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스타시아 아나스타시아 1
블라지미르 메그레 지음, 한병석 옮김 / 한글샘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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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발전할 수록 공허해지는 마음과 그 속에서 느껴지는 소외감에 몸서리 쳐질때가 있다. 군중속에서의 외로움, 경쟁에서 살아남자는 명목하의 끊임없는 채찍질, 교육, 공부, 개발, 발전,,, 쉬지 말고 나를 키워나가라고 닥달하는 세상에 숨이 막힌다. 이런 현실을 반성하고 우리의 원초 모습으로 돌아가는데 힘을 실어줄 책을 만났다. <아나스타시아>. 문명의 헛점을 차분하게 비판하며 우주와 인간의 근원을 돌이켜보게끔 하는 그런, 엄청난 책이다.
 

  블라지미르는 강들을 따라 행상을 하던 중 우연히 아나스타시아를 만나게 된다. 그는 그녀와의 대화와 그녀의 삶을 통해 기본적이면서도 현대 문명이 등한시 하는 우주의 원리를 알게 된다. 그녀는 생명과 인간의 존엄성, 교육, 미래 등 우리가 항상 고민해야 하지만, 삶이 바빠 스쳐지나가는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아나스타시아는 말한다. 인간에게 먹기는 숨쉬기처럼 의식하지 않고 해야 하는 행위이고, 인간의 몸은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옷을 입는 문명으로 인해 우리는 그 능력을 잃어가고 있고, 인간은 사건을 예측하고 계획하는 능력, 꿈을 꾸는 능력, 감정, 직감, 소망 등 모든 능력을 가진 존재이다. 이런 능력은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이 있을 때 빛이라는 에너지를 통해 알게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식물과의 의사소통을 하며 아이들에게 근원의 순수함을 유지시키는 것을 교육이라고 부른다. 또, 그녀는 상대방에게 분노의 마음이 생겼을 때, 탓하지 않으며 그 사람이 신의 사랑으로 마음의 상처가 나아지기를, 평화로워지기를, 기도할 줄 안다.

 

  그녀의 말 속에는 우리가 문명 속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수만가지와 정 반대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녀의 의견데로라면 우린 지금 당장 옷을 벗어던지고, 문명을 거부하며, 순수한 자연인으로 살아가면 된다. 아나스타시아의 말은 자칫 현대 과학의 맹점을 찝어내는 문명 속 어떤 작가의 산물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하지만 책의 후반부에 기재된 많은 감상들과 독자들의 반응 - 러시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 을 통해 책에서만 이루어지는 내용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가장 행복할거 같은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자연상태를 벗하며 살았던 원시시대를 꼽는 사람중 하나로서 이 세상이 아나스타시아의 말처럼 순수함을 회복하기를 기대해 본다. 아나스타시아가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이 사상들을 전파시켜 주길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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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스 강의 하우스보트
존 켄드릭 뱅스 지음, 문지영 옮김 / 크롭써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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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환상소설이라는 특이한 장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 느낌은? 아주 파격적이고 통쾌하다. 기존의 소설들이 '허구의 인물들'을 '꽤나 있을 법한' 사건들로 얽어놓았다면, 이 <스틱스강의 하우스보트>는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들을, 그들의 사상과 행동의 범주에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이승과 저승의 가운데,영혼들의 출입통로인 스틱스 강에서 그 이야기는 시작된다. 황천으로 가는 길의 뱃사공인 카론이 하우스보트 위원회로 부터 하우스보트 관리인직을 부여받는다. 그가 관장하는 그 하우스보트란? 영혼연합회에 소속된 역사속 인물들 - 남성들 - 이 자신들의 특권을 누리며 각종 유흥과 유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영혼들은 작권 논쟁에서 부터 시인의 공간에 대한 논의, 진화론과 여러 이론들, 조각과 요리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시인의 공간에 대한 논의'이다. 시인들이란 시적 영감이 떠오르면 온 세상에 전파시키고 다니는, 약간은 시끄러운 존재였던가?  논의의 핵심은 호모를 비롯한 시인들이 시적 영감을 얻을 때마다 클럽 내에 피해를 주지않고 시작행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는가 싶더니, 시인들의 종이, 펜등의 문구류 사용규제 여부에 대해 논의가 확대된다. 결국 종이, 펜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칠판을 준비해주자는 의견은 정말 위트가 넘친다. 더 나아가 칠판과 분필을 준비해 줬을 경우, 그 분필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피하기 위해 어떤 장소에 시인을 위한 장소를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가 확대된다. 신분별로 그룹화하고 차별화하려는 특성은 영혼무리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인간의 성향을 유머러스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이 외에도 마지막, 하우스보트의 접근금지 대상이었던 여성들의 보트진출은 사회진출의 여성파워를 보는것 같다. 또, 이 여성진출이 '스틱스 강의 하우스보트'의 대반전을 가져와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초자연적 허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일까? 현세에서 보여줬던 인물들의 행동들을 그대로 영혼의 세계에서 묘사된 내용은 각종 인물전과 소설을 응집해놓은 느낌이다.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하여 희극적이면서 무겁지 않게 여러 역사속 이벤트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각종 주석을 통해 알지 못했던 지식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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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모에 - 혼이여 타올라라!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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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여성의 모습을 이리도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학 작품이 또 있을까? '도시코'라는 인물로 표현되는 그 모습은 너무 절절하고 마음이 아파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을 훔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시코의 이야기는 크게 세 단계로 볼 수 있다. 남편의 죽음을 시작으로 한 정신적 충격, 혼란 그리고 방황,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체성의 확립이 그것이다. 남편을 갑작스레 잃어 숨이 막힐 지경일 때, 그녀는 남편에게 10년 넘은 불륜의 상대가 있었음을 알게된다. 넉넉하진 않았지만 부족함이 없었고, 행복하진 않았어도 불행할 일도 없었던 그녀의 삶에, '배신'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운다. 도시코는 분향을 드리는 와중에도 남편에 대한 증오와 배신감에 치를 떨게 된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 수많은 현실적인 문제가 도시코 앞에 나타난다. 얼마 안되는 재산을 갖겠다고 다투는 남매, 형식적인 위로에 불과한 친구들의 말들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스스로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도시코는 일탈을 행한다. 캡슐호텔이라는 낯선 곳에서 그녀는 '인생극장'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스스로의 자아를 찾기에 이른다. 칸막이에 불과한 방에서 목놓아 울 수 밖에 없는 도시코의 삶은 헌신하고 헌신하고 헌신하지만 자신의 설움은 가슴켠에 묻어둔채 꺼내어 보일 수 없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인것 같아 울컥한다. 노다와 미야사토, 엽서를 파는 아가씨, 그 누구도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인생극장' 말이 정답이다. 그 어떤 사람들도 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 나름의 사연과 각자의 비밀이 있는 법이니까,,, 자신의 우유부단함을 극복해 가고자 하는 찰나, 그는 남편의 메밀국수 모임의 멤버 중 쓰카모토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남편의 배신감에 힘들어 하면서도, 다른 이성에게 정을 줘버린 도시코. 이 일을 계기로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요구할 용기를 갖게된다. 남편과 살면서 한 번도 꿈꿔보지 못했던,,, 

 

   도시코의 이야기는 너무 슬퍼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그 모습이 이웃나라 일본의 모습만은 아닐거라는 생각은 너무 비약일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어머니'라는 존재들은 모두 도시코와 같은 응어리가 마음에 있을 것이다. 꿈 많던 소녀시절을 등지고 어느새 희생과 버림의 태도만이 몸에 배어버린,,, 그래서 나를 알아달라고 하기엔 너무 늦은 듯한,,, 하지만 작가는 그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도시코는 남편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계기로 자신의 또 다른 정체성을 찾았지만, 세상의 어머니들, 아니 여자들은 언제라도 희생이라는 알을 깨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한 인간으로서의 욕구에 충실하며 자신이라는 자아를 아껴도 괜찮다고 말이다.

 

   우리 중년 여성들의 삶은 슬프다. '결혼 당초에 산, 시대에 뒤쳐졌지만 바뀌기도 번거로워 거기 두고 쓰고 있는 가구,,,(본문 중)' 가구같은 존재.  중년 여성들의 모습이 모두 그렇다고 비약하기는 어렵지만, 공감가는 부분도 있는것은 부인할 수 없으리라. 여성들은 늦기전에 자신의 내면을 보자. 그리고 남성들은 항상 옆에 있어 소중한 줄 몰랐던 동반자를 알아주자. 그녀의 속에 얼마나 뜨거운 열정이란 것이 있는지,,, 그런 점에서 <다마모에> 이 책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겪게될 중년이라는 모습을 알려주기에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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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폴라의 유혹 -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 봄 화가 남궁문의 산티아고 가는 길 계절별 시리즈 3
남궁문 지음 / 시디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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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상에 이런 욕심많은 자유인이 또 있을까?
<아마폴라의 유혹>을 통해저자 낭궁문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이었다. 스페인에서 토박이 생활을 하고, 남들은 평생 한번 가볼까 한 '산티아고 가는 길'을 벌써 세번이나 걸었다고 한다. 여름, 겨울에 이어 봄에 산티아고를 걸으며 그 하나하나를 소상히 기록한 이번 <아마폴라의 유혹>은 나를 단번에 그 길로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매번 그 길을 걸을때 혼자여서 였을까? 세번째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 그의 출발은 영 시원치 않았다. 동반자로 시작한 저자의 친구는 직장의 긴급호출(?)로 얼마 가지 않아 그 발길을 돌려야 했다. 하지만 항상 혼자 걷는 길을 즐겼던 저자는 내심 기뻐하는 듯도 하다. 그는 이 대장정의 길을 걸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통해, 숙소를 통해, 사진기에 담아지지 않을 듯한 숨막힌 풍경을 통해 세상을 말하고 삶을 고찰한다. 하모니카 하나로 세계 각지에서 온 나그네들이 친구가 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동행을 만들어 나가는 그의 길은 차분하고 흥미롭다. 특히,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기길 원하며 한국인들을 만나도 이름을 밝히지 않는 저자의 자세는 참 재밌다. 그리고 하루를 더 동행하고픈 친구들을 두고도 인생과 삶의 만나고 헤어짐을 생각해 언젠가는 뼈저린 이별을 할 거, 끝끝내 잡지 않는 저자의 태도는 속세를 달관한 보살처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와 인접한 빰쁠로나를 출발로 땅끝 세상이 있는 산티아고 까지, 저자의 걸음걸음은 여유롭고 한적하다. 들판의 꽃들에게 인사하고, 그 선홍빛에 매료되어 감상에 젖을 수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가방안에 있는 빵과 과일들로 한끼를 떼우는 모습은 고즈넉하다. 시간에 지배되지 않고, 걷고 싶을 때 걸으며, (저자의 표현을 빌려) 길바닥에 자신을 내 던질 수 있는 용기가 참 부럽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나의 이 맘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난 오랜길을 걸을 체력도, 빵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며 버틸 수 있는 오기도 있다. 하지만 저자처럼 세상 속 나의 신분을 벗어던질 용기가 없는걸,,, 그래서 이 책이 내게 올 수 있었던 것일까?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다. 저자가 보여주는 들판 가득 꽃들과 그림같은 마을 풍경,,, 도심속에서 만나는 키 높은 빌딩들과 다른 그 모습들에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부러울 수 있다. 하지만 본인처럼 직장에, 돈에, 시간에, 할일에! 그 멍에들을 벗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낭궁문씨의 책, <아마폴라의 유혹>을 통해 그것들을 조금이라도 느껴보자! 아예 안 가본 사람보다는 나을텐니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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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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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깔의 올곧게 앉은 고양이 모습이 여간 사랑스러운게 아니다.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라는 부제를 단 <듀이>는 듀이라는 고양이와 함께 하며 경험하는 삶의 역경과 희망들을 전해준다.
 

  듀이와 저자, 비키의 만남은 철제 도서반납함에서 시작된다. 냉랭한 공기가 지배하는 어느 날, 두꺼운 책들 사이에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발견된다. 이 고양이는 도서관을 따뜻하고 인정 넘친 장소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비키와 함께 스펜서 마을의 혁명과도 같은 일들을 만들어 낸다.  도서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듀이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는 특별함을, 사람과 사회의 벽에 부딪혀 내면을 드러낼 수 없는 특수 아동들에게는 미소를, 멀어지고 있는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어찌할 줄 모르는 모자에게는 관계를 해소할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더 나아가, 비키는 듀이가 그 외향적 성격으로 제법 사랑을 얻으면서 기적처럼, 원하는 바들을 차곡차곡 이루어 나간다. 학업에 대한 열정부터, 도서관 리모델링 까지,,, 이 모든 업적은 스펜서 마을의 한 도서관에서 사서로 있는 이 고양이가 스펜서 마을을 건너, 미국 전체, 전 세계에까지 그 사랑을 전파해주었기 때문이리라.

 

  '듀이'로 시작하여 비키, 또 스펜서 마을 주민들, 전 세계 인들에게로 확대되어 가는 이 듀이를 읽으면서, 사람들이 참 사랑에 굶주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개별화되고, 고립되는 사람 관계에서 순수하게 나를 사랑해줄 그 누군가가 있다는 것,,, 하물며 고양이라 할지라도 그 마음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사람들 마음에 큰 위안을 준다. 저자인 비키는 남편과의 이혼, 가족력에 의한 암 투병, 자궁 적출 등 겪어내기 힘든 시련들을 많이 겪었지만, 그녀는 그 누구보다 부자이다. 자신을 아껴주고, 따르며, 아플 때 기대게 해 주었던 '듀이'가 옆에 있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함께 했던 몽이가 생각나서 많이 울었다.  동물들을 좋아하고 그 만남과 함께하는 삶, 그리고 헤어짐을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이 '듀이'를 보면서 그 애틋함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의 모습과 그 힘이 궁금하다면, 이 '듀이'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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