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긍정 심리학 - 하루 한 가지만 실천해도 인생이 바뀌는
나카시마 테루 지음, 은영미 옮김 / 나라원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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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밝게, 자신있게, 긍정적으로" 다이어리에 자주 적어보는 말이다. 위축되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휩쌓일 때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문이라고나 할까. 주문의 효력은 분명하지만 지속되진 못한다. 어둡게 만드는 감정의 근원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책 <자기긍정 심리학>의 저자, 나카시마 테루는 이것을 '자기긍정감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한다.


인간이 느끼는 행복감은 '내가 결정했다!'는 감각. 즉, 내 인생은 내가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에 비례한다고 한다. 또한 자신이 성장하는 방향으로 내 인생을 관리하고 있다고 실감할 때 우리는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p.79)


책은 자기긍정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자존감, 자기수용감, 자기신뢰감, 자기결정감, 자기유용감의 순서로 등장한다. 일러스트와 함께 체크 포인트와 워크시트가 실려있어, 스스로의 감정을 돌아보고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자기긍정감'이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방점은 '있는 그대로' 아닐까. 인위적으로 나를 바꾸려 하면 무의식이 반발한다는 설명이 이것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자기긍정감을 높이는 첫 걸음은 나의 감정 그대로를 바라보는 게 시작일테다.


개인적으로 '과제의 분리' 개념이 가장 도움이 됐다. 어떤 일을 할 때 부정적 감정이 들고, 고민만 될 때, 원인이 무엇인지 구분하는 심리 요법이 '과제의 분리'라고 한다. 주어진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며, 이것이 나에게 중요한지, 실제 고민이 필요한 부분인지 밝혀본다. 이 과정을 통해 생각이 밝아지고 정리되면서 나아갈 방향이 분명해 진다는 것이 저자의 '과제 분리' 방법이다.


무릇 인간이라면 감정에 시달리고, 괴롭고, 느끼고, 규정하며 살아가는 게 숙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책은 '감정'도 내가 해결할 수 있고, 보다 긍정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수록 쉽게 체념하고 포기하는 상황을 맞닦뜨린다. 책을 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연륜이라는 변명을 하며 '그러려니' 했던 것들에 새롭게 도전하고, 열정을 갖고, 희망을 품어도 될것 같다. 자기긍정감을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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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 김현진 연작소설
김현진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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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는 8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정아, 정은, 영진, 정화, 지윤, 화정, 수연, 숙이. 주인공들이 누군가와 사랑하며 피워내는 감정들이 책에서 8개의 에피소드로 펼쳐진다. 우울하고, 무겁고, 음침했다. 거리두기를 해야 겠다 생각할 정도로. 그러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나요>의 수연을 보며, 전편들과 결이 다르게 따뜻하고 포근했던 이야기가 못내 어둡게 끝나는, 몇 해 전 뉴스에서 봤던 사건을 떠올리며 ‘아, 이건 실화구나. 한국 여성들의 모습이구나.’ 싶었다.


엄마, 결혼하지 마. (p.245)

시간 여행을 해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가장 해주고 싶냐는 설문에 1위를 차지한 말이 ‘엄마, 결혼하지 마’라고 한다. 저자 김현진은 <작가의 말>에서 ‘여성의 고통은 흔히 투정으로 읽힌다’면서, 그것이 유아적인 투정이었다면 저토록 많은 성인 여성들이 ‘자신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도 좋으니 결혼이나 출산을 하지 않고 어머니가 독자적인 삶을 살기를 바랄까’라고 묻는다. 저자는 그때부터 ‘만일 인간이 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는 영혼들이 여성과 남성 중 어느 성으로 태어날 수 있을지 결정할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성을 선택할지 오래 생각했다. (p.246)’고 말한다. 그 결과가 연작소설 <정아에 대해 말하자면> 일테다.

집을 나온 <정아>는 주유소 아르바이트생 건호 집에 살고 있다. 백 원 싼 커피 자판기를 발견해 기뻐하는 건호 대신, 정아는 캐러멜모카프라푸치노를 사주는, 자신을 지현으로 알고 있는 남자를 따라간다. <정정은 씨의 경우> 7년간 남자친구를 뒷바라지를 한다. 드디어 빛을 보나 싶을 때, 애인은 법무연수원에 들어가면서 ‘갈 길이 다른 것 같다.(p.45)’는 말한다. 남자친구의 청혼을 기다리던 <아웃파이터> 영진은 어떤가. 주말이면 왜 연락이 안되는지, 주중에 열심히 만나자는 저의는 왜 몰랐는지.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으며 결혼에 대해 묻던 날, 남자친구가 되묻는다. “나 유부남인 거, 정말 몰랐어?(p.85)” 세상 억울한 정화는 또 어떤가. <공동생활>의 대가로 그녀는 김병권에게 ‘조질 대상 (p.127)’이 된다. <누구세요?>의 지윤은 공동통장을 만들어 데이트하고, 결혼자금을 만들자며 적금을 들게 했던 남자친구로부터 버림받는다. 회사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나를 낳지 않아도 되니까, 결혼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 (p.245)

에피소드를 읽으며 언젠가 한번 들었던 혹은 봤던 일들이 떠올랐다. 사랑은 좋은 거라 했는데, 왜 사랑은 아름답게 결론 맺지 못한단 말인가. 사랑하지만 유부남이라서, 돈이 없어서, 직장이 변변치 않아서, 혹은 내가 그 사람 옆에있어서, 맞고 헤어지고 추락하는 8쌍의 이야기를 보며 씁쓸했다. 결국 사랑은 감정이라기보다, 조건이 충족될 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저자는 ‘여성’으로서의 엄혹한 현실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특히 '한국'의 여성 말이다. <저자의 말>에서 김현진 작가가 물었다. ‘인간이 될 예정인 영혼들이 성을 고를 수 있다면 과연 어떤 성을 선택할까?’라고. <에필로그>에서 저자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태아들은 자연유산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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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선언
김정주 지음 / 케포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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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틱 장애. 반복적으로 목을 삐쭉거리거나 한쪽 눈을 찡긋거리거나 코를 움찔거리거나 느닷없이 꽥 소리를 지르는 것처럼, 나가, 안 나가, 나가, 안 나가가 끝없이 들볶는다 나를. (p.31)

소설 <환>에서 김정주 작가는 한 남자의 의식으로 '인간의 존재'를 다뤘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감정의 결. 다소 혼란스러웠다. 그 후 8년이 지나 김정주 작가는 장편소설 <은밀한 선언>을 펴냈다. 의식과 행동이 정신없이 묘사되는 이번 작품은 한 마디로 '짧게 몰아쳐 엮어낸' 느낌이다. 개별적으로 떨어져있던 에피소드가, 하나의 구심점을 찾아 유기성을 갖는다. 서로 다른 열개의 에피소드가 '따로 또 같이 결국엔 하나'였다는 그런 소설이다.

책은 열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에피소드에는 서로 다른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 자신이 지닌 '욕망'을말한다. 드러내지 않는다. 은근히, 의식의 흐름대로, 간간하게 흘러간다. 배고프지만 배부르다 말하는 상황이라고나 할까? 예를 들어 직장에서 성추행범으로 몰린 한 기자는 한편으로는 섹스에 탐닉한다. 마치 열 편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이 '느꼈지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다. 그럼 주인공들은 어떠한가. 첫번째 <피스톨을 당겨>의 화자는 '두하'를 바라보는 누군가다. 두하는 두번째 <말에 말을 걸어>의 주인공이고, 그는 경마장에서 호피무늬 옷의 여자를 만난다. 세번째 <추격을 추격해>는 호피무늬 옷의 여자를 담는다. 네번째 <나의 나를 레이어드>에서는 호피를 입은 여자의 언니가 좋아했던 남자다... 마치 먹이사슬처럼 물고 물리는 구조. 연결고리를 찾으며 읽다가 독자들은 결국 첫번째 이야기 <피스톨을 당겨>의 화자가 누구인지 깨닫게 된다.


"산다는 건 씨줄과 날줄로 정교하게 짠 태피스트리의 무늬와도 같은 것. 거기서 누군가는 죽어 무덤이 되고, 누군가는 살아 무덤을 덮는다. (p.313)"

혼란스럽다. 욕망을 드러내는 방식이, 열개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다 마지막에 연결되는 구조가. 마지막 장을 덮으며 '김정주 작가가 얼마나 고심해서 장치를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공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여 각 이야기들이 얼개를 갖춰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성취감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책은 친절하지 않다. 인물들에 대해 궁금증을 잔뜩 유발하지만 '그래서 뭐?' '결국 어떻게 됐다고?'에 대한 답은 주지 않으니까. 마치 독자들이 '욕망' 혹은 '바람'을 직접 답하도록 만들려는 듯하다. 의식의 흐름처럼 그려지는 기법이 내게는 다소 어려웠다. 책을 읽으며 인물별 관계도를 그릴까 고민했을 정도로. 책 <은밀한 선언>은 새로운 구성과 표현,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신선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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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의 역설 - 세상을 바꾸는 분열의 힘
애덤 카헤인 지음, 정지현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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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우리 회의실에서 볼까요?" 팀장님 호출이 떨어진다. 회의는 대표의 요구사항을 어떻게 수행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팀원들이 제 각각 의견을 내기 시작한다. 서로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고 있는, 다소 창의적으로도 보이는 회의 현장. 말 없는 사람은 팀장뿐이다. 시끌벅적한 의견 교환이 끝나갈 즈음, 팀장이 입을 연다. "이건 A로 하는 게 좋겠어." 그가 채택한 방향은 그 누구의 입에서도 나온 의견이 아니다. 자신만의 답이다. 요즘말로 하자면 '답정너'다. 팀장이 주재하는 회의는 항상 이런식이었다. 묻고싶다. "이럴거면 회의는 왜 하자고 하신거죠?" '협력'이란, 힘을 합하여 서로 돕는다는 뜻이다. 너무나 평범해서 누구나 말하지만, 그 누구와도 쉽지 않은 게 바로 '협력' 아닐까? 생긴 건 둘째치고, 생각도, 환경도, 여건도 모두 다른 사람들이 '협력'이라는 이상적 목표를 부르짖는다. 팀장은 자신이 정한 A의 방식도 어쩌면 협력의 결과라 여길지 모르겠다.

캐나다 출신의 갈등 해결 전문가 '애덤 카헤인(Adam Kahane)'은 책 <협력의 역설(세상을 바꾸는 분열의 힘)>에서 그간의 '협력' 개념을 해체시킨다. 그는 협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의견 교환하는 방식을 협력, 강제, 적응, 퇴장구분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융합한 '스트레치 협력'을 새롭게 제안한다. '전통적인 협력'이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동일한 방법을 적용해 해결하는 것이라면, '스트레치 협력'은 각 주체들이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해결하는 것을 말한다. 전제 조건은 '다원화'다. 즉, 하나의 지배적인 전체, 하나의 가능성, 한 명의 리더가 아닌, "다양한 부분적 전체(더 커다란 전체의 일부분), 여러 새로운 가능성, 공동 창조자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p.34)"가 스트레치 협력의 핵심이다.

책 <협력의 역설>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협력의 필요성과 본질을 다룬다면, 2장에서는 협력, 강제, 적응, 퇴장을 설명한다. 3장에서는 전통적인 협력의 한계와 그것의 조건을 다루고, 4장에서는 책의 핵심포인트 '스트레치 협력의 중요성'을, 그리고 5~7장에서는 세 가지 스트레치 - 갈등과 연결 수용, 실험을 통한 진전, 발 내딛기 - 를 깊이있게 다룬다. 마지막으로 책은 스트레치 협력을 활용한 6주짜리 연습프로그램을 덧붙인다.

"서로 다른 행위자가 서로 다른 이유를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탄탄한 합의입니다. (p.88)"

저자의 주장은 이렇다. "서로 다른 행위자가 서로 다른 이유를 지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탄탄한 합의"라는 것. 너무 당연하다 싶어 어안이 벙벙하다. 일견 타당해보이는 이 말이 지금까지 '합의'라는 과정에서 적용되었는지 생각해보자. 전통적인 방식에서는 하나의 결과를 위해 그 외의 것을 '불필요함'으로 간주했다면, 저자의 방식은 모든 사람의 가치가 타당하다는 전제하에, 함께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게다가 문제 해결에 개개인이 일조했다는 성취감을 부여해 자긍심마저 심어준다. 또 도출된 방법들은 여러 가능성을 포함하기에 융통성을 부여한 민첩한 결론이 되기도 한다.

책은 다양한 사례를 담고 있다. 국가별 갈등부터 가족 구성원의 문제까지. 한 마디로 저자가 치열한 갈등의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협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의 교훈은 명확하다. 나를 내세우기 위해 타인을 죽여야 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참여와 교류를 통한 인식의 확장으로 '협력'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자는 것. 책에서 저자는 '상대를 파멸해야 할 적으로 여기는 '적화 증후군(enemyfying syndrome)'을 멈출 때 협력의 희망이 싹튼다'고 말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만드는 협력이라는 개념. 애덤 카헤인이 제시하는 그 방향을 너무나도 간절히, 지금 당장, 적용해보고 싶다. 그 전에, 팀장님께 먼저 이 책을 권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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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게 걸어봐 인생은 멋진 거니까 - 19살 단돈 50유로로 떠난 4년 6개월간의 여행이 알려준 것
크리스토퍼 샤흐트 지음, 최린 옮김 / 오후의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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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학년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나는 친구와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유는 분명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 1학년은 적응해야 했고, 3학년때는 과외며 토익이며 챙길게 산더미고, 4학년때는 취업 준비를 해야하니까. 2학년 방학, 게다가 유럽을 여행하기에 가장 좋다는 여름이 최적이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모았던 과외비를 쏟아부어 친구와 나는 60일을 유럽에서 보냈다. 이탈리아에서 없는 돈을 모아 샀던 피자 한 조각이 바닥에 떨어져 멍해졌던 일, 스페인에서 지갑 날치기를 당할 뻔한 일. 영국에서 한인회의 백만장자라 불리는 소년의 집에서 파티에 참석했던 일 등. 함께 여행했던 친구와는 15년이 넘은 지금까지 당시의 일을 신나게 주고받는다. 아,, 그립다. 나의 20대. 그립다. 나의 유럽여행.

독일 홀슈타인에 살던 '크리스토퍼 샤흐트'는 어느 날 무작정 여행길에 오른다. 그의 이유도 나와 같았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 나는 그래도 21살이었는데, 게다가 모아둔 돈도 있었고. 반면 책 <신나게 걸어봐 인생은 멋진 거니까>의 저자 크리스토퍼는 단돈 50유로를 들고 무계획 여행을 떠난다. 유럽, 카리브, 남아메리카, 남태평양, 한국, 일본, 중국, 중동까지. 파나마 운하에서 일하고, 광부로 일하고, 한국에서는 모델일을 하기도 한다. 결국 그는 5개 대양을 건너가며 45개국을 방문하고, 1,512 시간을 여행하며, 10만 킬로미터 이동하는 결과를 얻었다. 책 <신나게 걸어봐 인생은 멋진 거니까>는 크리스토퍼 샤흐트의 4년에 걸친 세계여행 기록이다.

그는 여행의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단다. 바로 3무여행! 호텔에서 자지 않기, 비행기 타지 않기, 신용카드 쓰지 않기. 단순해 보이는 세 원칙을 실천하면서 삶의 다양한 면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노숙을 하고, 배를 타고, 마약상에서 밤을 보내고, 밀입국도 감행한다. 본의 아니게 심장 쫄깃해지는 순간을 보내지만, 그 결과는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사람들, 새롭게 알아간 인생의 의미로 돌아왔다. 저자는 한국도 여행한다. 어플에서 '가장 일반적인 한국어 단어 1000개'를 찾아내, 하루에 30개 단어와 문법을 익혔다. 이 대목을 보며 '진짜 생존 외국어는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싶었다. 그간의 내 영어 학습법이 얼마나 어이없게 보였는지. 저자는 이렇게 익힌 언어로 모델 일을 한다. 너무나 공격적인 삶의 태도! 아,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무엇보다 책에서 눈에 띄는 건 그의 '자세'다. <오후의 서재> 인터뷰 영상에서 그는 말한다. 무엇보다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을 것이고, 계속 전진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많이 웃고, 많이 교감하게 가능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며, "기회를 잡으라"고 덧붙인다. 그는 아직 젊으니까 가능했을 것이라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건 나이보다 용기의 차이 아닐까? 대학교 2학년때의 나도 크리스토퍼와 같은 마음이었던 같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 꼭 해보고 싶어라는 마음. 오랜만에 책 덕분에 마음이 청량하게 뻥 뚫렸다. 코로나로 묶인 발이 이제는 덜 답답하다. 크리스토퍼 샤흐트가 보여준 여러 나라의 모습, 그의 순수한 열정, 다채롭지만 고되지만은 않은 경험들 덕에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한 때의 용기, 현재의 탈출, 미래의 꿈, 그 어떤 것을 상상하더라도 자극받고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집과 회사와 세상이 답답한 분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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