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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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윤태영은 줄곧 노무현 대통령님에 관한 책을 쓰셨어. 아빠도 그의 책을 읽으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하고 그랬지. 이번 달로 노무현 대통령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8년이 되었단다. 윤태영의 신간이 나왔다고 해서, 이번에도 그 전의 책들과 비슷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의 책을 읽으면서 또 한번 노무현 대통령에게 빠져볼까 하고 책 소개를 읽어보았단다. , 그런데, 이번에는 소설이었어. 윤태영이 소설을? 아빠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글 잘 쓰는 윤태영 대변인이라면 소설도 괜찮게 썼을 것이라 생각했어.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 소설이라고 하니까 드는 생각. 소설은 허구이니까, 어쩌면 소설 속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지 않고 살아계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 현실에서는 슬픈 결말이었지만, 소설 속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잖아. 노무현 대통령님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서 그가 살아 있는 2017. 상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구나. 책을 받자마자 맨 뒷장을 폈어. 2017년 대통령 임진혁은 고향 땅에서 방문객을 만나고 있었단다. 그렇게 소설이 끝날 때까지 살아있는 대통령님을 확인하고 다시 소설의 맨 처음으로 와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

 

1.

소설의 시작은 2006년부터 시작한단다. 소설의 주인공 임진혁은 대한민국 대통령이야. 소설이라고 하지만, 임진혁의 말과 행동은 모두 노무현 대통령님의 말과 행동이라고 생각해도 돼. 그리고 지은이 윤태영은 소설 속에서 진익훈이라는 사람으로 나온단다.

진익훈은 어린 시절 그리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찰떡같이 붙어 다니던 친구들이 있었어. 인수와 희연.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절친이었어. 그런데 남자 둘에 여자 하나. 그들이 커가면서 삼각관계가 되고 이어지는 이야기는 진부해 보였지만, 이 소설은 그런 것은 감초와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돼. 대학에 들어가서 익훈은 학생 운동을 하게 되었고, 부잣집 아이들이었던 인수와 희연은 자의 반 타의 반 익훈과 반댓점의 서 있었어. 이때 괴로워하는 이가 희연이었단다. 왜냐하면 희연은 익훈을 사랑하고 있었거든. 익훈이 학생 운동으로 감옥에 들어갔을 때도 옥바라지를 해주던 이가 희연이었어. 하지만 익훈은 희연이가 부모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을 떠나라고 했어. 그리고 먼저 외면을 했지. 한편 인수는 희연이 익훈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희연을 짝사랑했고, 인수는 사법고시를 패스해서 검사가 되었단다. 그리고 세월은 또 흘러 결국 희연은 인수와 결혼을 하게 되었어. 그리고 또 세월은 흘러 진익훈은 청와대 대변인이 있었고, 김인수는 청와대와 정부를 맹렬히 공격하는 야당 대변인이자 국회의원이 되어 있었어.

아빠도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참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한단다. 진보의 바탕으로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국가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뜻과 다른 선택을 할 때도 있는 거야. 하지만, 이런 선택들은 대통령을 지지했던 진보 세력과 진보 언론도 등을 돌리게 만들었어. 그렇다고 보수 세력이 지지로 돌아선 것도 아니고 말이야. 보수 세력과 당시 야당은 단 한번도 대통령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으니까 말이야. 이 소설에서는 더욱 극단적인 음모도 나왔단다. 진익훈의 친구이자 김인수는 임진혁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음모를 꾸미게 된단다. 이 음모에는 야당 정치인들, 경제계의 큰 손들, 그리고 대통령이 군수작전권 환수를 주장한 이후 못 참겠다면서 군 장성들도 합류했어. 비록 일 년 남짓 남은 대통령의 임기이지만, 그들은 그것조차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전방위로 청와대와 대통령을 공격하였단다. 하지만, 야당의 유력 국회의원이 역풍을 걱정하여 그 음모는 계획에서 끝이 나고 말았어.

..

임진혁 대통령에게 2006년부터의 시간은 최악의 시간을 겪고 있었어.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내놓은 정책인데,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반대를 하고 있었어. 반대를 위한 반대였지. 그렇다고 여론의 지지율도 낮기 때문에 그 정책을 밀어붙일 수도 없었어. 언론은 언론대로 진실을 왜곡하여 공격하지, 그런 진실 왜곡에 대해 따지는 것도 지친 시절이었어. 소설을 읽는 동안 그 시절 노무현 대통령님이 정말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단다. 혹시 그때부터 마음에 병에 생기신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

 

2.

임기를 마치고 고향 땅에 내려온 임진혁 대통령. 그는 진보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청와대 시절 같이 일했던 이들도 모임을 만들어 토론하고, 글을 쓰는 일을 했어. 하지만, 바뀐 정권의 칼날은 임진혁 대통령을 향했어. 치졸한 복수의 칼날이었지. 그런데 그 칼날은 임진혁을 바로 노리는 것이 아닌, 임진혁의 측근들과 가족들을 노렸단다. 자신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받는 것을 보는 것. 이것만큼 힘든 것이 있을까. 특히 평생 남들을 위해 살아왔던 사람이 말이야. 임진혁은 더 이상 글도 쓸 수 없고, 책을 읽을 수도 없을 정도로 고통의 시간을 겪게 된단다. 그리고 그는 오래된 생각을 실천에 이르게 된단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 한 편을 남겨 두고 말이야.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아빠가 소설을 읽기 전에 소설의 마지막을 먼저 보았을 때 임진혁 대통령은 생존해 있었는데, 읽다 보니 소설의 주인공도 결국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마지막이었단다. , 슬프다. 아빠가 잘못 본 것인가? 아니란다. 소설은 짧은 에필로그로 이어진단다. 2017. 임진혁 대통령은 여전히 고향에서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는 것으로 끝을 맺었어. 이 에필로그는 지은이 윤태영의 희망사항이 아니었나 싶구나. 또는 평행우주? 많은 과학자들이 평행우주설을 주장하고 있단다. 유사한 수많은 우주가 존재하고 있다고 하는 평행우주설. 그리고 그 평행우주에는 우리와 동일한 존재가 있다는 설. 그 평행우주설이 맞다고 한다면 어쩌면 어떤 우주에서는 이 소설의 에필로그처럼 노무현 대통령님이 생존해 계셔서 큰 웃음을 짓고 계실지도 모를 일이란다

 

3.

비상식적인 대한민국의 종식하는 날이 이제 한 주도 남지 않았단다. 오월에 대통령 선거를 한다는 것은 마치 운명 같구나. 노무현 대통령님이 떠난 오월에 대통령 선거라니. 그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꿈꿔왔던 사람 사는 세상을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운명을 암시하는 것 같았어. 올 오월은 잃어버린 오월의 봄을 다시 찾는 그런 오월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 8주기에서는 다시 웃을 수 있으면 좋겠구나.

한편, 아빠는 걱정이 한가지 있단다. 선거가 정상적으로 치러진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이어갈 사람이 될 거야. 그런데 그 또한 대통령 자리에 있으면 또 야당과 언론, 그리고 또다른 권력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것이란다. 그때 그를 지켜줄 이는 국민들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언론에 쉽게 흔들린다는 것이 문제란다. 다시는 반복되지 말아야 역사가 또 반복될까 하는 걱정이 있단다. 지난 추운 겨울 촛불혁명을 이뤄냈던 우리 시민들. 그 촛불혁명의 힘이 이제는 언론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길 바란단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님이 꿈꾸던 세상이 다음 정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쭉 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란다. 거기에 좀더 좌측에 있는 이들의 의견까지 수렴하게 된다면 더 밝은 우리나라의 미래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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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17-05-05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월은 노무현이라는 말이 와닿네요. 소설에서라도 살아계실 수 있겠군요. 제 마음 속엔 늘 살아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