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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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랜만에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읽었단다. 이번에 읽은 이언 매큐언의 책은 비교적 최근작인 <바퀴벌레>라는 책이란다. 장편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100페이지 남짓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단다. 별 생각 없이 읽다 보면, , , 이런 감탄사가 속으로 나왔단다.

아빠가 책소개를 전혀 읽지 않고, 책 읽는 스케줄을 고려하다가 얇고 빨리 읽을 수 있는 책 중에 고른 책이었거든. 첫 문장을 읽었을 때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재해석한 책인가 싶었단다. 이언 매큐언이 예전에 <햄릿>을 재해석한 <넛셀>이라는 책을 쓴 적이 있거든. 그런데 읽다 보니 뭔가 좀 이상했단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주인공이 거대한 벌레로 바뀌었는데, 이언 매큐언의 <바퀴벌레>에서는 바퀴벌레가 사람으로 바뀌었거든.. 소설의 첫 문장에서 짐 샘스라는 이가 거대 생물체로 변신했다고 해서, 짐 샘스라는 사람이 거대한 벌레로 변신한 것인 줄 알았는데, 짐 샘스라는 바퀴벌레가 사람으로 바뀐 것이었어.

그렇게 짐 샘스는 영국의 총리가 되었단다. 그리고 계속 읽다 보면 한가지 사건이 떠오르더구나.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가 그것이었어. 뒤늦게 책 소개를 찾아 봤더니 예상대로 브렉시트를 모티브로 하고 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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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영문학의 대표작가 이언 매큐언이 2019년 발표한 장편소설 『바퀴벌레』는 정치가로 변신한 벌레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브렉시트 시대 영국 사회를 다룬 작품으로, 카프카를 연상시키는 흥미로운 정치풍자 소설로 주목받았다.

브렉시트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조어다.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되어,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인 2020 1 31일 영국은 공식적으로 유럽연합을 떠났다. 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와 대규모 난민 유입 등으로 유럽연합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악화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탈퇴 여론이 있었다.

이에 보수당은 2015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고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 잔류 결과를 예상하고 불만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2016년 국민투표를 단행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탈퇴 51.9%, 잔류 48.1%라는 결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었다.

캐머런 총리는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했고 뒤이어 테레사 메이 총리가 취임했다. 탈퇴 협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아일랜드는 유럽연합에 가까운 수준의 통합을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협정안은 브렉시트 찬성파의 반대로 하원에서 세 차례 부결됐으며, 메이 총리 역시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이러한 자국의 우스꽝스러운 포퓰리즘 정치를 목도한 매큐언은엄청나게 절망했다 C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래서 『바퀴벌레』를 쓰는 동안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작품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이 바뀌지는 않겠지만어둠 속에서의 짐승 같은 웃음을 통해 사람들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가로서 현시대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응답이 유머와 풍자라고 느꼈다고. 『바퀴벌레』는 바로 브렉시트 사태에 대한 매큐언의 첨언이다.

-       출판사 제공 책소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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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건 그렇고 소설의 줄거리를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책이 워낙 얇다 보니 길게 이야기할 수도 없겠구나. 총리가 된 바퀴벌레 짐 샘스. 사람의 몸이 되어 움직임도 익숙하지 않고 몸의 구조가 흉측스럽다고 생각했어. 그래도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면서 출근을 했단다. 걱정과 함께 들어선 각료회의에 그는 깜짝 놀랐단다. 정부의 여러 장관들 모두 바퀴벌레들이 변신한 사람들이었어. 외무장관인 베네딕트 한 명만 빼고 말이야. 짐 샘스는 그 전부터 자신의 종족을 위한 일을 했는데, 인간으로 변신했으니 이걸 기회로 삼기로 했어. 인간 세계를 무너뜨리는 방법을 생각해 내고 그걸 추진해 나갔지.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역방향주의라는 거야. 아빠는 역방향주의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는데, 소설의 내용을 통해서 정리해보면 자본주의에서 돈의 흐름을 반대로 하는 것이라 보면 돼. 예를 들면 소비를 하게 되면 돈을 주고, 노동을 하게 되면 돈을 받는 게 아니고 회사에 돈을 주는 것이야. 저축을 하면 마이너스 이자가 있어서 저축을 하지 않게 되었어. 그리고 25파운드 이상의 돈을 소지하고 있으면 불법이었지. 이 이상한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시도하려고 했단다. 정부 각료들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을 했단다. 그 사람은 바퀴벌레가 아닌 외무장관 베네딕트이었어. 이 사람을 어쩌지? 한 사람 매장시키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성추행 사건에 연루시켜서 잘라 버렸단다. 이제 그들의 역방향주의 정책을 방해하려는 세력은 없었어.

프랑스 영해 불법 침입했던 영국 어선이 프랑스 함대에 부딪혀 침몰하여 여섯 명의 영국인 어부가 죽은 사고가 발생했는데, 짐 샘스는 이것을 정치적으로 잘 이용하여 지지율을 높이는데 성공을 했어. 그런 지지율을 바탕으로 역방향주의 정책도 잘 포장하여 국민의 동의를 얻어냈단다. 그리고 미국의 대통령에게도 지지를 받았단다. 심지어 미국에서도 역방향주의 정책을 추진하려고 했단다. 정황으로 보나 소설이 나온 시기를 봐서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를 생각하고 소설을 썼을 거야. 그렇지, 트럼프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ㅎㅎ. 짐 샘스와 바퀴벌레 일행들은 역방향주의를 의회에 통과시키고, 다시 바퀴벌레로 돌아왔단다. 여기까지가 소설의 이야기란다.

, 소설을 읽다 보니 문득 우리나라에 일본의 바퀴벌레가 변신한 사람들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요즘처럼 대놓고 친일을 하던 정부가 있던가 싶거든. 이 바퀴벌레들아, 이 정도 했으면 이제 그만 그 사람들의 몸에서 나와서 너희들 세계로 돌아가라.


PS:

책의 첫 문장: 그날 아침 영리하지만 전혀 심오하지는 않은 짐 샘스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거대 생물체로 변신해 있었다.

책의 끝 문장: 그 다음엔 여섯 장관이 그의 다리를 하나씩 잡고 웨스트민스터궁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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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4-29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대 정부에서 해오던 균형 외교
를 무너 뜨린 후과를 어떻게 감당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민들에게는 인색하면서 외국정
부에 퍼주는 걸 보면, 참...

정말 이러다 큰 일 나게 생겼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지 싶습
니다.

bookholic 2023-04-29 19:32   좋아요 1 | URL
하루하루가 조마조마합니다.ㅠㅠ
아직도 4년이나 남았다는 것이 앞을 캄캄하게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