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퓰리처상을 받은 역사학자 호프스태터(Richard Hofstadter)가 미국의 반지성주의(AT-ti-intellectualism in American Life)』(유강은 옮김, 교유서가, 2017) 제1장「우리 시대의 반지성주의」에서 말한 바에 따르면, 반지성주의는 이념이 아니라 감정과 태도의 복합체다. 어떤 말로 정의하든 반지성주의가 반드시 포함하는 요소가 있다. 고귀한 가치나 이상을 추구하는 삶의 태도를 의심하고 경멸하고 혐오하는 감정, 비판적 지식인을 배척하는 태도다. 반지성주의가 국가권력과 결합하면 독재와 전체주의로 나아간다.  - P162

널리 인정하는 견해에 따르면 과학은 지식의 집합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물질의 증거와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논리의 규칙에 따라 생각하고 추론함으로써 대상의 실체에 다가서는 태도가 과학이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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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김어준은 편파적이다. 하지만 편파적이 되는 과정은 공정하다. 사실을 토대로 논리의 규칙에 따라 무엇이 뉴스인지 결정한다. 저널리즘 규범을 모두 거부한 것은 아니다. 어떤것은 언론보다 더 철저하게 준수한다. 김어준은 편향되었다는 비난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세상의 균형을 이루는 데 기여했다. - P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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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이념적 균질 집단이 아니다. 국민을 균질 집단으로 만들면 사회는 히틀러의 독일, 스탈린의 소련, 마오쩌둥의 중국, 김일성 일가의 북한처럼 된다. 국민은 복잡한 이질 집단이다. 사람마다 정치적 이상과 경제적 이해관계가 다르다. 어떤 정책도 모든 국민의 동의를 얻지는 못한다. 민주주의는 이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래서 헌법과 법률에 정당 설립의 자유와 복수정당제를 보장하도록 명시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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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보면서 마음에 새긴다.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관용이 악의 지배를 연장한다는 것을. 부족한 그대로, 서로 다른 그대로 친구가 되어 불완전한 벗을 관대하게 대하면서 나아가야 악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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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선거제도는 선과 미덕을 아는 현자의 집권을 보장하지 않는다. 현자가 집권하면 제도가 어떠하든 상관없이 선정을 펼 것이니 걱정할 일이 없다. 정치철학은 현자가 아니라 사악하거나 무능한 자가 권력을 쥘 때를 대비해 적절한 조언을 주어야 한다. - P21

민주주의는 선을 최대화하는 제도가 아니라 악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21세기 문명의 표준이 된 것은 그 장점 때문이다. - P23

민주주의는 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윤석열은 제도만능주의를 경계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 P26

‘모든 민주주의는 자기 수준에 맞는정부를 가진다.‘ 지적 소유권이 누구 것인지 확실하지 않지만분명 옳은 말이다. - P26

아렌트는 그의 잘못이 ‘자기 머리로 사유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악을 행하는지 여부를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 객관화‘와 ‘자기 성찰을 하지 않았다.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는 능력이 전혀 없었다. 아렌트는 이것을
‘전적인 무능‘이라고 했다. - P30

부족함을 모르면 학습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비속함을 인지하지 못하면 비속함을 극복할 수 없다. 모든 일을 현재 수준에서 판단하고 실행하면서 제자리를 맴돌 뿐이다.  - P33

노무현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많은이들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평가와 해석을 내놓았다. 나는 어느 시민의 블로그에서 본 문장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의도하지 않았던 오류에 대해 죽음으로 책임진 사람‘ 이 해석이 노무현의 선택을 모든 면에서 설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받아들였다. - P37

2022년 3월 9일, 한국 유권자는 ‘위선‘이 싫다고 악을 선택했다. 결과가 그렇다는 것이다. 악인 줄 알고도 선택했다는 말은 아니다. - P39

그렇다고 해서 조국을 위선자라 할 수는 없다. 옳게 살려고 했으나 완벽하지 못했던 것은 위선이 아니다. 선하고 정의롭게 살려고 마음먹은 사람도 실수를 하고 오류를 저지른다.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행동도 한다. 완벽한 선, 완전한 언행일치를 이루어야 위선자라는 비난을 면할 수 있다면, 누가 감히 사회적 악덕을 바로잡자고 나설 수 있겠는가. 인간은 초월적 존재가 아니다. 모든 생명체가 지닌 자기중심성을 완전히 벗어던질 수는 없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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