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선거제도는 선과 미덕을 아는 현자의 집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현자가 집권하면 제도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선정을 펼 것이니 걱정할 일이 없다. 정치철학은 현자가 아니라 사악하거나 무능한 자가 권력을 쥘 때를 대비해 적절한 조언을 주어야 한다. - P21
민주주의는 선을 최대화하는 제도가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21세기 문명의 표준이 된 것은 그 장점 때문이다. - P23
민주주의는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윤석열은 제도만능주의를 경계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 P26
‘모든 민주주의는 자기 수준에 맞는정부를 가진다.‘ 지적 소유권이 누구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분명 옳은 말이다. - P26
아렌트는 그의 잘못이 ‘자기 머리로 사유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악을 행하는지 여부를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객관화‘와 ‘자기 성찰을 하지 않았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능력이 전혀 없었다. 아렌트는 이것을 ‘전적인 무능‘이라고 했다. - P30
부족함을 모르면 학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비속함을 인지하지 못하면 비속함을 극복할 수 없다. 모든 일을 현재 수준에서 판단하고 실행하면서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 P33
노무현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많은이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내놓았다. 나는 어느 시민의 블로그에서 본 문장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 죽음으로 책임진 사람‘ 이 해석이 노무현의 선택을 모든 면에서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받아들였다. - P37
2022년 3월 9일, 한국 유권자는 ‘위선‘이 싫다고 악을 선택했다. 결과가 그렇다는 것이다. 악인 줄 알고도 선택했다는 말은 아니다. - P39
그렇다고 해서 조국을 위선자라 할 수는 없다. 옳게 살려고 했으나 완벽하지 못했던 것은 위선이 아니다. 선하고 정의롭게 살려고 마음먹은 사람도 실수를 하고 오류를 저지른다.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행동도 한다. 완벽한 선, 완전한 언행일치를 이루어야 위선자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사회적 악덕을 바로잡자고 나설 수 있겠는가. 인간은 초월적 존재가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지닌 자기중심성을 완전히 벗어던질 수는 없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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