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입니다. 당신은 늘 집에 없는 존재 같아서 나는 늘 혼자 허허벌판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나 혼자 살고 있는 이 집에는 온통 당신 흔적뿐입니다. 당신이 죽은 이후 조금이라도 당신과 상관이 있는 물건을 모두 버린다면 내게는 아무것도남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을 비로소 했습니다. 무척 슬프고 참담 했습니다.
결혼한 이후 외로워지는 건 사랑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끔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마지막 순간을 알아보는 게 아닐까 싶다. 처음이 언제인지는 눈치채지 못하겠는데, 신기하게 이별의 순간은 환히 보인다.
사랑 때문에 아프지 않을 나이인 줄 알고 웃었던 건데, 겪어보니 충분히 아픈 나이였다.
머리보다 몸이 더 오래기억하는구나. 그것도 신기했다. 눈을 감고 있으면 어제 만나고 오늘 또 만난 사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