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전정진 지음 / 성서유니온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평소에 성서유니온에서 나온 책들을 즐겨 읽는 저로서 전정진 성결대학교 교수의 이 책 “레위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을 설레임 반, 의구심 반으로 구입하였습니다. 왜 의구심 반이 들었냐면 저자도 처음 들어보는 저자이고, 더군다나 우리 나라에서는 레위기에 대해서 주석이나 강해서를 많이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그 의구심은 한 권의 양서를 만났다는 기쁨으로 변하였습니다.


이 책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저자는 레위기의 제사제도, 제사장제도, 정결법 등의 규례를 설명할 때 예수 그리스도의 단 번에 이루신 제사 및 제사장 사역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저의 생각도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히 이루심”의 사역에 기초를 둘 때 이 레위기의 모든 제사제도 등이 진정한 의미가 밝혀진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레위기 1-7장을 제사규례, 8-10장을 제사장 제도의 설립, 11-16장을 정결과 부정의 규례, 17-27장을 거룩한 삶을 위한 규례로 나누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정결과 부정의 규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레위기나 성경의 규정이 거룩과 정결, 부정의 세 가지로 구분(구별)하였다고 합니다. 즉 거룩하지 않은 모든 것은 속되며, 속된 모든 것은 정한 것과 부정한 것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이러한 구분은 이스라엘의 삶 다방면에 나타나는데, 먼저 광야 이스라엘 진의 배치를 보면, 진 중앙의 회막은 거룩한 장소이고, 이스라엘이 머무르는 진은 정결했으며, 진 바깥은 부정하였다고 합니다. 제사장은 거룩하게, 이스라엘 백성은 정결하게, 이방인은 부정하게 간주되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거룩의 정도도 구분하였다고 합니다. 대제사장과 제사장, 백성이 구분되었고, 회막도 성소와 지성소, 회막뜰로 구분되었고, 성막 내의 기구들도 구분되었고, 심지어 시간도 구분되었는데, 안식일과 속죄일은 특별히 거룩하여 모든 활동이 금지되었고, 무교절 등 각종 절기들은 일상 활동을 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월삭은 일하는 것이 허용되었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성경은 거룩과 정결, 부정을 구분하고, 거룩의 정도도 구분을 하였을까요? 제 생각에는 하나님은 지극히 거룩하시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너무나 거룩한 하나님이기에 죄많은 인간이 하나님을 만날 수도 없고 또한 만나면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가 성전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음이로다”(사6:5) 라는 고백이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렇게 거룩한 하나님께 제사를 지내면서 희생 제물이 자신의 죄(부정) 대신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했고, 이것이 점진적 계시를 통하여 이제는 동물이 아니라 한 인격으로 모아지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 인격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므로 하나님께 온전한 제사를 드렸습니다. 구약의 대제사장마저도 자신의 죄 때문에 속죄제를 드려야 했고 결국 죽어야 했지만, 죄없으신(거룩하신) 예수의 제물 되심과 제사장 되심으로 말미암아 이를 믿는 자들도 이제는 거룩하게 되었습니다. 거룩, 즉 성화는 되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구별됨, 즉 상태입니다. (이 뜻을 좇아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단번에 드리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거룩함을 얻었노라. 히10:10)


정결 및 부정의 규례에 대한 저자의 설명 중 아쉬운 점은, 부정한 자와 접촉한 자는 그 부정이 접촉한 자에게 이전된다는 내용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과 연결시키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신약(특히 마태복음 8장)에 나오는 예수의 치료사역 중 예수의 손을 문둥병자에게 대시며 “내가 원하노니 깨끗함을 받으라” 하시며 문둥병을 고치시는 장면과 열병으로 앓아 누운 베드로의 장모의 손을 만지시며 열병을 고치시는 장면 등은 예수께서 친히 병자들의 부정을 흡수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점은 “이는 선지자 이사야로 하신 말씀에 우리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마8:17) 라는 뒷구절에서 명백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온갖 부정과 죄를 친히 담당하시고 짊어지신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믿은 우리가 깨끗함을 입은 것입니다.


끝으로, 거룩한 삶을 위한 규례(17-27장)에서 개인적으로 언급하고 싶은 것은 구약의 율법이 명령하는 내용들은 우리는 도저히 지킬 수가 없다는 것을 인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율법의 모든 명령( 총 613가지 라고 함)들을 항상 지킬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율법은 우리의 죄를 깨닫게 하여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인도하는 몽학선생인 것입니다. 율법을 다 항상 지키면 구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율법을 다 항상 지킬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직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나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유익을 얻었습니다. 레위기를 상세하게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레위기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의 구분과 설명을 따라 차례대로 읽으면 될 것 같습니다.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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