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리 안티 UV 파우더 썬블록 SPF30 PA++

평점 :
단종


 

썬크림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런데 나는 왜 썬크림 바르는 일이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사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썬크림이라는 걸 모르고 살기는 했다. 썬크림이라는 걸 의식하게 된건 5박 6일동안의 일본여행에서 돌아온 뒤였다. 당연히 그때는 썬크림이라는걸 모르고 살 때였다.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카마쿠라 하코네 후지산 등으로 싸돌아다녔다. 일본인 친구의 집에 머물렀기 때문에 친구의 어머니가 내주는 양산이 손에 들려있긴 했지만 그나마도 귀찮아서 맨얼굴로 다니다 돌아왔다.  

돌아올 즈음부터 얼굴이 푸석푸석한 것이 느낌이 안좋았다. 피곤해서 그러려니 여겼지만 웬걸, 얼굴이 벌겋게 부풀어 오르고 화끈거려 그냥 둘 수가 없는 지경이 되었다. 피부과에도 다녀오고 마사지도 받고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누군가 알로에가 진정효과가 크다고해서 약국에서 파는 알로에 젤을 매일 얼굴에 두껍게 도포하고 남은 휴가를 보냈다. 냉장고에 있던 차가운 알로에 젤을 얼굴에 바르면 시원한 느낌 때문인지 기분도 나아지고 화끈거림도 가라앉았지만 화장품을 일체 사용할 수 없을만큼 얼굴이 따가웠다.. 이삼일 동안  150ml  정도의 튜브형 젤 두 개를 다 써버렸다.  

며칠 지나자 얼굴에서는 페이스 오프 타입의 팩을 벗겨내는 것처럼 껍질이 한 겹 벗겨졌다. 나는 얼굴 곳곳에서 압력밥솥 위에 말라붙은 밥물처럼 일어나는 각질을 한참씩 뜯어내야 했다. 간신히 진정이 되어 출근을 했더니 직원들이 내 손목을 잡아 끌고 화장실로 가서는 했지? 했지? 하고 묻는다. 무슨 소린지 몰라 멀뚱거리는 내게 솔직히 고백하라며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얼마에 했냐, 어디서 했냐, 경과는 어땠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멍청한 나를 위한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박피수술을 했냐는 질문이었다. 썬크림도 모르는 내가 박피 수술을 알겠는가?  

소가 뒷걸음치다 쥐잡는 격이지만 다행히도 내 피부는 박피수술을 받은 것처럼 깨끗해졌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이 햇빛만 보면 가렵고 따가운 것이다. 얼굴 뿐만 아니라 팔, 손, 다리, 발등 등에 좁쌀보다도 더 작은 소름같은 것이 돋아나기도 했다. 햇빛 알레르기라고 하는데 이것 때문에 햇빛이 무서워졌다. 그렇다고 그늘만 골라디딜 수는 없고 그늘만을 골라 딛고 다녀도 외출에서 돌아오면 늘 피부가 가렵고 화끈거린다.  

이래서 이제는 썬크림을 사용 안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는데 그나마도 자꾸 까먹는다. 화장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화장 위에 썬크림을 덧바를 수도 없는 상황이라 늘 고민이었다. 이런 내 까마귀과의 기억에 이 파우더형 썬블록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일단 한번 발라보니 파우더를 대신할 수 있어서 간편하고, 생각보다 훨씬 입자가 고와서 한듯 안 한듯 느낌이 가볍다. 싸이즈도 작아서 휴대하기도 편하다. 맘만 먹으면 수시로 사용해서 햇빛으로부터 내 피부를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썬크림을 사용하지 않고 이것만으로 이번 여름을 날 수 있으면 좋겠다. 함께 보내온 립스틱형 립틴드도 간편하고 질질 흐르지 않아 좋다. 색깔도 과하지 않고 촉촉한 느낌이 오래간다. 나처럼 화장에 게으르고, 거울도 안보고 립스틱 바르는 여자 한테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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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0-06-09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에 햇빛 알레르기가 있으세요???ㅠㅠ
저는 팔(접히는 부분)과 허벅지 윗부분에(오른쪽) 있어요.
햇빛 알레르기 있어서 아는데 얼굴에 있으시다니!!
제가 오늘 캐리비언 베이에 갔었는데 수영복위에 흰셔츠를 입으니까
제 남편이 햇빛 알레르기라는 건 없다면서 햇볕과 더 친해지면 된다는 어거지를 부리더라는,,ㅠ
암튼 이것도 일단 보관함에 넣고 지금 사용하는거 다 쓰면 구매할께요~.

반딧불이 2010-06-09 10:17   좋아요 0 | URL
얼굴에만 있는게 아니라 팔, 다리, 발등에 다 생겼어요. 한여름에 두어시간만 나갔다오면 바로 가렵고 오톨도톨 물집생겨요.

남편분은 나비님께 감동의 눈물도 잘 흘리게 하시자너요. 어거지는 애교로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