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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 이럴 때가 있다. '지금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난 건 하늘의 계시야'라고 느낄 때. 어느 일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리모콘을 눌렀다. 최인철 교수가 강의 중 이었다. 저 프로그램은 뭐지? 교수치고 굉장히 훈남이군. 말도 잘하시는데? 프레임이라,,,. 잠결에 건성으로 듣다가 점점 강의에 매료되면서 침대에 가부좌를 틀기에 이르렀다. 바로 그 때 생각했다. '이 방송을 지금 본 건 운명같은 거야.' 그 날 오후 시간은 책 <프레임>을 읽는 데 올곳이 쓰였다.
'프레임'을 지금껏 틀, 테두리 정도로 알아왔다. 그러나 <프레임>의 프레임은 사고방식, 기준, 시각, 의견의 다른 표현이다. 프레임은 삶의 곳곳에 존재한다. 책에 소개된 대표 프레임들은 다음과 같다. 세상의 중심을 '나'에 대고 해석하는 프레임, 과거와 미래를 왜곡시키는 '현재'의 프레임,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을 막는 '이름' 프레임 그리고 경제적 선택을 좌우하는 '변화' 프레임. 그렇다면 프레임은 어떻게 작용할까.
"누군가 '세상이 어떻다, 주변 사람들이 어떻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세상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정보라기 보다는 사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떤 프레임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17p) 프롤로그에 있는 이 문장이 프레임의 핵심을 가장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프레임은 결국 타인과 세상을 보는 '시각'이다. 프레임에 따라 물이 든 잔을 보고 '물이 반밖에 없다' 혹은 '물이 반이나 있다'고 다르게 해석하기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프레임을 설명하기 위해 최인철 교수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와 논문 등을 근거로 들어 설득력을 높였다.
<프레임>과 행복을 논하는 다른 책들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추상적이다. 나무보다 숲을 보게 되고 점보다 구획을나누게 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의 나보다 과거의, 앞으로의 나 그리고 가족, 세상을 보게 된다. 반경 10도의 시야각이 120도 쯤으로 확대되면서 저자가 강조하는 '상위 프레임'을 직접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완독한 후, 강의를 다시 찾아 들었다. 책에서 프레임의 개념과 종류 그리고 프레임 인식의 중요성을 설명한 데 반해, 강의에서는 행동 지침이 제시되어 심화학습이 가능하다. 프레임을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들은 강의도 꼭 한번 찾아 듣기를 권한다.
최근 현명한 독서가가 되려면 잡식보다 테마형 독서를 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래서 '닥치는데로 읽지 않고 분야를 정해서 읽자!'고 마음 먹었고 그 후보군은 철학, 심리, 역사였다. 그러던 중 최인철 교수의 강의를 보게됐고 <프레임>을 사서 읽었고 그 책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했다. "참고 문헌을 제시하여 관심있는 독자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9P)" 이렇게 2012년 2/4분기부터 내 독서 테마는 ‘심리’가 됐다. 늦잠을 잔 일요일 아침, 최인철 교수의 강의를 방송으로 본 건 정말 운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