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패다가

 

 

                     정호승

 

 

장작을 패다가

도끼로 발등을 찍어버렸다

피가 솟고

시퍼렇게 발등이 부어올랐으나

울지는 않았다

다만

도끼를 내려놓으면서

가을을 내려놓고

내 사랑을 내려놓았다

 

 

 

 

 

 

스산한 생의 가을과 사랑을 데우려고 시인은 장작을 팼던가,

그러다가 도끼로 발등을 찍었던가,

비명은 커녕 눈물조차 흘릴 수 없었던가,

그리하여 가을도 사랑도 내려놓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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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2-01-2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만이세요, 잘 지내시죠?^^

전 옛날에 이 시를 읽으면서 아이러니컬하게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구절이 생각났었다는~ㅠ.ㅠ

반딧불이 2012-01-30 12:24   좋아요 0 | URL
네..나무꾼님 평안하시죠?

시인은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네요.저의 오독일 수도 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