텐다 동생들이 린샹푸의 관과 텐다의 관을 가지고 고향으로 가는 길.. 시산에서 잠시 쉬게 되었는데 그때 린샹푸의 관을 어떤 묘지 근처에 두었는데 그 묘가 바로 샤오메이의 묘였단다. 텐다의 동생들도 샤오메이의 묘라는 것을 당연히 몰랐지. 그냥 쉰다고 묘지 옆 잔디에서 쉬었던 거였어. 그렇게 잠깐이나마 린샹푸의 관과 샤오메이의 묘가 함께 있었단다. 그리고 린샹푸의 묘는 다시 먼 길을 떠나게 되었지.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인연이란 참….

사랑이란 참

인생이란 참

죽음이란 참….

아빠가 소설을 참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너희들에게 잘 전달하기가 쉽지 않구나. 사람 향기 가득한 소설 한편 잘 읽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시진에 사는 그 사람은 완무당을 소유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들은 정월 초하루 전에 큰형과 도련님을 집으로 모셔가야 한다며 날짜를 꼽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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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과 제국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2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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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오늘은 파운데이션 시리즈 2 <파운데이션과 제국>을 이야기해줄게. 검색을 좀 해봤더니 <파운데이션과 제국> 1945년 미국의 SF 잡지에 연재되었고, 195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는구나. 그 옛날에 미래의 우주 세계를 그린 소설이구나. 고전 SF에서 이야기하는 미래가 현 시점에서는 이미 과거가 되었거나 현재인 경우가 있고 소설 속에서 이야기하는 과학 기술이 현재의 과학 기술의 기준으로 봤을 때 좀 이질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단다. 그런데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아빠가 이제 두 권만 읽어서 속단하기 그렇지만 그런 이질감이 전혀 없더구나. 70년이 넘은 작품인데 말이야. 그래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이 된 것이 아닌가 싶구나.

..

자 그럼 곧바로 2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시작 부분에 친절하게 1권에 있었던 이야기를 잘 정리를 해주었단다. 1권의 내용을 되새김질할 수 있어 좋고, 1권의 내용 중에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해할 수 있어 좋고오랫동안 온 우주를 군림하던 은하계 제1제국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역사심리학자 해리 셀던이 수학적 분석을 통해서 알게 되었지. 그래서 새로운 제국을 만들겠다면서 그것의 기초 행성 역할을 하는 파운데이션을 우주의 양쪽 끝에 하나씩 만들기로 했단다. 그 중에 하나인 터미너스 행성이 <파운데이션> 시리즈 1권의 주요 이야기였지.

 

1.

2권의 이야기는 우주 제국의 사령관인 벨 라이오즈가 파운데이션을 공격하기 위해 파운데이션으로 향하는 것부터 시작된단다. 파운데이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듀켐 바라는 노인을 데리고 갔어. 듀켐 바는 사이웨나 행성 출신인데 그가 젊었을 때만 해도 독립 행성이었는데 제국에 정복당해 제국의 속국이 된 그런 행성이란다. 그러니 듀켐 바가 겉으로는 충성한다고 하겠지만 속으로는 제국과 벨 라이오즈에 대해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구나. 식민지 국민이라고 생각해봐.

벨 라이오즈가 이끌고 가던 함대 중 정찰선 한 대가 사라졌어. 파운데이션의 무역함대가 그 정찰선을 납치한 것이란다. 벨 라이오즈는 이 일로 무역 함대를 공격하였고, 무역상 라산 데버즈가 생포되었단다. 데버즈는 사실 스스로 체포된 것이었어. 벨 라이오즈의 공격으로 파운데이션 함대의 피해가 커져서 그를 매수하기 위해 접근한 거지. 그래서 심문을 받을 때도 데버즈는 파운데이션에 깊은 애정이 없고 돈만 많이 준다면 벨 라이오즈와도 거래를 하겠다고 했어. 그런데 벨 라이오즈가 넘어오지 않았어. 충성심 강한 군인이었던 거야.

..

당시 제1제국의 황제는 클레온 2세라는 사람이었고, 그의 심복 브로드릭이란 자가 실세를 휘두르고 있었어. 브로드릭은 황제의 특사 자격으로 벨 라이오즈의 함대에 찾아왔단다. 라이오즈가 증원 요청을 했는데, 황제와 브로드릭가 생각하기에 반란을 준비하려고 증원한 것이라고 의심했어. 변두리의 작은 행성과 싸우는데 증원까지 할 필요가 있냐고 생각한 거야. 틀림없이 다른 꿍꿍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현장에 와서 브로드릭은 라이오즈를 감시하려고 했던 거야. 데버즈는 이번에는 브로드릭을 매수하려고 했으나, 이번에도 실패했어. 브로드릭은 현장에 와 보니 라이오즈가 반란은 커녕 충성심이 강한 군인이라는 것을 알고 그를 믿게 되었단다.

데버즈는 더 이상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고 듀켐과 함께 탈출을 계획했단다. 듀켐 바가 벨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둔기로 머리를 내려치고 도망갔단다. 듀켐과 데버즈는 트랜터로 몰래 숨어들어가 황제를 만나려고 했어. 황제를 만나면 라이오즈가 반란을 준비하고 있다고 거짓 고발을 하려고 했지. 그들은 뇌물을 먹여가며 고위 공직자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런 와중에 새로운 소식이 전해 듣게 되었어. 벨 라이오즈와 브로드릭이 트랱더로 소환되어 처형당했다는 거야. 클레온 2세 황제의 의심병은 라이오즈와 브로드릭이 손잡고 반란을 할 거라는 망상을 만들었어. 그래서 미리 잡아다가 손을 쓴 거야. 거대란 제국이 무너지는 것은 우매한 지도자의 출현도 깊은 관계가 있음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단다. 그런 일이 이 소설 속 우주 제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거야.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구나.

..

그들이 소환되면서 전쟁도 형식적으로 파운데이션이 승리한 것으로 끝이 났어. 데버즈와 듀켐은 그야말로 손도 안 대고 코 푼 격이 되어 트랜터를 몰래 도망쳤단다. 파운데이션에 와보니 데버즈는 라이오즈를 물리친 영웅이 되어 있었단다.

 

2.

그런 일이 있고 100여 년이 흘렀어. 하벤 행성이라는 외진 행성이 있었어. 토란이라는 사람의 고향이었는데, 토란은 신부 베이타를 고향 친지들에게 소개해주기 위해 방문했단다. 베이타는 파운데이션의 본거지 터미너스 행성 출신이었어. 파운데이션도 만들어진 지 수백 년이 지나다 보니 위기가 온다는 소리도 있었어. 특히 파운데이션을 위협하는 이로 칼간 행성의 뮬이라는 자가 있다고 했어. 그 뮬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토란과 베이타가 칼간 행성으로 가게 되었단다. 토란과 베이타는 칼간 행성에 도착했는데 뮬로부터 도망친 어릿광대를 우연히 만나 보호해주었단다. 그 어릿광대의 이름은 외우기 어려운 마그니피코였어.

그들은 파운데이션의 정보국에서 파견된 한 프리처 대위라는 사람을 만나 함께 파운데이션으로 귀환했단다. 한 프리처와 이야기를 나누어 봤는데 그의 정보에 따르면 뮬은 거대한 덩치를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라고 했어. 흉측한 외모가 가지고 있어서 측근을 제외하고는 그를 실제로 본 사람이 없다고 했어. 토란과 베이타가 어릿광대 마그니피코도 파운데이션으로 함께 데리고 왔는데 칼간에서는 그 일을 트집 잡아 전함을 파운데이션으로 보냈단다. 그리고 뮬의 공격으로 파운데이션이 그대로 함락당하고 말았단다. 뭐야, 이렇게 허술했어? 그보다 소설에서는 뮬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그려지고 있단다.

앞서 이야기했던 토란의 고향 하벤 행성만 살아남아 뮬에 항전을 했단다. 하벤 행성에서는 토란의 삼촌 란듀가 군대를 이끄렀어. 란듀는 뮬의 단점은 찾기 위해 토란과 베이타와 심리학자 에블링 미스 등을 트랜터로 보내기로 했단다. 트랜터는 오랫동안 제국의 수도로 많은 정보들이 있으니까 말이야. 율로부터 도망친 어릿광대 마스니피코도 데리고 가기로 했어. 그가 아무래도 칼간 행성 출신이니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지. 한편 한 프리처 대위는 단독으로 뮬을 암살하려다가 실패를 했고 생포당했단다.

토란과 베이타 일행은 트랜터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옛명성은 사라졌고 농업 중심의 행성이 되어 있었단다. 이름도 네오 트랜터라고 불렀어. 황제는 이름뿐인 늙은 다고버트 9세였는데 실세는 네오 트랜터의 최대지주인 조드 코마슨이라는 사람과 황태자가가 잡고 있었는데, 조드 코마슨은 이미 뮬에 충성하고 있는 자였단다. 토란과 베이타 일행은 황태자에서 붙잡혔으나 어릿광재 마그니피코가 악기 연주로 황태자를 죽이고 탈출했단다. 여리고 작은 체구의 어릿광대 마그니피코에게 저런 마력의 능력이 있었다니혹시 그는 정체를 숨기고 있는 무시무시한 인물은 아닌가, 의심이 들었어.

한 프리처 대위가 트랜터에 와서 토란 일행을 만났어. 한 프리처가 이야기하기를 자신은 이제 뮬과 한편이 되었다고 했어. 물에게 회유를 당한 거야. 돌연변이인 뮬에게 여러가지 능력이 있는데, 그 중에 상대방의 감정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했어. 상대방을 쉽게 회유할 수 있다고 했어.

한편 트랜터에 도착한 이후로 심리학자 에블링 미스는 쉬지도 않고 대학 도서관에서 뮬에 대한 연구를 계속 했단다. 그리고 뮬을 무찌를 수 있는 방법은 제2파운데이션이 답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 이후에는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찾으려고 노력했어. 해리 셀던이 우주 반대편 끈에 만들었다고 하는 제2파운데이션. 그리고 드디어 에블링 미스는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알게 되었어. 에블링 미스는 토란, 베이타 일행을 다시 만났을 때 자신이 연구한 결과와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이야기하려고 할 때 베이타가 에블링 미스를 그 자리에서 죽였단다. 이유는베이타도 뮬의 정체를 알게 된 거야. 그래, 너희들도 짐작할 수 있었겠지만, 어릿광대 마그니피코가 바로 뮬이었던 거야. 그것을 베이타가 알고 있었어. 뮬이 제2파운데이션의 위치를 알게 되면 뮬을 무찌를 수 있는 마지막 방법도 사라지기 때문에 다급했던 베이타는 어쩔 수 없이 에블링 미스를 죽일 수밖에 없었던 거야. 그렇게 되자 뮬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상대방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베이타의 감정을 정복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단다.

여기까지가 <파운데이션> 시리즈 2 <파운데이션과 제국>에 관한 이야기란다. SF 소설 속 세계가 우리가 사는 세계와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빠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말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단다. 또는 앞뒤가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러려니 해주길 바래. ,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은하제국은 몰락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역사법칙은 물리법칙만큼 절대적이에요. 오류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물리에서 다루는 원자만큼 많은 사람을 역사가 검토하지 않았고 그래서 다양한 개인차가 나타났기 때문이에요. 셀던은 1000년의 성장기 전반에 걸쳐서 위기가 여러 차례 나타날 것이며 각각의 위기는 우리 역사를 예정된 방향으로 이끄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라고 예언했어요. 바로 그런 위기가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새로운 위기가 나타나야 하는 거고요."
베이타가 힘주어 강조했다.
"지금 당장! 마지막 위기를 겪은 게 벌써 1세기인데, 지난 1세기 동안 제국에서 일어난 모든 문제점이 파운데이션에서 그대로 되풀이되고 있어요. 타성! 우리의 지배계급은 하나의 법칙만 알고 있어요. 바뀌지 않는 전체주의 법칙! 그들은 하나의 통치 방법만 알고 있어요. 무력이라는 방법. 그리고 불평등! 그들은 하나의 욕망만 추구해요. 자신의 재물을 지켜야 한다는 욕망."
-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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