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다 행복할 길을 찾고 싶은 거지, 셋 다 불안해질 방법을 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지금처럼 전적으로 내 입장만 생각하고 위해줄 누군가의 말이 필요했던 건지도모르겠다. - P59
하지만 Y 선생님의 말처럼 결혼을 하면 모두를 위한 타이밍을 잡아야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쪽이 안정이 되어야 나도 마음 편히 뭔가를 시도할수 있고, 서로 박자를 맞추지 못하면 각자 피부 밑으로 고름을 쌓게 된다. 말하자면 이인삼각 경기(이제는 삼인사각)처럼. - P72
나는 엉엉 울었다. 이제 아이라는 혹이 붙어 있어서 도무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람처럼 절망하며 울었다. 절망을 품었다는 사실이 아이에게 미안해서 또 한참을 울었다. 내가 나를 생각하는 것이 이제는 미안함과 죄책감이된다는 사실이 낯설었다. - P90
얼굴은 타인을 의미하고, 얼굴의 나타남은 곧 타인의 등장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능동적인 변화를 겪게 되는 계기는 바로 출산이다. 아이는 ‘타자가 된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부모는 아이를 절대 소유할 수 없다. 아이를 통해 부모는 자꾸만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가려 하는 개인의 존재를 다스릴 힘을 얻는다. 그렇게 자아를 뛰어넘어 다른 이에게 시선을 돌릴 수 있게 된다. 낯선 이의 자유를더 깊이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 - P113
정성을 있는 대로 다 쏟아도 기쁨의 순간은 잠시다. 사람 살지 않는 집이 금세 낡고 허름해지듯 집 정리도, 요리도꾸준히 관찰하고 신경을 써야 그나마 가지런하다. 생각해보면 내게는 사람 관계도 그렇다. 살림하듯이 애지중지해야 하고, 진심을 전하려는 일말의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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