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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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 만에 중국 작가 위화 소설을 읽었단다. 오래 전에 <허삼관 매혈기> <살아간다는 것>을 재미있게 읽고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형제(3)>라는 소설을 읽었는데, 이 책은 아빠의 취향이 아니었단다. 당시 쓴 독후감을 다시 읽어보니 공감 가지 않을 정도의 막장 스토리라고 평했더구나..  그 소설을 읽은 연도를 보니 2009년이었어. 그 이후 위화 소설은 이번이 처음이니 정말 오랜만이구나. 세월도 참 빠르기도 하지.

이번에 읽은 소설의 제목은 <원청> 그런데 책 소개를 보니, 위화가 이번 소설을 8년만에 내 놓은 것이라고 하는구나. 그 동안 인터넷 서점에서 위화의 책에 눈에 띠지 않은 이유가 있었구나. <원청>의 원제를 보면 한자로 文城 으로 되어 있는데, 중국식 발음 그대로 <원청>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 같구나. 소설 원청은 소설 속 주요 인물의 고향이자 주인공이 그곳을 찾아가게 되는 그런 지명이었단다. 하지만 그곳은 실제 있는 곳은 아니었는데, 그 이유는 이따가 이야기해줄게.

책 두께가 두껍지만 지은이 위화의 필력은 여전히 책장을 금방 넘기게 하는 힘이 있구나. 이번 소설은 <형제>의 실망을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단다. <허삼관 매혈기>를 처음 읽었을 때의 그런 느낌마저 들었단다. 소설 <원청>은 청나라가 망해가고 중화민국이 시작하는 혼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단다. 그렇다고 역사 소설은 아니고, 사랑 이야기, 사람 이야기, 인생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구나. 책이 두껍고 전개가 빠르다 보니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구나. 오늘은 독서 편지가 좀 길어줘도 양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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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황허 북쪽 마을에 린샹푸라는 사람이 있었어.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5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9살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그 큰집의 주인의 되었단다. 집사 텐다 가족들이 린샹푸를 도와주었단다. 어느 날 그 집에 아창과 샤오메이 남매가 경성에 가는 길에 들렀단다. 샤오메이가 병에 걸려 아창만 먼저 길을 떠났고, 샤오메이는 린샹푸에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되었단다. 샤오메이는 린샹푸의 집에 머물면서 베틀 짜기를 하면서 린샹푸의 일을 도와주었단다. 그러다가 린샹푸와 샤오메이는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샤오메이는 몸이 다 낳아도 린샹푸의 집에서 함께 지냈어.

그런데 어느날 샤오메이가 사라졌단다. 집에 보관하고 있던 금화 절반 정도도 사라졌어. 린샹푸는 샤오메이가 금화를 훔쳐 도망간 것을 알았지만 여전히 린샹푸를 미워하는 마음보다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단다. 몇 달 뒤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불쑥 샤오메이가 돌아왔단다. 린샹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어. 린샹푸는 샤오메이가 다시 온 것에 대해 고마워했고 금화도 절반만 가져간 것에 샤오메이를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어. 완전 럭키비키로구나. 이제는 영원히 같이 살 생각만 했지. 그런데 샤오메이는 딸을 출산하고 얼마 뒤에 또 사라지고 말았어. 이번에는 금화도 안 가지고 몸만 떠났단다.

이번에는 집에서 앉아서 기다리지 않겠다고 생각했어. 린샹푸는 갓난 딸을 데리고 샤오메이를 찾으러 남쪽으로 갔단다. 샤오메이와 아창이 처음 집에 왔을 때 멀고 먼 남쪽의 원청이라는 곳에서 왔다고 했거든. 그래서 무작정 원청이라는 곳을 찾아 길을 떠났단다. 집은 집사 텐다와 그의 가족들에게 맡기고 길을 떠났어.

린샹푸는 우여곡절 끝에 시진이라는 마을까지 왔어. 그런데 그곳 사람들에게 원청이란 곳을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몰랐단다. 린샹푸는 시진 사람들이 쓰는 말을 들어보니 샤오메이와 아창이 쓰는 말과 유사하다는 것을 알았어. 그래서 이곳에 샤오메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진에 머물면서 샤오메이를 찾아 보기로 했단다. 가장 힘든 일은 어린 딸의 젖을 먹이는 것이었어. 여기저기 아기 우는 소리가 나는 집이 있으면 무조건 들어가서 부탁해서 딸에게 젖을 먹이곤 했단다. 그래서 딸 이름도 백 개의 집의 뜻이라는 바이자라고 지었어. 날마다 잘 곳을 찾아 다니고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는 린샹푸는 천융량, 리메이롄 부부를 만나게 되었어. 천융량과 리메이롄 부부는 린샹푸와 딸을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도와주었어.

린샹푸는 고맙기 때문에 예전에 배운 목공 기술로 천융량의 집을 여기저기 고쳐 주었단다. 솜씨가 아주 좋았어. 이웃에서도 도움을 요청해서 이웃의 집도 고쳐주었단다. 린샹푸의 목공 솜씨가 소문나면서 여기저기 집을 고쳐주게 되었고, 일손이 부족하니까 천융량이 옆에서 도와주기 시작했단다. 그들은 목공소를 차리고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단다. 그들의 사업이 잘 되어 돈도 많이 벌게 되어 집도 새로 지었단다. 두 채 지어 린샹푸와 천융량 한 채씩 갖게 되었어. 딸 린바이자는 천융량의 아들들인 천야오우와 천야오원과 함께 남매처럼 친하게 지냈단다. 리에미롄은 린바이자를 딸처럼 사랑했단다. 시진에 자리잡은 린샹푸는 틈틈이 계속 샤오메이를 찾았지만 찾지 못했단다.


2.

세월이 흘러 10년이 흘렀어. 린바이자는 어느덧 십대 소녀가 되었어. 린샹푸는 예전부터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시진 상인회 회장인 구이민의 아들 구퉁녠과 린바이자를 약혼시켰단다. 아버지 구이민이 여러 사람들에게 존경 받는 인사인 것과 달리 구퉁녠은 어려서부터 여자를 밝히고 성격이 아주 더러운 사람이었어. 이 혼인이 깨지길 빌었단다. 약혼식을 하기로 했는데 약혼식을 앞두고 토비들이 린바이자를 납치했어. 토비란 무기로 무장한 불법 폭력 단체인데 도적떼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리메이롄은 아들들에게 빨리 쫓아가서 린바이자 대신 인질로 끌려가라고 했어. 착한 아들들도 엄마의 말대로 토비를 찾아가 자신의 몸값이 더 비싸다면서 린바이자 대신 자기를 데려가라고 했단다. 그렇게 해서 천야오우가 토비에게 끌려가고 린바이자는 풀려났단다. 잔치 준비를 하던 린샹푸와 천융량도 이 소식을 듣고 돌아왔지만 이미 천야오우는 토비에게 끌려갔단다. 그들이 원한 돈을 가지고 약속장소에 갔지만 때마침 북양군이 공격해서 토비를 만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단다. 북양군은 청나라 말기 중화민국 최초 현대식 군대였는데 군기도 제대로 안 잡혀 있었고 민간인들을 마구 공격해서 민간인들 입장에서는 토비나 북양군이나 모두 피해야 할 대상이었단다. 그리고 또 하나의 군대 국민혁명군이 있었어. 북양군과 국민혁명군은 교전 중이었단다.  아빠가 중국 현대사에 대해서 잘 몰라서 북양군과 국민혁명군에 대해 정확히 모르지만 두 세력이 서로 반대 진영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돼. 그 정도만 알아도 이야기 흐름을 이해하는 데는 어렵지 않단다. 좀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되겠지만 지금은 일단 패스.

북양군이 시진에 온다는 소식에 전해지자 시진 사람들은 피난 갈 준비를 했단다. 그런데 오히려 피난 가다가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는 사고가 일어났어. 상인회 회장인 구이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어. 피난 가지 말고 북양군을 잘 대접하자고 했어. 그렇다면 그들을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이 도박은 성공이었어. 한 가지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잘 해결되었고 북양군이 머무는 동안 먹을 거리와 잠자리를 잘 제공해주어 그들은 며칠 머물다 이동했단다.

...

북양군이 물러나자 다시 토비들의 협박편지가 날라왔어. 이번에는 편지뿐만 아니라 귀도 같이 왔단다. 이번에는 천융량이 직접 돈을 들도 가겠다고 했어. 린샹푸도 같이 가겠다고 했어. 자신의 딸 대신 잡혀간 천야오우를 구하는 일이니까 말이야. 한편 토비에 잡혀간 천야오우는 한쪽 귀를 잘리는 등 곤경에 빠지게 되었지만 다행히 착한 토비와 그의 어머니가 보살펴 주어 몸이 회복되었고 탈출하여 집에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단다. 구이민은 토비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민병단을 조직했단다.

….

어려서 남매처럼 지내던 천야오우와 린바이자. 커 가면서 서로 남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었고, 그것을 표현하기도 했는데 그것을 가족들이 보고 말았단다. 린바이자는 이미 약혼한 몸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그들을 그냥 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하여 천융량은 천야오루에게 매질을 하며 혼냈단다. 그리고 천융량은 린샹푸와 이 일을 두고 의논을 했고, 천융량은 자신의 가족들이 완무당으로 이사가겠다고 했단다. 그렇게 오랫동안 이웃으로 지내던 천융량과 린샹푸는 헤어졌고, 린샹푸는 완무당에 있는 자신의 땅을 천융량에게 주었단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게 인위적으로 떨어뜨렸다고 꺼지겠는가. 이사를 가서도 천야오우는 날마다 몰래 찾아와 린바이자를 만났단다. 이 사실도 금방 린샹푸가 알게 되었고, 린샹푸는 린바이자를 상하이로 유학 보냈단다. 안타까운 연인들이구나.


3.

토비 무리 중에 장도끼가 이끄는 무리가 있었어. 장도끼는 무척 잔인하여 내키지 않으면 무조건 죽였어. 그런 장도끼 무리가 시진을 공격해 왔단다. 민병단이 장도끼 무리들을 잘 막아내어 장도끼 무리는 도망을 갔지만, 민병단원들도 많은 사람들이 죽고 말았단다. 민병단을 이끌었던 주보충 단장도 죽고 말았어. 그래서 이후 구이민이 직접 민병단을 맡았어. 시진에서 물러난 장도끼는 이번에는 완무당에서 가서 약탈을 했단다. 그리고 장도끼는 구이민을 납치해서 몸값으로 총기를 요구했단다. 시진 사람들은 구이민을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총기를 모아 장도끼에게 주기로 했단다. 그 일을 린샹푸가 하기로 했는데, 이 일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단다. 린샹푸는 어쩌면 자신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신상 정리까지 했어. 린샹푸의 예상대로 장도끼는 무기만 빼앗고 린샹푸도 죽였단다.

….

리메이롄은 토비에게 잡혀온 이가 구이민이라는 것을 알고 남편 천융량에게 이야기를 하고 천융량은 장도끼 일행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구이민을 구출해서 시진으로 돌아왔단다. 시진에 온 천융량은 린샹푸가 죽었다는 소식을 알고 사람들을 모아 복수하러 길을 떠났단다. 천융량 일행은 장도끼 일행을 만나 싸움을 벌였어. 예전에 천야오우를 구해준 착한 토비가 이제는 우리 편이 되어 장도끼와 싸웠는데, 그만 죽고 말았어. 하지만 장도끼에게도 눈에 상처를 입혀 장도끼는 장님이 되었어. 장님이 된 장도끼는 부하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버려졌단다. 나중에 천융량이 찾아가 시원하게 복수를 했단다.

구이민도 장도끼에 잡혔다가 구출되었을 때는 거의 폐인이었어. 구출되어 집에 돌아와 몸이 회복되고 나서 그 간의 일을 듣게 되었지. 고민하다가 상하이에서 공부하고 있는 린바이자에게도 연락을 했단다. 어느날 텐다 오형제가 시진에 찾아왔단다. 텐다 기억나지? 린상푸의 집사였잖아. 텐다 오형제가 시진에 찾아온 이유는 린샹푸의 편지를 받고 찾아온 거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는 길에 큰 형이자 집사인 텐다가 병으로 죽고 말았단다. 구이민은 텐다 형제들을 잘 대접했고 린샹푸와 텐다를 위한 관을 두 짝 만들었어. 그리고 텐다의 동생들이 고향에 갈 수 있게 도와주었단다. 그런데 텐다의 동생들은 린샹푸와 텐다의 관을 가지고 다시 고향으로 향했단다. 아무리 생각해도 린샹푸가 너무 허망하게 죽은 것 같구나. 그가 그렇게 애타게 찾던 샤오메이는 결국 만나지도 못하고도대체 샤오메이는 어디로 간 것인가?


4.

지금부터는 샤오메이의 이야기를 해줄게. 어떤 사연이 있던 것인지 지은이는 소설 뒤편에 <또 하나의 이야기>라는 챕터에서 샤오메이의 이야기를 해주었어. 샤오메이는 완무당 시리촌이라는 곳에서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단다. 어렸을 때 아창의 집으로 민며느리로 들어갔어. 아창의 집은 아창의 엄마가 최고 권력자였단다. 아창의 아버지도 어렸을 때 데릴사위로 그 집에 들어온 거야. 결혼을 전제로 어렸을 때부터 시댁에 들어가 살게 된 샤오메이는 강압적인 시어머니에게 주눅이 들어 지냈어.

6년 뒤에 정식으로 아창과 결혼을 하게 되었어. 2년 뒤에 집에 혼자 있을 때 막냇동생이 울면서 찾아왔어. 형의 결혼자금을 소매치기 당했다면서 말이야. 그래서 샤오메이는 동생에게 돈을 주었는데 나중에 시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격분을 한 거야. 그리고 징계로 두 달간 처가에 가 있으라고 했어. 음 그 당시에 결혼한 며느리를 처가로 보내는 것이 징계였겠지만 오늘날에는 상일 것 같구나..^^ 어려움에 빠진 동생을 도와준 것인데 징계를 하면 안 된다고 시아버지와 남편 아창이 어머니를 만류했어. 그런데 그것이 시어머니를 더 화나게 했단다. 아예 시댁에서 내쫓아버렸어.

그렇게 샤오메이는 친정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단다. 샤오메이가 떠나고 아창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았어. 그러다가 부모님이 안 계실 때 무작정 가출을 하고 샤오메이 집에 왔단다. 샤오메이 집에서는 시어머니가 다시 샤오메이를 데리러 오라고 한 줄 알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아창과 샤오메이를 보냈단다. 그런데 아창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샤오메이와 집이 아닌 상하이로 갔단다. 아창이 가지고 온 돈을 가지고 먹고 싶은 것 먹고, 사고 싶은 것 사는 등 신문물을 즐겼단다.

돈이 거의 다 떨어지게 되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아창은 이모부가 도와주실 거라면서 경성에 가자고 했어. 그렇게 경성에 가다가 린상푸의 집에 머무르게 된 거야. 그리고 그들은 둘 사이를 남매라고 거짓말을 했어. 그런데 아창은 경성에 가도 이모부가 어디에 사시는지 모르고 이모부의 이름도 모르기 때문에 못 찾을 것 같다고 했어. 그러면서 아창은 린상푸의 돈을 훔치자고 하고 자신은 먼저 역참에 가서 기다리겠다면서 샤오메이가 돈을 훔쳐 오기로 했단다.

샤오메이가 돈을 훔치는 것이 쉽지 않았고 5개월 동안 린샹푸의 집에 머물게 되었지.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일도 일어난 거야. 그만 린샹푸를 사랑하게 된 거지. 하지만 자신의 아창의 아내라는 것을 다시 상기하고 금화를 훔쳐서 린상푸의 집을 도망쳤단다. 아창을 다시 만난 샤오메이, 그제서야 린샹푸의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었어. 그들은 다시 남쪽 자신의 고향으로 가게 되었는데, 샤오메이는 죄책감이 들어서 아이라도 린샹푸에게 전해주겠다고 생각하고 다시 린샹푸의 집에 온 것이란다. 린샹푸의 딸을 낳고 다시 떠나 아창과 만나고 그들은 시진에 있는 시댁에 왔단다. 집에 도착하니 일 년 전에 이미 시어미니는 돌아가시고, 시아버지도 병환 중이었어. 얼마 못 가 시아버지도 돌아가셨단다. 아창과 샤오메이는 그렇게 그 집의 주인이 되었어.

….

얼마 후 린샹푸가 어린 딸을 데리고 시진에 왔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어. 아창은 금화 훔친 것 때문에 쫓아온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샤오메이는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었어. 그런데 시진에 며칠째 폭설이 내렸단다. 성황각에서 눈 그만 내리게 하는 천제를 지내는 행사가 열렸어. 샤오메이는 아창에게 천제에 참석하자고 했어. 샤오메이는 폭설을 멈추게 해달라고 비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빌려고 했어. 샤오메이는 딸과 린샹푸에게 잘못한 것에 대해 하늘에 용서를 빌었고, 둘의 행복을 기원했단다. 다음 생애는 함께 하겠다고 다짐을 했단다.

아창이 이제 그만하고 집에 가자고 했지만 샤오메이는 그곳에서 계속 기도를 했단다. 갑작스런 추워진 날씨에 계속 기도만 하던 사람들이 동사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단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샤오메이와 아창도 포함되어 있었어. 그곳에 사실 린샹푸도 있었지만 눈 덮여 죽은 이들 중에 샤오메이가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단다. 죽은 사람들 중에는 시신을 찾아가지 않는 연고 없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구이민은 그런 사람들은 장례를 치러 주고 시산이라는 곳에 묘를 안치해 주었단다.

다시 텐다 동생들이 린샹푸의 관과 텐다의 관을 가지고 고향으로 가는 길.. 시산에서 잠시 쉬게 되었는데 그때 린샹푸의 관을 어떤 묘지 근처에 두었는데 그 묘가 바로 샤오메이의 묘였단다. 텐다의 동생들도 샤오메이의 묘라는 것을 당연히 몰랐지. 그냥 쉰다고 묘지 옆 잔디에서 쉬었던 거였어. 그렇게 잠깐이나마 린샹푸의 관과 샤오메이의 묘가 함께 있었단다. 그리고 린샹푸의 묘는 다시 먼 길을 떠나게 되었지.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

인연이란 참….

사랑이란 참

인생이란 참

죽음이란 참….

아빠가 소설을 참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너희들에게 잘 전달하기가 쉽지 않구나. 사람 향기 가득한 소설 한편 잘 읽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시진에 사는 그 사람은 완무당을 소유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들은 정월 초하루 전에 큰형과 도련님을 집으로 모셔가야 한다며 날짜를 꼽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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