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과 미술 - 나혜석과 현대 여성작가 3인
염혜정 지음 / 창해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큐레이터 염혜정씨가 쓴 [여성의 삶과 미술]은 여성 화가 4인의 작품세계를 통해 한국의 현대미술과 여성의 삶이 밞아온 궤적을 한눈에 보여준다. 이 책은 작품보다는 사생활로 더 유명한 나혜석을 비롯해 김원숙, 한애규, 정종미 등 최근 활발히 활동하는 여성 화가들의 작품을 꼼꼼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무엇보다 여성화가라는 단순한 공통성을 넘어, 이들의 작품에서 한국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을 찾아내는 일관성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때문에 이들 4명은 단순히 여류라는 공통분모를 넘어, 여성으로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화가로 자리매김된다.

또 한 가지 이 책이 귀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을만큼 많은 양의 작품 사진이 실려있다는 점이다. 나혜석의 경우 그녀의 삶에 대한 통속적 관심과는 달리 작품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으나, 이 책에는 그녀의 초기작부터 말년작까지 골고루 소개되어 화가 나혜석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김원숙과 한애규 등의 작품을 시기와 주제로 나누어 소개한 것은 이들의 작가적 경향은 물론 현대 한국미술에서 여성 작가가 차지하는 위치까지도 생각케보게 하는 좋은 시도였다. 이 책을 통해 단편적으로만 알던 김원숙과 한애규의 작품세계를 알게된 것은 내겐 큰 수확이었다.

책을 다 읽었을 무렵 정종미의 작품전시회가 열렸다. 두어달에 한번 인사동 구경을 하는 미술 문외한인 나도 이번엔 좀더 적극적으로 미술관에 갈 엄두를 내봤다. 미술이라는 게 우리의 삶에서 그리 멀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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