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스 강의 하우스보트
존 켄드릭 뱅스 지음, 문지영 옮김 / 크롭써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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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적 환상소설이라는 특이한 장르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 느낌은? 아주 파격적이고 통쾌하다. 기존의 소설들이 '허구의 인물들'을 '꽤나 있을 법한' 사건들로 얽어놓았다면, 이 <스틱스강의 하우스보트>는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들을, 그들의 사상과 행동의 범주에서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간다.
 

  이승과 저승의 가운데,영혼들의 출입통로인 스틱스 강에서 그 이야기는 시작된다. 황천으로 가는 길의 뱃사공인 카론이 하우스보트 위원회로 부터 하우스보트 관리인직을 부여받는다. 그가 관장하는 그 하우스보트란? 영혼연합회에 소속된 역사속 인물들 - 남성들 - 이 자신들의 특권을 누리며 각종 유흥과 유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그 곳에서 영혼들은 작권 논쟁에서 부터 시인의 공간에 대한 논의, 진화론과 여러 이론들, 조각과 요리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한다. 특히,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시인의 공간에 대한 논의'이다. 시인들이란 시적 영감이 떠오르면 온 세상에 전파시키고 다니는, 약간은 시끄러운 존재였던가?  논의의 핵심은 호모를 비롯한 시인들이 시적 영감을 얻을 때마다 클럽 내에 피해를 주지않고 시작행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는가 싶더니, 시인들의 종이, 펜등의 문구류 사용규제 여부에 대해 논의가 확대된다. 결국 종이, 펜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칠판을 준비해주자는 의견은 정말 위트가 넘친다. 더 나아가 칠판과 분필을 준비해 줬을 경우, 그 분필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피하기 위해 어떤 장소에 시인을 위한 장소를 마련할지에 대해 논의가 확대된다. 신분별로 그룹화하고 차별화하려는 특성은 영혼무리에도 적용되는 것인가! 인간의 성향을 유머러스하지만,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이 외에도 마지막, 하우스보트의 접근금지 대상이었던 여성들의 보트진출은 사회진출의 여성파워를 보는것 같다. 또, 이 여성진출이 '스틱스 강의 하우스보트'의 대반전을 가져와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초자연적 허구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일까? 현세에서 보여줬던 인물들의 행동들을 그대로 영혼의 세계에서 묘사된 내용은 각종 인물전과 소설을 응집해놓은 느낌이다. 풍자와 해학을 바탕으로 하여 희극적이면서 무겁지 않게 여러 역사속 이벤트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각종 주석을 통해 알지 못했던 지식을 늘릴 수 있는 것은 더할나위 없는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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